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Class Chaebol Hunter RAW novel - Chapter 112
SSS급 재벌 헌터 112화
다음 날 아침.
운동을 하기 위해 운동복을 입고 집을 나서려 했다.
집 앞에는 수많은 기자들이 모여 있었다.
역시나 어제 이소희에게 건네주었던 자료 때문이라도 기자들이 벌 떼처럼 모여들 수밖에 없었다.
물론 굳이 자료가 아니더라도 항상 내 주변에는 언론인들이 많이 있었다.
그중에는 이소희 기자도 있었다.
그녀와는 눈인사를 했다.
한 기자가 내게 물었다.
“사령관님! 지금 퍼지고 있는 루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루머는 신경 쓰지 않습니다.”
“카이너스는 정말 오나요?”
“카이너스는 옵니다.”
“그걸 핑계로 배를 채우고 있다고 하는 말에는 어찌 반박하실 건가요!?”
“카이너스는 올 겁니다! 저를 믿으세요!”
나는 양팔까지 벌렸다.
신뢰도가 팍팍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나는 구호까지 만들었다.
“모든 것은 인류를 위해!”
그러고는 빠르게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이현빈이 사라진 자리.
기자들은 멍한 표정으로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오상태 기자가 정신을 차렸다.
“방금은 뭐지?”
“사이비 교주와 같은 느낌이랄까.”
“정말로 우리는 속고 있는 건가?”
웅성웅성!
순식간에 주변이 소란스러워졌다.
그 모습을 바라본 이소희는 혀를 찼다.
“쯧쯧.”
“이 기자는 어떻게 생각해?”
“뭐가요?”
“사령관의 행동 말이야.”
“다 뜻이 있겠죠.”
이소희는 그렇게 말한 뒤에 기자들 사이를 빠져나왔다. 저 사이에 있다가는 머리가 어떻게 될 것 같았다.
그녀는 차량에 걸려 있는 십자가를 손에 쥐었다.
“모든 것은 그분의 계획대로 되는 거죠.”
오늘은 느긋하게 등교를 하기로 했다.
물론 지금 상황이 여의치 않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새로운 SSS급 헌터를 각성시키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학교에 와야 했다.
내가 나타나자 학생들은 조금 떨어져 수군거렸다.
“실은 전부 거짓말이라면서?”
“전 세계를 지배하려는 계획이라던데.”
“큭큭.”
나는 웃고 말았다.
저렇게 의심을 하고 증오를 하면 포인트가 쌓인다. 그러니 웃을 수밖에.
그럼 강철수를 찾아가 보도록 할까.
“오호.”
하지만 굳이 그럴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축 처져 있는 어깨만 봐도 대충 감이 온다. 놈은 바로 강철수였다.
어제만 해도 미인들을 거느리겠다고 패기 있게 말을 하더니 그새 또 자존심이 바닥을 친 모양이었다.
“얌마!”
“서, 선배!”
강철수는 반색했다.
역시 어깨는 처졌어도 눈빛만은 살아 있었다. 내가 잘못 본 것이 아니다.
“특훈 준비는 됐냐?”
제62장 새로운 동료
강철수는 각오를 다지듯이 나를 바라본다.
“준비됐습니다.”
“가혹할지도 모른다.”
“그 정도도 견디지 못하면 사내가 아니죠!”
“기대하겠다.”
저렇게 보여도 놈에게는 독기가 있었다. 어떤 이유로 저렇게 소심해졌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떤 계기가 있다면 껍질을 깨고 나올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내가 할 일은 그 계기를 만들어 주는 것뿐이었다.
수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수업에 관심이 없었다. 학교에 나온 이유도 단순히 강철수를 단련시키기 위해서였다. 다른 이유는 없다.
게다가 선생들이 나를 건드릴 수 있는 위치는 아니다. 전 세계로 WN 반대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고 해도 한국에서의 내 지위는 확고했다.
우리들은 옥상에 도착해 있었다.
나는 놈에게 손가락을 까딱였다.
“덤벼라.”
“그냥 덤벼요?”
“그래, 덤벼. 나를 이겨 보도록 해.”
“하지만 선배를 어떻게 이겨요?”
