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Class Chaebol Hunter RAW novel - Chapter 119
SSS급 재벌 헌터 119화
나는 숨을 한 번 몰아쉬었다.
“준비되셨습니까?”
“정말로 이계를 투시하는 겁니까?”
“네. 여기서 마나를 모두 사용하고 하루 쉬었다가 가는 한이 있더라도 이계의 상황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맞습니다.”
동료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어떤 일이 있어도 반드시 이계의 상황을 확인한다. 그래야만 미래를 대비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는 막연하게 대비를 하고 있었지만, 대충 병력의 규모만 파악을 해도 큰 도움이 되리라고 보았다.
나는 복잡하게 수인을 그렸다.
엄청난 마나를 사용하는 것만큼이나 어마어마하게 수식이 복잡했다.
그저 나는 스킬을 사용하는 것뿐이었기에 이 마법을 사용하는 것이지, 직접 계산을 하려 하였다면 인간의 머리로는 한계가 있었을 것이다.
스아아아아!
온몸에서 마나가 빠져나간다.
쿠구구구구!
엄청난 마나의 파동으로 인하여 탑 전체가 흔들렸다.
지진이 일어날 듯이 진동이 일었고 마나의 파동은 그대로 차원을 찢어발겨 버렸다.
제66장 카이너스의 군대
스아아아아!
내 정신은 차원을 도약하고 있었다.
이 마법은 정말로 내가 차원으로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정신을 영혼의 형태로 구현하여 저쪽 세상을 살피는 것이었다.
정신을 영혼의 형태로 구현하는 것이었기에 정신력에 꽤 타격이 있었다. 원래 차원 이동은 인간의 힘으로는 불가능했다.
차원을 넘어 이계를 확인하는 것도 불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스킬의 형태로 마법을 사용하는 것이었기에 가능했다.
화아아악!
공간을 넘어 카렌 대륙에 도착했다.
나는 하늘 끝까지 올라갔다.
구름을 뚫고 내려와 밀림을 찾아갔다.
밀림은 카이너스가 카렌 대륙에 만들어 놓은 놀이터였다. 이곳에는 각종 몬스터들이 우글거린다.
마계의 마족과 천족, 카렌 대륙의 몬스터들까지 몰리면서 그야말로 아비규환의 장소였으나 지금은 질서가 보였다.
‘설마 그사이에 이곳을 마족과 천족으로 편을 가르게 하여 전투를 유도한 건가.’
소름이 끼쳤다.
카이너스가 나를 잡아 왔을 때에는 이곳을 RPG게임 비슷하게 만들어 게임을 즐겼었다. 그때에는 나 혼자 이곳에서 레벨 업을 했다.
그런데 지금 그는 천족과 마족이라는 대립할 수 없는 형태의 세력들을 만들어 전투를 즐기고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지금, 밀림 주변에는 천족과 마족의 군대가 빽빽하게 모여 있었다.
그들의 군대 이외에도 몬스터 군대까지 대기하고 있었으며 카메라들도 지상을 가득 뒤덮고 있었다.
그 물결은 끝도 없었다.
후우우웅!
넋을 놓고 있을 때, 머리 위로 거대한 드래곤이 창공을 가르고 있었다.
실로 어마어마한 크기를 가진 몸체가 보인다.
-이제야 왔느냐?
-카이너스!
-큭큭큭. 네놈 때문에 내가 요즘 얼마나 행복한지 모른다. 지금까지 잘해 주고 있다. 너를 중심으로 지구가 뭉친다면 좋겠지만 공작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재미였다.
-이 미친놈! 정말 지구를 침공할 작정이냐?
-보면 모르겠느냐?
후우웅!
-으으윽!
내 정신체가 카이너스에게 딸려왔다.
도마뱀과 같은 눈동자와 마주쳤다.
몸이 덜덜 떨렸다.
오래전 마주하였던 공포가 되살아났다.
나는 분명 정신체였고 결박을 하는 것이 불가능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카이너스는 나를 속박하고 있었다.
꽈드드드득!
카이너스는 내 정신체를 꽉 움켜쥐었다.
숨이 막혀 온다.
정신이 압축되어 가는 느낌이 들었다.
실로 어마어마한 고통!
-가서 두려움에 떨어라! 어리석은 인간들과 반목하며 그렇게 죽을 날을 기다리고 있어라!
촤아아악!
번쩍!
“끄아아아아악!”
나는 비명을 지르며 깨어났다.
전신이 땀범벅이다.
아직까지 온몸이 터져 나가는 고통이 선명하게 느껴졌다.
