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lo Leveling: Ragnarok RAW novel - chapter (190)
나 혼자만 레벨업:라그나로크 189화(190/196)
<h1 data-p-id=”0″ data-original-font-size=”24″ data-original-line-height=”38″ style=”font-size: 21.6px !important;”>나 혼자만 레벨업 : 라그나로크 189화</h1>
<p></p>
<p></p>
<p><span style=”text-indent: 1em; font-size: 18px !important;” data-p-id=”3″ data-original-font-size=”20″ data-original-line-height=”32″>대격변 이후, 우진철 협회장이 걸어온 행보에 대해선 두말하기 입 아프다.</span></p>
<p>그는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존경하는 인물이었고.</p>
<p>동시에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인물이기도 했다.</p>
<p>돌이켜보면 그의 선택은 늘 옳았으나, 그 과정은 늘 무모하고 과감했다.</p>
<p>그래서 필연적으로 뒤에서 여러 공분을 사게 되었다.</p>
<p>그중에서도 특히 헌터 길드들 입장에서는 협회에 불만이 클 수밖에 없는 문제가 하나 있었으니…….</p>
<p>바로 ‘인재 영입’에 대한 문제였다.</p>
<p><br></p>
<p>‘뭐? 또 협회장에게 뺏겼다고?!’</p>
<p>‘예. 그 사람이 각성하자마자 어떻게 알았는지 협회에서 찾아가 영입을 제안했답니다.’</p>
<p>‘아니! 이번 각성자는 아예 마력 검사를 받으러 가기도 전이었다며?! 협회는 대체 각성한 걸 어떻게 알고 찾아간 거냐고!’</p>
<p>‘그러니까요. 하아. 대체 협회의 정보력이 얼마나 좋은 건지…….’</p>
<p><br></p>
<p>그렇다.</p>
<p>실로 어마어마한 정보력.</p>
<p>우진철 협회장은 신기할 정도로 쓸 만한 각성자들이 나타나면 누구보다 먼저 찾아가서 어떻게든 협회로 끌어들이곤 했다.</p>
<p>그의 그런 행동력은, 인재를 영입해서 세력을 키우고 싶어 하는 헌터 길드들 입장에서는 그를 질색하기 충분한 이유였다.</p>
<p>특히 그중에서도 S급 헌터 ‘최종인’을 우진철이 먼저 채 갔을 때, 수많은 헌터 길드들이 땅을 치고 후회했다는 일화는 워낙 유명했다.</p>
<p>그리고.</p>
<p>“……‘김철’ 선배님도 협회장님이 직접 영입해 온 인재들 중 한 명이었습니다.”</p>
<p>한재혁 팀장은 아르샤와 대화를 하며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는 중이었다.</p>
<p>막 A급 탱커로 각성하게 된 김철과 우진철이 만나서 나눴던 대화는 워낙 유명한 일화였다.</p>
<p><br></p>
<p>‘자네는 어떤 헌터가 되고 싶나?’</p>
<p><br></p>
<p>우진철이 건넨 물음에 김철은 대답 대신 오히려 이렇게 되물었다고 한다.</p>
<p><br></p>
<p>‘협회장님, 제 좌우명이 뭔지 아십니까?’</p>
<p>‘무엇이지?’</p>
<p>‘착하게 살자입니다.’</p>
<p><br></p>
<p>씨익.</p>
<p>김철은 사춘기 때부터 늘 마음속에 품고 살아왔던 좌우명을 말하며 우진철을 향해 해맑게 웃었다.</p>
<p>어느덧 중년의 나이가 된 김철이었으나, 그의 미소에는 사춘기 소년 같은 순수함이 묻어나 있었다.</p>
<p>그 눈빛에서 뚜렷이 느껴지는 선한 정의감을 마주한 우진철은 입가에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다시 물었다.</p>
<p><br></p>
<p>‘……그 말은, 착한 헌터가 되고 싶다는 말인가?’</p>
<p>‘예. 기왕 이렇게 헌터가 됐으니, 자부심을 가지고 세계를 지키기 위해 싸우고 싶습니다.’</p>
<p>‘참으로 훌륭한 마음가짐이군. 협회로 오게. 자네에게 세계를 지키기 위한 중요한 책무를 맡기지.’</p>
