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lo Leveling: Ragnarok RAW novel - Chapter (55)
나 혼자만 레벨업:라그나로크-54화(55/176)
나 혼자만 레벨업 : 라그나로크 54화
강체술 훈련은 지옥 그 자체였다.
[열하나! 열둘!]“끄읍!”
투둑 투둑.
팔굽혀펴기 20번에 근육이 찢어졌고.
[스물다섯! 스물여섯!]“끄윽……!”
뚜둑! 뚝뚝!
30번에 힘줄이 파열됐고.
[서른여덟! 서른아홉……!]콰드드득!
40번에 팔이 부러지고 말았다.
“끄아악……!”
[허어! 약해 빠졌구나! 너의 의지는 고작 이것뿐인가! 근성을 보이란 말이다!]하지만 암무트는 사정을 봐줄 생각이 추호도 없었다.
오히려 약해 빠진 수호의 육신을 호탕하게 비웃었다.
극한의 스파르타.
여태껏 그의 훈련을 못 버티고 나가떨어진 제자들은 수두룩했다.
하지만 이 피라미드는 대주술사 칸디아루가 특별히 암무트를 위해 마련해 준 강체술 훈련소.
[뼈가 부러져도 훈련은 계속될 것이다!]슈와아아악!
암무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사방에서 새하얀 붕대가 날아와 수호의 팔다리를 휘감았다.
뚜둑, 뚜두둑!
부러진 뼈가 강제로 맞춰지면서 엄청난 고통이 뒤따랐다.
[자! 이제 훈련을 계속할 수 있겠지? 앞으로 육십 번 남았다!]아무래도 이 붕대는 이곳의 미라들을 감고 있는 붕대와 같은 종류인 듯했다.
죽어서 부패한 시체조차 움직이는 주술적 붕대는 놀랍게도 부러진 팔다리가 움직일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
다만 치료가 된 것은 아니었기에 고통은 그대로 남아 있었다.
아니, 오히려 부러진 팔을 강제로 움직이는 것이었으니 더 큰 격통이 뒤따랐다.
“크읍!”
전신에 피땀을 쏟으며 이를 악무는 수호의 모습에 암무트는 비릿하게 웃었다.
[왜? 뒤늦게 후회되느냐? 이미 늦었다. 본디 강한 힘에는 그만한 고통이 따르는 법! 네게 주어진 길은 둘 중 하나다. 고통을 즐기거나, 고통 속에서 죽거나.]하지만 수호에겐 한 가지 길이 더 있었다.
‘이런 식으로 나온다 이거지?’
수호는 억지로 입꼬리를 말아 올리며 상점창을 열었다.
짤그락.
[‘아이템 : 하급 힐링 포션’을 구매했습니다.]둥실.
수호는 염력으로 힐링 포션을 낚아채 입에 들이부었다.
꿀꺽꿀꺽.
힐링 포션이 넝마가 된 육체 속에 스며들었다.
그러자 부러진 뼈가 도로 붙고, 파열된 근육이 재생되기 시작했다.
[허어?]그 모습에 암무트의 눈이 휘둥그레 커졌다.
수호는 거뜬해진 모습으로 그와 눈을 마주치며 물었다.
“그래, 이제 몇 번 남았다고?”
[…….]암무트는 문득 떠올렸다.
그동안 타르나크 같은 놈을 또 만들어 내기 위해 얼마나 많은 제자를 죽음으로 내몰았던가.
결국 그놈들은 고통 속에서 울부짖다가 전부 죽어 버리고 말았다.
그런데 이 녀석은 뭔가 달랐다.
이번엔 어쩌면?
암무트가 이를 드러내며 음산하게 웃었다.
[크흐흐! 재밌는 능력을 쓰는구나! 이러면 마음 놓고 강도를 높여도 되겠어!]“아니, 잠깐.”
그건 아니지!
고오오오……!
“크학!”
더욱 무거워진 중압감이 수호를 짓눌렀다.
[갈 길이 멀다! 훈련을 계속하자!]수호는 그 뒤로도 팔이 부러지면 포션을 마시길 수차례 반복하고서야 간신히 팔굽혀펴기를 끝냈다.
그러나 그다음은 지옥의 윗몸일으키기가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나! 두울! 둘! 둘! 어허! 자세 똑바로 안 하나!]아니, 세상에.
윗몸일으키기가 이렇게 위험한 운동이었던가?
처음엔 복근이 끊어질 듯 아프더니, 결국엔 허리가 똑 부러지고 말았다.
“끄읍……!”
이건 진짜 아프다.
말도 안 나오게 아프다.
슈와와아악!
그러자 또 득달같이 날아온 붕대가 수호의 허리를 휘감았다.
