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lo Leveling: Ragnarok RAW novel - chapter (180)
나 혼자만 레벨업:라그나로크 179화(180/196)
<h1 data-p-id=”0″ data-original-font-size=”24″ data-original-line-height=”38″ style=”font-size: 21.6px !important;”>나 혼자만 레벨업 : 라그나로크 179화</h1>
<p></p>
<p></p>
<p><span style=”text-indent: 1em; font-size: 18px !important;” data-p-id=”3″ data-original-font-size=”20″ data-original-line-height=”32″>요즘 여왕벌 아르샤는 상당한 심적 압박을 받고 있었다.</span></p>
<p>그럴 수밖에 없지 않은가.</p>
<p>이미 본체가 그림자 던전에 볼모처럼 잡혀 있는 터라, 수호에게 자신의 목숨줄이 저당을 잡힌 상태였고.</p>
<p>거기에 수호가 벌레들의 왕, 역병의 군주 퀘레샤의 제사장이라서 그에게 최대한 잘 보여야 하는 입장이었던 것이다.</p>
<p>그런데 문제는 아무리 그에게 잘 보이려 해도, 막상 자신이 그에게 해 줄 수 있는 일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 문제였다.</p>
<p>기껏해야 일벌들을 부려 정보를 모아 오는 것뿐인데…….</p>
<p>이것도 쓸모 없는 인간이라 여겼던 임도균이 갑자기 엄청난 업무 능력을 보이기 시작하자 조바심이 날 수밖에 없었다.</p>
<p>‘내가 저런 인간에게 경쟁심을 느껴야 하다니!’</p>
<p>이런 수치스런 상황이 또 있을까.</p>
<p>지금까지 임도균의 신분을 일벌 이하로 취급하고 있던 아르샤 입장에선 상당히 언짢은 상황이 아닐 수 없었다.</p>
<p>하지만 어쩌겠는가.</p>
<p>수호의 눈 밖에 나지 않으려면 뭐라도 해야 했다.</p>
<p>최소한 우진 길드에서 가장 밑바닥인 임도균보다는 보탬이 되야 할 것 아니겠는가.</p>
<p>‘이대론 안 되겠어. 일벌들의 숫자를 최대한 늘려 보자.’</p>
<p>부하들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한 적은 없지만, 여기서 열 배 이상 늘려 보기로 했다.</p>
<p>‘전투 능력이 없는 일벌이라면 얼마든지 늘릴 수 있으니까!’</p>
<p>아르샤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이런 방식으로 일벌들을 늘린 적이 없었다.</p>
<p>여왕벌인 자신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는 양보다 질이 중요했으니까.</p>
<p>하지만 이제 자신의 본체는 그림자 던전이라는 안전한(?) 은신처에 머물고 있었으니, 질보다 양으로 승부하기로 한 것이다.</p>
<p><br></p>
<p>왜애애애애애애앵-</p>
<p><br></p>
<p>그렇게 아르샤의 지배를 받게 된 일벌들이 점점 늘어나기 시작했다.</p>
<p>아르샤가 부하를 늘리는 방식은 지극히 간단했다.</p>
<p>지구상에 살고 있는 평범한 일벌들에게 자신의 로열 젤리를 먹이는 것.</p>
<p>인간 기준으로 한 모금의 로열 젤리만 있어도, 벌집 하나를 통째로 권속으로 거느릴 수 있었다.</p>
<p>그렇게…….</p>
<p><br></p>
<p>웨에에에에에에에엥-</p>
<p><br></p>
<p>아르샤의 일벌들이 전국 방방곡곡으로 흩어졌다.</p>
<p>‘지금까지는 빌런들에 대한 정보만 취급했지만, 이제부턴 그중에서 악마 팩토리와 별가루, 외신교에 대한 정보들을 선별한다!’</p>