곧바로 마르엔이 신성마법으로 나를 치료했다. 정신체가 파괴되면서 육체까지 심각한 타격을 주었다.
입가에서 끊임없이 흐르는 피가 그 사실을 증명했다.
“허억! 허억!”
“괜찮으세요!?”
“다, 다들 보셨습니까?”
“저곳이 카렌 대륙입니까?”
“그렇죠.”
“실로 어마어마한 군대가 대기하고 있습니다!”
미첼이 심각한 우려를 드러냈다.
마족과 천족, 몬스터를 지배하면서 그들을 이끌고 쳐들어온다는 카이너스의 계획에 소름이 끼쳤다. 과연 이게 실제 일어나고 있는 일인지 의심이 될 정도였다.
털썩!
나는 그 자리에 대자로 뻗어 버렸다.
“역시나 2차 웨이브를 준비하고 있었군요.”
“앞으로 어쩌면 좋겠습니까?”
미첼이 걱정스럽게 물었다.
그의 물음에는 당연한 말을 할 수밖에 없다.
“최선을 다해 막아야지요.”
“인명 피해가 엄청나겠군요.”
“확실히요.”
예고했던 대로 여기서 하루 쉰 후에 다음 층에 올라가기로 했다.
보스 몬스터는 한 번 죽으면 리스폰하는 데 최소한 일주일은 걸렸다. 그렇기에 이곳에서 쉬면 안전할 것이다.
타닥타닥!
모닥불이 피워졌다.
우리들은 모닥불에 빙 둘러앉았다.
고위급 헌터를 제외한 성기사들은 탑을 빠져나갔다. 40층 이상에서는 그들의 목숨을 보장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불길이 일렁거리며 장작이 타들어간다.
아까부터 침묵이 이어지고 있었다.
모든 사람들의 표정은 심각하게 가라앉았다.
침묵을 깬 것은 마르엔이었다.
“여신이 죽은 것이 사실인가 보네요.”
“그렇죠. 확실해요.”
“도대체 이 세상은 어떻게 될까요?”
“이대로라면 멸망입니다. 카이너스는 이미 지구의 모습을 줄줄이 꿰고 있군요. 제가 어떻게 행동을 하는지까지 알고 있었습니다.”
“언제 2차 웨이브가 터질까요?”
“상황을 보니 한 달도 남지 않았습니다. 카이너스의 성격으로 볼 때, 보름 정도면 터지지 않을까 싶군요.”
어느 것 하나 확실한 사실은 없다.
웨이브가 보름 정도 후에 터진다는 것도 실은 내 추측에 불과하였다. 카이너스를 내 상식으로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으음.”
분위기가 더욱 심각해진다.
어쩌면 우리들은 사형 선고를 받았다고 말할 수 있었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빠른 시일 안에 죽을 수도 있는 운명이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자도록 합시다. 지금 이 자리에서 갑론을박을 한다고 해도 해결되는 일은 없으니까요.”
“알겠습니다.”
사람들은 각자 텐트로 흩어졌다.
분위기가 얼마나 좋지 않았는지, 장난을 치는 사람도 없었고 세실리아 역시 내 침낭 안으로 들어올 생각은 하지 않았다.
‘어쩐지 아쉬운 건 내 착각이겠지?’
아침 일찍 일어나서 명상을 했다.
마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가 없었다.
마나는 저절로도 회복이 되었지만, 고요한 가운데 명상을 하면 더욱 빠르게 회복된다. 막대하게 마나가 늘어난 만큼 단순히 하루 자는 것만으로는 회복이 되지 않았다. 그것도 마법진을 그려 놓고 주변의 마나를 끌어들이고 나서야 빠른 속도로 회복을 할 수 있었다.
이곳은 탑이었고 비정상적으로 마나의 분포도가 높았다.
탑의 꼭대기로 올라갈수록 마나의 분포가 높아졌고 40층에 이르자 카렌 대륙과 흡사할 정도의 환경까지 만들어졌다.
바깥에서 사람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펄럭!
“일어났느냐?”
나는 드디어 눈을 떴다.
세실리아가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눈빛이 왜 그래?”
“세상의 모든 짐을 그대가 짊어지고 있는 것 같아서.”
“너희들도 짊어지고 있잖아?”
“그래도 그대가 느끼고 있을 책임감은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후후. 웬 아부? 밥이나 준비해.”
“알겠다.”
세실리아까지 착각을 하고 있었다.
나는 책임감 때문에 카이너스를 막으려는 것이 아니었다.
