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weapon for super planet destruction RAW novel - Chapter 195
=> 195 11장-스완 왕국의 열혈 공주님.
“그런데 내가 아까 술집에서 얘기했던거 기억하느냐.”
“뭐요?”
게임방에 거의 다 도착했을때 즈음, 찬혁은 공주가 나지막히 하는 말을 듣게 되었다.
“술집에서 했던 얘기가 한두가지가 아닌디, 어떤걸 얘기하는거요?”
“네가 처음으로 다크 파이터들과 싸웠을때 윤소희 님을 만났었다고 하지 않았느냐.”
“아. 그렇소. 소희 누님 말이구려.”
공주가 소희에 대해 얘기를 꺼내자 찬혁이 고개를 슬쩍 끄덕여보였다.
“지금 접속을 하면 그분을 만날수 있는것이냐?”
공주가 다시금 묻는 말에 찬혁이 바로 답을 해주었다.
“복원된 직후에 나랑 싸웠다가 일이 잘 해결된 이후로, 지금 그 양반은 선라이즈 길드의 길드 하우스에서 생활하고 있을거요. 그럼 잘 됐네. 거기 선라이즈 길드원들에게 얘기해서 그곳 길드의 콜로세움 좀 빌려야 것소. 공주님이랑 나랑 거기서 한판 붙으면 되것구만.”
“야. 나 왔다.”
“이 새끼. 술 존나 처먹고 왔네.”
게임방 아르바이트 생한테 손을 흔들며 말을 하는 찬혁의 모습을 보며, 공주는 찬혁이 참 주위에 아는 사람도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라.판 자리 남는데 있냐?”
“갑자기 또 라.판질이냐? 좆같은 망겜 더러워서 접는다더니 말야.”
“개소리 그만하고 자리 남는데 어디여.”
“저기 끝쪽에 38번 룸 하나 남는다. 그런데 잠깐만…”
“왜?”
문득 찬혁은 자신의 친구놈이 작은 목소리로 속삭이듯 말을 하는걸 듣게 되었다.
“지금 너랑 약간 떨어져 있는 저 여자애. 네가 데리고 온거 맞냐?”
“그려. 근디 그게 왜?”
“뭐냐? 저 금발머리는? 게다가 우리나라 사람 같아보이지도 않는데? 그리고 존내 예뻐. 씨발.”
“뭐… 그런게 있다.”
“야. 왜 니 주위에만 저렇게 여자가 꼬이냐? 전생에 우주를 구했냐?”
“몰라 임마. 나는 귀찮아 죽것다. 아주 별놈의 일이 다 생겨. 여하튼 개소리 그만하고 난 게임하러 왔으니 게임하러 간다.”
“그래라.”
야간에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자신의 친구와 간단히 대화를 마친후, 찬혁은 뒷쪽에 약간은 멀리 떨어진 곳에 서있는 공주를 보며 말을 건넸다.
“갑시다. 공주님. 자리 빈 곳 있다네요.”
과거의 오락실 노래방을 연상케 하는, 한 3평 남짓한 공간 안에 놓여진 의자 두개와 벽에 매달린 자그마한 찬장 하나. 그리고 그 찬장의 칸에 놓여진 라.판의 접속 단말기가 공주의 눈에 들어왔다.
다른 사람이 절대로 자신이나 공주를 건드리거나, 혹은 자신이 있는 방안으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문을 잠그고 난 후에 찬혁은 자신이 사용할 접속 단말기를 하나 손에 들었다.
공주는 의자에 앉아서 접속 단말기를 든채로 방안을 슬쩍 둘러보고는 입을 열었다.
“게임방이라는게 이런식으로 되어있구나.”
“처음이쇼? 하긴…공주님이 게임방에 갈 일은 없겠구료.”
“우리 왕국에는 게임방이라는건 없으니 말이다. 이런건 한국이 참 시스템이 잘되어 있구나.”
“뭐…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PC방도 그렇고, 이 가상게임방도 그렇고, 우리나라가 이런건 쓰잘데기 없이 잘 해놓긴 했죠. 시간당 3천원이라는 돈이 좀 아깝긴 하지만 말이오.
그럼 접속하자마자 내 위치 추적해서 바로 찾아오셔요. 제 아이디가 ‘그냥 대충 즐기자.’ 레벨 150 마총사에요. 원래 이 아이디는 아니었는데 얼마전에 아이디 무료 변경 이벤트가 있어서 바꿨죠.”
“그 대한민국 괴물인가 뭔가 하는 아이디는 아닌것이냐?”
공주가 묻는 말에 찬혁이 고개를 저었다.
“그건 국가대표 잠깐 뛰면서 일본팀이랑 싸웠을때 아이디인데 지금은 반납하고 안 씁니다. 하여간에 지금 제 아이디. 저거 등록하고 나서 저한테 메시지를 보내던가 위치 추척해서 찾아오슈. 아니면 바로 선라이즈 길드 길드 하우스로 텔레포트 스크롤이나 워프 게이트 써서 이동하시던가 말이오.”
“알겠다.”
“그럼 갑시다.”
말을 마친 찬혁이 곧바로 접속 단말기를 머리에 뒤집어 썼다. 그리고 공주도 뒤이어 접속 단말기를 머리에 착용했다.
“그럼 다녀오마. 소희야.”
“다녀오세요. 모두들.”
비록 밤이긴 하지만 토요일이기에 선라이즈 길드의 사람들이 길드 하우스에 무려 몇백명이나 모여 있는 상황이었다.