<p>‘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p>
<p><br></p>
<p>덥석.</p>
<p>그렇게 김철은 우진철과 굳게 손을 마주 잡고, 주저 없이 헌터 협회에 들어왔다.</p>
<p>하지만…….</p>
<p>“막상 그렇게 협회에 들어온 김철 선배님께선 협회에 단단히 실망하셨다더군요.”</p>
<p>한재혁 팀장은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중얼거렸다.</p>
<p>사실 실망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p>
<p>세계를 지키는 훌륭한 헌터가 되고 싶어서 협회에 들어왔던 김철.</p>
<p>“그 선배님께 협회장님이 맡긴 일이 바로 이곳, 양평 지부였으니까요.”</p>
<p>[아아.]</p>
<p>그 말에 납득하며 고개를 끄덕이는 아르샤였다.</p>
<p>양평은 세계를 지키겠다는 포부를 가진 헌터에겐 너무나 한가로운 동네였다.</p>
<p>심지어 이곳엔 부자들도 많이 살다 보니, 질 나쁜 악플러들은 양평 지부장이 부자들을 지키는 개라는 뒷말까지 하고 다닐 정도였다.</p>
<p>“……그러다 결국 김철 선배님께서는 스스로 협회를 떠나셨죠. 사이비 종교에 빠졌다는 소문은 그냥 핑계나 헛소문일 거라는 추측들이 많았습니다만.”</p>
<p>[…….]</p>
<p>아르샤는 한재혁 팀장에게 들은 말을 고스란히 수호에게 전달해 주었고.</p>
<p><br></p>
<p>* * *</p>
<p><br></p>
<p>실시간으로 아르샤의 말을 전달받게 된 수호는 속으로 조금 놀라고 있었다.</p>
<p>‘우진철 협회장이 직접 뽑아서 양평 지부를 맡겼다고?’</p>
<p>베르에게 듣기로, 김철은 오래전에 성진우가 거느렸던 그림자 군단의 ‘아이언’이라는 병사였다고 한다.</p>
<p>그런데 지구의 시간이 그가 죽기 전으로 회귀하면서, 그는 다시 살아나서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게 되었다.</p>
<p>그림자 병사 ‘그리드’였다가 지금은 S급 빌런으로 살아가는 황동수처럼 말이다.</p>
<p>그런데 그 김철이 협회 헌터가 되어,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살고 있는 양평 지부의 지부장으로 살고 있었다니?</p>
<p>그게 과연 우연일까?</p>
<p>‘아니, 절대 그럴 리 없지.’</p>
<p>수호는 바로 돌아가는 상황을 깨달았다.</p>
<p>‘아버지를 위해서구나.’</p>
<p>우진철 협회장은 아버지와 관련된 모든 전생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이었다.</p>
<p>그 말은 즉.</p>
<p>‘혹시라도 아버지가 없는 동안에 우리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위험에 빠질까 봐 협회 차원에서 양평을 지켜 주고 있었던 거야. 믿을 만한 사람한테 양평 지부를 맡겨서!’</p>
<p>아마도 우진철 협회장이 생각하기에, 예전에 아버지의 그림자 병사였던 김철만큼 믿을 만한 사람이 또 있었을까.</p>
<p>‘그런데 설마…… 김철이 이런 엉뚱한 곳에서 이타림을 섬기는 사제가 되어 버렸을 줄이야.’</p>
<p>아무래도 그 대단한 우진철조차도 이런 변수까지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것 같았다.</p>
<p>“……네가 외신교의 사제라고?”</p>
<p>“그렇습니다.”</p>
<p>“김철이라면, 원래 양평 지부의 지부장이었을 텐데?”</p>
<p>정곡을 찌르는 수호의 물음에 김철은 자애로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p>
<p>“허허허. 볼칸 님께선 모르는 것이 없으신 분이시군요. 그렇습니다. 한때는 헌터 협회에 몸을 담았던 적도 있었지요.”</p>
<p>“그런데 지금은 왜 여기에 있지?”</p>
<p>“허허, 참으로 서운한 말씀이십니다. 설마 제가 잠시 협회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저를 의심하시는 겁니까? 아니면, 이 별조각의 성능을 의심하시는 겁니까?”</p>
