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lo Leveling: Ragnarok RAW novel - Chapter (218)
나 혼자만 레벨업:라그나로크 218화(219/260)
나 혼자만 레벨업 : 라그나로크 218화
-인세지옥, 인도의 록타크 필드!
며칠 후, 때아닌 자극적인 뉴스가 전 세계를 강타했다.
그 소식은 중국에서부터 시작되어, 전 세계를 돌아 한국에까지 전해졌다.
어느 것 하나 자극적이지 않은 문구가 없었다.
-인도의 대형 길드, 아수라의 추악한 진실!
-인간이 같은 인간을 실험하는 세상!
-강제로 마수로 변이된 빈민들!
서로 경쟁이라도 하듯 온갖 자극적인 헤드라인이 온 세상을 도배했다.
이럴 때 보통은 헤드라인만 자극적이고, 막상 내용을 들여다보면 의외로 별거 없는 뉴스도 많았지만 이번만큼은 완전히 예외였다.
클릭하는 순간 충격의 도가니!
고작 한 줄짜리 헤드라인만으로는 인도에서 아수라 길드가 행해 온 끔찍한 짓을 전부 표현하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사람들의 반응도 격렬했다.
-오, 맙소사! 불쌍한 빈민들을 납치해서 생체 실험을 했다고?
-2차 세계대전 때나 있을 법한 잔혹무도한 사건이 현대에서 일어나다니!
-그때는 전쟁 중이기라도 했지! 이번엔 심지어 자국민을 대상으로 한 짓이잖아!
-세상에 이런 일이! 이쯤 되면 마수보다 인간이 더 잔인한 거 아니냐?
온 세상 사람들이 입을 모아 인도에서 벌어진 사건에 주목하고 있었다.
“어떻게든 정보를 막아! 이러다가 우리나라 이미지가 완전히 나락을 가겠어!”
“그, 그게 쉽지가 않습니다!”
인도 정부는 자국의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했다.
하지만 불가능했다.
하필이면 그 소식통이 국경선을 놓고 접전 중이던 중국 정부에서 시작된 것이라, 이미지 회복을 하려는 모든 시도는 전부 화력에 장작만 더 넣는 꼴이었다.
-발끝에 불이 떨어진 인도 정부의 구제 정책!
-하지만 이미 다 죽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나?
-소는 다 잃었다. 아니, 그들은 인성을 잃었다.
-희생당한 목숨들을 위해 울어 줄 가족조차 희생당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그렇다.
가장 큰 문제는 지금 이 순간에도 여전히 록타크 필드는 공략되지 않은 위험천만한 땅이라는 사실이었다.
결국 인도 정부는 전국 각지에 퍼져 있는 헌터들을 필사적으로 긁어모았다.
아수라 길드에게 맡겨 놓고 방치해 뒀던 록타크 필드를 공략하기 위해.
하지만 그게 좀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
아무리 정부라도 자국의 헌터들을 강제로 위험한 던전에 들어가라고 등 떠미는 일은 국제법상 원천적으로 불가능했다.
“록타크 필드? 미치겠군. 그 위험한 곳에 우리가 왜 들어가?”
“가까운 던전들 공략하기도 바쁜데, 목숨까지 걸 필요는 없지. 록타크만 문제인 줄 알아? 우리가 지금 공략 중인 던전들도 전부 자국민을 위한 일이라고!”
당연한 말이지만, 대부분의 헌터 길드들은 정부의 요청을 단호히 거절했다.
“사실 이럴 때를 대비해서 헌터 협회가 있는 거 아닌가?”
“그게 맞지. 이미 출발했을걸?”
그 불똥은 결국 인도 협회의 헌터들에게로 넘어갔고, 그들은 정부에서 내려온 명령서를 보며 눈을 질끈 감았다.
“하. 협회 소속 헌터는 무슨 목숨이 서너 개쯤은 되는 줄 알아? 우리도 목숨은 하나라고!”
“나가들이 득실대는 그 넓은 땅을 일일이 돌아다니면서 소탕하려면 얼마나 많은 병력이 필요한지 알고나 있는 거야? 우리 병력만으론 턱없이 부족하다고!”
“협회장님! 외부에 지원 요청 좀 더 해 주시면 안 됩니까? 해외 용병이라도요!”
애초에 록타크 필드가 어떤 곳인가?
