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lo Leveling: Ragnarok RAW novel - Chapter (215)
나 혼자만 레벨업:라그나로크 215화(216/260)
나 혼자만 레벨업 : 라그나로크 215화
[그림자 추출에 성공했습니다.] [그림자 추출에 성공했습니다.] [그림자 추출에 성공했습니다.]…….
아아아아아아-!
외신의 도끼 아스트라의 위력에 휩쓸려 죽은 용인족 병사들의 잔해에서 시꺼먼 그림자들이 악을 쓰며 하늘을 향해 손을 허우적거린다.
그 손들이 바닥을 짚고 스스로의 영혼을 사후의 바다에서 끌어 올리기 시작했다.
그 숫자가 너무 많다 보니, 멀리서 보면 지옥에서 기어 올라오는 수많은 다리가 달린 지네를 보는 것처럼 섬뜩했다.
“흐어억?!”
지옥도를 보는 듯한 광경에 리오 싱의 안색이 새하얗게 질렸다.
하지만 오히려 류즈캉은 눈을 번뜩였다.
수호의 모습에서 오래전 ‘그날’이 떠오른 것이다.
수천의 대군을 이끌던 성진우의 모습이.
“두려워 마라. 우리 편이다.”
칠흑같이 어두운 죽음의 기운을 흘리는 검은 그림자들은 보는 이로 하여금 공포를 느끼게 만들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검은 그림자들의 눈에서는 하나같이 구슬픈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강제로 끌려와 반복되는 실험으로 인한 고통 끝에 결국 인간으로서의 죽음조차 맞이하지 못한 불쌍한 영혼들.
저들의 참담하고 비참한 심정은 그 누구도 감히 짐작하지 못할 터였다.
그러니까…….
‘내가 기회를 주마.’
스스로의 힘으로 싯다르트 밧찬에게 복수를 할 기회를 말이다.
“전군!”
처처처처처처척!
수호의 명령에 그들이 일제히 고개를 치켜들고 날개를 펼쳤다.
그리고 분노로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싯다르트 밧찬을 노려보았다.
“출격!”
수호의 명령에 죽음에서 돌아온 그림자 병사들이 일제를 날개를 펼쳤다.
크아아아아아!
그 반대편에서는 방금 전까지도 그들의 동료였던, 아직 싯다르트 밧찬의 명령에 따르는 용인족 군단이 날아와 수호의 군단과 전면전을 시작했다.
투콰콰콰콰콰콰콰콰!
아래에서 위로, 위에서 아래로.
그 격렬한 전투의 최전선에서, 수호와 싯다르트 밧찬 또한 다시 한번 충돌했다.
“저딴 잡졸들은 이제 필요 없다! 이미 아스트라를 완성시켰으니까!”
싯다르트 밧찬이 외신의 도끼 아스트라를 다시 한번 휘둘렀다.
쿠와앙-!
이번엔 땅이 아니라 허공이 베이고, 그 틈으로 차원의 틈새가 언뜻 벌어졌다.
그 잠깐의 틈새로 흘러든 푸른 안개가 싯다르트 밧찬이 들고 있는 아스트라의 도끼에 깃들었다.
[키에엑?!]그 현상을 목격한 베르가 눈을 부릅떴다.
이제 보니 싯다르트 밧찬의 계획에는 용제의 군단을 흉내 내려는 목적보다도 훨씬 큰 목적이 숨겨져 있었던 것이다.
바로 균열의 중첩!
일반적인 게이트 3개가 중첩되면 공허 게이트가 열리듯이, 별조각 이식에 성공한 병사들 하나하나가 모여서 이곳에 아주 작은 구멍들을 무수히 뚫었다.
그 수많은 균열의 틈새로 외우주의 기운이 흘러들었고, 그 힘이 하나로 뭉쳐진 결과가 저 도끼인 것이다!
베르가 아스트라를 가리키며 외쳤다.
[소군주님! 저 도끼를 가만 놔뒀다간 이 일대가 아이스 엘프들의 세계처럼 변하고 말 겁니다!]차해인과 아이스 엘프들이 살고 있던 혹한의 땅처럼 차원이 갈기갈기 찢긴다는 말이었다.
“그럼 피하지 말고 막아야겠군.”
수호가 눈을 번뜩이며 힘을 끌어올렸다.
슈와아악!
수호가 거인의 갑옷을 사용하자, 평소와는 다른 현상이 일어났다.
수호를 집어삼키기 위해 타오르는 흑염이 그림자의 기운과 뒤섞이며 그의 스킬에 영향을 주기 시작한 것이다.
그 결과.
띠링!
[‘스킬 : 거인의 갑옷’의 레벨이 올랐습니다.]슈와아악!
수호의 전신을 휘감은 갑옷이 더욱 견고해졌다.
흑염에 뒤덮인 전신 갑주를 힐끗 내려다본 수호는 이내 엄청난 속도로 싯다르트 밧찬에게 달려들었다.
그리고 어느새 손에 쥔 불칸의 뿔을 휘두른다.
[‘스킬 : 폭풍 베기’를 사용합니다.]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수호의 검에서 휘몰아친 매서운 바람에 용제의 불길이 들러붙었다.