“겨우 그런 각오로 왔냐? 그럴 생각이면 지금까지 해 왔던 대로 패배자로 살아. 그게 속 편하겠다.”
“저는 패배자가 아닙니다!”
팟!
강철수는 엄청난 기세로 몸을 날렸다.
하지만 준비가 되지 않은 채로는 제대로 된 일격을 날릴 수 있을 리가 만무했다. 게다가 강철수는 자기 스텝에 꼬여 넘어지기까지 했다.
그 모습이 꽤나 우스꽝스럽다.
“지금 코미디 찍냐?”
“…….”
“그냥 병신이었네. 병신에게 뭔가 기대를 한 내가 잘못이지.”
“아니라니까!”
팟!
강철수는 재빠르게 몸을 일으켜 주먹을 날렸다.
당연한 일이었지만, 강철수의 주먹에 내가 당할 리는 없었다. 세실리아나 양슬하가 목숨을 걸고 덤빈다면 모르겠지만 거기에 한 대라도 맞는 것이 더 이상한 일이다.
후웅! 후웅!
주먹을 날리는 것도 그저 오기에 불과할 뿐이었다.
강철수의 발을 살짝 걸었다.
콰당!
“아아악!”
“에휴. 너는 글렀다. 겨우 그 정도 각오로 무슨 헌터가 되겠다고. 그냥 패배자로 살아. 그게 편하지.”
“패배자라 하지 마십시오!”
번쩍!
강철수의 몸에서 한순간이지만 빛이 피어올랐다.
놈의 몸은 가볍게 붕 떠올랐는데, 몇 바퀴 정도 회전을 한 후에 내 발치에 떨어졌다. 그러고 나서도 데굴데굴 굴러 난간에 처박혔다.
쾅!
짝짝짝짝!
나는 박수를 쳤다.
바로 저거다.
어떻게 마나를 발출하였는지는 모르겠지만, 강철수는 한순간에 S급 정도에 이르는 마나를 뿜어냈다.
그가 지니고 있는 극히 일부의 잠재력에 불과했지만 이것만으로도 장족의 발전이라 말할 수 있는 것이다.
강철수는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의 손을 올려다보았다.
아까 강철수의 몸을 뒤덮었던 빛은 완전히 사라진 상태였다. 그런 적이 있었냐는 듯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
“이건 대체…….”
“바로 그 힘이다.”
“예?”
“너는 지금 S급 헌터가 가지고 있는 힘을 발휘했다. 쓸 줄을 몰라서 병신같이 뒹굴기는 했지만 그 힘이 바로 이능력이다.”
“정말입니까!”
“그 힘을 수련하면 된다.”
이 정도면 물꼬는 터준 셈이다.
강철수는 옥상에 털썩 주저앉아 방금 있었던 일을 천천히 상기하기 시작하였다. 이미 힘을 가지고 있었지만, 사용할 수 없는 것에 불과하였기에 적당한 계기만 있으면 바로 각성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지금은 조용히 자리를 피해 주는 것이 상책이었다.
학교에서 나가기도, 남아 있기도 어정쩡했다.
강철수가 SSS급 헌터로 각성할 가능성이 매우 높았고, 옥상에서는 기이한 힘이 흘러나오기 시작하였기에 학교는 나가지 않았다.
그렇다면 휴식이다.
오랜만에 책상에 엎드려 잠을 자고 있었다.
에에에에엥!
사이렌 소리가 울려 퍼진다.
드드드드드!
얼마 전에 느꼈던 진동과 같았다.
요란한 소리를 내며 마나가 하늘을 가로질렀고 소용돌이를 만들어 냈다.
웅성웅성!
그런 소란 속에서 잠을 잘 수는 없었다.
학생들은 책상 아래로 웅크렸지만, 엄청난 일이 발생할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는 듯했다. 이건 차원의 균열에서 마나를 뿜어냈기에 일어나는 현상이었다.
이미 학생들은 어제의 충격이 별다른 일을 만들어 내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 때문에 이렇게 태연한 것이다.
지진이 사라졌다.
마나의 소용돌이도 멎었다. 반장이 TV를 틀었다.