<p>수호의 말에 김철은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커다란 손바닥을 들어 자신의 이마에 박힌 별조각을 매만졌다.</p>
<p>그러자 별조각에서 상서로운 푸른 기운이 스멀스멀 타올랐고, 그의 손가락 사이로 광기 어린 눈빛이 번뜩였다.</p>
<p>김철의 입꼬리가 히죽 올라갔다.</p>
<p>“저희 외신교는 신앙심을 증명받은 이들에게만 별조각, 아니 ‘외신석’의 세례를 내립니다. 그러니 의심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는 그저 협회보단 외신교가 더 세계를 위하는…….”</p>
<p>[당장 죽이시죠. 저딴 헛소리는 더 들을 것도 없나이다.]</p>
<p>베르가 수호의 곁에서 악귀처럼 속삭였다.</p>
<p>죽이자. 죽이자. 죽이자.</p>
<p>죽이자. 죽이자. 죽이자.</p>
<p>[저 타락한 병사 아이언을 당장에 쳐 죽여서 다시 그림자 군단으로 돌아오게 하셔야 하나이다!]</p>
<p>“……허허. 볼칸 님, 잠시 진정 좀 하시지요. 아시다시피 우리끼리 반목할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p>
<p>베르가 뿜어내는 기운 때문인지, 김철은 이마에 송골송골 맺힌 식은땀을 손수건으로 톡톡 닦으며 말했다.</p>
<p>수호는 슬그머니 발로 베르를 밟아서 진압시킨 뒤, 김철을 바라보며 근엄하게 입을 열었다.</p>
<p>“묻겠다, 외신교의 사제여.”</p>
<p>아무리 볼칸인 척 흉내를 내고 있어도, 이거 하나만은 진짜 궁금해서 물어봐야 할 것 같았다.</p>
<p>“허허. 악마 귀족께서도 모르는 것이 있으셨군요. 예. 무엇이든 물어보셔도 됩…….”</p>
<p>“혹시 별조각을 인간에게 심으면 부작용 같은 게 있나? 너처럼 머리카락이 빠진다거나.”</p>
<p>“…….”</p>
<p>그 순간.</p>
<p>내내 인자하던 김철의 미소가 처음으로 움찔했다.</p>
<p>김철은 눈초리를 살짝 떨며 대답했다.</p>
<p>“……이건 그냥 평범한 탈모입니다.”</p>
<p>“그렇군. 그러고 보니 네 옆에 있는 다른 인간들은 머리털이 붙어 있군. 그럼 별조각에 다른 부작용은 없나?”</p>
<p>수호는 짐짓 아무렇지 않은 척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돌렸다.</p>
<p>그러자 김철의 별조각이 박혀 있는 이마에 살짝 주름이 꿈틀거리며 이를 악물고 미소를 지었다.</p>
<p>“설마요. 애초에 부작용 같은 게 있을 리가 있겠습니까? 외신석은 저희 같은 미천한 인간들을 위해 신께서 내려 주신 은총 그 자체인 것을요.”</p>
<p><br></p>
<p>스아아아아-</p>
<p><br></p>
<p>그 말과 함께, 그의 이마의 별조각이 푸른 기운을 줄기줄기 뿜어냈다.</p>
<p>“흐으읍.”</p>
<p>김철은 그 기운을 흠뻑 들이마시며 더없이 황홀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p>
<p>“흐흐. 느껴지십니까? 별가루가 가지고 있는 힘을 증폭시켜 주는 수준이었다면, 외신석은 소유자의 힘을 한 차원 높은 곳으로 끌어올려 줍니다. 한마디로…… 고등한 존재로 거듭나게 되는 거지요!”</p>
<p><br></p>
<p>스아아아아-</p>
<p><br></p>
<p>그와 동시에 김철의 별조각이 푸른빛을 넘실거리며 점점 그의 기운이 강해지는 것이 느껴졌다.</p>
<p>단언컨대, 그 기운은 A급 헌터로 알려져 있던 김철의 마력 한계치를 아득히 넘어서는 것이었다.</p>
<p>[이럴 수가. 외신의 신격을 몸에 받아들여 S급에 육박하는 기운을 뿜어내고 있나이다.]</p>
<p>‘내가 그레이를 몸에 강신시키는 원리와 비슷하군.’</p>
<p>수호는 한눈에 별조각의 원리를 이해할 수 있었다.</p>
<p>그 표정을 어떻게 오해했는지, 김철은 더없이 자애로운 미소와 광기 어린 눈빛으로 수호를 향해 두 팔을 벌리고 환하게 웃었다.</p>
<p>“그러니, 볼칸 님께서도 저희와 함께하시는 것이 어떠신지요? 외신께 경배하고 찬양을 드리는 것이야말로 필멸자들의 사명이자 숙명이랍니다.”</p>