인도의 마니푸르주에 위치한 대형 호수인 ‘록타크 호수’를 중심으로 생겨난 초대형 필드로, 무려 다섯 군데에서 던전 브레이크가 동시다발적으로 터진 초유의 위험 지역이었다.
그래서 아수라 길드가 록타크 필드를 해결해 주겠다며 나섰을 땐 크게 기뻐했었는데, 알고 보니 남들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곳에서 잔혹무도한 짓을 벌이기 위함이었던 것이었다.
물론, 아수라 길드는 궤멸하며 죽음으로 그 업보를 치르게 되었지만…….
그런데 그게 가장 큰 문제였다.
아수라 길드가 아무리 무도한 짓을 벌였어도, 그 안에서 마냥 놀고만 있던 게 아니었다.
별조각 목걸이라는 걸 뿌려서 시민들이 미스트번으로 변하지 않게 조치했고, 마수들이 최소한 도심지에는 접근하지 못하도록 노력했던 것이다.
물론 그 일들을 직접 하진 않고 그 지역 내의 임팔 길드들을 쥐어짜서 했지만, 최소한의 조치는 취하고 있었단 말이다.
그런데 갑자기 아수라 길드가 궤멸되면서 생각지도 못한 문제가 곳곳에서 터지고 있었다.
크워어!
캬아아아-!
록타크 필드 내를 배회하던 마수들이 평소보다 훨씬 무서운 기세로 미쳐 날뛰기 시작한 것이다.
“……지옥이 따로 없군.”
“하, 젠장. 이럴 줄 알았으면 협회에 들어오지 말 걸 그랬어.”
“기본 장비 세트와 협회 아이템을 무료로 대여해 준다는 말에 혹하지 말았어야 했어. 소소하게 개인 공격대나 꾸릴걸.”
“자, 그만들 불평하고……. 모두 살아서 만나자.”
록타크 필드에 발을 들인 인도 협회의 헌터들은 저마다 결연한 표정으로 무기를 꼬나들었다.
캬아아아아-!
그리고 그들이 이러고 있는 사이에도, 정작 전 세계인들의 관심은 그들의 목숨이 아니라 그 문제의 아수라 길드를 궤멸시켰다는 사람들의 정체에 대해서만 주목하고 있었다.
사실 바로 그 부분이 가장 뜨거운 이슈이기도 했고, 중국이 본격적으로 나서서 그 화력에 장작을 계속 던져 넣는 근본적인 이유이기도 했다.
-중국의 6성급 헌터, 류즈캉!
-류즈캉, 아수라 길드를 궤멸시킨 중국의 위대한 헌터!
-류즈캉이 인도의 국경을 넘은 이유는 불쌍한 시민들을 구하기 위해서였다!
국제법상 류즈캉 정도의 강자가 허가도 없이 타국의 국경선을 넘어가는 행동은 상상 이상으로 큰 국제적 문제였다.
하지만 예전에 토마스 안드레가 다짜고짜 한국에 방문했을 때도 그랬지만, 그들이 작정하고 움직인다면 사실상 그 앞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딱히 없었다.
애초에 헌터와 빌런은 종이 한 장 차이.
그들이 법의 테두리에서 활동한다 안 한다의 문제였고, 국가적으로 그들의 행보를 막기 위해서는 인정에 호소하거나 돈으로 해결하는 방법뿐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류즈캉이 갑자기 인도로 넘어갔다는 사실을 알게 된 중국 정부는, 그때부터 내내 안절부절못하고 그가 제발 인도에서 사고 치지 않기만을 간절히 기도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게 무슨 횡재인가?
제 발로 중국에 구조 요청을 하러 온 임팔의 주지사 마누 키잘 덕분에 중국은 아수라 길드의 만행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부랴부랴 언론 플레이를 펼치기 시작한 것이 바로 지금 이 상황이었고, 생각 이상으로 중국의 전략은 전 세계를 상대로 제대로 먹혀들고 있었다.
-와우. 류즈캉이 대단하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진짜 강하긴 강하구나.
-단신으로 아수라 길드를 궤멸시킬 정도였어?
-싯다르트 밧찬도 S급 헌터였는데, 류즈캉이 훨씬 강한가?
-몰랐어? 중국만 국제 등급과 무관하게 1성, 2성으로 등급을 매기잖아. S급 헌터면 중국에선 5성급 헌터야. 그런데 류즈캉만 유일하게 6성급이라고!
-진짜 대박이네. 그럼 지금까지 중국이 마음만 먹으면 인도를 무력으로 정복할 수도 있는 거였어?
