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lo Leveling: Ragnarok RAW novel - chapter (188)
나 혼자만 레벨업:라그나로크 187화(188/196)
<h1 data-p-id=”0″ data-original-font-size=”24″ data-original-line-height=”38″ style=”font-size: 21.6px !important;”>나 혼자만 레벨업 : 라그나로크 187화</h1>
<p></p>
<p></p>
<p><span style=”text-indent: 1em; font-size: 18px !important;” data-p-id=”3″ data-original-font-size=”20″ data-original-line-height=”32″>그 누가 막을 수 있으랴.</span></p>
<p>벌레들의 왕, 역병의 군주.</p>
<p>퀘레샤의 가호가 수호와 함께하는데.</p>
<p><br></p>
<p>[퀘이가 ‘디버프 : 마비독’을 사용합니다.]</p>
<p>[퀘이가 ‘디버프 : 수면독’을 사용합니다.]</p>
<p>[퀘이가…….]</p>
<p><br></p>
<p>수호가 작정하고 승부를 조작하기 시작하자, 지하 격투장의 승부가 매우 편파적으로 흐르기 시작했다.</p>
<p>“뭐, 뭐야!”</p>
<p>“왜 저 인간 갑자기 다리를 절어?!”</p>
<p>“흐음. 어디서 발목이라도 접질렸나 보군. 역시 인간이란 나약해.”</p>
<p>“아닛! 저 인간은 왜 잘 싸우다가 갑자기 눈이 풀리는 거냐고!”</p>
<p>“흐음. 간밤에 잠을 설쳤나 보군. 역시 인간이란 나약해.”</p>
<p>“……?”</p>
<p>“……?”</p>
<p>“흐음. 이번에도 내 승리인가.”</p>
<p>스으윽.</p>
<p>수호는 참으로 뻔뻔한, 아니 근엄한 표정으로 테이블 위에 모여 있는 판돈을 전부 자기 쪽으로 끌어왔다.</p>
<p>그렇게 점점 수호의 앞에 차곡차곡 쌓여 가는 별가루 주머니들을 보며…….</p>
<p>“이, 이럴 수가.”</p>
<p>내기에 진 악마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p>
<p>이런 분위기 속에서 수호는 침착하게 상황을 살피며 에실과 대화를 나누었다.</p>
<p>[……의외로 콜로세움처럼 한 놈이 죽을 때까지 싸우게 하진 않네. 힐러까지 준비되어 있고.]</p>
<p>‘당연하지. 여기서 사람이 죽는 사람이 나왔다간, 양평에서 헌터들이 자꾸 실종된다는 소문이 퍼질 테니까. 블랙마켓 입장에서도 그걸 바라진 않을 거야.’</p>
<p>[그럼 진짜 이놈들의 목적은 뭘까? 여기서 죽은 헌터들의 시체들을 별가루의 재료로 쓰는 것도 아니라면…….]</p>
<p>‘그걸 알아보려고 이런 짓까지 하는 거잖아?’</p>
<p>이러니저러니 해도, 이곳에 있는 악마들은 전부 수호보다 한참 약한 하급 악마들에 불과했다.</p>
<p>그런데도 수호가 이들을 바로 죽이지 않고 굳이 이런 번거로운 방식을 취하는 이유.</p>
<p>‘악마는 죽여 봤자 영혼을 추출을 할 수 없으니까.’</p>
<p>악마들을 상대로는 퀘이나 하르마칸 때처럼 죽여 놓고 영혼에게 대화를 시도할 수가 없었다.</p>
<p>그래서 이렇게 최대한 살려 둔 상태로 제 입으로 정보를 술술 털어놓게 분위기를 만들어야 했다.</p>
<p>그리고 여기에 한 가지 더.</p>
<p>블랙마켓에 있는 악마들의 이목이 점점 도박장으로 집중되고 있는 사이에, 베르가 성일환을 열심히 찾고 있는 중이었다.</p>
<p>그러다 가끔씩.</p>
<p>와그작.</p>
<p>“어? 여기 있던 마정석이 어디 갔지?”</p>
<p>“도, 도둑……?!”</p>
<p>사람들 시선을 피해 가판대에 올라와 있는 마정석을 하나씩 훔쳐 먹기도 했다.</p>
<p>‘슬슬 반응이 오는 것 같은데?’</p>
<p>수호의 말대로, 돌아가는 상황을 지켜보던 로토가 복잡한 표정으로 입술을 짓씹고 있었다.</p>
