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lo Leveling: Ragnarok RAW novel - Chapter (153)
나 혼자만 레벨업:라그나로크-152화(153/176)
나 혼자만 레벨업 : 라그나로크 152화
그아아아아아!
황동석.
그의 영혼은 어둠 속에서 피눈물을 흘리며 비명을 토하고 있었다.
그의 얼굴을 제외한 신체 전부는 피로 얼룩진 사슬에 묶여 있었으며.
그 사슬은 그의 몸을 겹겹이 감고 있는 것도 모자라 그의 영혼을 관통해 지나가거나, 끝부분이 아예 뿌리를 내리고 있었다.
이 사슬이야말로 하르마칸이 황동석의 영혼에 새긴 형벌의 저주이자, 그가 죽어서도 영원토록 갇혀 있어야 할 죄업의 감옥이었다.
그아아아아아……!
고통 속에서 울부짖는 황동석.
그의 영혼이 이 무한의 고통 속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어디에도 없었다.
그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그저.
비명을 지르고.
울부짖고.
고통받고.
영혼의 영혼을 극한으로 쥐어짜는 이 지옥 같은 감옥 속에서 이를 악문 채 피눈물을 흘리는 것뿐이었다.
그때였다.
-일어나라.
마침내 그의 영혼을 불러 준 구원의 목소리가 머리 위에서 들려왔다.
황동석은 피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치켜들었다.
투두둑.
그 순간, 사슬이 끊겼다.
영원할 것 같던 하르마칸의 저주가 흩어지고 있었다.
팔다리가 해방됐다.
황동석은 몸을 일으켰다.
하지만.
그아아아아……!
그의 눈에서 흐르는 피눈물은 멈추지 않았다.
저주의 사슬은 끊겼으나, 그를 가두고 있던 죄업의 감옥은 여전히 그의 영혼을 옥죄고 있었다.
악령의 갑옷.
하르마칸이 악령들을 가두기 위해 특별히 제작한 데스나이트의 저주.
이 갑옷은 사슬이 끊겼음에도 여전히 황동석의 영혼을 극한으로 쥐어짜 끔찍한 고통을 내렸다.
하지만 데스나이트에게 고통이란 곧 힘 그 자체.
아이러니하게도 황동석이 느끼는 고통에 비례해 그가 입고 있는 갑옷은 더더욱 강해졌다.
그렇기에…….
정예 등급
악령의 갑옷을 입은 황동석의 영혼이 피눈물을 흘리며 그림자 속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림자 병사가 됐으나 그가 느끼는 고통은 여전했으며, 그와 같은 악령의 병사들이 점차 늘어났다.
[그림자 노예병 Lv.1] [그림자 노예병 Lv.1] [그림자 노예병 Lv.1]…….
그아아아아!
검은 증기가 일렁이는 전신 갑옷.
하르마칸에 의해 만들어진 악령의 갑옷을 입은 수십 명의 데스나이트의 입에서 끔찍한 절규가 토해져 나왔다.
그것은 고통의 절규이자, 동시에 이런 끔찍한 갑옷을 자신들에게 입힌 하르마칸을 향한 분노의 포효였다.
“전군 공격.”
때마침 그들을 향해 수호의 명령이 떨어졌고.
[크아아아아!] [크아아아아아아-!]앞다투어 돌진하는 그들의 살기 어린 공격에 하르마칸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이, 이런……!”
하르마칸은 황급히 망령들을 부려 그들의 공격에 맞섰다.
촤악!
동시에 몸에 박혀 있는 볼칸의 뿔을 뽑아내자, 피가 뿜어져 나왔다.
하르마칸은 그 피로 허공에 수결을 맺고 저주의 주문을 외쳤다.
“나에게 감히 반기를 든 악령들이여! 모두 저주받을지어다!”
그 순간, 그를 중심으로 피비린내가 온 사방에 퍼졌다.
[마령족의 대족장 하르마칸이 ‘스킬 : 피해 증폭’을 사용합니다.] [저주를 받은 이들이 받는 피해를 증가시킵니다.] [보통의 공격에도 치명적인 상처를 입게 됩니다.]‘피해 증폭?’