-멍청한. 그러면 진짜 전쟁이잖아. 세계 헌터 협회가 그 꼴을 가만히 보고만 있겠어? 헌터는 인류의 방패지, 전쟁 도구가 아니야.
“성공이다!”
“모두가 우리 중국을 칭송하고 있다!”
“으하하! 이게 맞지! 중화인민공화국 만세!”
전 세계의 여론이 류즈캉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상황을 지켜보며 중국 정부는 쾌재를 불렀다.
그리고 이참에 더더욱 적극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우리가 보유한 모든 드론 카메라를 띄워라! 전부 인도로 보내서 류즈캉 님의 활약을 실시간으로 중계해!”
“헉. 그, 그래도 괜찮을까요? 허가 없이 드론이 국경선을 넘어가면 국제법에 위반…….”
“어리석은! 지금 같은 상황에 그딴 사소한 법에 얽매이는 우를 범하려는 거냐! 행여나 류즈캉 님께서 그런 위험한 곳에서 인도 놈들에게 무슨 변이라도 당하면 어떻게 할 거냐!”
“……!”
“류즈캉 님이 타국에서 저렇게 고생하시는데, 철저히 밀착 관리해서 식사라도 제대로 조달해야 할 것 아닌가!”
“알겠습니다!”
그렇게 중국에서 출발한 수천 대의 드론 카메라가 일제히 날아올라 인도의 국경선을 넘었다.
이것은 국제법상 명백한 불법.
하지만 중국의 생각대로 지금의 인도는 어떤 대응도 할 수 없었다.
어차피 드론들이 국경선을 넘는 순간부터 바로 록타크 필드였고, 그곳은 지금 말 그대로 무법 지대였다.
그리고.
-중국에서 실시간으로 생중계를 시작했다!
-와, 이거 불법 아니야?
-지금 그게 중요해? 중국의 영웅, 류즈캉이 얼마나 강한지 보고 싶었는데 잘됐다!
여론은 이미 완전히 중국으로 넘어온 상태였다.
모처럼 전 세계의 언론을 쥐락펴락하게 된 중국 정부는 더욱 적극적으로 드론들을 조종해 류즈캉이 있는 곳을 찾아냈다.
그 모든 과정을 숨죽이며 지켜보고 있는 전 세계의 시청자들은 필드 곳곳에 보이는 무섭게 생긴 나가족들을 보며 기겁하거나 감탄사를 터뜨렸다.
“시청률이 올림픽 수준 이상입니다!”
“좋았어! 중국의 위상을 제대로 보여 줄 때다! 류즈캉 님은 찾았나?”
“차, 찾았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모두가 기대하던 순간이 왔다.
투쾅-!
수많은 화면들 너머에서 류즈캉이 싸우고 있었다.
거칠게 미쳐 날뛰는 나가족을 상대로.
“캬아아악!”
그의 검기에 비명을 지르며 속절없이 무너져 내리는 거대한 나가족의 모습이 보였다.
쿠르릉.
땅이 진동했다.
그 앞에서 류즈캉은 흐트러진 백발을 한 손으로 쓸어 올리곤, 저 멀리 보이는 드론 카메라를 못마땅한 눈빛으로 쓸어 봤다.
하지만 그 시야에 새로운 마수가 발견되자, 곧장 앞으로 튀어 나가 검을 휘둘렀다.
번쩍!
-머, 멋있어…….
-저 할아버지 진짜…… 대박이구나.
-저 정도면 토마스 안드레보다 강한 것 같은데?
-토마스 안드레가 여기서 왜 나와? 그 할배 요즘 살인죄로 구속됐다니까, 그냥 늙어 죽을 때까지 감옥에서 썩겠지.
-그런데 여기 인도 아니냐? 인도 헌터들은 대체 뭐하고 류즈캉만 보여?
실시간으로 여론의 분위기를 파악하던 중국 정부는 더 좋은 기획을 해냈다.
“그래! 이 많은 드론으로 류즈캉만 보여 주는 것보다 오히려 인도 협회의 약해 빠진 모습들도 대비시켜 보여 주는 게 훨씬 효과적이겠군!”
“예! 드론들을 최대한 넓게 퍼뜨려서 촬영하겠습니다!”
모름지기,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어야 하는 법.
중국 정부는 적극적으로 드론 카메라를 조종해서 최대한 넓게 록타크 필드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전 세계 사람들에게 보여 주었다.
