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lo Leveling: Ragnarok RAW novel - Chapter (90)
나 혼자만 레벨업:라그나로크-89화(90/176)
나 혼자만 레벨업 : 라그나로크 89화
[그림자 추출이 가능합니다.] [그림자 추출이 가능합니다.] [그림자 추출이 가능합니다.]…….
현무 길드의 시체들 위로 검은 증기가 격렬하게 일렁이며 자신들의 죽음을 거부하고 있었다.
그리고 수호의 명령이 떨어진 순간.
아아아아아-!
허공에서 울려 퍼진 소름 끼치는 귀곡성들.
그와 함께 시체들의 검은 그림자가 맹렬히 휘몰아치며 새로운 몸을 구성하기 시작했다.
슈와아아악!
[그림자 보병 Lv.1]일반 등급
[그림자 창병 Lv.1]일반 등급
[그림자 방패병 Lv.1]일반 등급
아무리 현무 길드의 2군이라고 해도, 공격대로서 완벽한 조합으로 이루어진 헌터들이었다.
물론 그림자 병사로 추출하게 되면 생전의 힘보다 약간 약화되는 단점이 있지만, 그걸 감안하고도 남을 만한 막강한 장점이 있었다.
불사!
절대 죽지 않는 그림자 병사들이 되는 순간, 이들은 몸을 사리지 않고 오로지 적을 참살하기 위해서만 달려드는 악귀 같은 군단으로 돌변하게 되는 것이다.
[크아아아!] [크워어어!]언어 능력조차 상실한 그들의 입에서 우레와 같은 포효가 터져 나왔다.
[이, 이건 설마……!]수호의 그림자 병사들을 본 초월한 중급 악마는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말도 안 돼.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났다.
이곳에 있는 중급 악마는, 아니 군주 전쟁이 끝나고도 아직까지 살아남아 있는 모든 악마들은 사실상 전쟁을 피해 숨어 버린 패잔병들이었다.
그렇기에 이곳에 있는 악마들 중 전쟁의 승자인 그림자 군주의 모습을 제대로 본 이들은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일반 하급 악마들보다 우월한 존재인 중급 악마는 본능적으로 지금 수호를 중심으로 퍼져 나온 죽음의 기운의 정체를 눈치채고 말았다.
[그림자 군……!]아니, 그림자 군주는 지금 지구에 없을 텐데!
여전히 그림자 군주가 지구에 머물고 있었다면, 자신들은 절대로 이곳을 침략할 엄두를 못 냈을 것이다.
[크윽! 그래, 그럴 리가 없지! 네놈이 진짜 그림자 군주였다면 우리를 보자마자 멸절시켰을 터!]중급 악마는 사나운 기세를 터뜨리며 수호를 향해 마력을 폭살시켰다.
그와 함께 모든 하급 악마들이 수호의 병사들을 공격했다.
[죽여라! 모조리 죽여 버려라! 이놈들은 우리의 대계를 위한 귀중한 재료로 쓰일 것이다!]콰르릉!
하늘에서 또다시 내려치는 날벼락.
‘역시 스킬이군.’
수호는 악마들을 무참히 베어 내며 하늘을 계속해서 주시했다.
벼락 공격은 그림자 병사들을 산산이 찢어발겼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슈와아아악!
[키하하하!]찢겨 나간 그림자 병사들의 몸이 다시 검은 증기와 함께 원래 모습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악귀처럼 다시 눈앞의 적들의 목을 자르고 심장을 꿰뚫었다.
[크하하하!]그중 가장 앞에서 광소를 터뜨리는 것은 갑옷 기사로 다시 태어난 이영호 과장이었다.
그는 죽음의 병사가 된 순간, 수호의 충실한 종으로서 자신의 잔혹함을 악마들에게 쏟아붓고 있었다.
“저런 터프한 아저씨였어?”
악마들의 목을 잘라 그조차도 무기로 활용하는 그의 악랄한 싸움법에 수호는 헛웃음을 터뜨렸다.
‘그럼 잔챙이들은 맡겨도 되겠군.’
그림자 병사들이 몇 번이고 재생하는 통에 마나가 쭉쭉 빨려 나가고 있었다.
[‘아이템 : 중급 마나 포션’을 구매했습니다.]수호는 마나 포션을 마시며 에실을 불렀다.
“에실!”
“알았어!”
이젠 별말을 안 해도 바로 눈치챈다.
수호가 치켜든 볼칸의 뿔은 지금까지 죽인 악마의 영혼 덕분에 엄청나게 공격력이 증폭되어 있었다.
하지만 이것만으론 부족했다.
저 거대한 악마를 처치하기 위해선 더 강한 악마의 영혼이 필요했다.
수호의 부름에 즉시 에실은 영체화를 하여 볼칸의 뿔로 흘러 들어갔다.
[볼칸의 뿔이 악마의 영혼을 포식합니다.]슈와아아악!
