Solo Leveling: Ragnarok RAW novel - Chapter (151)
나 혼자만 레벨업:라그나로크-150화(151/176)
나 혼자만 레벨업 : 라그나로크 150화
진정한 재앙이 시작되었다.
쿠르릉!
야미리 마을의 땅과 모든 건물들이 어지러이 뒤틀리고 거센 파도처럼 출렁거리기 시작했고.
[하르마칸의 주술은 단순한 환각이 아닙니다! 물리력을 지닌 진짜니까 조심하셔야 해요!]베르에게 붙잡혀 있는 아르샤의 경고대로 수많은 죽음들로 완성된 하르마칸의 주술진은 그야말로 환술의 극한을 보여 주고 있었다.
[강체의 힘을 계승한 자여! 어디 마음껏 재롱을 떨어 보거라!]붉은 하늘에 쩌렁쩌렁 울려 퍼지는 기괴한 웃음소리와 함께.
와지끈!
하르마칸의 거대한 손이 우악스럽게 건물을 뜯어내 수호를 향해 내리쳤다.
앞으로 돌진하던 수호는 검을 휘둘러 그 건물을 두 쪽으로 갈라 버렸고.
그 위에선 또다시 하르마칸의 손이 집어 던진 대형버스가 연달아 날아와 수호의 앞에서 폭발을 일으켰다.
콰르릉!
쿠콰콰쾅!
폭발과 함께 터져 나간 보도블록들의 잔해가 사방으로 비산했고.
그 먼지를 뚫고 덤벼드는 기갑 부대, 하르마칸의 데스나이트들의 총공격이 시작되었다.
그아아아아!
“으허헉!”
“이, 이것들은 대체 뭐냐고!”
수호에게 투항했던 빌런들은 혼비백산해 데스나이트들의 공격을 허겁지겁 막아 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무리 봐도 자신들에게 승산은 없었다.
아래에선 땅이 출렁거리고, 머리 위에선 건물 더미가 쏟아져 내리는 비현실적인 재해가 사방에 가득했다.
그 출렁거리는 땅 위로 거침없이 돌진해 오는 수많은 데스나이트의 숫자가 최소 수백.
반면에 자신들은 고작 수십 명에 불과했다.
환경적으로도, 수적으로도 압도적인 열세였다.
“이, 이건 꿈일 거야!”
“악몽이라고!”
게다가 몬스터들을 상대해 본 경험이 부족한 빌런들은 이 데스나이트들을 어떻게 상대해야 할지 갈피조차 잡지 못했다.
“갑옷들 안이 텅 비었어!”
“나 예전에 들은 적 있어! 리빙 아머라고 불리는 몬스터야!”
“지금 그딴 이름이 뭐가 중요해?! 어떻게 죽여야 되는지나 말하라고!”
“갑옷! 갑옷을 파괴해야 돼!”
“누가 그걸 몰라서 물어?! 그러니까 어떻게 파괴하냐니까!”
“태, 탱커가 앞에서 막는 동안, 딜러가……!”
“아, 그러니까 갑옷이 너무 단단하다고!”
여기저기서 빌런들의 처절한 악다구니와 함께 정신없는 난전이 펼쳐졌다.
그때였다.
그나마 던전 경험이 있던 빌런 한 명이 기억을 떠올리며 버럭 소리쳤다.
“아니야! 틈새, 이런 리빙 아머들을 상대할 때는 갑옷 틈새를 노려야 해!”
“갑옷 틈새!”
그나마 쓸 만해 보이는 정보에 빌런들의 눈에 힘이 들어갔다.
“그, 그래! 갑옷 틈새를 노려서……!”
그때였다.
“비켜!”
갑자기 그들 머리 위에서 들려오는 수호의 목소리.
그에 고개를 든 빌런들의 눈이 경악으로 물들었다.
“……!”
“튀, 튀어……!”
때마침 하르마칸이 집어 던진 대형버스를 허공에서 두 손으로 받아 든 수호가.
쿠와아앙!
대형버스를 그대로 아래로 내려쳐, 데스나이트들이 모여 있는 곳에 메다꽂았다.
쿠콰콰쾅!
볼링핀처럼 사방으로 튕겨 나가는 데스나이트들.
그 한가운데 있던 놈들은 대형버스에 그대로 압사되어 짜부라졌다.
혼비백산해 흩어진 빌런들의 앞으로 착지한 수호가 히죽 웃으며 이를 드러냈다.
“이것들은 전부 내 사냥감이니까.”
촤촤악!
잠시 인벤토리에 들어갔던 볼칸의 뿔이 수호의 두 손에 다시 뽑혀 나왔다.