쿠와아아앙!
흑염의 폭풍이 휘몰아친다.
그 순간 수호는 자신을 괴롭히던 화마의 고통이 잠깐이나마 사라진 기분을 느꼈다.
자신을 불태우던 용제의 불길이 싯다르트 밧찬에게로 뻗어 나간 것이다.
“그래. 그거다!”
멀리서 들려오는 류즈캉의 외침에 수호는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런 거였군.”
지난 세월 류즈캉이 이타림에게 정신을 잡아먹히지 않기 위해 모든 힘을 쉴 새 없이 몸 밖으로 배출했던 방식.
그 요령을 스킬을 쓰는 동시에 비슷하게나마 흉내를 내 봤더니, 그게 유효했다.
그 깨달음은 곧 스킬 진화로 이어졌다.
[‘스킬 : 폭풍 베기 Lv.4’가 ‘스킬 : 흑염의 폭풍 Lv.1’으로 진화합니다.]쿠와아아아아앙-
싯다르트 밧찬은 아스트라를 휘둘러 흑염의 폭풍을 찢어 버렸다.
그러자 놀랍게도 허공이 반으로 갈라지며 폭풍이 잘려 나갔다.
하지만 완벽히 막아 내진 못했다.
화르륵!
용제의 화염은 집요하게 아스트라의 도끼날에 들러붙었고, 이내 싯다르트 밧찬의 몸에도 옮겨붙어 심각한 화상을 입혔다.
“크아아악!”
“엄살이 심하네. 잠깐 시식 좀 해 본 정도로.”
그의 입에서 터져 나오는 비명 소리가 어찌나 통쾌한지 수호가 피식 웃었다.
잠깐의 휴식은 꿀 같았지만, 수호는 또다시 용제의 심장에서 터져 나오는 불길에 휩싸였다.
하지만 요령은 알았다.
“퀘이!”
수호가 곧장 지배자의 권능을 써서 허공을 밟고, 싯다르트 밧찬보다 높이 뛰어올랐다.
그러자 타이밍 맞춰 날아온 그림자 창기사 퀘이가 수호의 등 뒤로 나타나, 그의 몸을 붙잡고 날갯짓에 박차를 가했다.
쐐애애액-
퀘이는 그대로 방향을 틀어서 수직 낙하하는 수호의 공격에 가속을 더했다.
화르륵!
[크윽!]수호의 불길이 퀘이에게도 들러붙으며, 그림자로 된 몸을 녹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퀘이는 자신의 고통보다는 수호가 이 정도의 고통을 혼자 겪고 있었다는 사실에 용제를 향해 이를 갈았다.
하지만 수호는 마치 고통을 못 느끼는 사람처럼 아랑곳하지 않고, 오히려 그 고통을 한 점에 집중시켰다.
바로 ‘지배자의 권능’을 써서.
“모여라.”
화르르르륵!
그를 불태우는 흑염이 지배자의 권능에 의해 그의 오른팔에 집중되기 시작했다.
“더! 더! 더! 더!”
“감히 나를 흉내 내느냐!”
싯다르트 밧찬이 이를 갈며 하늘에서 수직으로 쇄도해 오는 수호를 향해 아스트라를 휘둘렀다.
그사이 수호의 오른팔이 새까맣게 타 버릴 정도로 전신의 모든 흑염이 뭉쳐졌다.
그 끔찍한 고통에 수호는 당장이라도 졸도할 것 같은 정신을 쥐어짜며, 전신의 식은땀마저 증발되는 몸으로 검을 휘둘렀다.
“너도 받아 봐.”
입꼬리를 억지로 비틀어 올리며.
[‘스킬 : 흑염의 폭풍’을 사용합니다.]스킬의 위력에 고도로 압축된 흑염이 뒤섞인다.
그의 검과 외신의 거대한 도끼 아스트라가 서로 충돌하는 순간.
쿠웅-
“……!”
순간 싯다르트 밧찬은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아스트라가……!’
위대한 신께서 내주신 아스트라의 도끼날이!
수호의 흑염에 닿는 순간 펄펄 끓어오르며 녹기 시작한 것이다!
“이, 이런!”
싯다르트 밧찬은 황급히 아스트라를 뒤로 뺐다.
그러자 언제 녹았냐는 듯이 아스트라의 도끼날이 푸른 기운을 서로 올올이 뭉쳐서 도끼날을 다시 복구하기 시작했다.
그 재료는 당연히 차원의 균열에서 흘러나온 외우주의 마나, 푸른 안개.
하지만 그렇다고 안심할 수 있는 순간이 아니었다.
그 찰나의 사이에 휘몰아치는 흑염의 폭풍을 뚫고 나타난 수호가 어느새 싯다르트 밧찬의 바로 코앞까지 도착했으니까.
턱.
“잡았다.”
“……!”
그의 억센 손아귀가 싯다르트 밧찬의 뿔을 강하게 붙들었다.
그러자 그를 통해 용제의 불길이 싯다르트 밧찬의 전신에도 고스란히 옮겨붙었다.
