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lo Leveling: Ragnarok RAW novel - Chapter (53)
나 혼자만 레벨업:라그나로크-52화(53/176)
나 혼자만 레벨업 : 라그나로크 52화
[키햐아아악!]그림자 지네는 감히 자신의 주인에게 살기를 드러낸 랜돌프를 향해 흉악한 이빨을 드러냈다.
콰르륵!
그 거대한 몸뚱이가 요동치며 랜돌프의 몸을 후려쳤고.
“크악!”
랜돌프는 그대로 튕겨 나가 벽에 처박혔다.
오늘 대체 몇 번이나 이런 꼴을 당하는 것인지!
하지만 랜돌프는 여전히 수호가 소환술사라는 사실을 유념하고 있었다.
“이깟 소환술 따위! 술사만 죽이면 전부……!”
콰득!
하지만 그 말은 끝까지 이어질 수 없었다.
* * *
랜돌프를 처치하긴 했지만, 수호는 오히려 심각한 표정이었다.
“A급 헌터가 어디서 이런 부상을 당한 거지?”
워낙 터프한 인간이라 그 상태에서 엄청난 힘을 발휘한 것일 뿐.
문제는 그를 이렇게 만든 존재가 저 너머에 있다는 사실이었다.
“대체 저 안에 뭐가 있는 거지?”
에실도 심각한 표정이었다.
“뭔가 불길해. 나 혼자였으면 당장 이곳에서 탈출했을 거야.”
수호의 감각 스탯도 미궁의 심처에 가까워질수록 맹렬히 경고를 보내오고 있었다.
하지만 그와는 반대로 이상한 기분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어쩐지 나를 기다리고 있는 기분이란 말이지.’
인공적인 마수였던 미라들도 그렇고.
예언도 그렇고.
무엇보다 레벨업 시스템을 설계했다는 대주술사 칸디아루가 이 피라미드에서 무슨 일을 하고 있었는지가 너무 궁금했다.
그 모든 의문의 답이 바로 저 너머에 있으리라.
어느덧 수호의 앞에는 거대한 문이 세워져 있었다.
그 문을 올려다보며 수호는 눈을 빛냈다.
“들어가자.”
“자, 잠깐. 작전 타임!”
에실은 다급히 그를 불렀다.
그리고 그의 손에 들린 볼칸의 뿔을 가리켰다.
“여차하면 바로 들어간다?”
“그냥 지금부터 들어갈래?”
“그, 그럴까?”
뭐든 처음이 어렵지 두 번째부터는 쉬운 법.
겁에 질린 에실은 빠르게 영체화를 하고 수호의 검에 빙의했다.
[볼칸의 뿔이 악마의 영혼을 포식합니다.]“오늘 얘 너무 먹뱉하는 것 같은데. 거식증 안 걸리려나.”
잠시 실없는 소리를 하며 정신을 환기시킨 수호가 마침내 문을 열어젖혔다.
끼이이익!
그 순간 그의 시야에 들어온 것은 거대한 악어 인간!
[죽음을 먹는 악어 암무트]“크르륵!”
‘암무트? 이집트 신화에 나오는 이름인 것 같은데.’
수호는 떠올렸다.
원래 암무트는 그리스 신화로 치면 켈베로스와 비슷한 포지션의 괴물이었다.
그 생김새가 주로 머리는 악어, 목의 갈기는 사자, 상반신은 사자, 하반신은 하마로 묘사되곤 했는데, 저놈은 그냥 근육질의 악어 인간이었다.
암무트는 수호를 발견한 순간 곧장 그를 향해 달려들었다.
“크르락!”
쿵쿵쿵쿵!
놈의 거대한 발걸음이 피라미드를 통째로 뒤흔들었다.
“전원 공격!”
그에 맞서는 수호의 명령에 그림자 지네를 필두로 한 그림자 병사들이 암무트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꾸롸롹!] [캬하아아악!]그림자 지네가 놈의 거대한 몸을 휘감고.
그림자 거미가 놈의 두 팔과 다리를 거미줄로 감싸 움직임을 봉쇄시켰다.
그리고 그 틈에 그림자 미라들이 일제히 놈을 공격하는 광경은 그야말로 압권이었다.
문제는 놈이 너무 막강했다.
“크르릉!”
투콰쾅!
암무트의 강인한 팔뚝이 그림자 지네의 목을 움켜쥐고 바닥에 패대기쳤다.
그리고 더없이 잔혹한 미소를 지으며, 바닥에 눕힌 그림자 지네의 몸통에 두 주먹을 마구 내리꽂았다.
쿠쾅쾅쾅쾅쾅쾅!
실로 압도적인 위용!
-수호!