가족들이 죽으면 슬프기는 하겠지만, 그들이 내 삶에 절대적인 지표가 되는 것은 아니다.
내가 움직이는 이유는 살아남기 위해서다.
아침 식사는 대충 스프에 빵을 찍어 먹는 것으로 끝났다.
나는 강철수를 바라보았다.
“철수야.”
“예, 선배.”
“여기서 더 올라가면 진짜 죽을 수도 있다.”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올라갈래?”
“예. 어차피 제가 약해지면 죽을 것 같습니다. 그럴 바에는 어떤 식으로든 각성을 이끌어 내는 편이 낫겠습니다.”
“오호.”
강철수의 정신은 좀 더 강해졌다.
벌벌 몸을 떨면서 몸을 사리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드디어 특훈의 효과가 드러나는 걸까.
“마지막으로 묻지. 내려갈 사람?”
“…….”
누구도 내려가겠다고 말하지 않았다.
그들은 일종의 사명감까지 갖게 되었다.
우리는 빠르게 이동하기로 했다. 카이너스가 군대까지 준비한 이상, 더 이상 느긋하게 전진할 수는 없었다.
쾅! 콰과과과광!
“이런, 젠장!”
사방으로 화염이 일렁거렸다.
형용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숫자의 피닉스가 날아다니고 있었다.
그들은 침입자를 너그럽게 포용하지 않았다. 우리들이 들어오는 순간, 미친 듯이 맹공을 퍼 부었다.
이곳은 45층이다.
40층부터 여기까지 빠르게 돌파했다.
어떻게 해서든 빠르게 돌파를 한 후에 탑에서 내려가기로 했다. 헌데 45층에서 멈출 수밖에 없었다.
쾅! 콰과과과광!
화염의 덩어리들이 사방을 가득 채웠다.
방어를 하느라 온도 조절이 되지 않았고 순식간에 90도에 육박하는 온도를 온몸으로 맞아야만 했다.
이 정도라면 사우나에서도 높은 온도의 한증막에 해당한다.
장시간 있는 것이 아니라 길어 봤자 15분, 보통은 3분 내외로 빠르게 땀을 빼고 나오는 불가마 사우나에 들어온 것 같았다.
게다가 우리들은 장비를 착용하고 있었기에 땀이 비 오듯 흘러내렸다.
피닉스들은 날개를 펼쳤고 파이어 레인을 시전하고 있었다.
마치 운석처럼 떨어져 내리는 불덩어리에 45층 전체가 잠식되었다. 그 때문에 내부 온도는 더 올라간다.
여기서는 어쩔 수가 없었다.
지금까지는 엘퀴네스 한 마리로 버티고 있었지만 대천사도 소환을 해야 할 것 같다.
나는 허공에 수인을 그렸다.
더 늦게 전에 대천사를 소환해야 한다.
쿠아아아앙!
쩌저저적!
“허억! 뚫렸습니다!”
실드가 뚫리고 피닉스 한 마리가 난입했다.
사람들은 저마다 방어를 하기에 바빴다.
나 역시도 마법을 멈추고 방어를 했다. 피닉스가 발톱으로 긁으면 아무리 튼튼한 갑옷을 입고 있어도 치명상을 입을 수 있었다.
그때, 피닉스는 강철수를 낚아챈 후에 허공으로 날았다.
“철수야!”
강철수를 잃을 수도 있는 절체절명의 순간이었다.
동료들도 소리를 질렀다.
설마하니 피닉스가 동료들 중에서도 최약체인 강철수를 낚아챌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피닉스들의 입장에서는 적절하게 행동한 것이었다. 약자를 처리하는 것은 전쟁의 기본이다.
우리들은 강철수가 찢어발겨지리라고 생각했다.
지금 상황에서는 도저히 구출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때,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
쿠구구구구!
강철수의 몸에서 빛이 흘러나왔다.
그 빛은 사방으로 폭사되었다.
번쩍!
-끼루루루룩!
-끼루루룩!
스아아아아!
마나의 파동이 순식간에 45층을 잠식하였다.
마치 자폭을 하는 것처럼 강철수의 몸이 빛났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피닉스들이 먼지가 되어 사라지기 시작하였다.
사람들의 눈이 튀어나올 듯이 강철수에게 집중되었다.
실로 어마어마한 일이 벌어졌다.
한순간이었지만 강철수가 내 뱉은 마나는 SSS+급에 이르는 것이었다. 우리들 중에서 헌터가 아닌 사람들이 없었기에 강철수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 충분히 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