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tlight on a Genius Vocalist RAW novel - Chapter 199
천재 보컬의 스포트라이트 199화
199화. 일상
일상에 대해 생각한다.
그 어떤 일상이 내게 남아 있을 수 있을까.
늘 쉴 새 없이 바뀌는 일상 속에서 무엇을 찾을 수 있을까.
그 어떤 것도 찾을 수 없다고 나는 생각했다.
계속해서 앨범을 냈다.
5집 6집 7집…….
그럼에도 크게 달라지는 건 없다.
이미 정상에 올라왔기 때문에.
우리의 새로운 음악 하나하나에 사람들은 감탄하고 환호한다.
“그러니까 그 맛에 사는 거지.”
그렇게 생각하고선 주변을 둘러본다.
만족스러운 얼굴로 자고 있는 김지선의 얼굴이 보인다.
나는 그 얼굴을 쓸어내리며 씩 웃었다.
“행복한 건 맞네.”
꽤 많은 일이 있었다.
정말 많은 노래를 냈고 인정받기 위해 노력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여러 상황 속에서 난 많은 것을 잡을 수 있었다.
“뭘 잡고 싶은 거야. 맨날…….”
김지선이 잠꼬대를 한다.
이것조차도 너무나도 행복한 순간이다.
그 어떤 것도 무너지지 않는 일상.
천천히 그녀의 이마에 입맞춤을 했다.
“다시 가야 할 시간이야…….”
아직도 수많은 스케줄이 산적해 있다.
나는 거기서 스포트라이트라는 새로운 빛을 얻었고 계속해서 뻗어 나간다.
모두가 노래를 부를 때 나를 주목하고 환호한다.
그 느낌이 너무나도 좋았다.
“행복해.”
인생에서 행복함을 느낀 적이 있을까.
그건 단 한 번도 없었다.
그저 경쟁의 연속과 연속.
나는 그 사이에서 계속해서 갈팡질팡할 뿐이었다.
하지만.
“이제 그런 인생은 끝이야.”
나는 혼자서 그런 말을 뇌까렸다.
막상 어떤 말도 나오지 않았다.
아마 다른 사람들에게 내가 이랬다고 생각하진 못하겠지. 아마 영원히 알 리 없을 것이다.
이미 모든 게 풀려 있는 상황이니까.
“사람이란 무엇일까.”
그런 별거 아닌 가정을 해 봐도 누구도 답하지 않았다.
나는 그저 웃을 뿐이었다.
미소를 짓고.
사람들을 만난다.
“생각 좀 그만해.”
“깼어?”
어느새 일어난 김지선이 적당히 나의 상념을 끊었다.
나는 그 말을 들으면서 씩 웃었다.
“맞아. 더는 이런 생각 같은 거 그만해야겠어.”
행복했고, 다시 행복했다.
그게 끝이다.
몸을 일으키고 씻는다.
바깥으로 나선다.
무대에 들어갈 시간이다.
* * *
“안녕하세요, 여러분. 홀릭입니다.”
나는 그렇게 말하면서 관객들의 호응을 유도했다.
사람들이 열렬히 박수를 치자 나는 그 모습을 보며 씩 웃는다.
이제 긴장이 되지 않는.
오직 관객들과의 호흡만을 맞추기 위해 진행되는 무대들이 계속된다.
“요즘 많이 나와서 좋죠?”
“네!”
바로 목소리가 화답한다.
나는 그 목소리 하나하나를 기억한다.
아니 이미 너무나도 많아서 담아 둘 뿐이다.
가장 아름다운 순간들을.
내 스포트라이트와 함께.
“저는 살면서 어떤 축복을 받았다고 생각해요.”
그 말에 관객들이 말한다.
“당연한 거 아니에요?!”
그들의 말을 들으면서 나는 그저 씩 웃었다.
“아름다운 순간이네요.”
지금도, 아니 지금 뒤에도.
가장 짜릿한 순간만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조금 벅찬 마음에 나는 마이크를 집어 던지고 팬들 사이로 뛰어들었다.
언젠가 하고 싶은 일이었다.
사람들이 나를 지탱하고.
들썩들썩.
사람들의 어깨가 조금씩 올라가기 시작한다.
내 몸도 계속해서 오르락내리락 한다.
그래 이 기분이 좋았다고
속으로 생각했다.
그렇게 하나의 마음가짐을 끝낼 때 즈음.
사람들에게 외쳤다.
“계속해서 홀릭을 사랑해 주세요!”
그렇게 하루. 다시 하루.
시간이 지나가면서 그저 웃음만이 새어 나올 뿐이었다.
“이번엔 어떤 노래를 만들까?”
“글쎄? 조금 시끄러운 음악?”
“그러면 EDM을 섞어 볼까.”
