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lo Leveling: Ragnarok RAW novel - Chapter (38)
나 혼자만 레벨업:라그나로크-37화(38/176)
나 혼자만 레벨업 : 라그나로크 37화
쾅!
“이건 또 뭐 하는 새끼야!”
사신 길드의 부사장 이민성은 머리끝까지 분노해 탁자를 박살 냈다.
-(핫뉴스) 야수왕 크로우!
-야수왕의 힘을 얻은 정체불명의 헌터, 크로우!
-크로우(Crow)가 까마귀 가면을 쓴 이유는?
인터넷 기사들이 온통 마곡 필드의 사건을 다루고 있었다.
똑똑.
“부사장님.”
때마침 노크를 하고 들어온 김 비서가 들어온 보고를 전달했다.
“마곡 필드에 들어갔던 하이에나 길드원들이 전원 시체로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방금 마지막 한 명의 시체까지 회수 완료했다고 합니다.”
콰직!
그 말에 이민성의 주먹이 움켜쥐며 잡고 있던 의자 팔걸이를 바스러뜨렸다.
“내 이럴 줄 알았지.”
이민성은 무서운 표정으로 이를 갈았다.
“이제야 모든 그림이 맞춰지네.”
자신이 수족으로 들인 하이에나 길드의 잔당들.
그 늑대인간들이 갑자기 마곡 필드에 다녀오겠다고 사라진 게 불과 이틀 전의 일이었다.
-마곡에 팩토리가 있는지 살펴보고 오겠습니다.
핑계는 좋았다.
자신이 어떻게 해서든 새로운 별가루 팩토리를 찾아내라고 닦달을 했었으니까.
하지만 그들을 전혀 신뢰하지 않았던 이민성은 은신 스킬을 가진 헌터 몇 놈을 붙여서 그들의 뒤를 밟게 했다.
후각이 좋은 놈들이니 최대한 멀리서 뭘 하는지만 지켜보라고.
그랬더니 역시나.
놈들의 거짓말이 금방 드러났다.
이미 마곡에는 늑대인간들 외에도 ‘왕의 자격’을 얻기 위해 몰려든 야수화 헌터들이 버젓이 돌아다니고 있었던 것이다.
“그들은 애초에 팩토리가 아닌, 야수왕의 힘인지 뭔지를 얻기 위해 마곡을 찾아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정체불명의 힘을 얻은 뒤에는 이민성에게서 벗어나려 한 것이 아니었을까.
어쨌거나 그들의 목적은 결국 성공하긴 했다.
‘죽음’이라는 형태로 결국 자유가 되었으니까.
김 비서는 계속 보고를 이어 갔다.
“그들의 시체를 몇 구 확보해 사인을 살펴보니, 마수들이 아니라 헌터들의 무기에 당한 것이었습니다.”
“아니. 헌터들이 아니다.”
“예?”
이민성은 입술을 짓씹으며 확신에 찬 눈빛으로 인터넷 기사를 노려봤다.
-크로우(Crow)가 까마귀 가면을 쓴 이유는?
“놈들을 죽인 건 악마들일 거야. 까마귀 가면은 악마들의 상징 같은 거니까.”
저 ‘까마귀 가면’이라는 단어를 보자마자, 이민성이 떠올린 건 바로 팩토리의 악마들이었다.
무슨 이유인지 악마들은 항상 까마귀 가면을 얼굴에 쓰고 다녔으니까.
바로 ‘크로우’처럼!
“크로우 저놈은 악마가 분명해. 악마들이 하이에나 놈들을 죽이고 왕의 힘을 뺏은 거야.”
“그, 그런 걸까요?”
“확실해. 애초에 야수화 스킬을 가진 놈들만 왕의 자격이 있었다잖아. 그런데 악마들이 그 힘을 얻으려면 어떻게 해야겠어?”
“…….”
“모르겠어? 머리가 안 돌아가?”
계속 얼떨떨한 표정을 짓는 김 비서의 모습에 이민성은 답답한 듯 혀를 찼다.
“이런 멍청한 놈을 비서로 둔 내가 잘못이지. 애초에 하이에나 놈들이 어떻게 늑대인간이 될 수 있었는지 기억 안 나?”
“그게 늑대 마수의 피를 먹고 각성했다고…… 아, 피!”
혼자 중얼거리던 김 비서는 갑자기 깨달음을 얻고 몸을 부르르 떨었다.
이민성은 눈을 번뜩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피다. 인간도 피를 빨면 짐승이 되는데, 악마라고 못할 건 뭐야? 악마들이 하이에나 놈들을 죽이고 그 피를 마신 거다. 그리고 왕의 자격을 충족해 왕의 힘을 가로챈 거지.”
“와…….”
그의 말을 다 들은 김 비서는 크게 감격한 얼굴로 이민성의 얼굴을 우러러봤다.
