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Class Chaebol Hunter RAW novel - Chapter 103
SSS급 재벌 헌터 103화
이건 전부 내 메인 아이템의 재물로 들어가게 될 것이다.
이소희는 저 멀리서 지루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물론 그건 내가 알 바 아니다.
이대로 밤을 새울까 싶었는데 방해꾼이 나타났다.
“스승님!”
“슬하 네가 여긴 어쩐 일이냐?”
“섭섭해요!”
양슬하는 입술을 삐쭉 내밀었다.
언제나 양슬하를 데리고 다녔는데 오늘 사냥에 데리고 오지 않아 꽤나 섭섭한 모양이었다.
“그야 너도 쉬어야 하니까.”
“정말 이러기예요? 어디를 가든 제자를 데리고 가셔야죠!”
양슬하는 분노하고 있었다.
뭐 이런 일로 분노를 할까.
“그럼 우리 오늘 일을 털어 버리는 차원에서 술이나 한잔할까?”
“스승님이 쏘는 거죠?”
“그래.”
“좋아요! 화는 다 풀렸어요!”
나는 양슬하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아직까지 양슬하는 무서운 존재다.
그녀는 SSS급에 올랐고 내가 아이템을 모두 착용한 채로 싸워도 절대 이길 수가 없었다. SS+급과 SSS급의 차이는 그만큼이나 대단했다.
“뭐 먹을까?”
“밖에 비 오던데 이런 날에는 포차죠!”
“그래, 그래.”
“중학생이 술을…….”
“너는 뭔데? 늙어 빠진 년이.”
양슬하는 인상을 확 썼다.
이곳은 탑이었고 여차하면 화염구로 이소희를 쓸어버릴 작정인 것 같았다.
“호호호! 요즘 중학생들은 모두 주량이 대단하죠! 항상 궁금했었어요. 중학생들은 어떤 안주를 먹는지.”
“개소리 하고 있네.”
양슬하는 더 인상을 썼다.
이소희는 식은땀을 줄줄 흘렸다.
여차하면 죽을 수도 있다는 위협! 지금까지 이소희가 쫓아다녀 귀찮았는데 그냥 여기서 죽어 주는 것이 나으려나.
“흠.”
그래도 안 된다.
카메라가 돌아가고 있었다.
만약 생방송으로 나가고 있다면 곤란한 일이다.
“슬하야, 그냥 가자. 겁 그만 주고.”
“헤헤. 알겠어요.”
살기가 한순간에 사라졌다.
우리들은 탑을 내려가기로 했다.
그 뒤를 이소희가 바짝 쫓아왔다.
“저도 함께 가도 되나요!”
“…….”
물론 우리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어차피 쫓아올 거면서 저렇게 말하는 저의를 모르겠다.
투두두두!
비가 내리고 있었다.
빗방울이 천장을 때렸고 우리들은 오뎅 국물과 함께 소주를 마시는 중이다.
이소희는 간신히 자리를 차지했다. 좋게 방송을 내보내 준다고 부탁을 하기에 어쩔 수 없이 참석시킨 것이다.
쫘르르륵!
소주 뚜껑이 열리는 소리가 경쾌하게 들렸다.
“제가 한 잔씩 드릴게요!”
이소희가 잔을 채워 주었다.
“1차는 아줌마가 사요.”
“제가요?”
“싫어요?”
양슬하가 인상을 확 썼다.
담배까지 물고 있는 양슬하였는데, 정말 막 나가는 청소년으로 보였다. 잘못하면 포장마차를 모조리 태워 버릴 기세다.
“다, 당연히 사야죠.”
“그럼요. 술은 연장자가 사야죠.”
양슬하는 술을 들이부었다.
술을 두 병 정도 비웠을까. 저 멀리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렇지 않아도 포장마차 주변에 사람들이 깔려 있었는데, 더욱 큰 소란이 일었다.
“내 사랑!”
세실리아의 목소리다.
“슬하야, 세실리아에게 연락했냐?”
“그럴 리가 없죠.”
“죄송해요. 제가 생방송으로 방송을 하는 바람에…….”
“저, 언니는 좋아요.”
양슬하가 따르는 사람은 별로 없다.
처음 양슬하가 세실리아를 만났을 때, 정말 걱정을 많이 했었다. 하지만 세실리아의 대범함을 마음에 들어 한 슬하는 그녀에게 친근하게 굴었다.
“언니!”
“슬하도 있었구나!”
양슬하와 인사를 한 세실리아는 내 품에 안겨 들었다.
그녀는 아예 내게 착 안겼다.
“나를 빼놓으면 섭섭하니라!”
