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lo Leveling: Ragnarok RAW novel - chapter (193)
나 혼자만 레벨업:라그나로크 192화(193/196)
나 혼자만 레벨업 : 라그나로크 192화
쿠콰콰콰콰콰콰콰-!
푸른 기운이 휘몰아친다.
“이깟 힘! 되돌려주마!”
별조각.
성일환의 몸에 강제로 이식된 수십 개의 외신석들.
그곳에서 줄기줄기 뻗어 나온 외우주의 마력이 두 자루의 단검으로 응축되어, 그의 손에서 산산이 폭발하고 있었다.
[감히-!]지이이이잉-!
분노한 신상의 눈에서 뻗어 나온 푸른 광선이 벽을 반으로 갈랐다.
[하찮은 필멸자 따위가-!]쿠르릉!
콰르르르릉!
극도로 분노한 신상의 힘에 예배당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미 예배당 따위는 의미 없었다.
이미 예배당을 지배하고 있던 ‘디버프 : 카르테논의 신전의 규율’은 깨져 버렸으니까.
후욱!
드디어 수호의 마력을 옥죄고 있던 강제력이 사라졌다.
“좋아.”
수호의 눈이 섬뜩하게 빛났다.
그 시선이 저 위에서 신상을 막아 내고 있는 성일환의 시선과 허공에서 교차했다.
성일환은 눈빛으로 수호에게 말하고 있었다.
‘자, 어디 보여 다오.’
그동안 얼마나 성장했는지!
갑작스럽게 벌어진 일임에도 성일환은 수호를 보자마자 꽤 많은 것을 눈치챈 상태였다.
어찌 모를 수가 있겠는가?
자신은 성진우, 그 누구보다 자랑스러운 아들을 키워 낸 아버지였으며.
그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아들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한 명의 전사였으니까.
그러니까…….
‘설명 따윈 필요 없다.’
이미 성일환의 눈에는 똑똑히 보였다.
‘실력으로 보여 봐라.’
수호의 발밑.
깊은 어둠과 이어져 있는 그 위대한 그림자를.
‘너의 어둠이 얼마나 깊은지!’
언제까지고 어린아이라고만 생각했던 손주가 얼마나 성장했는지!
“일어나라!”
수호의 명령이 떨어졌다.
후와아아악!
[그림자 추출에 성공했습니다.] [그림자 추출에 성공했습니다.] [그림자 추출에 성공했습니다.]그 강제적인 명령에 신상의 광선에 녹아 버렸던 외신교도들의 시체에서 새로운 그림자 병사들이 몸을 일으켰다.
[그림자 광신도 Lv.1] [그림자 광신도 Lv.1] [그림자 광신도 Lv.1]크아아아아-!
캬아아아아아아!
죽음에서 다시 돌아온 외신교도들은 그야말로 악귀 그 자체였다.
그들에게서 살아생전 자신들의 맹목적이었던 신앙심을 이용하고 배신한 거짓된 신에 대한 증오심이 격렬하게 뿜어져 나왔다.
“전군, 돌격.”
―――――!
수호의 명령에 그림자 군단이 일제히 포효하며 이타림의 신상을 향해 뻗어 나갔다.
[시전자의 그림자 위에서 싸우는 그림자 병사들의 능력치가 50% 상승합니다.]군주의 영역이 그 분노로 가득한 힘을 증폭시켰다.
[크하하하하! 가증스런 외신이여! 박살을 내 주마!]생전에 누구보다 열성분자였던 김철이 이제는 누구보다 앞장서서 이타림의 신상에게 돌진했다.
[돌아왔구나, 아이언!]베르가 기뻐하며 김철, 아니 아이언의 머리 위에서 전장을 호령했다.
콰르릉!
신상의 거대한 발이 그림자 병사들을 사정없이 짓이겼고.
[하르마칸이 ‘스킬 : 고통의 가시’를 사용합니다.] [하르마칸이 ‘스킬 : 피해 증폭’을 사용합니다.]쿠콰쾅!
수호는 가진 바 모든 전력을 드러냈다.
[‘스킬 : 강체술’을 사용합니다.] [‘스킬 : 거인의 갑옷’을 사용합니다.] [제사장의 육신에 ‘펫 : 그레이’의 영체가 강신합니다.] [‘스킬 : 초원의 바람’을 사용합니다.] [일시적으로 이동 속도가 30% 상승합니다.] [일시적으로 공격 속도가 30% 상승합니다.]촤아아아악!
수호의 몸집이 커지며, 은발로 변한 머리칼이 사자의 갈기처럼 휘날렸다.
“허.”
그 몰라보게 변해 버린 수호의 모습에 성일환은 조금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작디작던 손주가 언제 저렇게 커서…… 날라리처럼 변했을꼬.
[‘스킬 : 폭풍 베기’를 사용합니다.]콰르르르르릉!
하지만 그 겉모습만큼이나 수호의 검에서 휘몰아치는 칼날 폭풍은 엄청난 위력으로 신상을 공격했다.