“역시 부사장님의 혜안은……! 부사장님께선 어찌 이리도 시야가 넓으십니까? 저는 같은 정보를 보고도 전혀 상상도 못한 그림입니다.”
“쯧. 이게 뭐 대단한 거라고. 그냥 척 보면 척이지.”
김 비서의 진심이 담긴 아부에 이민성은 기분이 조금 풀린 표정이었다.
“아무튼 이제 상황을 완전히 파악했으니, 이 정보를 이용하는 게 중요하다. 일단 하이에나 놈들은 다 죽었으니, 앞으로는 우리가 직접 나서서 악마들과 별가루 거래를 터야 한다. 알지?”
“맞습니다. 그러면 먼저 팩토리의 위치부터 찾아야 하는데, 그 실마리가…….”
“마곡.”
이민성은 더없이 예리하고 현명한 눈빛으로 인터넷 기사를 가리켰다.
“애초에 야수화 스킬도 없는 악마들이 어떻게 왕의 시험을 알고 마곡을 찾아갔겠어? 세상에 우연은 없어. 처음부터 그곳에 악마들이 있었다고 보는 게 논리적으로 맞아.”
“아, 그렇겠군요! 그럼 늑대인간들이 팩토리를 찾겠다고 마곡 필드를 찾아간 건 아주 거짓말은 아니었겠습니다.”
“그렇다고 봐야지.”
“알겠습니다. 그럼 제가 책임지고 마곡 필드를 이 잡듯이 뒤져 보겠습니다.”
“그래. 그리고 야수왕의 힘을 얻은 악마와 거래를 트려면 고기도 잔뜩 준비해 둬.”
“아! 하긴 늑대인간들도 엄청 고기를 먹어 댔었죠. 역시 부사장님은 현명하십니다!”
“씁.”
이민성의 현명함에 또 한 번 크게 감복하고 허리를 굽히는 김 비서였다.
……물론 실상은 전혀 달랐지만.
“아, 그건 그렇고.”
마지막으로 이민성은 김 비서에게 맡겨 둔 다른 작업을 확인했다.
“그 의사는 어떻게 됐어?”
“죄송합니다. 그게 아직 설득을 못했습니다. 워낙 성격이 까랑까랑한 양반이라.”
“야, 이……! 대체 너는 비싼 월급 받고 하는 게 뭐야? 돈으로 안 되면 힘으로라도 끌고 와야 할 것 아냐!”
“아, 알겠습니다. 제가 당장 오늘이라도…….”
대답을 마치고 서둘러 부사장실을 빠져나가는 김 비서였다.
그 모습에 이민성은 그에게 집어 던지려고 손에 들었던 핸드폰을 다시 내려놓으며 이를 갈았다.
“하여튼 저딴 머저리를 비서로 둔 내 잘못이지.”
헌터들은 이래서 문제였다.
지능 순서가 아니라 싸움 순서로 서열을 매기니까.
하지만 자신은 헌터가 되기 전부터 경영을 하던 엘리트였다.
‘나는 다른 헌터들과 달라. 태생부터.’
알량한 마력 좀 높다고 우쭐대는 헌터들을 떠올리며 이민성은 이를 갈았다.
* * *
[그림자 던전에 입장했습니다.]그 무렵, 수호는 치킨 10마리를 사 들고 그림자 던전으로 돌아왔다.
아직 그림자 던전에는 일일 퀘스트를 위한 고블린들이 리젠되지 않아 조용한 상태였다.
아마도 아직 하루가 지나지 않아서 그런 것 같았다.
“우와! 이 맛있는 냄새는 뭐야?”
“꾸우웅?”
치킨 냄새를 맡은 에실과 그레이가 잽싸게 수호에게 다가왔다.
수호는 가져온 치킨들을 전부 에실에게 넘겨줬다.
“먹어.”
“잘 먹겠습니다!”
“꾸우웅?”
“그레이, 그렇게 쳐다봐도 네 건 없어.”
“…….”
시무룩하게 고개를 숙이는 그레이.
당연한 말이지만 이번에도 그레이의 몫은 없었다.
그때 수호의 앞에 라칸의 메시지가 도착했다.
[짐승들의 왕, 송곳니 군주가 먹는 걸로 되게 치사하게 군다며 투덜댑니다.]수호는 억울하다며 항변했다.
“치사하긴 누가? 그레이는 직접 사냥한 걸 먹어야 강하게 성장한다며. 어미 새처럼 입에 떠먹여 주면 강해질 수 없다고 라칸의 송곳니가 그랬었다고.”
게다가 어차피 이곳엔 이번에 잔뜩 잡아 놓은 고블린들의 사체가 산처럼 쌓여 있었다.
그 엄청난 양은 에실과 나눠 먹더라도 한동안은 그레이가 굶주릴 걱정이 없을 정도였다.
“으음.”
그 말을 들으니 갑자기 자신이 몹시 나쁜 사람이 된 기분이었다.
결국 수호가 졌다.