다시 말하지만, 강제로나마 움직일 수 있게 되었을 뿐 안 아픈 건 아니다.
수호는 초인적인 정신력으로 기절할 것 같은 고통을 버티며 상점창을 열었다.
짤그락.
[‘아이템 : 하급 힐링 포션’을 구매했습니다.]힐링 포션으로 척추뼈를 강제로 붙이고 다시 운동 시작.
[크하하! 좋구나 좋아!]암무트는 아무리 고장(?) 나도 계속 고쳐 쓸 수 있는 수호가 매우 마음에 드는 눈치였다.
그렇게 허리가 두 번이나 더 부러지고 나서야 100번이 끝났고, 어느새 수호의 전신은 붕대로 둘둘 말려 있었다.
‘아.’
불현듯 깨달음이 찾아왔다.
“자, 잠깐. 설마 이곳의 미라들이 전부 이렇게?!”
[크하하! 바로 맞췄다! 이 피라미드의 미라들은 전부 먼저 떠나간 네 못난 선배들이지!]“아니…….”
이 헬스장 얄짤없네 진짜.
[네놈도 죽어서 미라가 되기 싫으면 부디 죽지 말고 끝까지 버티거라! 그러면 그 끝엔 반드시 광명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니! 이번엔 스쿼트다! 하느아! 두울!]이번엔 지옥의 스쿼트가 허벅지 근육을 사정없이 찢어발겼다.
콰직!
거기에 중력장까지 더해지자 결국 두 다리가 동시에 부러지고 말았다.
그러자 또다시 붕대가 날아와 수호의 다리를 휘감았다.
“상점…….”
짤그락.
[‘아이템 : 하급 힐링 포션’을 구매…….]수호는 어느새 힐링 포션을 링거처럼 입에 물고 운동하고 있었다.
그러다 결국.
띠링!
[‘스킬 : 맷집’의 레벨이 올랐습니다!] [물리 방어력 +40% → +60%]“…….”
아니, 이게 말이 되나?
고작 맨몸 운동 좀 했다고 맷집이 올라 버렸다.
물론 맷집 스킬이 올랐다고 힘이 더 강해진 건 아니라서 힘든 건 똑같이 힘들었다.
다만 그만큼 다쳤을 때 고통이 경감되긴 했다.
이 지옥 같은 훈련이 일일 퀘스트라는 것을 고려하면 장기적으로는 매우 큰 이득일 것이었다.
그러면 분명 기뻐야 되는데.
어째서, 눈물이……?
[좋아! 이번엔 달리기다! 전속력으로 달려라!]“…….”
10km 달리기도 물론 쉽지 않았다. 엄청난 중력장 아래에서는 그냥 서 있는 것조차 고행이었으니까.
달리다가 조금이라도 다리에 힘이 풀리는 순간 발목이 접질렸다.
그 순간 어마어마한 중압감이 발목을 짓눌러 인대를 끊어 버렸다.
뚜. 두. 둑.
인대가 하나씩 순서대로 끊어지는 소리가 더없이 소름 끼쳤다.
그리고 이 순간만을 기다렸다는 듯 또 득달같이 날아와 발목을 휘감는 붕대.
‘이 개 같은 붕대들 진짜!’
어엿한 미라가 되어 버린 수호가 눈빛을 불태웠다.
어차피 달릴 거라면 더 빨리 달리는 게 좋지 않을까?
그러면 이 지옥 같은 운동도 빨리 끝날 테니까!
“그레이, 강신!”
[제사장의 육신에 ‘펫 : 그레이’의 영체가 강신합니다.]슈와아악!
수호의 머리가 은빛으로 변하며 그 몸에 야생의 기운이 흩날렸다.
[‘스킬 : 초원의 바람’을 사용합니다.] [일시적으로 이동 속도가 30% 상승합니다.] [일시적으로 공격 속도가 30% 상승합니다.]수호의 속도가 빨라지자, 암무트는 흡족한 웃음을 터뜨렸다.
[좋구나, 좋아! 이번 제자는 재주가 많군! 오냐! 네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달리고 또 달려라!]“말도 안 돼. 저딴 게 무슨 훈련이야? 고문이지.”
이 모든 광경을 멀리서 지켜보고 있던 에실은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베르의 반응은 달랐다.
[크흠. 그립군.]베르는 어딘가 아련한 표정으로 추억에 잠겨 있었다.
[돌이켜보면 군주님께서도 한때 저런 훈련을 하셨었지. 물론 난이도는 조금 달랐지만.]“성진우 님도 저런 훈련을 했었다고? 아, 그러고 보니……!”
듣고 보니 옛날 기억이 떠오른 에실이었다.