무언가 더 위로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우리가 걸을 수 있는 보폭은 커진다.
우리 모두가 그걸 알고 있었다.
홀릭이 나아가면 나아갈수록 우리는 달라질 수 있다.
더더욱 관객들에게 다양한 목소리를 들려줄 수 있다.
“EDM 좋아. 한번 스무스하게 가 볼까?”
박필준이 느긋하게 말한다.
그러면서도 누군가에게 톡을 하기 바쁘다.
“너 아직도 사귀냐?”
회의에 집중하지 못하는 그에게 조용히 타박을 준다.
소개팅을 받은 이후로 계속해서 톡만을 볼뿐이었다.
몇 년이 지났다.
이후에도 그는 계속해서 연락했고 연애했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을 가슴 깊숙이 간직했다.
“당연하지.”
“그러면 그 마음을 갖고 홀릭 회의에 조금 집중해 인마.”
“뭐 형한테 인마?”
요즘 부쩍 커버린 김하준이 실실 쪼갰다.
“너 아이 가지니까 세상이 만만해 보이지?”
“아니. 그냥 형한테만 그런 건데?”
“이게 진짜…….”
박필준은 그러면서 휴대전화 삼매경에서 벗어난다.
“애가 지금 몇 개월이지?”
“이제 5개월.”
결혼한 지 대략 3년 정도 지났을까.
김하준은 벌써 한 집안의 가장이 됐다.
“나도 집중하는데 형이 집중 못 해? 결혼도 안 한 주제에!”
“아 누군 하기 싫어서 안하냐고요.”
그러기엔 그들의 나이는 아직 20대다.
절대, 결코, 결혼해야만 하는 나이는 아니었다.
“그냥 일찍 좀 하지그래?”
“그러기엔 너만 한 짝을 만나질 못했다 인마.”
박필준은 그렇게 말하며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 점들도 좋았다.
“꼭 결혼이 하나의 종착점은 아니니까…….”
“형은 곧 하지 않아?”
“나?”
그 말에 피식 웃었다.
“때가 되면 하겠지.”
그러면서도 결혼행진곡 같은 노래에 대해 끝없이 생각한다.
“다음 곡은 결혼행진곡 어때?”
“드디어 결심이라도 선 거야?”
옆에 있던 송다솜이 갑작스럽게 끼어든다.
“결심이라고 하기엔…….”
지금까지 이혼을 겪고 여기까지 올라왔다.
솔직히 징크스도 있었다.
내가 여기서 조금이라도 다른 삶을 살게 되면 사람들은 나를 찾지 않게 될까.
그러나 그런 마음가짐은 이미 버린지 오래다.
“때가 되면 할 거야.”
“그게 언젠데?”
이미 기사로 우리의 연애설은 저멀리 뿌려졌다.
그저 타이밍을 볼 뿐이었다.
언제 결혼을 해야 김지선이 조금이라도 자유로울 수 있을까.
나는 이미 자유로운 존재이니까.
끝없이 자유로워서 그저 필재처럼 남은 삶을 앵콜처럼 보내고 있으니까.
“아 그리고 우리 또 다큐멘터리 만들어졌다?”
송다솜이 말했다.
홀릭은 하나의 신드롬이 됐다.
많은 사람이 우리 밴드를 따라 했고 동경했다.
“봐봐.”
그 말과 함께 송다솜이 예고편을 틀었다.
“이거 우리 동의받은 거 맞지?”
“수없이 많은 판권 계약 중 하나일걸?”
최근 한 다큐멘터리 팀이 우리를 취재했던 걸 간신히 기억해 냈다.
[홀릭은 결국 모두의 마음을 움직였다.]타이틀부터 마음에 들었다.
모두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게 맞으니까.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밴드붐이 일기 시작했으니까.
[홀릭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늘 같은 대사를 강조한다.]그건 듣지 않고도 무슨 말인지 알 수 있었다.
내가 맨 처음 무대에서 하는 제스처는 딱 하나밖에 없으니까.
그와 함께 우리가 연주하는 장면이 나온다.
저게 어디였더라…… 최근에 남미에서 연주하던 모습이었나.
[안녕하세요, 홀릭입니다.]내 목소리가 육성으로 나오는 모습은 조금 소름이 돋았다.
“예고편 잘 뽑았는데?”
나도 모르게 감탄사가 튀어나왔다.
우리가 꽤 많은 판권에 그저 오케이 사인을 했을 때 있던 것 중 하나였다.
[끝없이 많은 노래들. 그리고 그들을 세계 반열에 올려놓은 투 더 문.]그 모습들을 보면서 우리를 돌이킬 수 있었다.
저런 시절이 있었지.
우리가 슬슬 제2의 비틀즈라고 불리기 전까지.
