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Class Chaebol Hunter RAW novel - Chapter 13
SSS급 재벌 헌터 013화
사방에서 화염의 기운이 솟구쳤다.
길드가 몰살되는 것은 상관없지만 간신히 얻은 미녀 노예를 여기서 잃을 수는 없다. 어쩔 수 없이 길드원들이 몰려 있는 곳에 파이어 실드로 막아 주고는 지옥의 검 헬브레스가 가지고 있는 모든 기력을 뽑아냈다.
“파이어 필드! 파이어 레인! 파이어 블레스트!”
콰과과과과!
띠링!
[레벨이 올랐습니다!]꽈드드드득!
화염의 소용돌이가 사방에 생성되어 치솟았다.
회오리바람이 치솟으며 주변의 모든 것을 빨아들여 분해해 버리는 모습은 가히 가공할 만 했다.
여기에 더하여 하늘에서 화염의 비가 떨어졌고 바닥에는 화염덩어리들이 가득 차올랐다.
-꾸에에에엑!
-끼에에에엑!
그야말로 이곳에 존재하는 모든 몬스터들이 쓸려 나가기 시작했다.
[사용 시간 종료. 지옥의 검 헬브레스의 소환이 해제됩니다.]스스스슷!
소환이 해제되고 나는 곧바로 파이어 실드 안으로 들어왔다.
숨이 거칠어졌다. 온몸에서 힘이 빠져나가 박탈감까지 느껴졌다.
“허억! 허억!”
“…….”
길드원들은 입을 쩍 벌린 채로 다물지 못했다.
그럴 만도 한 것이, 나 한 사람이 8층에 존재하는 모든 몬스터를 쓸어버린 것이다. 얼음여왕은 끽소리도 못하고 죽어 버렸고, 내가 9단계 마법을 사용하여 한 층 전체를 화염으로 태워 버렸으니 그들 입장에선 기가 막혀 말도 나오지 않는 것이 당연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포션을 마셔 피를 회복시키고 바닥에 정좌를 하여 엠피를 회복했다.
화염이 꺼진 것은 그로부터 5분 정도가 흘러서다.
아직까지도 길드원들은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상태다.
“너, 너어!”
간신히 이예나가 먼저 정신을 차렸다.
나는 길드장에게 다가갔다.
저벅저벅.
“히이이익!”
이운성은 너무 놀라서 자빠지고 말았다.
그럴 만도 할 거다. 지금 받은 충격은 무엇으로도 표현할 길이 없을 것이다.
물론 나도 많이 놀랐다.
설마 하니 천상의 목걸이에 그런 기능이 있을 줄이야.
‘피가 1이 되었을 때 일정 확률로 발동이라니. 위험천만한 기술이기는 하네.’
이로써 천상의 목걸이 기능이 하나 추가되었다. 엄밀히 따지면 내가 천상의 목걸이를 감정할 수 없었으니 하나하나 기능을 알아내는 것뿐이었지만.
“제가 죽였으니 제가 다 먹어도 되겠지요?”
“그, 그럼요!”
“제가 얼음여왕의 전리품을 챙길 테니 길드원을 지휘하여 전리품들을 몽땅 수거해 주세요. 재료와 마법서, 제작서까지 전부요. 그리고 나중에 어느 정도는 분배를 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예!”
이운성은 부동자세를 취했다.
하나둘 정신을 차린 길드원들은 나를 바라보며 경탄했다.
내가 얼음여왕이 죽은 곳으로 뛰어가자 여러 가지 소리들이 폭발적으로 흘러나왔다.
웅성웅성!
“저 사람 SS등급 헌터 아니야!?”
“설마. 그런데 왜 여기 껴서 오는 건데?”
“모르지. 워낙에 성격이 지랄 맞잖아? 저번에 발록을 죽인 것도 설마…….”
“이제야 말이 되네.”
길드원의 입을 막기 위해서는 다소 작업(?)이 들어가야 할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
지금 상태의 나는 SS랭크는커녕 C랭크도 간신히 달 수 있을 정도였는데, 굳이 그런 사실을 떠벌릴 필요는 없겠지.
얼음여왕이 죽어 버린 대지는 시커멓게 변해 있었다. 이곳뿐만이 아니라 8층 혹한의 대지 전체가 뒤집혀 검게 타 버려 지옥을 방불케 했다.
나는 하늘에서 황금빛으로 반짝이는 빛이 내리꽂히는 곳을 살폈다. 이건 유니크가 떴다는 표식이었다.
“여기 있군.”
화려하기 짝이 없는 문양에 드래곤 본으로 만든 검이다.
나는 검을 주워 들었다.
띠링!
[드래곤 본 블레이드를 습득했습니다!]당장 감정을 해 볼까 싶었지만, 그보다는 다른 황금빛에 관심이 더 갔다.