“그냥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어.”
“지금이라도 만났으면 된 거지.”
세실리아도 한 자리 차지했다.
이 정도면 적당한 인원이다. 더 이상 사람이 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내 바람에 불과했다.
마르엔이 다가왔다.
“현빈 님! 저도 함께하게 해 주세요!”
“저도 좀…….”
성기사단장 미첼도 있었다.
많은 성기사들이 교황과 함께 돌아갔지만, 미첼은 일부 성기사들과 함께 남았다. 나를 보좌한다는 명목에서다.
어찌 보면 훌륭한 노예였는데 보낼 수는 없다. 마르엔은 말할 것도 없었다.
“성녀까지.”
일이 이렇게 되자 이소희는 놀람을 드러냈다.
드림 팀의 인원들이었지만 하나같이 명성이 자자하였기 때문이다.
“그래, 이한결이 오지 않는 것이 어디냐.”
그냥 혼자 휴일을 보내려 하였는데 그럴 수가 없게 되었다.
곧 장내가 소란스러워진다.
웅성웅성!
“스승님! 다음 목표는 어딘가요!?”
“탐색 중이야.”
“이미 결정하신 것 아니었어요?”
“아마도 미국 궁극의 탑이 될 것 같다.”
“궁극의 탑이라면 50층으로 만들어져 있다는 곳이요!? 한 번도 깨지지 않았다는?”
“그렇지.”
“와아. 거긴 아무도 못 정복했는데.”
양슬하는 감탄했다.
궁극의 탑에 마지막 5대 신기가 잠들어 있었다.
5대 신기가 한곳에 모이면 세트 효과가 있다. 그 효과가 어마어마하여 기를 쓰고 모으려 하였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가지 못한다.
“SSS급 헌터가 둘은 더 있어야 해. 아직은 무리야.”
“공고를 낼까요?”
“공고는 내도록 해. 하지만 준비하는 데 한 달은 걸릴 것 같다.”
“네!”
양슬하가 씩씩하게 말했다.
웅성웅성!
바깥에서 더욱 큰 소란이 들렸다.
또 어떤 사람이 방문을 하는 걸까.
“여기 계셨군요!”
대통령 이한진이 포장마차를 찾았다.
제57장 구실
“허억!”
이소희는 정말 깜짝 놀랐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녀는 표정 관리가 안 되고 있었다. 설마 이런 자리에 대통령이 사적으로 참석할 줄은 몰랐던 모양이다.
하지만 나는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
‘개인적인 친분까지 만들려는 건가.’
이한진 대통령이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었다.
그는 야망이 있는 사람이었다. 대한민국을 키우기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라도 할 것이다. 게다가 여기에는 드림 팀이 모여 있었다.
나뿐만이 아니라 팀원 하나하나가 대단한 힘을 가지고 있었다.
“와아, 정말.”
이소희는 혀를 내둘렀다.
이한진은 내 옆에 앉았다.
쪼르르륵!
양슬하가 이한진의 술잔을 채워 주었다.
“각하께서 어쩐 일이신가요?”
“그냥 개인적으로 참석하고 싶어서 말이지요.”
“자리도 좁은데.”
양슬하가 인상을 잔뜩 썼다.
이소희는 다시 한 번 놀라는 표정이다. 아무리 그래도 일국의 대통령에게까지 그럴 줄은 몰랐다는 표정이다.
하지만 우리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고 있었다. 이것이 일상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저런 이야기가 오갔다.
대통령이 말했다.
“이 중장님, 곧 있으면 WN발족식이지요?”
“그렇죠.”
“발족식은…….”
“당연히 한국에서 합니다. 자리를 마련해 주시게요?”
“그래 주신다면 감사하죠.”
“그럼 그렇게 하세요.”
“감사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발족식을 어디서 해야 하는지 조금은 신경이 쓰였다. 국가에서 알아서 해 준다면 나야 땡큐다.
술이 몇 순배 더 돌았다.
우리들은 술을 꿀떡꿀떡 잘도 마셨는데, 이한진은 쫓아오지 못했다. 우리들은 모조리 헌터였고 그는 일반인이었기 때문이다.
“크으! 좋군요.”
“안주도 좀 드시죠.”
우리들은 술과 안주를 추가했다.
이한진은 술을 한 잔 더 넘기고는 말했다.
“이제 대장으로 진급하셔야죠.”
“그래 주시겠습니까?”
“뭔가 구실만 있으면 바로 진급을 시킬 텐데요.”
분명히 이 자리는 생방송으로 나가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은 나를 대장으로 올리겠다고 선언을 하듯 말했다.