잇달아 떠오르는 시스템 메시지에 수호의 눈초리가 치켜 올라갔다.
하르마칸의 저주가 모든 그림자 병사들에게 적용된 것이다.
그러자 그가 부리는 망령들의 공격이 그림자 병사들에게 훨씬 큰 데미지를 입히기 시작했다.
동시에 하르마칸이 새로운 저주를 퍼부었다.
“이곳에 죽음의 땅이 임하리라!”
[마령족의 대족장 하르마칸이 ‘스킬 : 착취’를 사용합니다.] [하르마칸이 상대에게 입힌 데미지의 2%만큼 체력을 회복합니다.]슈와아악!
그러자 망령들이 그림자 병사들을 공격할 때마다, 볼칸의 뿔에 당했던 하르마칸의 상처가 빠르게 아물어 가기 시작했다.
그 놀라운 모습에 베르가 감탄하며 수호에게 소리쳤다.
[소군주님! 저주에 능통한 놈입니다!]“그러게. 연계도 제법이고 말이야.”
과연 한 부족의 대족장이라고 해야 할까.
피해를 증폭시킨 뒤, 그 증폭된 피해의 일정량을 흡수하는 저주라니.
상당히 귀찮은 연계였다.
하지만.
“나한테는 의미 없지.”
수호가 의미심장한 미소를 떠올리며 눈앞에 나타난 메시지들을 쳐다봤다.
[저주를 감지했습니다.] [‘축복 : 무병장수’의 효과로 해주를 시작합니다.] [3, 2, 1…… 해주를 완료했습니다.]슈와악!
수호의 몸에 깃든 하르마칸의 저주가 순식간에 씻겨져 사라졌다.
마령족의 대주술사 칸디아루에게 받은 축복, ‘무병장수’가 마령족의 대족장 하르마칸의 저주를 이겨 낸 것이다.
“둘 중 누가 더 위인지는 분명하군.”
동시에 그 사실을 하르마칸도 눈치채고 경악에 찬 표정으로 수호를 쳐다봤다.
“칸디아루의 축복?! 역시 네놈은 그림자 군주와 관계있는 놈이 확실하구나! 설마 그의 후계자인가!”
처음에는 경악이었으나, 곧이어 하르마칸은 탐욕에 물든 눈빛으로 수호를 향해 입맛을 다셨다.
“크흐흐! 이런 횡재가 있나! 내 오늘 손실만 있는 줄 알았더니, 이렇게 귀한 연구 재료를 발견하게 될 줄이야!”
그 순간.
휘오오오오오오!
하르마칸을 중심으로 주변의 모든 망령이 휘몰아치며 빨려 들어갔다.
그와 함께 하르마칸의 기세가 수호의 앞에서 점점 거대해지기 시작했다.
콰르르릉!
[마령족의 대족장 하르마칸이 현신합니다.]“……!”
하르마칸이 빙의 중이었던 야미리 마을 이장의 육체 밖으로 빠져나와 진정한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그아아아아!] [그아아아아아아아!]그 순간 망령들에게서 해방된 데스나이트, 그림자 노예병들이 폭발적인 기세를 뿜어내며 일제히 그에게 돌진했고.
……콰앙!
놀랍게도 그들 모두는 돌진했던 기세 이상의 반발력에 의해 반대로 튕겨 나왔다.
“크하하하!”
그 중심에서 웃음을 터뜨리는 하르마칸의 몸에 기괴한 기운이 휘돌고 있었다.
[마령족의 대족장 하르마칸이 ‘스킬 : 고통의 가시’를 사용합니다.] [하르마칸이 받는 모든 고통과 피해를 공격한 대상과 공유합니다.]“고통의 가시?”
방금 한 방으로 그림자 노예병들이 순식간에 전멸당하자, 수호는 미간을 찌푸렸다.
‘받는 피해를 고스란히 반사해서 돌려주는 스킬이라니.’
물론 하르마칸 본인 또한 고통과 피해에서 무사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문제는 피해 증폭과 착취.