거의 천명 이상에 육박하는, 국내 최고의 길드인 선라이즈 길드인 만큼 몇백명 정도가 길드 하우스에 한번에 모이는 것도 결코 보기 어려운 광경은 아니었다. 게다가 지금은 아주 여유가 넘치는 토요일 밤이 아니던가.
유럽의 거대한 고성을 방불케 하는 길드 하우스에 모인 길드원들은, 다시 몇십명 정도씩 나누어 팀을 짜서 일정 시간대에만 사냥이 가능한 레이드 던전을 정복하기 위해 서로 길을 떠나고 있는 중이었다.
소희는 길드원들이 다들 떠나가는 모습을 배웅해주고 있는 중이었다. 그녀도 만일 보통의 유저였다면 같이 레이드 사냥을 갔을테지만 그녀는 현실에서는 살아있는 존재가 아닌, 이미 현실에서는 죽어서 라.판상에 복원이 되어 있는 존재였다.
때문에 레이드 사냥을 갔다가 타격이라도 입으면 곤란하기에 함부로 사냥을 가지는 않고 남아있는 몇몇의 유저와 함께 길드 하우스를 지키는 역할을 맡고 있는 중이었다.
본래 라.판에는 서버가 두개가 존재하는데 하나는 스탠다드 서버로, 이곳은 별다른 규칙이나 법칙이 존재하지 않는 곳이기에 절대로 무슨일이 생긴다고 해도 해킹이나 혹은 개발사의 부주의로 인해 생기는 일들이 아니면, 그 어떤 일이 생겨도 개발사측에서 책임을 지지 않는 서버였다.
한마디로 극한의 자유로움이 보장되어 있지만, 그만큼 무법지대라는 말도 되기에 많은 문제들이 발생할수 있었다. 그렇기에 라.판을 만든 리얼리티 일루젼사 측에서는 반드시 유저들이 스탠다드 서버를 선택할때 경고문을 내보내고 있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서버인 실버 서버가 있는데, 이 실버 서버는 유저들간의 P.K나 듀얼. 상대에게 피해를 주는 그 어떤 행위도 금지가 되어 있으며 같은 유저나 혹은 복원된 존재들에게 피해를 주려는 순간, 바로 게임에서 튕겨져 나가며 계정 영구 정지가 되기 때문에 그냥 평화롭게 게임을 즐기고 싶은 유저들이나 혹은 죽었다가 복원되어 새 삶을 얻은 사람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을 찾아서 만나려는 사람들이 많이 접속을 하는 편이었다.
원래대로라면 소희의 경우에도, 사실은 안전을 위해 실버 서버에 있어야겠지만 그녀는 스탠다드 서버에 그대로 남았다.
몰론 스탠다드 서버에 남아도 상관이 없을 정도로 그녀의 실력이 무시무시한 점도 있지만, 실제로 그녀가 스탠다드 서버에 남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찬혁이 절대로 실버 서버 같은 평화로운 곳에는 접속을 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소희는 실버 서버로 이동하지 않고 스탠다드 서버에 남아서 늘 위험과 싸우며 살아가고 있는 중이었다.
그런데 요새는 스탠다드 서버에 남는것도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을 하고 있는 그녀였다.
찬혁이 거의 2주가 넘도록 접속도 하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찬혁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 길다란 검은 생머리에도 살짝 웨이브를 주며 머리 스타일에도 변화를 주기도 하고, 마음에 드는 예쁜 하늘색 원피스를 사서 입어 보기도 하며 찬혁에게 자신의 모습을 좀 더 어필하려고 이래저래 치장도 했지만, 결론적으로 찬혁이 오지 않으니 의미가 없었다.
이럴때는 어째서 자신이 사고로 죽게 된 것인가 하는 원망이 일었다. 자신이 복원된 존재가 아닌, 정말로 살아있는 존재였다면 이렇지도 않을텐데 말이었다.
자신들의 가족들이 복원될 가망이 없는 마당인지라 사실 의지할만한 존재는 그렇게 많지도 않았고, 그래서 자신을 구해주고 보살펴 준 찬혁에게 더욱 의지를 하게 된 것인데 결정적으로 찬혁이 접속을 잘 하질 않으니 참 거시기 한 상황이 된 것이었다.
“하아…”
그녀는 오늘도 길드 하우스의 입구에 서서 한숨을 내쉬며 먼 산만 바라보고 있는 중이었다.
그런데 소희는 문득, 귓가에 아주 낮익은 걸걸한 청년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을 느꼈다.
“저기 보이는 콜로세움이 우리가 싸울 장소요. 공주님. 그리고 지금 이 거대한 성 같은게 선라이즈 길드 길드 하우스인디, 여기 책임자헌티 가서 경기장 좀 빌릴수 있냐구 물어봐야 것슈.”
“그래. 알겠다.”
“???”
길드 하우스의 입구에서 멍하니 먼산만 바라보던 소희는 검은색 츄리닝에 슬리퍼를 찍찍 끌고 걸어오는 찬혁의 모습과, 그리고 그 뒤를 따라오는 에메랄드 빛 원피스 차림의, 긴 금발의 생머리가 정말 컬쳐 쇼크인 엄청난 미모의 미소녀를 보게 되었다.
============================ 작품 후기 ============================
연재주기가 조금 빨라졌습니다.
이거 새로 열고 이걸 쓰다보니 다른 동네 글들이 다 휴업이군요. 나중에 욕먹기 딱 좋것습니다. ㅋ
여하튼 이만 물러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