물론 충분히 이해는 됐다.
그는 전 세계에 알리고 싶은 것이다. 대한민국은 이만한 헌터들을 보유했고 그들의 우두머리인 내가 대통령과도 친분이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구실이라…….”
“생각해 놓은 건 있나요?”
“물론입니다.”
“말씀해 보세요.”
“워낙에 기밀이라 추후에 따로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러시든지요.”
술자리 치고는 엄청난 이야기들이 오갔다.
항공모함이나 전 세계의 간접 지배에 대한 것, 그리고 균열에 대한 이야기들이었다.
술자리가 파해졌다.
오늘 이 자리에서 얼마나 많은 술을 마신지 모른다. 그야말로 술독에 빠져 죽을 정도로 많이 마셨는데, 그렇게까지 타격을 입은 사람은 없었다.
헌터들이 술에 잘 취하지 않는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이 중에서 헌터가 아닌 사람은 대통령밖에 없었다.
“웨웨웨웩!”
대통령은 포장마차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곳에서 속을 비워 내고 있다.
우리들은 헤어질 준비를 했다.
“내 사랑! 보고 싶을 거다.”
“그 내 사랑이라는 말은 안 하면 안 되냐?”
“그럴 수는 없느니라. 내 사랑을 내 사랑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뭐 잘못되었느냐?”
“우리는 사랑하는 사이가 아니잖아.”
“내가 점찍었으니 내 마음대로 할 것이다.”
세실리아는 그렇게 말을 한 후에 사라졌다.
뒤에서 이소희의 말이 들려온다.
“정말 뜨거우시네요.”
“이게 뜨거운 것으로 보이나요?”
“저는 그렇게 보였습니다. 세실리아 왕녀의 지고지순한 사랑이 언젠가는 빛을 보았으면 좋겠네요.”
“그런 일은 없을…….”
“택시!”
이소희도 사라졌다.
이번에는 마르엔이 다가왔다.
“사탄으로부터 지켜드릴게요!”
“딱히 세실리아가 사탄은 아닙니다.”
“역시 크신 은혜. 사탄까지 사랑하시는 자애로움은 모두가 본받아야 할 일이네요. 하지만 제가 꼭 지킬 거예요!”
“험험. 다음에 뵙겠습니다.”
마르엔과 미첼도 사라졌다.
어째 제정신인 사람이 하나도 없는 것 같다.
양슬하는 나와 가는 길이 같았다.
우리들이 차를 타려 할 때, 대통령이 매우 핼쑥해진 얼굴로 다가왔다.
“제 차 타고 가시죠.”
“아닙니다.”
“어차피 제가 운전하는 것도 아니니 가시죠. 할 이야기도 있고요.”
“그럼 그러든지요.”
우리들은 대통령의 의전용 차량을 타고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후우우웅!
차량은 꽤나 무겁게 나아간다.
당연한 일이었다. 원래 방탄차는 무겁다. 여기에 더하여 방어마법진이 새겨진 강판까지 달려 있으니 더 무거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무거운 차가 원래 승차감이 좋았다.
덕분에 우리들은 쾌적한 환경에서 귀가하는 중이다.
“아까 말씀드렸던 일 말입니다.”
“구실 말이로군요?”
“맞습니다. 대장으로 승진을 시키려면 구실이 필요합니다. 곧 있으면 성인이 되신다고 해도 말이죠.”
“성인이 되기까지 얼마 남지도 않았는데 그때까지 기다리는 것은요?”
“이미 항공모함을 운용하고 계십니다. 그때까지 기다리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입니다.”
“……그렇군요. 구실이 뭔가요?”
“이 나라의 수도에 방벽을 보강하는 것이지요. 아무래도 지금은 대규모 침공에 대항할 수 없습니다.”
“좀 약한데요?”
“그냥 명분이 필요한 겁니다.”
명분이 아니라 몬스터 웨이브를 막아 내야 한다는 측면에 있어서도 방벽은 필요한 것이었다. 최소한 A급 몬스터 정도는 막을 수 있는 방벽이 건설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몬스터가 계속해서 사냥되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한다.
그래도 우리에게는 돈이 있었다.
“대한민국 전체의 방벽을 강화하도록 하죠.”
“허억! 대한민국 전체를요?”
“그 정도는 되어야 구실이라 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이게 구실이 되기에는 조금 명분이 약한 것 같기도 하고요.”
“상관없습니다. 명분 없이 대장이 되어도 반대할 사람은 전혀 없습니다.”
“그런가요.”
대통령이 그렇다는데 더 이상 반박할 수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