그 전에 사용한 저주 스킬이 문제였다.
‘고통은 공유하지만, 피해 증폭으로 상대가 받는 피해는 높이고, 동시에 자신은 착취 스킬로 회복을 한다?’
스킬의 연계가 참으로 지독하게 효율적이지 않은가.
“……진짜 재밌는 놈이네.”
수호는 피식 웃으며 파손된 몸을 복구 중인 그림자 노예병들을 전부 뒤로 물렸다.
그리고 모든 그림자 병사들에게 여전히 온 마을에 득실거리는 하르마칸의 데스나이트들을 처치하라고 명령을 내린 뒤.
“에실!”
보스몹을 발견했으니 이제는 이쪽에서도 총력을 다하기로 했다.
슈와아악!
하르마칸이 자신의 몸에서 뽑아 내던졌던 볼칸의 뿔이 허공을 날아 수호의 손에 붙잡혔고.
수호의 부름을 듣고 달려온 에실이 군말 없이 영체화를 시전했다.
“아, 악마의 뿔?!”
갑자기 수호의 머리 위에 두 개의 뿔이 돋아나자, 하르마칸의 눈에 경악이 차올랐다.
“어떻게 그림자 군주의 후예가 악마 귀족의 힘을 사용하는 것이냐!”
하지만 아직 놀라기엔 일렀다.
강신.
거인의 갑옷.
초원의 바람.
강체술.
수호는 자신의 몸에 모든 스킬을 적용시켰고.
그럴 때마다 하르마칸의 눈은 튀어나올 듯이 커져만 갔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아무리 그림자 군주의 후예라고 해도, 한낱 인간의 몸으로 어찌 이토록 다양한 힘을……!”
휘오오오.
거대해진 수호가 은발을 휘날리며 하르마칸에게 걸어갔다.
“그거 알아? 우리 아버지는 네크로맨서였다더라. 그러면 나는 뭘까?”
성큼성큼.
하르마칸에게 다가갈수록 수호의 입가에 떠오른 미소가 점점 짙어졌다.
쾅! 쾅! 쾅! 쾅! 쾅!
수호의 강체술로 휩싸인 두 주먹이 하르마칸에게 본격적으로 퍼부어지기 시작했다.
그 한 방, 한 방에 엄청난 폭발음이 터졌고.
후폭풍이 온 일대를 뒤집어엎었다.
“이, 이노옴! 소용없다!”
하르마칸은 이를 악물고 그 모든 공격을 받아치며 외쳤다.
“아무리 네게 칸디아루의 축복이 있을지라도, 고통의 가시는 나에게 거는 저주다!”
[마령족의 대족장 하르마칸이 ‘스킬 : 고통의 가시’를 사용합니다.] [하르마칸이 받는 모든 고통과 피해가 플레이어에게 공유됩니다.]울컥.
때마침 거침없이 공격을 퍼붓고 있던 수호의 입에서 핏물이 터져 나왔다.
수호가 강해진 만큼 돌아오는 반발력 또한 그만큼 강해진 것이다.
그 모습을 본 하르마칸의 입꼬리가 비틀리며 기괴한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크크크! 그래, 네가 대단한 놈이라는 건 알겠다! 하지만 과연 얼마나 버틸 수 있겠느냐!”
쾅쾅쾅쾅쾅!
물론 수호의 공격을 고스란히 받아 내고 있는 하르마칸의 입에서도 피가 흐르고 있었다.
하지만 하르마칸은 자신 있었다.
“그거 아느냐! 이곳은 칸디아루의 유산으로 만든 인스턴스 던전이다! 그리고 나는 이 던전의 왕이지! 그 말은 곧, 이 땅에서 죽은 모든 망령들이 나의 힘이 되어 주고 있단 말이다!”
인스턴스 던전.
환계에서 우연히 발견한 칸디아루의 유산.
그것을 본격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하면서부터 하르마칸의 힘은 엄청나게 강해질 수 있었다.