오크 전사는 정확하게 ‘드림팀’이라는 말을 강조하였다.
이건 카이너스가 나에게 보내는 메시지가 틀림없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오크들은 방벽에 설치되어 있던 포에 산산조각이 났다. 이번에는 백 마리 정도의 오크가 나왔지만, 힘도 쓰지 못한 채로 죽은 것이다.
언론에서는 이 문제로 다시 여러 가지 의견을 쏟아 냈다.
“거짓말이라니…….”
학생들은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들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지금 한국은 초강대국으로 도약하고 있는 중이다. 그런 와중에 내가 전 세계를 대상으로 사기를 치고 있다는 방송이 흘러나오고 있으니 당황스러운 것이다.
나는 그냥 하품을 한 번 했다.
다시 엎드렸고 한 시간 정도만 더 수면을 취하기로 했다.
띠링!
[증오 포인트가 0.01 증가하였습니다!] [증오 포인트가 자동으로 마기로 전환되었습니다!]…….
띠링!
[증오 포인트가 0.009 증가하였습니다!] [증오 포인트가 자동으로 마기로 전환되었습니다!]실로 어마어마할 정도의 마기가 흘러 들어오고 있었다.
물론 한 명당 내게 주는 증오 포인트는 감소했다. 마기가 그만큼 쌓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나를 증오했다.
그 때문에 빠른 속도로 마기가 쌓이고 있었다.
나는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기로 했다. 지금이 아니라면 마기는 수련할 수가 없었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으라는 말도 있듯이, 이 기회를 철저하게 활용해야 한다.
나에 대한 여론은 좋지 않겠지만, 그 따위 여론이야 어찌 되건 상관없었다. 오히려 마기를 수련할 수 있도록 힘을 써 주는 카이너스가 고맙기까지 했다.
서울 광화문 거리.
한국에서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던 이현빈 사령관을 규탄하는 대규모 시위가 개최되었다.
이곳에는 벌써 1만 명에 달하는 시민들이 모여서 집회를 벌이고 있었다.
이소희는 한국에서도 이현빈 사령관 하야를 외치는 시위가 벌어졌다고 하여 급하게 이곳을 찾았다.
“이현빈을 규탄한다!”
“규탄한다!”
“하야하라, 하야하라!”
“하야하라!”
“미쳤군.”
이소희는 그들을 바라보며 고개를 내저었다.
그녀와 함께 쫓아온 카메라맨 고창수가 말했다.
“선배, 이거 상황이 심각한 것 아닙니까?”
“심각하지.”
“이현빈 사령관이 정말로 사기를 치고 있는 걸까요?”
“절대 그렇지 않아. 너도 들었잖아? 이계에 카이너스라는 드래곤이 장난질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하지만 그렇다고 보기에는…….”
고창수까지 저들에게 동조할 기세였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바라보면 충분히 그럴 만도 했다.
전 세계에서 균열이 생겼고 그곳에서 뭔가 튀어나와 세상이 멸망할 것 같은 분위기를 조성했었다.
그렇게 분위기를 조성하여 WN을 발족하고 기축통화를 발행했다.
기축통화는 WN에서는 유로화와 같은 통합 화폐로 등극했지만, 무역을 할 수 있는 곳이 한국이었기에 원화가 기축통화로 자리를 잡아 가고 있는 중이었다.
사람들이 모든 것을 그저 이현빈의 음모라고 생각하는 것도 충분히 이해는 되었다. 하지만 이소희는 이 일을 심각하게 받아들였다.
“그분이 하는 일을 이렇게 방해하다니. 사탄이 판을 치는구나.”
“선배는 정말 이현빈 사령관이 신의 아들이라 생각하십니까?”
“신의 아들이라고? 신 그 자체야.”
“과연 어떨지.”
“촬영하도록 하자. 그분이 무엇을 원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뜻에 따라야 하는 것이 의무겠지.”
이현빈은 자신에게 좋지 않은 기사가 쏟아지기를 원했다.
이소희는 도저히 이현빈의 의도를 이해할 수 없었지만, 신이 하는 일이었기에 뭔가 의도가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감히 인간의 머리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 진행되고 있다고 확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