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Class Chaebol Hunter RAW novel - Chapter 131
SSS급 재벌 헌터 131화
이곳은 동네 뒷산 바위였다.
대한민국을 광란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전 세계 사람들을 불안에 빠뜨리기도 하였지만, 그건 나와 상관없는 일이다.
처음의 목적을 잊지 말아야 한다.
내 목적은 하나다.
‘카이너스로부터 살아남는 것.’
가능하면 죽이겠지만, 죽일 수 없다고 해도 상관없었다. 게다가 지금의 가족들은 진짜 내 가족들도 아니었다.
이렇게 생각을 하니 마음이 좀 편해졌다.
여차하면 또 영혼만 빼서 도주를 하면 된다. 카이너스가 잡을 수도 있겠지만, 놈의 성격상 그냥 놔둘 수도 있었다.
나를 잡는 것을 하나의 재미로 생각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을 생각해 본다.
얼마 전에 레이드로 다크 나이트를 제작할 수 있는 재료를 얻었다.
드래곤에서 나온 부산물이 있었고 심지어는 드래곤 하트까지 있다. 그랜드 마스터의 영혼을 구하는 것이 문제이기는 했지만 영혼 강림술을 사용하면 어떻게든 가능하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
다만 지금은 마력이 좀 모자랐다.
그렇다면 성장이 중요하다.
어떻게 해서든 SSS+급에 올라야 한다.
지금 내 경지는 아이템을 착용하여 SSS급에서 SSS+급 사이를 왔다 갔다 하고 있었다. 아이템만 좀 더 성장시키면 SSS+급에 올라가는 건 어렵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오늘은 WN의 회원국들의 수장을 모아 마지막 회의를 해야 한다. 그리하여 대한연합국의 결성을 확정짓는 것이다.
모두가 동의를 한 사실이었으니 조약서에 사인만 받아 내면 된다.
마지막으로는 정신을 카렌 대륙으로 날려 보는 것이다.
2차 웨이브도 정신전이를 통해 알아냈다. 이계의 전이체에서 나온 마법서 이계의 투시를 통하여 병력 규모를 알아내는 것이다.
운만 좋으면 다음 웨이브의 보스를 알아낼 수도 있었다.
“후우.”
나는 그렇게 생각을 굳혔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했다. 적의 규모가 얼마인지 알아야 그에 맞춰 준비를 할 것이다.
“이계 투시.”
스아아아아!
대량의 마나가 쑥 빠져나간다.
그야말로 모든 마나가 빠져나가 공허감이 느껴질 정도였다.
내 정신체가 차원의 문을 뚫고 들어갔다.
나는 완전히 지구를 벗어났다. 그리고 카렌 대륙에 도착하였다.
눈앞의 전경이 완전히 바뀌었다. 한눈에 보아도 카렌 대륙은 지구와는 좀 달랐다. 마치 백악기 시대를 보는 것 같다고나 할까.
숲이 우거져 있었고 엄청난 높이의 나무들이 즐비하였다.
오늘이 두 번째 투시였다.
정신체가 뭉개지면 나에게도 꽤나 큰 타격이 있어 잘 이용하지는 않았는데, 이번에는 어쩔 도리가 없었다.
나는 빠르게 카렌 대륙 곳곳을 갈랐다.
그리고 발견한 일단의 무리들, 분명 지난번에도 보았던 그 장소에 모여 있었다.
이번에는 예전에 비해 3배 이상 많은 몬스터들이 집결하고 있었다. 도대체 그 많은 몬스터를 어떻게 구하는지 경이로울 지경이다.
그리고 몬스터의 선두에서 뭔가가 그들을 지휘하고 있었다.
-다크 나이트!
나는 하마터면 비명을 지를 뻔했다.
저건 분명히 다크 나이트였다.
카이너스가 직접 제작한 것으로 보였는데, 내가 이곳에서 레벨 업을 하고 있을 당시에는 못 보던 기종이었다.
어쩌면 저건 비비안보다 강할지도 몰랐다.
그런 느낌이 들었다.
카이너스는 생각보다 더 대단한 놈이었다. 몬스터는 탑 안에서보다 탑 밖에서 더 강하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이번에는 고전을 면치 못할 거라는 생각도 든다.
-큭큭큭큭!
-커억!
갑자기 온몸이 마비가 되면서 뭔가에 잡히고 말았다.
거대한 몸체를 가진 카이너스가 모습을 드러냈다.
나는 고양이에게 잡힌 생쥐처럼 아예 움직일 수가 없었다. 영혼을 자극하는 원초적인 공포에 온몸이 마비되어 버린 것이다.
카이너스가 도마뱀을 닮은 노란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
-나에게 아주 재미있는 유희를 만들어 주었구나!
-크으윽!
-기다려라! 네놈이 몸부림치며 죽는 장면을 구경해 줄 테니까! 크흐흐흐!
퍼어억!
“끄아아악!”
갑자기 정신체가 터져 버렸다.
“쿨럭!”
나는 피를 한 움큼 토했다.
가슴이 찌르르 울렸다.
이 마법은 차원을 도약하여 그곳의 상황을 살필 수 있었지만, 육체와 정신에 엄청난 타격을 받을 것을 각오해야 한다.
내가 마법을 사용할 때마다 카이너스가 알아챘다. 그리고 내 정신체를 터뜨려 버렸다. 그는 이마저도 하나의 재미로 생각하는 것 같았다.