평범한 부족의 족장에 불과했던 그가 대족장까지 올라갈 수 있었던 것 또한 바로 그 때문이었다.
“너에겐 고작해야 칸디아루의 축복 하나뿐이지만, 나는 다르다! 나, 하르마칸은 마령족 최고의 주술사 칸디아루의 제자란 말이다!”
칸디아루의 제자.
그 말이 의미하는 바는 실로 엄청났다.
레벨업 시스템을 설계했던 대주술사 칸디아루의 힘은 한때 마령족의 차기 군주조차도 두려워했을 정도로 대단한 것이었고.
심지어 그 힘은 하르마칸이 칸디아루의 유산 중 일부를 발견한 것만으로도 대족장이 되었을 정도였다.
그러니 아무리 칸디아루의 축복이 수호를 지켜 준다 하더라도.
이 죽음의 땅, 인스턴스 던전 또한 칸디아루의 유산이었기에…….
“크하하! 어디 얼마든지 덤벼 보거라! 너의 힘이 강할수록 그 힘은 결국 스스로를 좀먹을…….”
그런데 그때.
“혓바닥이 기네.”
오싹.
순간 수호의 말에 하르마칸은 섬뜩한 기분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자, 잠깐.’
뭔가 이상했다.
그러고 보니 수호는 아까부터 줄곧 모든 고통을 고스란히 공유받으면서도 공격을 전혀 멈추지 않고 있었다.
아픈가?
물론 아프다.
하지만.
‘뭐 어때.’
수호는 입가에 피를 흘리면서도 웃고 있었다.
“나도 맷집엔 자신 있거든.”
베르는 수호가 자려고 누울 때면 옆에 오도카니 앉아서 도란도란 옛날이야기를 들려주곤 했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대부분 베르가 직접 보고 겪은 일이었지만, 베르가 들어서 알고 있는 성진우의 젊은 시절에 대한 이야기도 조금씩 섞여 있었다.
‘우리 아버지는 전직 퀘스트라는 것도 했었다지.’
처음 아버지에게 주어진 직업은 네크로맨서라고 했다.
아마 레벨업 시스템의 설계에 따라 조금씩 힘을 늘려 그릇의 크기가 적합해지기 전까지 부여되는 첫 번째 직업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아버지는 시스템의 설계를 넘어선 성장을 이루어 냈고, 곧장 그림자 군주로 전직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때 아버지의 레벨은 고작 40.
하지만 자신은 40레벨을 넘어 50레벨을 바라보고 있음에도 전직 퀘스트 같은 건 나타나지 않고 있었다.
그 이유는 뻔했다.
레벨업 시스템은 오로지 그림자 군주의 그릇을 탄생시키기 위한 것.
전직 퀘스트 같은 건 다 겉으로 꾸민 모습일 뿐, 결국 아버지가 적합한 그릇으로 성장하기 위한 수순에 불과했으니까.
그렇기에 수호는 네크로맨서든, 그림자 군주든, 다른 그 무엇도 될 수 없었다.
[직업 : 없음]처음부터 줄곧 빈칸으로만 존재하고 있는 상태창의 윗칸을 보며 수호의 눈빛이 강렬하게 빛났다.
‘……그러니까.’
직업이 없어도.
전직 퀘스트 따위 없어도.
뭐 어떠랴.
‘내가 정하면 그만인 것을.’
지금은 그저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이 튼튼한 몸뚱이 하나를 믿고.
모든 힘을 다해 눈앞에 나타난 적을 오로지 부수고 박살 내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
일단은 그것부터 해내면 그만인 것을.
“그러니까 지금은 일단 바바리안이야.”
두두두두두두두두두!
바바리안.
모든 고통을 맷집으로 버텨 내며, 강대한 적을 상대로 총력을 다해 공격을 퍼붓는 전사.
“내가 그렇게 정했다.”
띠링!
[‘스킬 : 무투술 Lv.1’을 배웠습니다.]순간 그의 두 주먹에 더욱 강한 힘이 실렸고.
“크아아아악!”
마침내 하르마칸의 입에서 고통의 비명 소리가 터져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