“으아아!”
“도망쳐……!”
예배당이 무너져 내리자, 외신교도들이 혼비백산해 뿔뿔이 흩어졌다.
예배당 밖에 있던 악마들도 당혹을 금치 못했다.
그때였다.
[나의 종들이여! 싸워라!]화아악!
신상의 포효에 당황하던 그들의 표정이 돌변했다.
그들은 이타림의 신격에 오염되어 본래의 자아를 상실한 지 오래였고, 오로지 주입된 신앙심만이 남아 있는 그들에게 신의 명령은 절대적인 것이었다.
그들이 푸른 귀기가 넘실거리는 눈빛으로 무너져 내리는 건물로 다시 뛰어들어 수호의 군단을 공격했다.
다만, 아무것도 모르고 순수하게 블랙마켓을 이용 중이던 헌터들은 달랐다.
“저, 저게 뭐야?!”
“움직이는 석상이라니……!”
헌터들은 갑자기 예배당 건물이 무너지며 밖으로 모습을 드러낸 거대한 신상의 모습에 눈이 휘둥그레 커졌다.
하지만 그들은 탈세를 위해 이곳에 왔지만 어쨌거나 현역에서 왕성히 활동 중인 헌터들이었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본능적으로 모든 마력을 끌어올려 전투태세를 갖췄다.
하지만.
번쩍!
“……!”
그들의 목에 걸려 있던 별가루 목걸이가 갑자기 신상의 존재감에 반응해 푸른빛을 뿜어냈다.
그 빛은 별조각에 비하면 미약했으나, 그 정도면 충분했다.
“컥?!”
“……!”
“모, 목걸이가 왜……!”
그들의 목에 걸고 있던 별가루 목걸이가 마치 족쇄처럼 그들의 몸을 허공에 붙들었다.
마치 악령이라도 씐 것처럼.
“이, 이게 무슨――!”
“켁켁!”
헌터들이 허공에서 발버둥 치며 기이한 기운을 뿜어내며 목을 졸라오는 목걸이를 벗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그때.
펑-!
“……!”
피가 터졌다.
몸 중심에 커다란 구멍이 뚫린 헌터의 눈에 핏발이 터졌다.
그리고 그의 몸을 뚫고 나온 주먹을 무심하게 다시 뽑아내 피를 털어 내는 황동수.
……풀썩.
그는 자신의 앞에 덧없이 목숨을 잃고 무너져 내리는 시체를 보며 경건한 표정으로 합장했다.
“위대한 신께 제물을 바치나이다.”
스아아아-
그 순간 죽은 헌터의 몸에 남아 있던 마력이 빛가루처럼 비산했다.
그리고 그 힘은 고스란히 ‘제물’이 되어 이타림의 신상에게로 흡수되었다.
“히익……!”
그 충격적인 광경을 목격한 헌터들은 사력을 다해 목걸이를 뜯어내기 위해 발버둥 쳤다.
뚜둑!
“돼, 됐……!”
펑!
“……제물을 바치나이다.”
또다시 제물이 추가됐다.
성일환과는 달리, 이미 이타림의 신격에 완벽히 오염되어 버린 황동수.
그는 푸른 귀기가 넘실거리는 눈으로 이타림의 신상과 치열한 격전을 벌이고 있는 불신자들, 성수호와 성일환을 노려봤다.
크득.
“이 불경한 놈들이 감히!”
그는 더없이 광포한 기세로 눈앞의 헌터들을 전부 죽여 버리고, 신상을 보호하기 위해 전장에 뛰어들었다.
번쩍!
그의 몸에서도 성일환과 마찬가지로 푸른 기운이 줄기줄기 뿜어져 나왔다.
하지만 그때.
턱.
“아직 덜 맞았나 보군.”
황동수는 자신의 앞을 막아서는 백발의 노인, 성일환을 노려보며 이를 갈았다.
“성일환!”
“우리 손주가 하는 일을 방해하지 말고, 우리는 노인네들끼리 놀아 보는 게 어떤가.”
“건방 떨지 마라! 아까는 내가 방심했을 뿐이다!”
“그래?”
악에 받쳐 소리치는 황동수의 말에 성일환은 그저 희미한 미소를 떠올렸다.
“진짜 그렇게 생각하나?”
더 대화가 이어질 순 없었다.
황동수가 전력으로 그에게 덤벼들었으니까.
투쾅!
이타림의 대사제가 된 S급 빌런과 스스로의 의지로 그 거짓된 신에게서 빠져나온 S급 헌터.
그 둘의 힘이 격돌하자, 외우주의 마력이 허공을 찢어발겼다.
* * *
[소군주님! 사람들이 죽을 때마다 석상의 힘이 강해지고 있나이다!]베르의 말처럼 이타림의 신상은 외신교도나 별가루 목걸이를 찬 헌터들이 죽으면 그 힘을 흡수하고 있었다.
심지어 그림자 군단의 공격에 당해 쩍쩍 갈라졌던 흠집들도 순식간에 회복되고 있었다.