보스를 잡았으니 유니크급의 아이템 하나는 나올 법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마법서 하나가 떨어져 있었다.
마법서가 황금색 빛이라면 필시 희귀 마법일 공산이 컸다.
나는 마법서를 주워 들었다.
띠링!
[데스 나이트 소환 마법서를 습득했습니다!]***
“데스 나이트 소환이라고!”
정확하게 감정은 해 보아야 알겠지만, 심상치가 않다.
천 년 동안 밀림을 구르면서 수도 없이 많은 보스 몬스터를 사냥했지만, 데스 나이트 소환 마법서는 처음 보는 것이었다.
심지어는 게임 시스템을 도입시킨 카이너스조차 이런 마법서에 대해 언급한 적이 없었다.
그 밖에 여러 가지 아이템들이 있었지만 대부분이 레벨 업 재료로 사용해야 하는 것뿐이었다.
보스몹이 생각보다는 거지였지만 데스 나이트 소환 마법서를 가지고 있었기에 상대적으로 다른 아이템이 들어 있지 않은 것이라 추측되었다.
흥분이 가라앉지 않는다.
오늘 수확은 여러모로 좋았다.
드래곤 본 블레이드를 찾은 것은 물론이고 천상의 목걸이의 기능 하나를 알아냈으며 희귀 마법서를 하나 먹었다.
이 정도라면 사냥은 성공적이다.
비록 목숨을 걸고 싸워야 했지만 그럴 가치는 충분히 있어 보인다.
스탯창을 열어 스탯도 분배를 해야 하고 아이템 감정도 해야 하며 오늘 습득한 아이템으로 기존의 아이템도 강화시켜야 한다.
하지만 그 전에 할 일이 있다.
길드원들은 저마다 아이템들을 수급하였다.
8층 전체에 걸쳐 아이템과 코어, 재료들, 마법서와 제작서 등이 떨어져 있었는데, 나는 그것들을 모두 모아오라고 ‘지시’했다.
방금 전에 보았던 엄청난 광경 때문인지 길드원들은 슬슬 내 눈치를 봤다. 평소에 나와 티격태격하던 이예나도 마찬가지였다.
“그럼 다 모으셨나요?”
“네, 네! 다 모았습니다!”
어쩐지 바짝 군기가 들어가 있는 것 같다.
앞으로 몇 분만 지나도 이곳에 몬스터들이 리스폰 될 것이다. 길드 안에는 사제도 많았고 포션도 하나씩은 가지고 있었기에 바로 사냥을 해도 될 테지만 아마 그들은 정신적인 타격이 상당할 거다.
나야 하도 많이 죽어 봐서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덜한 편이었지만, 헌터들은 아니었다. 아무리 위험하게 돈을 번다고 해도 오늘 몰살을 당할 뻔했던 경험은 쉽게 잊히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나는 일단 탑에서 나가고자 했다.
“수거 다 했으면 나갑시다.”
“이곳에서 사냥은…….”
이운성이 어색하게 말했다.
8층에 올라오기 전까지만 해도 고압적으로 말을 했던 사람이 맞나 싶었다.
“더 하시게요? 더 하신다면 말리지는 않겠지만 사기가 이렇게 바닥에 처박혀서야 사냥이 되겠어요?”
“그건 그렇습니다만.”
“그럼 탑을 나가시죠. 이야기는 나가서 하는 것으로 하고요.”
“저희가 뒤쫓아 가겠습니다.”
“아니요. 아까처럼 대형을 짜서 나가도록 하죠. 아까 힘을 많이 썼더니 피곤하네요.”
“그럼 안쪽으로 들어오시죠.”
내가 앞장서면 몬스터에게 3분도 되지 않아 죽을 거다.
하지만 뭐, 지금 이 자리에서 그런 사실을 밝힐 필요는 없겠지. 이쪽에서 알아서 조심을 해주면 그걸로 됐다.
“참고로, 나가서도 한 번 말씀을 드릴 테지만 오늘 이곳에서 있었던 일은 불문에 부치는 겁니다. 이야기가 새어 나가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을 써 주세요. 만약 이야기가 새어 나간다면…….”
꿀꺽!
길드원들이 침을 삼켰다.
“길드 자체가 없어지는 수가 있습니다. 아시겠어요?”
“무, 물론입니다!”
“다른 길드원들은 왜 대답이 없나요?”
“알겠습니다!”
그들은 큰 목소리로 외쳤다.
이 정도면 만족스럽다. 최소한 근시일 내에 말이 새어 나가지는 않을 것 같다.
길드원들은 빠르게 탑을 빠져 나가기 시작했다.
잿빛 탑을 빠져나왔다.