<p>“필멸자의 사명이라. 그러면 나에게 무슨 이득이 있지?”</p>
<p>수호가 피식 웃으며 슬쩍 운을 띄우자, 김철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눈을 번뜩였다.</p>
<p>“이미 알고 계실텐데요? 악마 귀족이신 볼칸 님께서 굳이 저희를 찾아오신 진짜 이유! 외신석을 이용해 악마들의 왕이 되고 싶으신 거지요?”</p>
<p>“……눈치가 빠르군.”</p>
<p>“허허허. 그동안 많은 악마들을 곁에서 봐 왔으니까요. 하급 악마들이야 악마 귀족이 되고 싶다지만, 볼칸 님의 목표라면 당연히 악마왕이실 테지요!”</p>
<p>[그, 그랬었어?!]</p>
<p>‘너까지 왜 이래.’</p>
<p>에실의 놀라는 목소리를 무시하고, 수호는 서늘한 시선으로 스윽 주변을 훑었다.</p>
<p>‘일단 이들 중에는 할아버지가 없다.’</p>
<p>수호는 외신교도들의 얼굴을 일일이 확인한 뒤, 혼자 북 치고 장구 치고 신나서 전도를 하는 김철을 향해 물었다.</p>
<p>“그런데 이곳의 외신교도는 너희가 전부인가?”</p>
<p>“그럴 리가요. 다른 신도들은 전부 예배당에서 제사를 드리고 있습니다.”</p>
<p>“안내해라.”</p>
<p>“허허, 바로 예배당에 관심을 보이시다니! 역시 제 예상이 맞았군요. 저희와 함께 예배당에 가서 외신석을 받아들이시지요.”</p>
<p>김철은 수호를 추호도 의심하지 않았다.</p>
<p>악마들 중에서도 누구보다 탐욕스러웠기에 ‘탐욕의 악마’라는 이름으로 불렸던 볼칸이다.</p>
<p>다른 악마 귀족들이 모두 사라진 지금, 그가 가장 탐하고 싶어 하는 것은 분명 악마왕의 자리일 테니까.</p>
<p>[그래서 언제 죽이실 생각이시나이까?]</p>
<p>‘기다려. 한 명도 도망치지 못하게 다 모였을 때…….’</p>
<p>옆에서 계속 김철을 기습해서 죽이자는 베르의 속삭임을 들으며, 수호는 외신교도들의 안내에 따라 도박장을 나와 예배당으로 향했다.</p>
<p>이윽고 수호의 앞에 거대한 문이 나타났다.</p>
<p>김철이 그 거대한 문에 손바닥을 대자, 그의 별조각이 빛나며 그 육중한 문이 저절로 열렸다.</p>
<p><br></p>
<p>그그그그그그-</p>
<p><br></p>
<p>그러자 수호의 시야에 드러난 넓은 돔 형태의 방.</p>
<p>그 안에는 납작 엎드려서 정신 나간 사람처럼 기도문을 중얼거리는 외신교도들이 보였다.</p>
<p>그런데 이 엄청나게 넓은 공간이 왠지 비좁게 느껴지는 이유가 있었다.</p>
<p>‘저건……?’</p>
<p>수호의 눈이 이채가 떠올랐다.</p>
<p>예배당의 가장 안쪽.</p>
<p>그곳에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거대한 무언가가 자기 덩치만큼이나 거대한 의자에 앉아 있었다.</p>
<p>그야말로 어마어마한 크기의 신상(神像).</p>
<p>“환영합니다, 볼칸 님. 이곳이 저희 외신교의 예배당입니다.”</p>
<p>김철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p>
<p><br></p>
<p>훽-</p>
<p><br></p>
<p>예배당에 엎드려 기도하던 외신교도들의 고개가 일제히 들리며 수호를 쳐다봤다.</p>
<p>그러더니 모두가 똑같은 표정으로 환하게 이를 드러내며 웃는 것이었다.</p>
<p>그리고 여전히 그 입에서는 쉴 새 없이 기도문이 흘러나오고 있었다.</p>
<p>“신께 경배하라. 신께 경배하라. 신께 경배하라. 신께 경배하라.”</p>
<p>“신께 찬양하라. 신께 찬양하라. 신께 찬양하라. 신께 찬양하라.”</p>
<p>“신앙심을 증명하라. 신앙심을 증명하라. 신앙심을 증명하라. 신앙심을 증명하라…….”</p>
<p>그리고.</p>
<p><br></p>
<p>쿠궁!</p>
<p><br></p>
<p>수호의 등 뒤에서 요란한 굉음과 함께 예배당의 문이 닫혔고.</p>
<p>문 앞에서 누구보다 환하게 웃고 있는 김철의 입에서 기도문의 마지막 구절이 흘러나왔다.</p>
<p><br></p>
<p>“이 규율을 지키지 않는 자, 살아 돌아갈 수 없으리라.”</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