<p><br></p>
<p>웨에에에에에에엥-</p>
<p><br></p>
<p>일벌들이 바쁘게 날갯짓을 하며 아르샤가 요구하는 정보들을 최대한 모아오기 시작했다.</p>
<p>하지만 일벌들은 머리가 나쁘다.</p>
<p>숫자를 늘리기 위해 별다른 능력을 부여하지 않은 탓이다.</p>
<p>그래서 그 녀석들이 물어 온 정보들을 받아서 분석하는 일은 여왕벌인 아르샤 본인이 직접 해야 했다.</p>
<p>[큭. 두, 두통이…….]</p>
<p>머릿속에서 넘쳐흐르는 정보의 홍수에 아르샤는 그만 눈이 돌아갈 지경이었다.</p>
<p>하지만 아르샤는 포기하지 않았다.</p>
<p>이 정도로 물러서기엔 여왕벌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p>
<p>아르샤는 그렇게 필사적으로 수만 마리가 넘는 일벌이 보내오는 정보들을 머릿속에 꾸역꾸역 욱여넣고 통제하려고 노력했다.</p>
<p>그러자…….</p>
<p>뜻밖의 현상이 일어났다.</p>
<p>[……!]</p>
<p>그 많은 벌들을 통솔하던 아르샤의 의식이 갑자기 펑, 하고 폭발하듯이 넓게 확장되었다.</p>
<p>[아아아……!]</p>
<p>아르샤는 그 자리에 주저앉아 전신을 부르르 떨었다.</p>
<p>그리고.</p>
<p><br></p>
<p>쫘좌작-!</p>
<p><br></p>
<p>급기야 그녀의 몸에서 투명한 허물이 벗겨졌다.</p>
<p><br></p>
<p>[벌레들의 왕, 역병의 군주가 여왕벌을 주시합니다.]</p>
<p><br></p>
<p>“음?”</p>
<p>한창 일일 퀘스트 중이던 수호는 갑자기 퀘레샤에게서 들려오는 메시지에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p>
<p>팔다리가 으스러져 고개를 들 힘도 없었지만, 퀘레샤의 메시지가 계속 들려오고 있었다.</p>
<p><br></p>
<p>[벌레들의 왕, 역병의 군주가 여왕벌 아르샤의 이름을 기억합니다.]</p>
<p><br></p>
<p>‘……아르샤의 이름을?’</p>
<p>퀘레샤가 이렇게 직접적으로 아르샤의 이름을 거론한 적은 처음이었다.</p>
<p>퀘레샤는 모든 벌레들의 왕이었다.</p>
<p>그중 여왕벌 아르샤는 그저 한 마리의 벌레일 뿐, 크게 대단한 가치를 두지 않았던 권속에 불과했다.</p>
<p>그런데 갑자기 퀘레샤가 아르샤의 이름을 기억하다니?</p>
<p>‘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러면 아르샤가 퀘레샤의 후예가 될 가능성이 높아진 건가?’</p>
<p>[마흔하나.]</p>
<p>“……?!”</p>
<p>그때 갑자기 들려오는 암무트의 엄격한 목소리에 수호가 생각을 멈추고 항변했다.</p>
<p>“마흔둘!”</p>
<p>[자세가 틀렸다. 마흔하나.]</p>
<p>“큭.”</p>
<p>절대 물러섬이 없는 암무트의 단호함에 수호는 이를 악물고 팔굽혀펴기를 재개했다.</p>
<p>그리고 가까스로 일일 퀘스트를 끝냈을 시점에, 아르샤가 수호의 앞에 나타났다.</p>
<p>[수호 님, 제 일벌들이 뭔가를 찾은 것 같아요.]</p>
<p>아르샤는 조금 심각한 표정으로 일벌들에게 받아 본 정보를 수호에게 전달했다.</p>
<p>[요즘 하급 헌터들 사이에 이상한 ‘미신’이 생긴 것 같아요.]</p>
<p>“미신이라니?”</p>
<p>[협회에서 별가루를 불법 약물로 지정한 이후, 별가루를 장신구로 만들어서 걸고 다니는 헌터들이 늘어났다고 해요.]</p>
<p>“장신구? 그게 무슨 말이야?”</p>
<p>별가루를 장신구로 만들다니?</p>
<p>수호가 의아한 표정을 짓자, 아르샤는 진지하게 설명을 이어 나갔다.</p>