-오, 스트리밍 서비스 화끈하네.
-이게 불법인 건 아는데, 눈을 뗄 수가 없네.
그리고 드디어 나타났다.
중국의 예상대로, 인도 협회에서 보낸 헌터들이 록타크 필드 곳곳에서 전투를 하는 모습이 수천 대의 드론 카메라에 하나둘씩 포착되기 시작한 것이다.
인도의 헌터들도 상당한 실력자이니만큼 엄청난 활약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마수만 보이면 앞뒤 안 가리고 덤벼드는 류즈캉과는 달리, 인도 헌터들은 철저히 정석적인 전투를 하고 있었다.
탱커가 앞에서 방어하고.
딜러는 그 뒤에 숨어서 공격에만 집중하고.
서로가 서로를 독려하며 탄탄한 전투를 하고 있는 그들의 모습은, 안타깝게도 이미 류즈캉의 전투를 봐 버린 시청자들의 눈에는 그저 겁쟁이처럼 보일 뿐이었다.
-몸 사리네.
-자기네 나랏일인데 저렇게 소극적이라니.
-어? 저기 보스몹 아냐?
그때였다.
하필이면 인도 헌터들 앞에 다른 마수들에 비해 압도적으로 큰 거대한 나가족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런 젠장! 보스몹이다!”
큰일 났다.
크기도 크기지만, 일반적인 나가와는 차원이 다른 강함이 느껴지는 놈이었다.
푸른 안개를 얼마나 집어삼킨 건지, 다른 나가들과는 완전히 다른 비늘의 색깔과 전신에서 뿜어져 나오는 마력의 기운이 굉장히 이질적인 개체였다.
“크아아아아아!”
쿵! 쿵! 쿵! 쿵!
상식을 아득히 벗어난 크기의 마수가 엄청난 기세로 돌진해 오는 광경은 쉴 새 없이 떠들어 대던 채팅창조차 얼어붙을 정도로 위압감이 넘쳤다.
“모두 산개해……!”
인도 헌터들은 필사적으로 뿔뿔이 흩어졌다.
그대로 가만히 있다간 납작하게 짓밟혀 죽을 것 같았다.
하지만 모두가 피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힐러나 버퍼 같은, 상대적으로 신체 능력이 떨어지는 헌터들은 고스란히 밟혀 죽게 생겼다.
그때였다.
-류즈캉이다!
때마침 소란을 듣고 달려온 류즈캉이 멀리서 곧장 검기를 날렸다.
“거기 멈춰라!”
번쩍- 콰앙!
엄청난 마나가 집약된 검기가 날아가 놈의 넓은 등판에서 폭발을 일으켰다.
“크아아아악!”
비명과 함께 놈의 등판에서 상처가 쩌적 벌어지며 핏물이 터졌다.
-해치웠나!
-미친놈아! 보스몹이 이 정도로 죽겠냐!
“크아아아아아!”
안타깝게도 류즈캉의 공격은 오히려 거대 나가를 더욱 포악하게 만든 것 같았다.
거대 나가는 아직 눈앞에서 도망치지 못한 헌터들을 향해 분풀이라도 하듯 더없이 흉포한 기세로 앞발을 내리쳤다.
“으아악……!”
모두가 눈을 질끈 감은 절체절명의 순간.
후웅.
바람이 불었다.
“……경험치를 뺏길 뻔했군.”
눈 깜짝할 사이에 그들의 앞에 도착한 수호가 자세를 바로잡고, 주먹을 말아쥔다.
화르륵!
그러자 심장에서 역류하는 뜨거운 기운과 함께.
그의 팔뚝이 뜨겁게 부풀어 올랐다.
“전력으로 간다.”
표적을 확인하는 번뜩이는 눈빛.
그리고.
퍼억-!
……?!
앞으로 내뻗어진 수호의 주먹이 거대 나가의 몸에 닿는 순간.
또다시 바람이 불었다.
그 바람결을 따라, 외우주의 마나가 스며든 두꺼운 비늘과 단단한 피부, 그 안에 있던 모든 내장들.
그 모든 것들이…….
한꺼번에 휩쓸려 터져 나갔다.
“허.”
류즈캉의 입에서 저도 모르게 실소가 흘러나왔다.
기세 좋게 달려오던 거대 나가의 몸에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거대한 구멍이 뚫려 있었다.
전 세계인들의 눈앞에 기적이 펼쳐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