쾅!
그가 다시 땅을 박차고 앞으로 튀어 나가는 모습에, 가까스로 뒤로 물러선 빌런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미, 미쳤어…….”
“우리가 저런 인간이랑 싸우려고 한 거야……?”
“교도소 밖은 지옥인가…….”
진심으로 탈옥한 것이 후회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수호의 활약과는 달리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캉! 캉! 캉! 캉! 캉!
‘생각보다 데미지가 제대로 들어가지 않는다.’
수호가 휘두르는 볼칸의 뿔에 얻어맞는 데스나이트들은 갑옷이 움푹움푹 찌그러지긴 해도 생각보다 데미지가 박히지 않고 있었다.
‘방어력이 생각보다 높다.’
놈들의 갑옷이 두껍기도 하고, 무엇보다 표면도 미끄러워서 정타가 제대로 박히지 않고 미끄러지기 일쑤였다.
그어어어!
하르마칸의 기괴한 웃음소리와 함께 튕겨 나갔던 데스나이트들이 다시 멀쩡한 모습으로 몸을 일으켜 수호를 공격했다.
부웅!
그때 데스나이트의 검이 일자로 크게 그어졌다.
수호는 머리를 숙여 그 공격을 피해 냈다.
동시에 앞으로 튀어 나가면서 들고 있던 볼칸의 뿔을 손에서 놓았고.
맨손으로 놈의 머리통을 텁! 움켜쥐고 힘으로 뜯어냈다.
콰직!
속이 텅 빈 투구가 수호의 손에 잡혀 뽑혀 나왔다.
그와 동시에 수호의 시야로 훤히 들여다보이는 텅 빈 갑옷 내부.
그 안에서 넘실거리는 불길한 귀기, 아니 영혼을 노려보는 수호가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그래, 겉이 딱딱하면.”
슈와악!
잠시 손에서 떨어뜨린 볼칸의 뿔이 허공을 날아 다시 수호의 손으로 돌아왔다.
“안은 말랑하겠지.”
콰직!
수호는 검을 역수로 잡고 그 텅 빈 구멍에 그대로 쑤셔 넣었다.
……!
갑옷 안에서 소리 없는 비명이 터져 나왔다.
수호가 그 안에서 검을 뽑아내자 시스템 메시지가 떠올랐다.
[데스나이트를 처치했습니다.]히죽 웃는 수호.
“그래, 이런 느낌이군.”
[이제 고작 한 마리. 아직 몇 백 마리가 더 남았나이다.]수호는 베르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알아. 그보다 이 녀석들 재활용이 안 되는 것 같다?”
[예. 안타깝게도 마령족의 사악한 주술 재료로 소모된 영혼이라 그런 것 같나이다.]아깝다며 입맛을 다시는 베르의 말대로 방금 죽인 데스나이트의 위로 이런 메시지가 떠올라 있었다.
[오염된 마나라 그림자 추출이 불가능합니다.]악마의 영혼 때와 같았다.
하지만.
“뭐 어때. 재활용하면 되지.”
수호는 머리통이 뜯겨 나간 데스나이트의 텅 빈 공간을 쳐다보며 짓궂은 미소를 지었다.
“퀘이.”
[예.]“들어가.”
[명을 따릅니다.]슈와아악!
그 순간 수호의 그림자에서 퀘이가 주인을 잃은 데스나이트 갑옷 안으로 스며들었고.
수호는 손으로 뜯어냈던 투구를 다시 퀘이의 머리에 씌워 주며 씨익 웃었다.
“자, 이러면 이제 재활용 퀘이 나이트.”
[이름이 좀…… 크흠.]퀘이는 뭔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것 같았지만 입을 다물었다.
하지만 이름이야 어쨌든, 데스나이트의 갑옷을 몸에 걸친 퀘이의 외견은 상당히 그럴싸했다.
쿵. 쿵.
단단한 전신 갑옷의 틈새로 검은 증기가 새어 나오는 모습은 하르마칸의 데스나이트들과 비슷하면서도 달랐다.
특히.
슈와아악!
퀘이 나이트, 아니 퀘이의 손에서 검은 기운으로 이루어진 기다란 창이 솟구쳤다.
[마스터의 적은 곧 나의 적.]슈왁-
퀘이는 그 검은 창을 휘둘러 때마침 덤벼드는 데스나이트의 투구에 쑤셔 박았다.
콰직!
[마스터! 저, 퀘이가 마스터의 등을 지켜 드리겠습니다! 마음 편히 전투에 임하십시오!]그 모습은 실로 듬직했다, 라고 혼자 생각하며 의기양양하게 전투를 시작하는 퀘이였다.
