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lo Leveling: Ragnarok RAW novel - chapter (181)
나 혼자만 레벨업:라그나로크 180화(181/196)
<h1 data-p-id=”0″ data-original-font-size=”24″ data-original-line-height=”38″ style=”font-size: 21.6px !important;”>나 혼자만 레벨업 : 라그나로크 180화</h1>
<p></p>
<p></p>
<p><span style=”text-indent: 1em; font-size: 18px !important;” data-p-id=”3″ data-original-font-size=”20″ data-original-line-height=”32″>베르는 이동하는 동안 자신이 알고 있는 성일환의 과거에 대해 수호에게 말해 주었다.</span></p>
<p>성일환.</p>
<p>수호의 할아버지이자, 그림자 군주 성진우의 아버지.</p>
<p>그는 한때 지배자의 힘을 받아들였던 최상급 헌터였다.</p>
<p>정확한 등급은 불명.</p>
<p>그 이유는 당시 그가 각성했을 때는 아직까지 명확한 헌터 등급이 정의되기 전이었기 때문이다.</p>
<p>그러나 베르는 S급이 확실할 것이라고 말했다.</p>
<p>어쨌거나 그 몸에 지배자들의 힘을 받아들이는 것이 가능한 수준이었으니 말이다.</p>
<p>[그리고 어쩌면 소군주님의 할아버님께서도 다시 예전처럼 헌터로 각성하셨을 가능성이 매우 높나이다!]</p>
<p>헌터의 각성에는 나이 제한이 없다.</p>
<p>마력에 적합한 체질은 타고나는 법.</p>
<p>애초에 재능의 영역이기 때문이다.</p>
<p>그렇기에 지금까지 만나 본 ‘과거에 헌터였던 이들’이 지금 이 시대에도 고스란히 예전과 똑같은 힘을 각성한 것이다.</p>
<p>그러니 성일환도 아마 예외는 아닐 것이었다.</p>
<p>다만 한 가지.</p>
<p>재능과 무관하게 마력을 각성하는 시기는 제각각이었다.</p>
<p>어떤 계기가 있거나, 계기가 없어도 갑자기 각성하는 일도 있었다.</p>
<p>[어쩌면 아직 각성 전이실 수도 있습니다!]</p>
<p>“그게 더 걱정이야.”</p>
<p>[그렇나이다!]</p>
<p>수호는 아직까지 할아버지가 각성을 했다는 소식은 들어 본 적이 없었다.</p>
<p>‘할아버지 성격상 헌터가 되셨으면 다시 소방관이 되시겠다고 하셨을 거야. 그와 비슷한 성격의 길드라도 차리셨거나.’</p>
<p>평소 성일환의 성격을 떠올려 보면, 아직 각성하지 않았을 확률이 높았다.</p>
<p>그래서 마음이 더 불안했다.</p>
<p>이타림의 사도들이 노리기 딱 좋은 그릇이 아직 힘도 깨우치기 전이라니!</p>
<p><br></p>
<p>쐐애애애액-!</p>
<p><br></p>
<p>이를 악물고 고속도로 위를 내달리는 수호의 은발이 세찬 바람에 나부낀다.</p>
<p>그 속도는 예전 이민성 사태 때 수호를 등에 업고 달렸던 백미호보다도 훨씬 빠른 속도였다.</p>
<p>이미 그레이까지 몸에 강신한 상태였고, 심지어 그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근력 스탯이 어마어마하게 올랐으니 말이다.</p>
<p><br></p>
<p>“저, 저 사람 뭐야!”</p>
<p>“위험하게!”</p>
<p>“누가 협회에 신고해!”</p>
<p><br></p>
<p>도로를 달리던 수많은 운전자들이 수호를 보곤 놀라서 기함을 토했다.</p>
<p>간혹 핸드폰을 꺼내 경찰이나 헌터 협회에 신고하는 사람들도 보였다.</p>
<p>하지만 수호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이 낼 수 있는 최고의 속도로 달리고 또 달렸다.</p>
<p>그 결과.</p>
<p>말 그대로 빛의 속도로 양평에 도착했다.</p>