<p>‘어떻게 이런 일이…….’</p>
<p>그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p>
<p>본래 지하 격투장에 참전하는 헌터들은 모두 장비 없이, 등급과 체격이 비슷한 이들을 서로 싸움 붙이는 방식이었다.</p>
<p>그래서 더욱 치열하고, 잠깐의 방심이나 컨디션 난조로도 승부가 뒤집히기도 했다.</p>
<p>그런데 그 컨디션이라는 게 참으로…… 공교롭지 않은가.</p>
<p>‘어떻게 매번 볼칸이 패배를 예측한 놈들마다 컨디션이 안 좋은 거지?’</p>
<p>이게 바로 진짜 악마 귀족의 눈썰미인 걸까?</p>
<p>‘아니다.’</p>
<p>그렇다고 하기에는 좀, 아니 아주 대놓고 수상했다.</p>
<p>“자, 이번에도 먼저들 선택하지그래.”</p>
<p>“…….”</p>
<p>“…….”</p>
<p>그렇다.</p>
<p>볼칸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자기가 먼저 대전 상대를 선택한 적이 없었다.</p>
<p>무조건 모든 악마들이 제각각 양쪽에 판돈을 걸고 난 뒤에야, 비로소 가장 마지막에 판돈을 걸어 왔던 것이다.</p>
<p>그것도 베팅이 적게 되어 배당금이 높은 역베팅으로만.</p>
<p>마치 이 승부의 결과를 이미 알고 있다는 듯 아주 뻔뻔하게도 말이다.</p>
<p>그 결과.</p>
<p>지금 수호의 앞에는 처음 이곳에 들어왔을 때보다 3배가 넘는 별가루 주머니가 쌓여 있었다.</p>
<p>……크득.</p>
<p>로토는 이를 갈았다.</p>
<p>‘뭔가 수작을 부리고 있는 건 분명한데…… 대체 의도가 뭐지?’</p>
<p>아까부터 볼칸은 아주 보란 듯이 수작을 부리고 있었다.</p>
<p>차라리 속임수를 쓸 거라면 적절히 승패를 섞기라도 할 것이지, 이렇게 대놓고 연전연승이라니!</p>
<p>그런데 문제는…….</p>
<p>이쪽에서 먼저 따질 명분이 없다는 사실이었다.</p>
<p>사실 수작은 이쪽에서 먼저 부리고 있었으니까.</p>
<p>그런데 이렇게 광혈독까지 써 가면서 주최 측에서 작정하고 승부 조작을 하고 있는데도, 승자는 언제나 볼칸이 고른 인간이었다.</p>
<p>‘게다가 광혈독에 중독시킨 인간들도 어느새 해독이 되어 있다. 볼칸에게 이런 능력이 있다는 소문은 못 들었는데?’</p>
<p>그래. 이쯤 되면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p>
<p>애초에 그는 이런 장난질을 할 것도 없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자신들을 찢어 죽이고 잡아 먹을 수도 있었다.</p>
<p>그러니까 더더욱 그의 저의가 의심되는 것이었다.</p>
<p>‘설마…… 다 알고 찾아온 건가?’</p>
<p>볼칸을 주시하는 로토의 눈이 점점 가늘어졌다.</p>
<p>악마계에 널리 알려진 소문.</p>
<p>볼칸은 원래 말도 할 줄 모르는 하찮은 미물 출신이었다.</p>
<p>그러다 우연히 세계수의 잎사귀를 주워 먹고는 갑자기 한 지역의 지배자, 악마 귀족으로 성장하게 된 운이 더럽게 좋은 악마.</p>
<p>그게 바로 볼칸이었다.</p>
<p>그런데 그 전쟁에서 죽은 줄 알았던 반쪽짜리 악마 귀족이 갑자기 혈석을 만들 수 있게 돼서 나타났는데, 말까지 할 수 있게 되었다?</p>
<p>‘……단순히 언어 능력이 생긴 것이 아니다. 지능 자체가 높아졌어.’</p>
<p>다짜고짜 이곳에 찾아와서는 순식간에 도박장의 분위기를 자신의 의도대로 주도할 정도의 깊은 심계.</p>
<p>‘설마 여전히 볼칸은 진화 중인가?’</p>
<p>‘세계수의 가호 때문에 전쟁에서도 가까스로 살아남은 건가?’</p>
<p>‘지배자들을 탄생시킨 세계수라면 능히 그럴 만한…….’</p>
<p>머릿속에서 수많은 상념이 둥둥 떠다닌다.</p>
<p>그 끝에서 로토는 결국 한 수 물러나기로 결심했다.</p>