<p>[별가루를 돌처럼 굳혀 목걸이로 만들어 걸고 다니는 거죠. 그리고 던전에 들어갈 때마다 그 목걸이에 대고 기도를 하나 봐요.]</p>
<p>“……기도를?”</p>
<p>수호는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p>
<p>일단 별가루는 먹지만 않으면 불법이 아니긴 했다.</p>
<p>그런데 그걸 굳이 목걸이로 만들어서, 거기에 대고 기도까지 한다고?</p>
<p>그런다고 마력이 증폭될 리도 없을 텐데?</p>
<p>“그거라면…… 나도 최근에 헌터넷에서 본 적 있어.”</p>
<p>때마침 수호와 함께 훈련을 받다가 기절했던 임도균이 깨어났는지, 비척비척 옆에서 기어 오며 대화에 끼어들었다.</p>
<p>수호가 그 입을 벌려 포션을 먹여 주자, 임도균은 그제야 살겠다는 표정으로 일어나 설명을 이어 나갔다.</p>
<p>“최근에 별가루가 불법으로 규정되니까, 미리 대량의 별가루를 돈 주고 산 사람들이 난리가 나 버렸어. 졸지에 악성 재고를 잔뜩 떠안게 되었거든. 그렇다고 협회가 그 돈을 대신 물어 줄 의무도 없고 말이야.”</p>
<p>게다가 제작 과정에서 사람을 산 채로 불태운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버렸으니, 이제는 그걸 먹고 싶어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p>
<p>“그러다 보니 어느샌가부턴 별가루의 제작 과정에서 죽어 간 사람들의 넋을 위로하겠다며 기도하는 분위기가 생기기 시작했어.”</p>
<p>“음.”</p>
<p>“그러면서 불법이 되기 전에 사 둔 별가루들을 목걸이로 제작해서 파는 사람들까지 생겨난 거야. 별가루로 마력을 도핑하는 건 불법이지만, 이런 건 묘하게 좋은 의미에서 시작된 재고 떨이니까.”</p>
<p>임도균의 설명을 듣는 내내 수호는 심각한 표정이었다.</p>
<p><br></p>
<p>‘죽은 이들의 넋을 기린다.’</p>
<p><br></p>
<p>이 자체는 분명 좋은 의미이긴 했다.</p>
<p>하지만 하필이면 그 기도의 대상이 문제였다.</p>
<p>별가루의 재료 중 가장 기본 베이스인 ‘푸른 안개’는 차원의 경계를 녹이는 외우주의 마력.</p>
<p>즉, 이타림의 침략 그 자체 아니던가.</p>
<p>그런데 그 푸른 안개에 대고 기도를 한다?</p>
<p>“이건…… 좀 쎄한데.”</p>
<p>[제 생각에도 어떤 식으로든 외신교와 관련이 있을 것 같아서 말씀드린 거예요.]</p>
<p>아르샤의 말에 수호는 고개를 끄덕였다.</p>
<p>돌이켜보면 이런 일에 결코 우연한 일은 없었다.</p>
<p>특히 이타림에 관련된 것들은.</p>
<p>“아르샤, 목걸이에 기도하는 헌터들…….”</p>
<p>[그 헌터들이라면 제 일벌들이 벌써 알아 놨습니다.]</p>
<p>“아니, 그 헌터들보다 그 헌터들에게 별가루 목걸이를 팔고 있는 놈들이 누군지 알아봐 줘.”</p>
<p>[아……!]</p>
<p>수호의 말에 아르샤의 눈이 커졌다.</p>
<p>[알겠습니다! 바로 알아볼게요.]</p>
<p>아르샤가 냉큼 대답하며, 전국에 퍼져 있는 일벌들에게 사념을 보냈다.</p>
<p>그리고 얼마 후.</p>
<p>[찾았어요.]</p>
<p>이미 목걸이를 걸고 다니는 헌터들을 찾아둔 터라, 그들이 목걸이를 입수한 루트를 찾는 건 어렵지 않았다.</p>
<p>애초에 불법도 아니어서 그들은 비밀리에 살 생각도 안 했던 것이다.</p>
<p>그런데 아르샤는 여기서 한 발 더 나가서, 그들에게 목걸이를 판매한 사람들이 어디서 물건을 떼 오는지까지 조사를 마친 뒤였다.</p>
<p>[유통을 하는 업자는 많은데, 그 업자들도 전부 한 지역에서 별가루 목걸이를 가져오고 있었어요.]</p>
<p>“한 지역? 거기가 어딘데?”</p>