그 순간 더없이 강력하고 불길한 기운이 볼칸의 뿔의 검날에 휘몰아쳤다.
그리고 하나 더.
“라칸!”
수호가 반대쪽 손에 든 ‘라칸의 송곳니’를 치켜들며 외치자, 저 머나먼 곳에서 대답이 들려왔다.
[짐승들의 왕, 송곳니 군주가 허락하겠노라 고개를 끄덕입니다.]슈와아악!
그 순간 라칸의 송곳니에서 신령한 기운이 휘감겼다.
그 두 자루의 검을 치켜든 수호의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다.
“여기에 거인의 갑옷까지.”
[‘스킬 : 거인의 갑옷’을 사용합니다.]후와아아악!
그 순간 수호의 몸에 휘감기는 오러의 갑옷!
수호의 몸집이 점점 커지며, 양손에 들고 있던 쌍검도 그에 맞춰 크기가 커졌다.
수호는 그 즉시 중급 악마를 향해 덤벼들었다.
촤촤촤촤촤촤촤악!
[크어어어!]중급 악마가 손을 뻗어 벼락을 수호에게 뿌렸다.
하지만 수호는 그 벼락을 그대로 맨몸으로 맞으면서도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스킬 : 폭풍 베기’를 사용합니다.]쿠와아아아앙!
벼락과 폭풍이 서로를 물고 뜯으며 하늘을 찢어발기기 시작했다.
그 중심에서 치열한 격돌 중인 수호와 중급 악마.
[크윽!]갑작스런 수호의 맹공에 수세에 몰린 중급 악마는 품에서 어떤 물건을 꺼내 들었다.
콰직!
그리고 뭔가를 움켜쥔 순간, 보랏빛 가루가 연기처럼 중급 악마의 전신을 휘감았다.
그 순간 에실의 목소리가 수호의 뇌리에 들려왔다.
[맙소사! 저거 혈석이잖아?!]“혈석? 그게 뭔데?”
[고도로 정제된 악마의 피야! 별가루보다 훨씬 강력한 마력 증폭제라고 보면 돼!]“별가루? 그럼 더 강해지는 건가?”
[당연하지! 혈석이 다 흡수되기 전에 죽여야 해! 어차피 저건 완벽한 혈석이 아니라서 소화력이 느릴 테니까!]대화가 이어지는 중에도 수호는 계속 놈을 공격하고 있었다.
[크하하! 아직 초기 버전인데도 이 정도라니! 하지만 아까울 것 없지! 바로 여기 악마 귀족을 잡는다면 더 뛰어난 혈석을 만들 수 있을 테니까!]중급 악마는 황홀한 표정으로 급격히 치솟는 자신의 힘에 취해 있었다.
그리고 한 손으로 수호의 공격을 막아 내며 그의 몸을 가차 없이 튕겨 냈다.
콰앙-!
“커헉!”
수호의 입에서 피가 터졌다.
[소군주님-!]베르가 다급히 날아와 걱정을 했지만, 수호는 곧장 일어나서 포션을 입에 물었다.
“괜찮아. 아직 할 만해.”
저쪽이 혈석으로 힘을 낸다면, 이쪽에는 포션이 있었다.
체력량이 높아진 덕분에 HP가 채워지는 속도가 조금 느려지긴 했지만, 그 정도 시간을 끄는 건 얼마든지 가능했다.
그리고 이렇게 자신을 한계까지 일부러 몰아붙인 보람이 있었다.
띠링.
[‘스킬 : 맷집’의 레벨이 올랐습니다.] [물리 방어력 +80% → +100%]히죽.
수호는 방어력이 높아진 감각을 만끽하며 자신의 첫 번째 병사의 활약을 지켜봤다.
쐐애애애액-!
하늘 위에서 퀘이가 중급 악마가 빈틈을 보일 때마다 한 줄기의 창이 되어 놈을 기습하고 있었다.
그 빛줄기가 마치 거미줄처럼 놈의 시야를 어지럽히고 있었다.
[마스터께 감히 피를 보게 해?] [크워어!]퀘이는 그림자 병사가 되면서 로열젤리를 쓸 수 없게 되었다.
그것은 자신만의 군단을 세뇌하는 독이었기에, 한낱 그림자 병사가 되어 버린 지금은 군단을 이끌 자격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가 지닌 극단적인 공격성이 사라진 건 아니었다.
평생 뒤에서 아랫사람들을 부리며 음모만 꾸며 오던 이민성은 어느새 누구보다 앞장서서 적을 참살하는 돌격대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자신의 모습이 퀘이는 상당히 흡족했다.
[즐겁구나.]퀘이는 거대한 악마를 상대로도 결코 겁먹지 않았다.
[즐거워.]자신이 그토록 원하던 불사의 힘.
그리고 뒤에서 치졸하게 수를 쓰지 않아도 자신의 순수한 힘으로 적을 찍어 누르는 강력함.