‘이래선 끝이 안 난다!’
수호는 이타림의 신상을 상대하는 와중에도 침착하게 상황을 살피는 중이었다.
하나는 확실했다.
지금 싸우는 이 거대한 신상은 진짜 이타림이 아니라는 것.
‘아버지가 이타림이 지구까지 들어오는 걸 용납했을 리 없으니까.’
그러니까 결국 이놈은, 이타림의 힘이 일부 깃든 움직이는 석상에 불과하다는 뜻.
‘기껏해야 아르샤처럼 분신체에 불과하겠지. 그리고 분신체를 움직이는 연료는 저 푸른 마력!’
쭈뼛!
수호는 감각을 극대화했다.
그러자 그의 시야에 사방에서 죽은 이들의 마력이 이타림의 신상으로 흘러 들어가는 흐름이 그려졌다.
그리고 그 모든 흐름의 끝에……!
“찾았다!”
신상을 공격하던 수호가 갑자기 방향을 틀어 위로 솟구쳤다.
쾅! 쾅! 쾅! 쾅!
[……!]신상의 거대한 몸체를 밟고 수직으로 달린 수호가 노리는 곳은 다름 아닌 신상의 목!
그곳에는 그저 평범한 장식으로만 보이는 커다란 목걸이가 조각되어 있었고, 바로 그곳으로 죽은 이들의 기운이 모여들고 있었다.
지이이이잉-!
당황한 신상이 수호를 막기 위해 푸른 광선을 뿜어내며 황동수를 향해 소리쳤다.
[대사제여! 막아라!]하지만 정작 황동수는 그 지엄한 명령에 따를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쿠쾅! 쾅! 쾅!
성일환은 그야말로 우악스러운 힘으로 황동수를 찍어 누르고 있었다.
“크학……!”
급기야 황동수의 입에서 피가 토해졌다.
도저히 인정하기 싫었지만, 이제는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성일환.
자신의 뒤를 이어 두 번째 대사제가 될 예정이었던 이 백발의 노인은……!
‘강하다!’
그것도 압도적으로!
‘대체 어째서냐! 분명 같은 처지일 텐데!’
성일환의 힘에 속수무책으로 밀리면서도 황동수는 분한 마음에 이를 악물었다.
자신과 저 다 늙어 빠진 노인네와의 차이점이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둘 다 S급에, 몸에 박아넣은 외신석의 개수도 똑같은데! 대체 어째서 이토록 차이가 나는 거냔 말이다……!”
“당연한 소리를 묻는군.”
악에 받친 황동수를 몰아붙이며 성일환이 담담히 대꾸했다.
“그릇의 차이다.”
“그게 무슨…… 헛소리냐!”
전생을 기억 못하는 황동수에겐 헛소리로밖에 치부될 수 없는 말일 것이다.
하지만 성일환 입장에선 이만큼 친절한 대답도 또 없었다.
황동수.
한때 이 남자는 S급 헌터였으며, 그 후에는 자신의 아들 성진우의 병사로서 세계를 지키기 위해 싸웠던 숭고한 영혼들 중 하나였다.
하지만.
성일환에게 부여되었던 사명은 그 격이 달랐다.
성일환의 주먹이 치켜올려진 순간, 그 주먹에 외우주의 마력이 휘감겼다.
그 가공할 힘에 황동수의 눈이 찢어질 듯 커졌다.
휘오오오!
태초의 빛.
지금은 ‘지배자’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는 ‘광휘의 파편들’.
한때 그들은 성일환에게 그림자 군주의 강림을 막기 위해 자신들의 힘을 맡겼었다.
그리고 도중에 상황이 바뀌어 새로운 지시를 내렸다.
[그림자 군주를 보호하라.]그리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고작’ 국가권력급 헌터들의 수준으로는 절대로 불가능했다.
그림자 군주가 누구인가.
그는 모든 지배자들 중에서도 가장 강했던 ‘가장 위대한 광휘의 파편’이었으며.
동시에 모든 군주들 중에서 가장 강했던 어둠의 왕이었다.
그런 그를 막아 내고, 또 보호하기 위해선 과연…….
“얼마나 많은 힘이 필요했을 것 같으냐?”
“……!”
그 말과 함께 성일환의 주먹이 황동수를 향해 내리꽂혔다.
그렇다.
성일환.
그는 오직 아들을 지키겠다는 일념 하나로, 육체가 바스러질 때까지 자신을 혹사시키며 고독한 싸움을 해 나갔던.
그 누구보다도 가장 찬란했던 헌터였으며.
그 숭고하고도 지독한 최후를 겪고 다시 살아난 성일환의 영혼의 그릇은…….
“아직 부족해.”
외우주의 마력? 외신석?
고작 이까짓 힘으로는 아직 그의 그릇이 반도 채워지지 않은 상태였다.
쾅!
“……!”
“죽어서 돌아와라.”
그것이 황동수가 기억하는 마지막 기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