<p><br></p>
<p>스아아아아아-</p>
<p><br></p>
<p>팔당댐.</p>
<p>강물이 흐르는 소음과 함께, 그 앞으로 자욱한 물안개가 은은하게 시야를 가린다.</p>
<p>경기도 양평은 남한강을 중심으로 둘로 나뉜다.</p>
<p>그리고 남한강과 합류하는 곳곳의 하천 인근 지역에는 이렇게 물안개가 발생하곤 한다.</p>
<p>그중에서도 특히 팔당댐은 높은 수위까지 많은 물을 가둬 둔 곳이어서 물안개가 더욱 심했다.</p>
<p><br></p>
<p>슈와아악-!</p>
<p><br></p>
<p>‘응?’</p>
<p>자욱한 물안개를 뚫고 달려가던 수호는 순간적으로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묘한 감각을 느꼈다.</p>
<p>그동안의 레벨업으로 상당히 높아진 감각 스탯이 발동한 것 같은데, 평소와는 조금 다른 느낌이었다.</p>
<p>‘뭐지?’</p>
<p>수호는 가늘게 뜬 눈으로 주위를 살피며 감각을 확장시켰다.</p>
<p>그런데 이상하다.</p>
<p>주변에 어떠한 살기나 마수의 기척은 느껴지지 않았다.</p>
<p>대체 뭘까.</p>
<p>양평에 발을 들인 순간부터 왠지 모를 찜찜함이 수호의 감각을 계속 거슬리게 했다.</p>
<p>“베르.”</p>
<p>[알겠나이다.]</p>
<p>이제는 척하면 척이다.</p>
<p>베르는 바로 더듬이를 까딱이며 본격적으로 주변을 살피기 시작했다.</p>
<p>그사이 수호는 핸드폰을 꺼내 할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다.</p>
<p>출발하기 전에도 벌써 할아버지와 할머니에게 전화를 해 봤지만, 아무도 전화를 받지 않았다.</p>
<p>하지만 이 정도는 흔한 일에 속했다.</p>
<p>귀농해서 유유자적 사시는 분들이라, 평소에 핸드폰을 항상 끼고 사시지 않기 때문이었다.</p>
<p>“……계속 안 받으시네.”</p>
<p>끝날 줄 모르는 신호음을 들으며 수호는 미간을 찌푸렸다.</p>
<p>[……혹시 주소를 모르시나이까?]</p>
<p>“응.”</p>
<p>베르의 물음에 수호는 조금 머쓱하게 고개를 끄덕였다.</p>
<p>“지난 5년간, 내가 진짜 제정신이 아니었거든.”</p>
<p>사실…… 어느 누구라도 마찬가지일 것이다.</p>
<p>하루아침에 부모님 두 분이 갑자기 실종되셨는데, 거기서 제정신을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p>
<p>“……막막했지.”</p>
<p>수호는 쓴웃음을 지으며 그 당시의 기분을 회고했다.</p>
<p>지금이야 사정을 다 알게 됐지만, 그 당시의 자신은 정말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을 느꼈다.</p>
<p>그리고 깨달았다.</p>
<p>자신이 정말 얼마나 약하고 보잘것없는 존재인지를.</p>
<p>“부모님이 실종됐는데, 일개 고등학생이었던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정말이지 아무것도 없더라.”</p>
<p>내가 뭘 했더라.</p>
<p>그래, 처음엔 경찰에 실종 신고를 하고.</p>
<p>친척들에게 연락해 상황을 알리고.</p>
<p>그렇게 부랴부랴 찾아온 어른들이 경찰들과 심각하게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면서…….</p>
<p>우두커니 집에 앉아 부모님의 연락을 기다리고 또 기다리는 것.</p>
<p>그러다 혹시라도 언제 갑자기 연락이 올까 싶어서, 단 한순간도 손에서 핸드폰을 놓지 않고 꼭 쥐고 있는 것.</p>
<p>……그것이 고작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이었던 것이다.</p>
<p>“그때 고모부가 나를 찾아와서 이렇게 말하더라.”</p>