그 모습에 베르는 감탄하며 박수를 쳤다.
[역시 소군주님이십니다! 이런 식이라면 이쪽 병력도 얼마든지 늘려 나갈 수 있겠나이다!]그런데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림자 암살자 강태식의 모습이 스르륵 사라지더니, 갑자기 근처에 있던 데스나이트의 투구가 저절로 뽑혀 나왔다.
그리고 냉큼 그 안으로 뛰어든 강태식은 그 안에 깃들어 있는 영혼과 보이지 않는 전투를 하기 시작했다.
콰직! 콱! 콱! 콱! 콰직!
잠시간 수많은 칼질 소리가 이어졌고, 이내 메시지 하나가 떠올랐다.
[데스나이트를 처치했습니다.]“오. 잘하는데?”
강태식의 뜻밖의 활약에 감탄하는 수호.
강태식은 어느새 밖으로 빠져나와 또 다른 데스나이트의 투구를 뽑기 위해 달려갔고.
수호는 강태식이 처치한 빈 갑옷에 그림자 병사 미노를 깃들게 했다.
본래라면 갑옷의 사이즈가 맞을 리 없었지만, 과연 마령족의 대족장이 특별히 제작한 갑옷답게 사이즈가 자연스레 미노에게 딱 맞춰 조절됐다.
[음무우우우-!]쿵쾅쾅쾅쾅!
갑옷을 입자마자 적들을 향해 맹렬히 돌진해 숄더 어택을 날리는 미노였다.
수호는 그렇게 타우에게도 갑옷을 입혀 주었고.
그렇게 하나둘씩 수호를 따르는 갑옷 병사들이 늘어나자, 그 모습을 본 하르마칸은 크게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대, 대체 무슨 수를 쓴 것이냐! 어떻게 내 데스나이트들이……!]“그러게 평소에 잘했어야지.”
[그아아아아!]격노한 하르마칸의 거대한 손이 다시 주변 건물들을 수호에게 집어 던지기 시작했다.
쿠콰쾅쾅쾅!
마구잡이식 공격에 불과했지만 그 위력은 실로 위압적이었다.
수적 열세도 여전히 변함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대충 패턴에 익숙해졌단 말이지.’
수호는 그레이를 타고 다니면서 날아오는 건물들을 적절히 피해 냈고.
그 스케일 큰 공격들이 전부 수호에게 집중되어 있는 틈에, 그의 그림자 병사들이 다른 데스나이트들의 숫자를 착실히 줄여 나갔다.
“세상에…….”
곳곳에 흩어져 도망을 다니던 빌런들은 그 모습에 할 말을 잃었다.
하지만 여전히 베르의 손에 붙잡혀 있던 아르샤가 받은 충격은 그보다 훨씬 컸다.
[아니, 이게 무슨…….]예전에 자신의 일을 방해했던 수호와 지금의 수호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힘과 속도.
단순히 그런 차원의 문제가 아니었다.
[격이 달라졌어. 인간에게 이런 게 가능할 리가……?]그저 혼란스러웠다.
[대체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요…….]그리고 새삼 깨닫고 말았다.
가장 미개하고 연약한 종족이 인간이라고 생각했건만.
그 인간들 사이에 절대 건드려선 안 되는 존재가 있다는 사실을.
지금의 자신으로서는, 아니 자신의 능력으로는 영원히 성수호에게 대적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데스나이트를 처치했습니다.] [데스나이트를 처치했습니다.] [데스나이트를 처치했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좋았어!”
데스나이트들의 숫자가 워낙 많다 보니, 레벨이 쭉쭉 오르고 있었다.
[아무리 봐도 기특한 놈입니다. 잡아서 그림자 병사로 고용하시는 것은 어떻나이까. 남아 있는 빌런들도 싹 다 데스나이트로 만들게 해서 죽여 버리시지요.]하르마칸을 이용한 사악한 흉계를 꾸미고 수호에게 속삭이는 베르였다.
애초에 인간도 아닌 베르에게 인류애 같은 건 관심도 없었을뿐더러, 어차피 하르마칸은 악한 영혼들만 몬스터로 만들 수 있다고 하니 탐이 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데스나이트들의 오염된 망령들은 그림자 병사로 만들 수 없는데, 과연 하르마칸 본인은 어떨지 알 수 없었다.
[일단 죽여 봐야 알겠나이다.]그리고 아까부터 계속 더듬이를 흔들며 주변을 탐색하던 베르의 눈빛이 번뜩였다.
[찾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