<p>“후우. 알겠습니다, 볼칸 님.”</p>
<p>“……흠?”</p>
<p>갑자기 로토가 말을 걸어오자, 한창 신나게 별가루를 쓸어 담고 있던 수호가 그에게로 고개를 돌렸다.</p>
<p>“혈석을 바란다면, 우리가 가진 패부터 까라는 말씀이시군요.”</p>
<p>“…….”</p>
<p>그 말에 수호는 말없이 그를 응시했다.</p>
<p>로토는 수호의 앞에 산처럼 쌓인 별가루를 쳐다보며 쓴웃음을 지었다.</p>
<p>“그런 생각이셨다면, 처음부터 말씀을 해 주셨어도 됐을 텐데요. 굳이 이런 짓궂은 장난을 치시기 전에.”</p>
<p>“…….”</p>
<p>“별조각. 처음부터 그걸 원하셔서 찾아오신 겁니까?”</p>
<p>‘별조각?’</p>
<p>[별조각?]</p>
<p>순간 수호의 머릿속에 물음표가 떠올랐지만, 결코 내색하지 않았다.</p>
<p>그러자 로토가 갑자기 자신의 상의를 주욱 찢더니, 가슴 한가운데 이식한 푸른 보석을 수호에게 보여 주었다.</p>
<p>“그렇습니다. 볼칸 님이 예상하신 대로 저희의 진짜 거래 품목은 이 별조각입니다. 미완성품인 별가루 따위와는 차원이 다른 물건이지요.”</p>
<p>[그래서 별조각이 뭔데?]</p>
<p>‘글쎄. 단순히 별가루 굳혀 놓고 저렇게 으스대진 않을 것 같은데.’</p>
<p>에실에게 대답하며 수호는 최대한 무심한 표정을 유지했다.</p>
<p>드디어 쓸 만한 정보가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p>
<p>자, 이제부터가 진짜였다.</p>
<p>수호가 심드렁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p>
<p>“별조각이라……. 그래봤자 혈석의 대체재일 뿐이지.”</p>
<p>“후후. 과연 그럴까요? 역시 그런 말씀을 하시는 걸 보니 궁금하시긴 했나 봅니다. 별조각의 성능이 얼마나 좋은지.”</p>
<p>로토는 한없이 우쭐한 표정으로 자신의 가슴에 이식한 별조각을 쓰다듬었다.</p>
<p>“인간들에게 퍼뜨린 별가루 목걸이 따위를 보고 오신 거라면 큰 착각이십니다. 그딴 물건은 별조각을 정제하는 과정에서 버려지는 부산물에 불과하니까요. 뭐, 그 나름대로 쓸모가 있긴 하지만요.”</p>
<p>‘나름의 쓸모? 블랙마켓의 통행증 외에도 다른 기능이 있다는 말인가?’</p>
<p>느긋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었지만, 지금 수호의 머리도 비상하게 돌아가고 있었다.</p>
<p>“뭐, 물론 저희도 처음엔 단순히 혈석을 흉내 내기 위해 연구를 시작했었습니다. 사실 악마들이라면 누구나 궁금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악마의 피에 외우주의 신격이 깃들었을 때 어떤 시너지가 일어나게 될지.”</p>
<p>외우주의 신격.</p>
<p>그건 게이트에서 흘러나오는 푸른 안개를 말하는 것이었다.</p>
<p>푸른 안개는 차원의 벽을 녹이기 위해 외우주에서 보내오는 마력. 즉, 외신들의 힘이었으니까.</p>
<p>“뭐, 좋군.”</p>
<p>수호는 다시 느긋하게 등을 기대고, 자신의 앞에 수북하게 쌓여 있는 별가루들을 턱짓으로 가리키며 말했다.</p>
<p>“그럼 이것들을 전부 걸지. 너는 지금부터 그 잘난 별조각을 걸도록.”</p>
<p>“하하. 그건 조금 힘들 것 같습니다. 아무리 별가루가 많아도 별조각의 가치에는 비견할 수 없으니까요. 애초에 거래 단위가 다릅니다.”</p>
<p>[거래?]</p>
<p>꿈틀.</p>
<p>그 말에 울컥 분노하는 에실의 목소리가 수호에게 들려왔다.</p>
<p>이것이 귀족의 마음가짐이라면, 수호는 순순히 에실의 마음을 따라 주기로 결심했다.</p>
<p>“……거래라. 그거 재미있는 말이군.”</p>
<p>수호가 비릿한 미소를 짓는 순간.</p>
<p><br></p>
<p>[‘스킬 : 살기’를 사용합니다.]</p>
<p><br></p>
<p>후와아아악-!</p>