<p>[경기도 양평입니다.]</p>
<p>“양평이라고?!”</p>
<p>[……?]</p>
<p>[키엑?]</p>
<p>그 지역을 듣는 순간 수호가 내비친 격렬한 반응에, 아르샤를 비롯해 옆에 있던 베르까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p>
<p>[소군주님, 혹시 어떤 문제라도 있으시나이까?]</p>
<p>베르의 물음에 수호는 심각한 표정으로 이마를 짚으며 탄식했다.</p>
<p>“거긴……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가 사시는 곳이야.”</p>
<p>[키에에에엑?!]</p>
<p><br></p>
<p>* * *</p>
<p><br></p>
<p>수호의 할아버지 성일환.</p>
<p>어린 시절, 수호가 기억하는 할아버지의 모습은 언제나 몸에서 연기 냄새가 느껴지는 소방관이었다.</p>
<p>그리고 성일환은, 그의 아들인 성진우가 이제 그만 좀 은퇴하고 쉬라는 잔소리를 들으면서도 절대로 소방관 일을 그만두지 않았다.</p>
<p>그리고 결국 정년 퇴임을 하는 순간까지도 현역에서 젊은 후배들과 함께 일을 하다가 은퇴했다.</p>
<p>아직도 수호는 할아버지의 퇴임식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p>
<p><br></p>
<p>‘선배님! 고생하셨습니다!’</p>
<p>‘고생하셨습니다!’</p>
<p>‘고생하셨습니다!’</p>
<p>…….</p>
<p><br></p>
<p>모든 동료들과 후배 소방관들에게 박수를 받으며, 당당히 정년을 마치고 단상에서 내려오시던 할아버지.</p>
<p>심지어 그날까지도 할아버지의 소방관복에서 느껴지던 은은한 불 냄새.</p>
<p>그렇게 평생을 몸담아 온 일을 끝마친 수호의 할아버지는, 그 길로 할머니와 함께 소소하게 농사나 짓고 살겠다며 시골로 내려갔다.</p>
<p>물론 말이 시골이지, 사실 경기도권을 벗어나진 않았다.</p>
<p>경기도 양평.</p>
<p>서울과 적당히 멀고 적당히 가까우며, 동시에 넓은 평야와 계곡 등 아름다운 자연 경관이 어우러진 곳.</p>
<p>그곳에 수호의 할아버지, 할머니가 살기 좋은 적당한 주택을 마련해 준 사람은 다름 아닌 유진호였다.</p>
<p>그런데 어째서 하필이면 양평일까.</p>
<p>‘하필이면 할아버지가 사시는 곳이라니!’</p>
<p>그곳에 혹시라도 외신교와 관련된 단체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수호는 마음이 다급해졌다.</p>
<p>하지만 그보다 더 안절부절못하는 이가 있었으니, 바로 베르였다.</p>
<p>[다, 당장 가야 하나이다! 이건 진짜 큰일입니다!]</p>
<p>베르는 그제야 자신이 잊고 있던 사실을 떠올렸다.</p>
<p>아니, 어째서!</p>
<p>지금에서야 생각이 난 것일까!</p>
<p>[전적으로 이건 소인의 잘못이나이다! 중벌을 받아야 마땅하겠으나, 지금은 너무 급하나이다!]</p>
<p>“왜 그래? 내가 모르는 뭐라도 있는 거야?”</p>
<p>곧장 할아버지가 계시는 양평으로 달려가는 수호.</p>
<p>그의 곁에서 베르가 심각한 표정으로 대답했다.</p>
<p>[지금까지 저희는 이타림의 사도들이, 그들의 힘이 깃들 수 있는 그릇을 갖춘 국가권력급 헌터들을 노릴 거라고 생각해 왔습니다만…… 가능성이 있는 건 그들만이 아닐지도 모릅니다!]</p>
<p>“그게 무슨 소리야?”</p>
<p>[소군주님의 할아버님께서도 전생에 지배자들에게 힘을 받았던 헌터였나이다!]</p>
<p>“……!”</p>
<p>그 순간 수호는 전력을 다해 양평으로 달려갔다.</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