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th Korea's absolute chaebol! RAW novel - Chapter 502
대한민국 절대 재벌! 502화(완결화)
“체르노빌 원자로……?”
이 자리에 모인 모두가 공황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이것은 어떤 측면에서는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에게는 천운과 같은 일이었다.
“그렇습니다!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막대한 방사능이 검출되고 있습니다.”
“아…….”
조카예프 서기장이 길게 한탄했고, 이 자리에 모인 소련 수뇌부를 봤다.
“조금 전 논의하고 결정했던 것들은 모두 체르노빌 사고 수습 후에 다시 논의하겠소.”
조카예프 서기장의 말에 그 누구도 반대 의견을 거론하지 못했다.
‘아, 체르노빌이…….’
소련 붕괴의 핵심 사건이라고 할 수 있는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폭발 사고가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을 살렸다.
* * *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
강산 총리는 오덕수 부장이 아니라 최대치 국장의 안내를 받으며 주인이 없는 대통령 집무실로 들어와야 했다.
“각하께서는?”
“관저에 계십니다. 곧 도착하실 겁니다.”
강산 총리는 시계를 봤다.
‘9시가 넘었는데…….’
강산 총리는 강철 대통령이 정무 시간이 넘었는데도 출근하지 않은 적이 한 번도 없다는 것을 떠올렸다.
“무슨 일 있나?”
“……대통령 각하께 들으십시오.”
“무슨 일 있군, 그런데 오덕수 비서실장께서는 어디에 계시지?”
“그 역시 대통령 각하께서 말씀해 드릴 것입니다.”
최대치 국장이 강산 총리에게 묵례하고 집무실 밖으로 나가려고 돌아섰다.
“나 혼자 여기서 대통령 각하를 기다리라는 건가?”
“곧 오실 겁니다.”
“정말 무슨 일이 일어났군.”
강산 총리는 인상을 찡그렸다. 그리고 불길한 불안감에 사로잡혔다.
* * *
청와대 관저 식당.
식사는 평소처럼 차분하고 담담하게 흘러갔다. 내 아들 강필은 평상과 다름없고, 내 아내 리에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천천히, 꼭꼭 씹어 먹어라.”
난 강필의 밥그릇에 고기를 놓으며 말했고, 그때 강준이 나를 힐끗 보다가 숟가락을 내 쪽으로 내밀었다.
“저는요?”
“녀석……!”
강준에게도 고기를 놓아줬다.
“아버지, 이러신 적 처음인 거 아시죠?”
“뭐가?”
“이런 모습은 처음이네요. 전 항상 자고 있는 형과 나를 내려다보시는 아버지만 봤거든요.”
“그랬던가? 준아, 너는 시인이 되고 싶다고?”
“예. 저까지 아버지를 닮을 필요는 없잖아요.”
강준의 말에 두 아들에게, 아니, 아직은 어린 네 아들에게 나와 나의 업적이 무거운 짐처럼 느껴졌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시인이 되겠다고?”
“예, 형은 저보고 대현 그룹을 이어받으라고 했지만 셋째도 있고, 넷째도 있으니 저까지 관심 가질 필요는 없겠더라고요.”
강준의 말에 강필이 고개를 돌려 강준을 째려봤다.
“그러다 눈 찢어지겠네, 형은 형대로, 나는 나대로 사는 거지.”
“준아…….”
“아버지, 저는 그렇게 살아도 되죠?”
강준의 말에 나는 강준이 자신의 출생 때문에 이런다는 생각이 들었다.
-네 친모다.
강준이 열다섯 살 때, 나는 고영희에 대해서 말해 줬다. 그때까지 강준은 리에가 친모인 줄 알고 살았다.
-……어디 계신가요?
강준은 물끄러미 사진을 내려다보다가 물었다.
-아주 멀리에 있다.
-죽었다는 소리군요.
그때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다.
-제가 알았다는 것은 어머니한테 비밀입니다. 어머니가 아시면 가슴이 아프실 겁니다. 어머니는 세상에 둘도 없이 여리신 분이잖아요.
자신이 아파해야 할 때 강준은 어머니로 알고 살았던 리에를 더 걱정했었다.
‘나를 제일 많이 닮은 녀석은…….’