<p><br></p>
<p>-수호야, 이런 일은 어른들에게 맡기고 너는 평상시처럼 학업에 충실하렴. 그게 너희 부모님이 진짜 원하는 일일 거다.</p>
<p><br></p>
<p>그리고 수호는 그 말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p>
<p>고모부 유진호는 한국에서도 알아주는 재벌이었고.</p>
<p>그런 사람이 총력을 다해 실종된 부모님을 찾고 있다는데, 더욱이 고등학생인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던 것이다.</p>
<p>그렇게 수호는 학교로 돌아갔다.</p>
<p>“……그런데 그거 알아?”</p>
<p>당시의 안 좋은 기억을 떠올리던 수호가 조금 복잡한 표정으로 베르에게 물었다.</p>
<p>“그런 분위기에서 우리 할아버지는 그때 뭐하고 계셨을 것 같아?”</p>
<p>그는 베르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바로 말을 이었다.</p>
<p>“진짜 신기하게도…… 할아버지는 평소와 똑같이 불을 끄고 계시더라. 자기 아들이 실종된 상황인데도, 다른 사람들을 구하고 계셨지.”</p>
<p>[키엑?]</p>
<p>그 말에 순간적으로 베르의 눈에 이채가 떠올랐다.</p>
<p>“계속 전화를 안 받으시네. 안 되겠다. 고모부에게 물어봐야겠어.”</p>
<p>수호는 도무지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전화를 받지 않자, 곧장 고모부인 유진호에게 전화를 걸었다.</p>
<p>그런데 하필이면 이럴 때 유진호가 일하는 중이라 통화가 불가능했고, 수호는 차선책으로 고모에게 연락을 시도했다.</p>
<p>-어머나, 수호니?</p>
<p>다행히 이번엔 받았다.</p>
<p>“고모! 할아버지 댁 주소 좀 알려 주실 수 있을까요?”</p>
<p>-응? 갑자기 왜?</p>
<p>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수호의 고모 ‘성진아’의 목소리에서 놀라는 기색이 역력했다.</p>
<p>하긴, 이런 반응이 당연하리라.</p>
<p>방금 베르에게 했던 말처럼, 그때 이후로 할아버지와 자신의 사이가 조금 소원해졌던 것이다.</p>
<p>수호는 쓴웃음을 지으며 입안에서 말을 골랐다.</p>
<p>“그냥…… 오랜만에 뵙고 싶어서요.”</p>
<p>-그, 그래! 잘 생각했다, 수호야! 고모가 바로 문자로 주소 보내 줄게! 아, 아니다! 그러지 말고 고모랑 같이 갈래?</p>
<p>“예? 아뇨, 굳이 그럴 필요까진…….”</p>
<p>-아냐. 너 아니었어도 나도 어차피 한번 들르려고 했어.</p>
<p>고모가 위험한 일에 엮일까 싶어 수호는 바로 사양했으나, 고모의 고집도 대단했다.</p>
<p>이번 기회에 수호와 할아버지의 관계를 풀어 주려는 의지가 물씬 느껴졌다.</p>
<p>-그래, 수호야. 이러면 어때? 나도 곧 퇴근이니까 바로 아진 병원으로 와라.</p>
<p>그 말에 멈칫.</p>
<p>수호의 표정이 굳었다.</p>
<p>“……네? 아진 병원이라뇨?”</p>
<p>그러자 그 반응에 오히려 고모 쪽에서 더욱 의아한 반응을 보였다.</p>
<p>-어머, 너 알고 전화한 거 아니었어? 고모 양평에 병원 차렸잖아.</p>
<p>“……네?”</p>
<p>-진짜 몰랐구나?</p>
<p>“…….”</p>
<p>수호는 다시 한번 깨달았다.</p>
<p>그동안 자신이 얼마나 무심하게 살아왔는지.</p>
<p><br></p>
<p>* * *</p>
<p><br></p>
<p>수호는 한달음에 양평에 위치한 아진 병원에 도착했다.</p>
<p>“수호야!”</p>
<p>하얀 의사 가운을 걸친 성진아가 수호를 반갑게 맞이했다.</p>
<p>“어떻게 전화 끊자마자 바로 오네. 근처였어?”</p>