“그래. 우리도 간다.”
에실의 외침에 수호도 놈을 향해 달려들었다.
[‘스킬 : 거인의 갑옷’을 사용합니다.]후와아악!
“크륵?”
암무트는 갑자기 눈앞에서 수호의 덩치가 2배로 커지자 눈을 번뜩였다.
하지만 그의 변신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강신!”
[제사장의 육신에 ‘펫 : 그레이’의 영체가 강신합니다.]슈와아악!
수호의 머리가 은빛으로 탈색되며, 그 전신에 신령한 바람이 휘돌았다.
[‘스킬 : 초원의 바람’을 사용합니다.] [일시적으로 이동 속도가 30% 상승합니다.] [일시적으로 공격 속도가 30% 상승합니다.]휘오오오!
엄청나게 빨라진 속도로 수호는 자신의 모든 힘을 암무트에게 쏟아부었다.
[‘스킬 : 폭풍 베기’를 사용합니다.]쿠와아아앙!
“크라락!”
암무트는 가소롭다는 듯 자신에게 휘몰아치는 칼날 폭풍을 향해 주먹을 내질렀다.
단순한 주먹질이었지만, 그 힘이 바람을 찢고 그 너머에 있는 수호까지 위협할 정도였다.
[소군주님! 위험합니다!]팟!
수호는 지배자의 권능으로 허공에서 방향을 틀어 그 공격을 가까스로 피해 냈다.
그와 동시에 허리를 틀며 맹렬히 쌍검을 놈에게 휘둘렀다.
촤촤촤촤촤!
“크르륵!”
암무트는 압도적인 폭력을 퍼붓고 있던 그림자 지네의 머리통을 그대로 붙잡아 수호를 향해 채찍처럼 휘둘렀다.
쿠와아앙!
[캬흐아아……!]말이 채찍이지, 그 거대한 지네의 몸통이 대리석 바닥을 부수고 벽까지 박살 낼 정도로 엄청난 공격이었다.
그림자 지네도 괴로운지 입에서 괴성을 토해 냈고.
수호는 그 말도 안 되는 공격을 아슬아슬하게 피해 내며 암무트의 빈틈을 노려 계속 검을 휘둘렀다.
그 순간.
수호의 눈이 번뜩였다.
“그림자 지네! 돌아와!”
[캬학!]그 순간 암무트의 손에서 휘둘러지고 있던 그림자 지네의 몸이 검은 연기로 변해 흩어졌다.
“크륵?!”
졸지에 빈손이 되어 버린 암무트가 처음으로 당황하는 표정을 보이는 순간이었다.
“일어나라!”
그 순간 수호의 그림자에서 다시 멀쩡한 모습으로 튀어나온 그림자 지네가 암무트의 두꺼운 목덜미를 휘감고 물어뜯었다.
[캬하아악!]“크르라락!”
본격적인 거대 괴수들의 격돌.
하지만 먼저 봤듯이 이미 저 둘의 격차는 분명했다.
-그림자 지네로는 시간 벌기밖에 안 돼!
에실의 외침을 들으며 수호는 빠르게 상황을 분석했다.
‘놈의 피부가 너무 두껍고 튼튼해. 칼날이 뚫고 들어갈 수 있는 방어력이 아니다.’
이런 상대와 싸우려면 날붙이보단 차라리 둔기가 나을 수도 있었다.
즉, 압도적인 힘.
수호는 빠르게 자신의 마력량부터 체크했다.
‘제대로 된 한 방을 먹여야 한다.’
그 한방이 통한다면 좋겠지만, 실패하면 최대한 빨리 이곳을 벗어나서 다시 전력을 가다듬어야 했다.
“강타.”
슈와아아악!
[‘스킬 : 강타’를 사용합니다.]그 순간 수호의 주먹에 지배자의 권능이 덧씌워지며 거대한 건틀릿처럼 생긴 무장이 나타났다.
“흐아압!”
수호는 주저 없이 그 주먹을 그림자 지네와 실랑이를 하고 있는 암무트를 향해 내리꽂았다.
쿠와아아앙!
“크르라락?!”
수호의 모든 힘을 집중시킨 공격에 암무트의 입에서 피가 터져 나왔다.
처음으로 유의미한 데미지를 입힌 것이다!
그런데 그때였다.
“……크륵.”
여태껏 붉게 물들어 있던 암무트의 눈에 희미한 빛이 돌아온 것은.
그러자 놀랍게도 피를 토한 그 입이 벌어지며 수호가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이 흘러나왔다.
“……가, 강체술?”
“응?”
“크하하! 오랜만이구나! 이런 주먹에 맞아 본 것은!”