화르륵!
“끄아아악!”
“참아. 이게 네가 원하던 용제의 힘이니까.”
고통에 몸부림치는 그를 향해 수호는 씨익 웃으며 주먹을 말아 쥐고 수직으로 내리쳤다.
――――――――!
주먹으로 머리통을 내리치는데, 그때마다 주유소가 폭발하는 듯한 굉음이 연이어 터진다.
그리고 결국 하늘 위에서 싸우고 있던 수호와 싯다르트 밧찬은 그 기세로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콰앙!
“커헉!”
등 뒤로 느껴지는 충격에 싯다르트 밧찬의 두 눈이 튀어나올 것처럼 커지며 입에서 피를 토했다.
하지만 그 순간에도 그는 패배를 인정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
아찔한 순간에도 그는 부릅뜬 눈으로 어느새 자신의 손에서 떨어진 채 저 하늘 위에 떠 있는 아스트라를 쳐다보고 있었다.
“아스트라! 이놈을 죽여라!”
쐐애애액-!
그 명령에 기꺼이 응한 아스트라.
그 거대한 도끼날이 수호의 등을 노리고 수직으로 떨어져 내렸다.
[막아라!] [주군을 지켜라!]수많은 그림자 용인족들이 수호를 지키기 위해 결연히 그 사이로 날아들었다.
그 가장 선두에 그리드와 아이언이 거대한 방패를 들고 막아섰다.
쩌저저적-!
피할 수 없는 죽음의 심판관처럼 허공을 찢고 내려오는 아스트라.
하지만 그 거대한 도끼날에 몸이 찢겨 나가면서도 그림자 병사들은 물러섬이 없었다.
가장 먼저 몸이 박살 난 그리드와 아이언은 수호에게서 해일처럼 흘러나오는 막대한 마력을 받고 빠른 속도로 몸을 복구시키고, 수호를 지키기 위해 몸을 일으켰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생겼다.
화르륵!
용제의 심장에서 시작된 마력으로 재생된 그림자 병사들의 검은 육체에도 아지랑이처럼 뜨거운 화염이 들러붙은 것이다.
[……!]그들의 몸에서 끓어오르는 용제의 마력은 수호조차 통제할 수 없는 양날의 검이었다.
용제의 심장에서 흘러나온 마력은 그림자 병사들의 재생시키는 것과 동시에 몸을 녹여 내며 파괴하고 있었다.
마치 그림자 군주의 힘과 파멸의 군주의 힘이 서로 줄다리기라도 하는 모양새.
그 순간.
그리드와 아이언이 약속이나 한 것처럼 서로를 쳐다보며 눈빛을 빛냈다.
본능적으로 자신들이 할 일을 깨달은 것이다.
[모두 들어라!] [전원! 돌파!]그들은 방패를 버리고, 용제의 불길에 불타고 있는 그림자 병사들과 함께 아스트라를 향해 육탄 돌격을 감행했다.
화르륵! 쿠콰쾅!
그러자 그 뜨거운 불길에 닿은 아스트라의 도끼날이 펄펄 끓어오르며, 크고 작은 구멍들이 숭숭 뚫리기 시작했다.
신의 천벌 같은 기세로 내리꽂히던 아스트라가 허공에서 추진력을 잃고 흩어지기 시작했다.
“크아아악!”
그 말도 안 되는 모습을 보며 싯다르트 밧찬은 발악이라도 하듯 갈퀴처럼 변이된 자신의 손톱을 수호의 옆구리에 쑤셔 박았다.
퍼억!
기어코 수호의 방어력이 뚫리며 피가 터졌다.
하지만 이 정도 고통은 이젠 수호에게 아무것도 아니었다.
옆구리에서 터진 핏물은 그의 몸을 여전히 불태우고 있는 용제의 불길에 의해 순식간에 증발되었고, 고통 따윈 알 바 아니라는 듯이 여전히 수호의 손은 싯다르트 밧찬의 뿔을 꽉 붙잡고 놔주지 않고 있었다.
“끄아악! 놔라! 놓으란 말이다!”
싯다르트 밧찬은 용제의 불길 속에서 필사적으로 몸부림치면서 양손으로 수호의 몸을 무자비하게 공격했다.
하지만 수호는 반격하기보단 그저 묵묵히 그를 붙들고 있을 뿐이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했으니까.
그리고 얼마 안 가, 눈에 띄게 싯다르트 밧찬의 공격이 점점 느려지기 시작했다.
그러다 결국…….
[흠. 여기까진가.]멀리 떨어진 곳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용제 안타레스가 심드렁하게 중얼거렸다.
[격이 떨어지는 그릇은 결국 깨지는 법이지.]……툭.
싯다르트 밧찬의 손이 힘없이 바닥으로 떨궈졌다.
새까맣게 탄 채로.
띠링.
[레벨이 올랐습니다.] [100레벨을 달성했습니다.] [‘전직 퀘스트 : 용제의 시련-2’의 완료 조건을 충족하였습니다.]수호의 몸에서 신비로운 바람이 휘감기며, 용제의 불길이 거짓말처럼 사그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