강준이다. 그런데 그런 강준이 나를 닮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것은 내가 짊어진 짐이 얼마나 무겁고, 숨이 막히는지 잘 안다는 의미다.
“아닌가요? 안 되는 건가요?”
강준이 내게 되물었다.
“준아, 그만해라.”
리에가 강준을 말렸다.
“예.”
리에를 보며 미소를 보이는 강준이었다.
“준아.”
“예, 아버지.”
“그래, 너는 하고 싶은 대로 시인이 되어라.”
“감사합니다.”
강준이 대답했다.
딩동, 딩동!
관저의 초인종이 울렸다. 그리고 그 초인종 소리 때문에 모두가 한 곳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나는 숟가락을 놨다.
“필아, 준비해라.”
“예, 아버지.”
“무슨 일인데요?”
강준이 물었지만 누구도 대답해 주지 않았다.
“준아, 잠시 형 좀 보자.”
“왜?”
“부탁해.”
“오늘 분위기 이상하네.”
* * *
강필의 방.
“지, 지금 뭐라고 했어?”
강준은 강필의 말을 듣고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
“이제부터는 네가 장남이라고.”
“미, 미친 거야? 형도 미쳤고, 아버지도 미친 거야?”
“내가 잘못해서 그래.”
“그래, 형이 잘못했다고 치자, 그런데 아버지라는 작자가 형을 잡아가서 사형대에 올리려고 검찰을 불러?”
“아버지는 그렇게 하실 수밖에 없다. 아버지께서는 대통령이시고 대한민국의 중심이시며 기준이시다.”
“개소리 닥쳐! 아버지도 형도 미친 거야-!”
강준이 소리를 질렀다.
“그래, 미쳤을지도 모르지. 그래도 달라지는 것은 없어.”
강필은 애써 담담한 표정으로 강철에게 분노한 강준의 어깨를 두드렸다.
“내 친모도 죽이고, 내 형까지 이렇게 죽인다고?”
“준, 준아…….”
“다들 미쳤어! 어떻게 이럴 수 있어? 아버지는 권력과 야망에 눈이 멀어서 미친 거야-!”
“준아!”
강필이 분노한 강준의 어깨를 잡고 흔들었다.
“왜? 왜! 왜 그렇게 담담해!”
울음을 터트리는 강준이었다.
“아버지를 부탁해…….”
“……미쳤어.”
강준이 급하게 돌아서서 문을 박차고 나갔다.
* * *
관저 출입문 앞에는 조찬우 검사가 입을 꾹 다물고 대기하고 있었고, 문을 벌컥 열고 강준이 뛰쳐나왔다.
“아버지-!”
나에게 소리치는 강준이다. 그리고 강준의 뒤에서 강필이 담담한 얼굴로 천천히 걸어 나와 조찬우 검사를 봤다가 나를 봤다.
“아버지, 다녀오겠다는 말씀은 못 드릴 것 같습니다.”
“으음…….”
아무 말도 해 줄 수가 없다.
“내가 아직 말하고 있잖아!”
강준이 다시 소리를 질렀다.
“아버지, 아니, 대통령 각하!”
강필이 강준을 지나쳐 내게 다가오려 했고, 강준은 강필을 제치고 내 손을 움켜쥐었다.
“당신께서 고영희 씨를 보낼 때도 이러셨습니까? 이렇게 담담한 표정으로 이러셨습니까? 당신의 몸에 흐르는 피는 차갑습니까? 제 몸에 흐르는 당신의 피도 이렇게 차가워야 합니까?”
강준은 다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만해!”
강필이 강준을 말렸다.
“형도 이렇게 보낼 겁니까? 정말 이렇게 보내실 겁니까? 형이 잘못한 것 압니다. 정말 이렇게 보내야 했습니까?”
“아…….”
두 아들에게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고, 애써 울음을 참던 리에도 고개를 돌려 눈물을 흘렸다.
“저는 아버지가 세상에서 제일 강한 분이라는 것을 알고 자랐습니다. 그리고 대한민국에서 제일 강한 권력을 가진 분이십니다. 그런데 왜 가족을 위해서는 그 권력을 단 한 번도 사용하지 않으십니까! 단 한 번이면 됩니다. 한 번이면 족합니다. 아버지께서는, 아니, 대통령 각하께서는 특별 사면권을 가지고 계시지 않습니까!”