<p>“잘 지내셨어요?”</p>
<p>수호의 고모이자, 그림자 군주 성진우의 여동생인 성진아는 의사였다. 그것도 하필이면 양평에 병원을 차린.</p>
<p>‘아진 병원’은 엄청나게 큰 병원은 아니지만, 규모에 비해 그 설비 하나하나가 대단한 곳으로 유명했다.</p>
<p>수호는 병원 이름을 보며 성진아에게 물었다.</p>
<p>“고모, 여기 혹시……?”</p>
<p>“응, 맞아. 여긴 ‘아진 소프트’가 후원하는 재단에서 세운 병원이야.”</p>
<p>즉, 성진아의 남편인 유진호의 회사에서 설립한 병원이나 다름없다는 것이었다.</p>
<p>그 말을 하며 성진아는 쓴웃음을 지었다.</p>
<p>“그래서 조금 뒷말이 많이 나왔지.”</p>
<p>“무슨 말이요?”</p>
<p>“오면서 봤겠지만, 양평에는 부자들이 많이 살거든. 정확히는 나이 들어 은퇴한 부자들.”</p>
<p>“아.”</p>
<p>그 말에 수호는 납득했다.</p>
<p>여기까지 오는 길에도 많이 봤지만, 이 근처에는 딱 봐도 비싸 보이는 전원주택들이 듬성듬성 지어져 있었다.</p>
<p>이렇게만 보면, 아진 소프트씩이나 되는 대기업이 부자들을 위한 의료 시설을 지어줬다는 뒷말이 나오기 딱 좋은 상황이었다.</p>
<p>그런데 사실은 순서가 반대였다.</p>
<p>성진아는 조금 억울하다는 듯이 말했다.</p>
<p>“네가 아는지 모르겠는데, 이 동네가 강남하고 적당히 멀고 적당히 가까워서, 은퇴하고 전원 주택을 짓고 살기 딱 좋은 위치거든. 그래서 너희 할아버지, 할머니가 귀농하겠다는 말에 내가 이쪽을 추천한 거기도 하고.”</p>
<p>성진아의 말처럼 서울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양평이라는 지역은, 은퇴 후 자연과 함께 여유로운 삶을 영위하기 좋은 곳이었다.</p>
<p>자연 속에서 힐링과 여유를 즐기되, 너무 서울에서 멀지 않아서 자녀들이 찾아오기 좋은 적당한 거리.</p>
<p>“이런 말이 있어. 잠자리는 양평에서, 하지만 일상은 서울에서. 그런데 막상 여기 살게 해 드렸더니, 갑자기 걱정이 들더라고. 여기 큰 병원이 너무 없는 거야!”</p>
<p>자연과 함께하는 전원주택의 삶을 영위하더라도, 노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건 가까운 곳에 의료 시설이 있느냐였다.</p>
<p>그리고 이러한 사실을 깨닫고 나서 성진아는 결심했다.</p>
<p>부모님 근처에 병원을 짓기로.</p>
<p>“그래서 내가 막상 여기에 병원을 차렸더니, 그걸 알고 사람들이 자꾸 이 근처로 모이더라고.”</p>
<p>그런데 이렇게 성진아가 수호에게 적극적으로 수다를 떠는 이유가 따로 있었다.</p>
<p>“……그래서 이제 할아버지와는 화해하기로 한 거야?”</p>
<p>“싸운 적도 없는데요, 뭐.”</p>
<p>“그래. 잘 생각했어. 그런데 우리 아빠, 아니 네 할아버지가 워낙 예전부터 쿨했어. 그거 아니? 너희 아빠가 중학교 때 갑자기 2년이나 가출했었던 거?”</p>
<p>“……할아버지에게 들은 적 있어요.”</p>
<p>성진아의 말에 수호의 머릿속에 그 말을 하던 할아버지의 모습이 떠올랐다.</p>
<p><br></p>
<p>-원래 너희 아빠가 옛날부터 갑자기 사라지는 걸 잘했다. 이번에도 또 그때처럼 아무렇지 않게 돌아올 테니 너무 걱정 마라.</p>
<p>-아니, 그걸 위로랍시고……!</p>
<p><br></p>
<p>그때부터였다.</p>
<p>수호가 할아버지와 틀어지게 된 것은.</p>
<p>“수호야, 여기야. 병원에서 정말 가깝지?”</p>
<p>어느덧 수호의 앞에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가꾼 논밭이 펼쳐져 있었다.</p>
<p>수호는 바로 기감을 확장시켰다.</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