갑자기 암무트가 껄껄 너털웃음을 터뜨리는 모습에 수호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뭐, 뭐야?”
[키엑? 소군주님, 지금 저놈…….]-사람 말을 하네?
총력전을 벌이던 모두를 당황시키는 암무트의 변화에, 수호는 순간 공격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물론 이 틈에.
짤그락.
[‘아이템 : 하급 마나 포션’을 구매했습니다.]‘얼른 마력부터 보충하고.’
요령껏 포션을 들이켜며 돌아가는 상황을 주시하는 수호.
그런데 진짜로 암무트는 더 이상 수호를 공격할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마치 재미있는 장난감을 발견한 어린아이처럼 눈을 반짝이며 자신을 때린 수호의 주먹을 뚫어져라 쳐다보기만 했다.
“야.”
다짜고짜 수호를 부르는 암무트.
“방금 그거 한 번만 더 해 봐라.”
“뭐, 뭐? 강타?”
“강타? 너는 그런 이름으로 부르나 보지?”
암무트는 입에서 피를 토하면서도 킬킬 웃고 있었다.
‘본인이 때려 달라는데 사양할 필요는 없지.’
수호는 힐끔 자신의 마력량부터 체크했다.
예전이었으면 강타 한 번이면 마력이 바닥났었는데, 확실히 리오 싱에게 받은 ‘호루스의 반지’ 덕분에 아직 여유가 있었다.
[‘스킬 : 강타’를 사용합니다.]슈화아악!
수호의 주먹이 다시 검게 물들었다.
그런데 막상 그 주먹을 치켜드는 순간.
“잠깐. 그거 그대로 들고 있어 봐.”
암무트의 세로로 갈라진 파충류의 눈이 빙글빙글 돌며 수호의 주먹을 유심히 지켜봤다.
그러더니 다시 너털웃음을 터뜨리는 것 아닌가.
“크하하! 너 설마 강체화를 주먹에만 쓸 수 있는 거냐? 이런 반푼이를 봤나!”
“……뭔데 이거 진짜?”
그리고 강체화는 또 뭐고?
수호는 결국 전투 의욕을 상실했다.
세상 어느 헌터가 던전에서 만난 보스몹에게 반푼이 취급을 받아 보겠는가.
그런데 그때였다.
저 머나먼 안식의 세계에서 메시지가 도착했다.
[짐승들의 왕, 송곳니 군주가 이 상황을 구경하며 킬킬거립니다.]“이제는 너까지 웃냐?”
[짐승들의 왕, 송곳니 군주가 그는 전대 강체의 군주를 키워 낸 스승이라고 알려줍니다.]“뭘 키워 낸 스승이라고?”
[키에엑?! 뭣이! 강체의 군주를 키워 낸 놈이라고!]의아해하는 수호와는 달리 베르는 깜짝 놀라 호들갑을 떨었다.
“크르륵. 뭐야? 역시 타르나크를 아는 놈들이었잖아? 역시 그럴 줄 알았지.”
그들의 대화를 들은 암무트는 히죽 웃으며 계속 자신의 목을 물어뜯고 있는 그림자 지네를 두 손으로 찢어 버리고 바닥에 털어 버렸다.
[캬하악!]그림자 지네가 다시 몸을 재생하고 암무트에게 덤벼들었지만, 수호는 그림자 지네를 거둬들이며 그에게 되물었다.
“타르나크?”
“요인들의 왕, 강체의 군주 타르나크.”
암무트는 입가에 머금은 검은 피를 퉤 뱉으며 킬킬 웃었다.
“나는 그에게 강체술을 가르친 스승이다.”
-예전에 들은 적 있어.
슈우우욱!
때마침 볼칸의 뿔에서 에실이 빠져나오며 말을 이었다.
“전대 요인들의 왕이 강체의 군주라 불리게 된 건, 강체술이라는 특이한 기술을 사용하기 때문이라고.”
“크흐흐. 그래, 그걸 전수해 준 게 바로 나다. 에구구. 그럼 뭐하나. 그놈 죽었다며?”
암무트는 아예 바닥에 엉덩이를 붙이고 털썩 주저앉아 버렸다.
그러면서도 시선은 여전히 홀린 듯이 수호의 검게 물든 주먹에만 머물러 있었다.
히죽.
“그래, 마침 잘됐군.”
암무트는 좋은 생각이 났다며 수호를 쳐다보며 말했다.
“이봐, 너. 재능이 좀 보이는데, 어차피 타르나크도 죽었겠다, 네가 대신 배우는 게 어때?”
“……?”
“강체술 말이다.”
“가, 갑자기?”
그 순간 수호의 앞에 메시지가 도착했다.
[‘일일 퀘스트 : 강체술 훈련’이 도착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