한때 자신이 길잡이로서 성진우의 곁을 따라다니던 시절.
분명 그때도 성진우가 가끔씩 가벼운 운동을 하긴 했었다.
“……음?”
순간 에실의 표정이 굳었다.
아니, 그때는 진짜 가벼웠는데?
그냥 팔굽혀펴기였는데?
그냥 윗몸일으키기였는데?
“……?”
[…….]순간 에실과 베르의 눈이 서로 허공에서 얽혔다.
그리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성진우 님은 날로 먹었네.’
‘주군께선…….’
이건 아무래도 수호의 정신 건강을 위해 평생 비밀로 해야겠다.
끄덕.
그렇게 둘 사이에 묵언의 계약이 체결되었다.
* * *
띠링!
[‘일일 퀘스트 : 강체술 훈련’을 완료하셨습니다.]팔굽혀펴기 100회 : 완료 (100/100)
윗몸일으키기 100회 : 완료 (100/100)
스쿼트 100회 : 완료 (100/100)
달리기 10km : 완료 (10/10)
※단, 암무트를 업고 할 것.
“끄, 끝났다아아……!”
온몸이 붕대에 감긴 수호가 바닥에 대자로 쓰러졌다.
그 모습을 멀뚱히 지켜보던 암무트가 작게 중얼거렸다.
[오, 이게 진짜 되네?]“뭐, 인마?”
[아니, 크흠. 당연히 원래 되는 거다. 강체의 군주 외에는 성공한 놈이 없었을 뿐. 아니, 진짜라니까?]“…….”
수호의 따가운 눈빛에 슬그머니 시선을 회피하는 암무트였다.
띠링!
때마침 메시지가 도착해서 수호가 암무트에게서 시선을 거뒀다.
[완료 보상이 도착하였습니다.] [보상을 확인하시겠습니까?] (Y/N)보상 1. 상태 회복
보상 2. 능력치 포인트 +3
보상 3. 랜덤 박스 1개
같은 일일 퀘스트라 그런지, 고블린 100마리 잡았을 때와 보상이 똑같았다.
그런데 왜 이렇게 억울한 기분이 들지?
“모두 수락.”
휘오오오!
1번 보상, 상태 회복.
당장이라도 기절할 것 같았던 수호의 모든 컨디션이 순식간에 회복되었다.
대자로 뻗어 있던 수호가 가벼워진 몸으로 폴짝 뛰어오르자, 암무트가 흥미롭다는 듯 눈을 빛냈다.
[호오. 진짜 튼튼한 놈이군. 아주 좋아.]수호는 능력치 포인트를 전부 근력 스탯에 쏟아부었다.
앞으로도 이 일일 퀘스트를 견뎌 내려면 근력이 필수였다.
그리고 대망의 랜덤 박스 오픈.
띠링!
[‘아이템 : 미라의 붕대’를 획득했습니다.]“야이씨……! 누구 놀리냐!”
반사적으로 입에서 욕이 튀어나왔다.
하지만 몸소 체험해 봤으니 이 붕대의 효과는 탁월했다.
[아이템 : 미라의 붕대]입수 난이도 : C등급
종류 : 소모품
대주술사 칸디아루가 만든 주술 붕대.
빈사 상태에서도 몸을 강제로 움직일 수 있게 도와줍니다.
(상점에 판매할 시, 구매 리스트에 추가됩니다.)
“…….”
수호는 군말 없이 붕대를 상점에 팔아 버렸다.
짤그락.
[‘아이템 : 미라의 붕대’가 구매 리스트에 추가됩니다.] [앞으로는 ‘아이템 : 미라의 붕대’를 상점에서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붕대 자체에 상처 회복 효과는 없었지만, 포션과 함께 사용하면 효과가 매우 좋았다.
무엇보다 붕대가 저절로 감기는 주술 붕대여서 편하고 좋았다.
그런데 왜 이렇게 약이 오를까?
수호가 제정신(?)을 차리자, 암무트는 다시 영체화를 풀고 처음의 악어 거인으로 돌아와서 말을 걸었다.
“흐흐. 수고했다. 오늘의 훈련은 여기까지다. 이제 다시 아까 그 스킬을 써 봐라.”
“뭐? 강타를?”
“그래. 그 어설픈 강체술 말이다.”
“……?”
그 말에 수호가 고개를 갸웃하며 지배자의 권능을 자신의 주먹에 깃들게 했다.
[‘스킬 : 강타’를 사용합니다.]그 순간.
슈우우욱!
수호의 주먹에 휘감긴 검은 건틀릿이 팔꿈치를 넘어서 어깨까지 뒤덮었다.
띠링!
[‘스킬 : 강타’가 ‘스킬 : 강체술’로 업그레이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