<p><br></p>
<p>“……크흑?!”</p>
<p>수호의 전신에서 뿜어져 나오는 어마어마한 살기에 로토는 창백해진 안색으로 뒤로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p>
<p>다른 악마들도 기겁하며 황급히 자세를 낮췄다.</p>
<p>엉겁결에 바닥에 납작 엎드려 수호에게 절을 하는 악마도 있었다.</p>
<p>“……이런 세상이 되었어도 결코 변하지 않는 것이 있지.”</p>
<p>수호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p>
<p>그리고 더없이 무심한 표정으로 로토에게 천천히 다가갔다.</p>
<p>“귀족은 어떤 거래도 하지 않는다. 그저 명령할 뿐.”</p>
<p>“…….”</p>
<p>덜덜.</p>
<p>로토는 수호의 손길이 자신의 가슴에 이식되어 있는 별조각을 툭툭 건드리는데도 살기에 짓눌려 꼼짝도 할 수 없었다.</p>
<p>당장이라도 그가 우악스러운 손길로 자신의 별조각을 몸에서 뜯어내 씹어 먹을 것만 같았다.</p>
<p>하지만 수호는 그러지 않았다.</p>
<p>그랬다가 혹시라도 이 녀석이 죽기라도 하면, 정보를 더 알아낼 방법이 사라질 테니까.</p>
<p>수호가 손을 거두며 말했다.</p>
<p>“지금 내가 너희가 만든 놀이에 응해 주고 있는 이유는 그저 여흥이다. 만약에 내가 배가 고팠다면…….”</p>
<p><br></p>
<p>꼬르륵.</p>
<p><br></p>
<p>때마침 수호의 뱃속에서 울려 퍼진 소리에 도박장에 있던 모든 악마들은 소스라치게 놀랄 수밖에 없었다.</p>
<p>‘크, 큰일 났다!’</p>
<p>‘볼칸이 굶주렸어!’</p>
<p>‘잡아먹힐 거야……!’</p>
<p>탐욕의 악마 볼칸의 먹성은 하급 악마들에게는 어마어마한 공포였으니까.</p>
<p>하지만 정작 수호는…….</p>
<p>‘음, 그러고 보니 오늘 바빠서 한 끼를 걸렀구나. 이건 의도한 게 아니었는데.’</p>
<p>한창 볼칸의 메소드 연기에 물이 오른 수호는 조금 머쓱한 기분이었다.</p>
<p>하지만 기왕 이렇게 된 거.</p>
<p>할짝.</p>
<p>괜히 입맛을 다셔 보는 수호였다.</p>
<p>“……!”</p>
<p>그 순간 로토는 도박장의 관리자고 뭐고, 당장 여기서 도망치고 싶은 생존 본능과 싸워야 했다.</p>
<p>‘아, 아니야! 볼칸이 나를 잡아먹을 생각이었다면, 나는 벌써 죽고도 남았을 거다! 분명 이 악마가 이곳에 온 데에는 원하는 바가 있을…….’</p>
<p>꿀꺽.</p>
<p>‘있을…….’</p>
<p>또 군침을 삼키는 볼칸.</p>
<p>‘있을…… 까?’</p>
<p>탐욕의 악마 볼칸은 원래 먹고 싶으면 일단 입에 넣고 보는 놈인데?</p>
<p>“아, 알겠습니다!”</p>
<p>로토는 결국 눈을 질끈 감고 소리쳤다.</p>
<p>마치 자신의 가슴에 심어진 별조각이 목숨줄이라도 되는 듯 간절히 움켜쥐며.</p>
<p>“그렇다면 별조각을 걸고 대전사 결투를 하시면 어떠십니까? 그 또한 분명 좋은 여흥이 되실 겁니다!”</p>
<p>“대전사 결투?”</p>
<p>우뚝.</p>
<p>그 말에 순간적으로 수호의 살기가 거둬졌다.</p>
<p>“예. 저희가 실험 삼아 별조각을 이식해 둔 헌터들이 있습니다! 그들 중 한 명을 선택하셔서, 대전사…….”</p>
<p>“인간들에게까지 별조각을 박았단 말이냐!”</p>
<p>“……!”</p>
<p>그 순간, 분노한 수호의 손이 로토의 목줄기를 움켜쥐었다.</p>
<p>로토는 벼락이라도 맞은 듯 놀라 비명을 질렀다.</p>
<p>“아, 아깝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별조각의 연구를 위해서였습니다! 외신교도 동의했고요!”</p>
<p>우뚝.</p>
<p>‘찾았다, 이놈들.’</p>
<p>순간,</p>
<p>수호의 눈빛이 번뜩였다.</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