[참으로 즐겁구나. 이것이…….]퀘이의 창이 결국 중급 악마의 어깨에 쑤셔박혔다.
[이것이 강함인가.]콱!
[크아아악!] [죽어. 죽어. 죽어. 죽어라! 나의 마스터께서 흘리신 피의 천만 배 이상 피를 토하며 죽어 버려라! 크하하하!]푸화아악!
결국 퀘이에게 꿰뚫린 상처를 통해 혈석의 기운이 밖으로 다시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
엄청난 격돌이 이뤄졌지만, 고작해야 5초도 안 걸린 시간이 흘렀을 뿐이었다.
그리고 그 짧은 시간 동안 수호는 몸을 움직일 수 있을 정도는 최소한의 회복이 끝나 있었다.
강체술을 마음껏 쓸 수 있는 마력도.
[‘스킬 : 강체술’을 사용합니다.]콰아아아앙!
수호의 양팔이 검은 기운으로 덧씌워졌다.
스킬 레벨이 너무 높아진 탓에 강체술을 유지하는 데 들어가는 마나 소모량도 너무 많아졌다.
하지만 그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공격력도 높아져 있었다.
콱!
[……!]“잡았다.”
결국 수호의 검은 손이 혈석의 기운을 뚫고 중급 악마의 목을 잡아챘다.
그 순간 수호의 눈과 마주친 중급 악마의 눈이 부르르 떨렸다.
[자, 잠깐……! 이 기운은 설마!]단단히 착각했다.
이런 녀석을 그림자 군주라고 착각하다니!
[네놈은 강체의 군주의 후예였……!]콰직!
놈은 말을 채 끝맺지도 못하고 목이 꺾여 버렸다.
[초월한 중급 악마를 처치했습니다!] [‘아이템 : 볼칸의 뿔’이 악마의 영혼을 포식합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그 순간 수호의 앞에 나타나는 수많은 메시지들.
그런데 그 뒤로 이어지는 메시지가 놀라웠다.
띠링!
[‘칭호 : 악마 학살자’를 획득했습니다.]“오.”
수호의 눈이 반짝였다.
악마를 많이 잡았더니, 마침 딱 좋은 칭호를 얻게 된 것이다.
[칭호 : 악마 학살자]악마를 잡는 데 능숙한 사냥꾼에게 주어지는 칭호입니다. 악마형 몬스터를 상대할 때 모든 능력치가 40% 증가합니다.
“진즉 나왔으면 훨씬 편하게 잡았을 텐데.”
슈와아악!
수호의 몸이 다시 작아지며, 볼칸의 뿔 안에서 에실이 밖으로 빠져나왔다.
그리고 수호에게서 느껴지는 ‘칭호 : 악마 학살자’의 기운에 몸을 흠칫 떨었다.
악마로서의 본능이 수호를 포식자라고 인식하게 된 것이다.
“왜 그렇게 멀리 있어?”
“아, 아무것도 아니야.”
정신 차려 보니 에실은 임도균 뒤에 숨어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수호는 그 틈에 아까는 바빠서 미처 확인하지 못한 메시지를 확인했다.
“확인.”
[아래와 같은 보상이 준비되어 있습니다.]보상 1. 상태 이상 회복
보상 2. ‘버프 : 전장의 포효’
“버프?”
수호의 눈에 이채가 떠올랐다.
‘이건 중요한 순간에 써먹어야겠군.’
일단 보상 획득을 미뤄 둔 수호가 주변으로 눈을 돌렸다.
어느새 에실이 중급 악마의 사체 위에 서 있었다.
슈우우우…….
그 시체에서 붉은 기운이 흘러나와 에실의 손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수호야.”
에실은 굳은 표정으로 수호를 불렀다.
“이거 내 피로 만든 혈석이었어.”
“네 피라고?”
“그래. 아무래도 여기 어딘가에 마계에서 나를 사냥하던 놈들이 있는 것 같아.”
[소군주님.]에실의 말에 베르가 심각한 표정으로 수호를 쳐다봤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아무래도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 같습니다.]베르는 군주 전쟁 때 봤던 라디르 가문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 가문을 몰락시키고, 그 피로 힘을 증폭시킨 놈들이라면 그림자 군단에게 결코 우호적인 놈들이 아닐 것이었다.
수호도 그 말에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여기 어딘가에 팩토리가 있는 건 확실하겠군.”
“맞아. 별가루를 넘어서 혈석까지 만든 놈들이 이곳 어딘가에…….”
문제는 팩토리의 위치를 알아낼 방법이 사라진 것이었다.
“한 마리 정도 살려 둘 걸 그랬나.”
수호는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악마들은 마나가 오염된 놈들이라 그림자 추출도 할 수 없었다.
“일단 이곳을 샅샅이…….”
그때였다.
여태까지 계속 여기저기 들쑤시며 도망치고 다니던 임도균의 목소리가 들린 것은.
“수호야! 여기 뭔가 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