절규다.
“미안하구나…….”
“이렇게 해서 대통령이라는 그 자리를 유지하시려고 그러십니까? 아들을 죽이면 유지되는 자리입니까? 그렇다면 다음은 제가 죽으면 됩니까? 저도 털끝만큼이라도 잘못하면 형처럼 되는 겁니까!”
강준은 지금까지 쌓인 울분을 모두 토해 내듯 소리쳤다.
“딱, 딱 한 번만 저들에게 그냥 돌아가라고 말하세요, 그럼 전 아버지를 다 용서할 겁니다. 형을 위해서, 어머니를 위해서 딱 한 번만 그 엄청난 권력을 쓰시라고요!”
나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다.
‘나도 그러고 싶다…….’
그런데 그럴 수가 없다.
그때 강필이 강준의 손을 뿌리쳤다.
“그만해! 형이 부탁한다.”
강필의 말에 강준이 강필을 매섭게 노려봤다.
“미쳤어……. 다들 미쳤다고! 아버지도 형도 미친 거야-!”
강준은 절규를 내뱉고는 밖으로 뛰어 나가 버렸다.
“아버지, 제가 아버지의 당부를 지켰지만 어머니는 우시네요.”
툭툭!
나는 그저 강필의 어깨를 두드렸다.
“내가, 내가 정말 네게 미…….”
“죄송합니다. 제가 아버지의 기대를 저버렸습니다.”
강필이 내 말을 자르고 돌아섰다. 그리고 조찬우 검사에게 다가갔다. 그렇게 내 장남 강필은 피의자의 신분으로 전격적으로 구속됐고, 그와 함께 태자당에 연루된 85명의 국가유공자 2세와 재벌 2세가 전격적으로 구속되었다.
그리고 언론으로 이 사건을 들은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의 모든 국민은 이번 사태에 경악했다.
* * *
청와대 기자회견장.
나는 강산 총리를 청와대에 소환하고 긴급 기자회견을 준비해 놨다. 내 장남이 살인 교사와 방조, 불법 총기 휴대와 사용 및 묵인의 죄로 구속되었고, 태자당에 가입한 85명의 고위층 청년들이 같이 구속된 사건 때문에 내외신 기자들이 벌떼처럼 몰려와 있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오늘 아침 제 아들인 강필 등 85명이 살인 교사와 방조, 살인과 불법 총기 휴대와 사용 및 묵인의 죄로 전격적으로 구속됐습니다. 저는 대한민국 연방화국의 대통령으로서, 아니, 한 가정의 아버지로서 혈족을 올바르게 이끌어야 하는 책임이 있는데, 이런 죄를 저지르게 만든 것에 대해 대통령을 떠나 피의자의 아버지로서도 진실되게 사죄합니다.”
내 말에 내외신 기자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 전 세계는 충격에 빠질 것이다.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의 법은 만민에게 평등해야 합니다. 그에 따라 피의자 강필은 불법단체 조성에 대한 법령대로 죄가 추가될 것이며, 사법부에서 엄정한 심판을 받을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강필이 저지른 죄는 사형이 집행되어야 마땅하다는 사법부의 의견이 제게 전달되었습니다. 그에 따라 법의 엄정한 심판을 받을 것이며 관련자들 역시 강력한 처벌을 면하지 못할 것입니다.”
나는 덜덜 떨면서 대국민 특별 사죄문을 발표했다.
“그리고 지금 저는 저의 불찰을 통렬히 느끼고 있습니다. 그에 따라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의 대통령직을 사임할 것을 발표하며, 제 아들이 저지른 죄를 다시 한번 국민들에게 사죄드립니다.”
이것은 대국민 특별 사죄문 발표를 끝냈고, 나는 단상 옆으로 나와 아주 천천히 진심되게 허리를 숙여 대통령이 아니라 피의자의 아버지로 사죄했다. 그와 함께 기자회의장은 혼란 그 자체의 아수라장으로 변했지만 나는 천천히 회의장을 빠져나와 대통령 집무실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강산 총리에게로 향했다.