수많은 사람은 계속해서 말했다.
비틀즈가 될 거라고.
제2의 비틀즈가 된 이후엔 사람들이 말했다.
저건 제1의 홀릭이라고.
[계속해서 떠오르는 그들의 음악. 그리고 그사이 존재하는 그들의 이면.]홀릭이 결성되기 전 힘들었던 일들이 조금씩 떠올랐다.
다큐에선 우리가 힘들었던 일들을 하나하나 만들어 주기 시작했다.
[솔직히 집안 때문에 힘들었어요.]가족과의 손절로 더욱 활기차진 송다솜.
이성진이 자신이 가장 행복했던 기억을 떠올린다.
[몰라요, 저는.]박필준이 당황한 듯한 표정으로 카메라를 돌린다.
[아기가 태어났을 때?]김하준이 그저 씩 웃는다.
[음…… 솔직히 저는 꽤 많은 생각들이 있어요.]내 컷 신만 굉장히 길었다.
그렇기에 나는 침을 꿀꺽 삼키고 해당 장면을 살폈다.
“뭐야 또 바람 오빠만 스포트라이트네.”
송다솜이 그걸 바라보면서 심통이 난다는 듯이 투정 부렸다.
[우선 홀릭이 만들어졌을 때. 저는 그땐 몰랐어요.]여기까지 올 줄.
빌보드를 수상하고 여기까지 나아갈 줄 몰랐다.
[성공을 한다는 것. 제 삶은 늘 실패의 연속이었거든요.]그 말에 조금 코끝이 찡해졌다.
“뭐야, 저런 인터뷰를 했어?”
송다솜이 놀라서 나를 바라봤다.
[늘 그런 것에 대한 갈구가 있었어요. 그런데 여기서 홀릭을 만났을 때. 그리고 노래를 만들기 시작할 때부터…….]예고편이 끝났다.
[홀릭, 세계를 자신들의 바다에 빠뜨린 이유.]타이틀이 떴다.
“메인으로 쓸 만했네. 나도 궁금해, 무슨 얘기 했어? 알려 줘.”
송다솜이 칭얼댔지만 나는 고개를 저었다.
“볼 거면 영화관에서 봐.”
“어차피 개봉하는 건데 왜.”
“그래야 재밌으니까.”
사실 얘기하기 부끄러운 대목이었다.
멤버 하나하나를 그렇게 언급한다는 것 자체가.
나한테는 참을 수 없는 부분이었으니까.
시사회에선 무조건 떨어져 앉아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래서 우리가 여기까지 온 거야.”
나는 적당히 뒷마무리하면서 말했다.
이에 다른 멤버들이 웃었다.
“미친 거 같아.”
맞다.
미친 게 맞았다.
그러면서도 어떤 것도 없는 우리의 삶을 한탄했다.
그러나 이젠 여기까지 왔으니까.
우리는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최고의 밴드가 됐으니까.
“노래를 만들자.”
“딱 봐도 강바람, 김지선 결혼곡이겠네.”
“킹받게 하지 말아라.”
은근히 신세대의 언어를 쓰면서 바깥을 바라봤다.
벌써 30대 중반을 넘어 후반이 됐다.
신은 내게 이런 행복을 주기 위해 스포트라이트를 준 것일까.
“행복해.”
내가 말하자 다른 사람들이 답했다.
“행복할 만해.”
그러했다.
우리는 꽤 행복한 삶을 살았다.
홀릭은 기적이라는 평가를 받으면서도 내 목소리에 대해선 마땅한 칭찬이 나왔다.
그 누구도 구체화할 수 없는 음악 세계에서 하나의 기적을 만들어 냈다.
“그러니까 괜찮아.”
“너무 우리 서로를 쪼지 말자.”
갑자기 홀릭 회의가 훈훈해졌다.
늘 살벌했으면서.
“고마워 다들 내 옆에 있어 줘서.”
나는 그렇게 말하면서 피식 웃었다.
그냥 이제 가만히 있어도 웃음이 났다.
분명 그전까진 끝없이 경쟁, 두려움, 공포 그런 것들밖에 없었는데.
하나하나가 홍대에서부터 스쳐 지나간다.
“일단 이번엔 바람이 형을 위한 노래를 만들어 볼게.”
내가 회상에 빠져 있자 이성진이 그런 모습을 보면서 말했다.
“나를 위한 곡?”
나는 그 말에 놀라서 물었다.
늘 나를 위한 곡을 만들어 왔다.
여기서 더 필요한 곡이 있을까.
그리 생각했을 때 다른 멤버들이 말한다.
“응 이번엔 우리가 선물하는 거야.”
“대체 무슨 곡을 만들려고…….”
다른 멤버들이 씩 웃는 표정이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