탑 바깥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는데, 언뜻 기자들까지 모여 있는 것 같았다.
여기에 강소라 소령도 눈에 보인다.
아이템도 분배를 해야 하고 다시 한 번 길드원들에게 경고를 해야 하는데, 강소라가 있는 모습은 썩 좋은 그림이 아니다.
촤르르륵!
기자들이 사진을 찍어 댄다.
도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강소라가 이쪽으로 다가왔다.
“방금 탑 8층에서 엄청난 마나 웨이브가 터졌어요! 필시 얼음여왕이 뜬 거라고 보는데, 전부 살아서 나오셨군요? 거기에 이 엄청난 양의 전리품들은!”
그녀는 상당히 흥분하고 있었다.
몬스터 웨이브가 터진 후에 헌터들이 등장했고, 각성능력에 따라서 등급이 나뉘어졌다. 헌터마다 등급도 천차만별이었는데, 일부 헌터들은 보스 몬스터만 레이드하며 다니기도 했다. 시간에 맞춰 보스 레이드만 돌아도 떼돈을 버는 것은 시간문제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스 레이드를 뛰는 헌터들은 기껏해야 전 세계에서 열 팀 안에 꼽혔다. 잿빛 탑의 8층 보스 몬스터인 얼음여왕은 일주일 전에 죽었지만, 보름을 채우지 못하고 리스폰 되었다. 아마 드래곤 본 블래이드가 8층에 떨어지는 바람에 얼음여왕의 리스폰이 빨라진 것 같다.
현실적으로 생각하면 길드원은 그곳에서 몰살을 당했어야 옳다. 하지만 이렇게 살아 나왔으니 기자들이며 군대까지 몰려와 취재를 하려는 것이다.
길드원들은 내 눈치를 보았다.
이운성이 대표로 말했다.
“우, 운이 좋았을 뿐입니다.”
“운이 좋았다고요?”
“그렇습니다만.”
“아하, 운이 좋아서 얼음여왕을 잡았다고요? 겨우 이 정도 구성으로?”
“네.”
“이햐, 분명히 이현빈 도련님 맞으시죠? 얼마 전에 발록을 잡았던?”
“그런 적 없는데요.”
“그러지 마시고 국방부로 오세요! 당장 별 달아 드릴 테니까요!”
“아니라니까 그러네. 한 번 더 확인을 해 보시든지.”
“어떤 수법을 쓰는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히 당신은 SS급 헌터가 확실해요!”
“객관적으로 평가를 해서 보여 드릴 수도 있습니다만, 저보다는 여기 길드장님과 임원분들의 활약이 대단했죠. 뜬금없이 리스폰이 되어 얼음여왕의 힘이 약했던 모양입니다.”
웅성웅성!
기자들의 시선이 내게 모아지기 전에 재빨리 수습했다. 신빙성은 내가 SS급의 헌터라는 것보다는 얼음여왕이 비정상적으로 약했다고 보는 편이 더 높을 거다.
“그런 거였어?”
기자들은 꽤나 맥이 빠진다는 표정들이었다.
나는 되는 대로 이야기를 막 지어 냈지만, 말을 하다 보니 그럴싸했다.
보름에서 한 달 주기로 리스폰이 되는 얼음여왕이었다. 보름 만에 리스폰이 되면 대략 S급의 보스로 분류되었고 한 달 만에 리스폰이 되면 그보다 좀 더 강해졌다. 그래서 S+등급으로 분류된다.
이번에는 일주일 만에 보스가 리스폰 되었으니 A+라고 우겨도 할 말이 없었다.
하지만 강소라는 그리 생각하지 않는 모양이었다.
“분명히 강력한 보스가 등장했습니다! 저도 이능력자인데 그걸 모르려고요.”
“어쨌든 사실이 그런 것을 어떻게 해요?”
나는 어깨를 으쓱였다.
기자들이 썰물처럼 빠져 나간다.
“그럼 그렇지.”
“괜히 오바했네.”
졸지에 강소라는 거짓말쟁이가 되고 말았다.
으드득!
강소라는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물러난다.
“앞으로도 제가 지켜볼 테니까요.”
“그러시든지요.”
사람들이 모두 사라졌다.
나는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오늘따라 왜 이렇게 진상들이 많은 거야?
“전리품을 분배하겠습니다. 대충 나눠 드려도 할 말이 없겠죠?”
“그럼요. 덕분에 목숨을 구했습니다.”
“그럼 10%를 드리겠습니다. 그걸로 약값이라도 하시고 요양하세요.”
“겨우 10%…….”
“싫으면 말고요.”
나는 전리품을 도로 빼앗으려 했다.
이운성은 내 손을 급히 잡는다.
“하하하! 잘 쓰겠습니다.”
“그러셔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