* * *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
내가 대통령 집무실로 들어오자 강산 형님께서는 TV로 대국민 특별 사죄문 발표를 보고 계셨다. 아마도 저 뉴스는 몇 번이고 다시 방송될 것이다. 그리고 대한민국은 혼란과 공황에 휩싸일 것이다. 그런 혼란을 진정시킬 수 있는 사람은 강산 형님뿐이시다.
“철아, 너무 무책임하다고 생각하지 않느냐?”
강산 형님께서 내게 소리쳤다.
“……어쩔 수 없었습니다.”
“국민들에게 용서를 구하고 살려 달라고 호소했어도 됐다. 너니까 그래도 됐다. 국민들은 네가 이룬 것들 때문이라도 필이를 용서해 줬을 거다.”
“형님, 그러면 안 되는 거잖습니까? 그래서는 안 되잖습니까.”
“그렇다고 필이를 죽여? 네가 대통령직을 유지하기 위해서 그랬다면 나는 너를 증오했어도 이해했을 것이다. 그런데 대통령직까지 내려놓고 왜 이러는 것이냐?”
“……지쳤습니다.”
강산 형님께 솔직하게 말했다.
“철아…….”
“언제까지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필이에게 시간이 얼마나 주어질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이제부터는 오직 아버지로 살 겁니다.”
“그 시간, 오래일 것이다.”
“예?”
“나는 너처럼 초인적인 의지를 가지지 못한다. 그리고 네가 하야한다고 발표했기에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의 헌법에 의해 내가 대통령이 되었다. 대통령에게는 특별 사면권이 있다.”
“형, 형님……!”
“이 형에게 단 한 번만이라도 솔직히 말해 다오.”
강산 형님께서 나를 빤히 바라보셨고 나는 참았던 눈물을 주르륵 흘릴 수밖에 없었다.
“……형님,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을 부탁드립니다.”
법령을 수정할 때 대통령이 하야하거나 갑작스럽게 사망하면 국무총리가 대통령의 직을 수행하게 되도록 만들었고, 사망하거나 하야한 대통령의 남은 임기를 이어받게 했다.
케네디의 암살 사고를 보고 고친 것이고, 이렇게 조치해 놨기에 총리였던 강산 형님께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의 모든 권력이 이양될 수밖에 없다.
“이제는 그러셔야 합니다.”
원래 계획은 21년 후, 민주적인 방법으로 강산 형님께 정권을 이양하려고 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럴 수 없고, 어느 정도 반석에 올라 있는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을 강산 형님께 맡긴다.
그리고 나는 돌아섰고, 최대치 국가보위부 부장이 내게 묵례한 후에 나를 지나 강산 형님께 다가갔다.
“긴급 대통령직 계승 연설이 준비됐습니다.”
“잠시, 잠시만!”
“이제는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의 통수권자는 대통령 각하이십니다.”
“그렇기는 해도…….”
“제 영웅이 떠나시는 발걸음을 가볍게 해 주십시오.”
최대치 부장은 나를 영웅이라고 말했다.
“……알겠소.”
* * *
청와대 기자회견장.
“저는 강철 대통령 각하의 갑작스러운 하야 발표로 국무총리로 대통령의 직을 승계하는 것을 선언합니다. 저는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의 제2대 대통령으로서 헌법을 준수할 것이며, 국민들의 안전과 행복을 위해 노력하고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을 수호할 것입니다.”
대통령직 승계 연설은 간단히 끝났다. 그리고 강산은 아무런 질문도 받지 않고 최대치 국가보위부 부장의 경호를 받으며 기자회견장을 빠져나왔다.
그리고 집에서 뛰쳐나온 강준은 이 모든 일련의 사태를 거리에서 보았다.
‘아버지…….’
거리에서 TV를 보던 강준이 지그시 입술을 깨물었다.
-이제 네가 장남이다.
강준은 강필의 말이 떠올랐고, 그와 동시에 돌아섰다.
결론적으로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에서 강철의 시대는 끝났다. 그리고 새로운 시대의 서막이, 강산의 시대가 열리고 있었다.
그러나 강산의 시대는 새로운 시대라고 말할 수 없을 것이고, 강철의 시대의 연장선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제는 제가 아버지를 닮아야 하는 겁니까…….”
새로운 시대의 서막은 그렇게도 강철을 닮지 않으려고 했던 강준의 시대일 것이다.
[완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