“에실, 그레이한테 치킨 한 마리 넘겨줘.”
“아…….”
그 말에 나라를 잃은 표정을 짓는 에실.
결국 덜덜 떠는 손으로 가장 가벼운 치킨 박스를 그레이에게 건네는 모습이 애처로웠다.
물론 에실에겐 여전히 9마리가 남아 있었지만.
그런데 정작 치킨 박스를 받아 든 그레이는 표독한 눈빛으로 몸을 바짝 낮추고 이를 드러냈다.
“꾸르렁!”
[아니야. 사냥하지 마. 치킨이랑 싸우는 거 아니야.]그 모습을 한심하다는 듯 바라보는 베르였다.
그리고 그 모습을 머나먼 곳에서 구경하며 즐거워하는 누군가의 메시지가 있었다.
[짐승들의 왕, 송곳니 군주가 참으로 용맹한 후계자라며 흡족하게 고개를 끄덕입니다.]“참나. 팔불출 납셨네.”
피식 웃는 수호였다.
그리고 사이좋게 모여 앉아 치킨을 나눠 먹는 에실과 그레이를 내버려 둔 채.
이번에 잔뜩 레벨업을 한 자신의 능력치나 확인하기로 했다.
“상태창.”
그러자 그의 앞에 기다란 상태창이 촤라락 펼쳐졌다.
[상태창]이름 : 성수호
레벨 : 25
직업 : 없음
칭호 : 늑대 학살자
HP : 5,860/5,860
MP : 586/586
[스탯]근력 : 53
체력 : 34
민첩 : 34
지능 : 34
감각 : 34(+5)
(분배 가능 능력치 포인트: 0)
[스킬]패시브 스킬 : 맷집 Lv.2 , 쌍검술 Lv.2
액티브 스킬 : 지배자의 권능 Lv.1, 그림자 추출 Lv.1, 폭풍 베기 Lv.1, 강타 Lv.1
[아이템]라칸의 송곳니
볼칸의 뿔
잿빛 반지
“와…….”
수호는 흡족한 표정이었다.
엄청난 레벨업과 스탯업!
스킬들도 주렁주렁 많이도 생겨 있었다.
“그동안 애쓴 보람이 있네.”
그리고 이번에 새로 얻은 스킬을 확인해 보았다.
[스킬 : 강타 Lv.1]액티브 스킬
필요 마나 300.
‘지배자의 권능’을 신체에 덧입혀 공격력을 증폭시킵니다.
이게 바로 무덤 거미 아라크네에게 마지막 결정타를 날리면서 터득한 스킬이었다.
“필요 마나가 300. 어쩐지 세더라.”
지금의 마나량으로는 2번 연속으로는 쓸 수 없는 스킬이었다.
‘지배자의 권능.’
수호는 실험 삼아 스킬을 사용해 보기로 했다.
순서는 이러했다.
먼저 지배자의 권능을 허공에 띄운 뒤.
그 보이지 않는 손을 자신의 손에 겹치는 것.
고오오……!
그러자 수호의 손에 검은 기운이 덧씌워졌다.
“오.”
수호는 반투명하고 커다란 검은 건틀릿을 착용한 것 같은 자신의 손을 이리저리 구경했다.
‘지배자의 손과 내 손의 힘을 하나로 합치는 원리구나.’
문득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속담이 떠올랐다.
한 손으로 때릴 거, 두 손을 겹쳐서 때리면 2배를 넘어서 3배, 4배 이상의 공격력이 생기는 스킬인 것이다.
수호는 힐끔 자신의 마나량을 쳐다봤다.
[MP : 586]1레벨 때 마력이 10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어마어마한 마나량이었다.
‘여기서 레벨 한 번만 더 올리면 600이 넘겠구나. 그러면 이 스킬도 2번 연속으로 쓸 수 있는 거지.’
상상만 해도 짜릿했다.
수호는 이를 드러내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리고 이번에 확실히 알았다.
‘레벨업을 하려면 역시 진짜 던전을 들어가야 해.’
이미 자신의 수준은 그림자 던전의 고블린들을 뛰어넘은 지 오래였다.
더 강해지기 위해선 이번 마곡 필드처럼 더 강한 마수가 있는 곳을 찾아다녀야 했다.
그러기 위해선…….
‘헌터 등급을 올려 놔야겠지.’
현재 자신은 E급 헌터라서 기껏해야 채굴꾼이나 수거꾼으로만 던전 공략에 참여할 수 있었다.
이번과 같은 필드형 던전이 국내에 엄청 많은 것도 아니까, 등급을 올려 놔야 더 높은 던전에 들어갈 기회가 많아졌다.
수호는 문득 저번에 만났던 협회 헌터가 했던 말을 떠올렸다.
아무래도 초기 측정이 오류가 난 것 같으니, 재측정을 받으러 협회에 한번 방문해 달라는 제안.
‘가볼까.’
수호는 협회를 찾아가기로 결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