“후욱! 후욱!”
나는 숨을 몰아쉬었다.
그래도 성과는 있었다. 3차 웨이브에는 얼마나 많은 놈들을 데려올지 알 수가 없었는데 이제 대충 규모를 파악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전 웨이브에 비해 3~4배나 더 많았고 다크 나이트 두 기가 함께 넘어온다. 하지만 이것도 정확한 수치는 아니었다.
아직 카이너스가 기다리고 있는 것을 보니 다크 나이트가 제작되고 있는 중인지도 몰랐다. 아무리 카이너스라고 해도 그랜드 마스터의 영혼을 구하는 데에는 시간이 좀 걸릴 것이다.
놈이 엄청난 전력을 준비하고 있었지만 나에게 꼭 나쁜 것만은 아니었다.
“3차 웨이브를 막을 수만 있다면!”
나는 주먹을 꽉 틀어쥐었다.
만약 그렇게만 할 수 있다면 다크 나이트를 제작할 수 있게 된다. 세 마리 중 단 하나라도 생포를 해서 영혼을 뽑아낸다면 충분히 내 손으로 다크 나이트를 제작할 수 있을 것이다.
“차라리 빨리 넘어와라.”
나는 입 속에 남아 있던 피를 뱉어 냈다.
이렇게 되자 악과 깡이 되살아나는 것이 느껴졌다.
천 년 동안 이를 악물며 레벨 업을 했던 과거로 돌아온 느낌이다. 그때에도 나는 카이너스를 죽이겠다는 각오로 노력했었다.
지금도 크게 달라진 건 없었다.
그래도 상황이 예전보다는 나았다. 지금은 세력이 존재하였고 함께할 동료들이 있었으니까.
나는 집으로 돌아와 군복으로 갈아입었다.
오늘은 연합국 결성 문제로 할 일이 많았다.
어머니는 한눈에 내 안색이 좋지 않음을 알아내셨다.
“얼굴이 왜 그러니?”
“아니에요.”
“창백한데? 어디 아픈 거 아니니?”
“아니요. 절대 그렇지 않아요.”
나는 고개를 내저었다.
당연히 몸이 안 좋기는 했다. 카이너스에게 정신체가 붙잡혀 터져 버렸으니 좋을 리가 없었다. 그래도 할 일은 해야 한다.
형들은 아예 나오지도 않았고 아버지는 신문을 읽고 계셨다.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그래. 다녀오거라.”
나는 밖으로 나와 곧바로 리무진에 올라탔다.
마당 안쪽까지 기자들이 몰려들지는 않았다. 그들은 어디까지나 정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이 이상은 주거침입죄에 해당되었기 때문이다.
“좋은 아침입니다.”
강소라의 표정은 조금 비장해져 있었다. 그녀 역시 오늘이 얼마나 중요한 날인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좋은 아침.”
“오늘이 결성일입니다. 지금 가시면 각국의 정상들이 와 계실 겁니다.”
“그래?”
“대통령께서 계시지만 중요한 사안들은 그 수장격인 총장님께서 결정을 하셔야 합니다.”
“총장이라. 앞으로는 어떻게 불리려나?”
“그러게요. 수상이라고 불리는 건 어떨까요?”
“수상이라.”
명칭은 아무렇게나 해도 좋았다.
수상이라는 명칭은 원래 국왕이 존재하는 국가의 다수당의 우두머리를 부르는 말이다. 하지만 고대에는 조정의 수장을 수상으로 불렀고 그보다 오래전부터 절대 권력의 상징으로 불리기도 하였으니 그런 명칭도 나쁘지는 않다.
“뭐 어떻게 불리던지 연합국의 수장은 총장님이 되셔야 해요.”
“생각 좀 해 보고.”
아직 연합국이 어떻게 굴러가야 할지는 논의 되지 않았다. 그 문제는 일단 연합국이 완전히 결성된 이후에 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청와대에 도착했다.
강소라의 말대로 거대한 회의실에는 각국의 수장들이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레이드에서 ???등급의 코어를 구했다. 이걸 가공해서 마정석으로 만들었고 전 세계를 잇는 게이트를 건설했다.
물론 이번에 코어를 빼서 강력한 무기를 만들어야겠지만 임시로 쓰기에는 나쁘지 않았다.
수장들이 이렇게 빨리 모일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이 게이트 때문이다.
내가 회의장으로 들어오자 수장들이 일어났다.
“어서 오십시오, 총장님.”
“어서 오십시오!”
분위기는 꽤나 경직되어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2차 웨이브가 터진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시국이 시국인 만큼 사람들의 얼굴에는 긴장감이 가득했다.
나는 자리에 앉자마자 물었다.
“오늘부로 대한연합국을 발족합니다. 반대하실 분 있나요?”
제73장 본격적인 수탈
“…….”
누구도 입을 열지 않았다.
그건 당연한 일이었다. 3차 웨이브가 언제 터질지도 알 수 없는 와중에 반대를 한다는 것은 대한연합국의 탈퇴를 의미하는 것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나는 여기서 한번 협박을 하고 넘어갈 생각이었다.
“제가 전에 보여 드렸을 겁니다. 이계를 투시할 수 있는 마법으로 말입니다. 대통령님도 보셨죠?”
이한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봤지요. 아주 빽빽했습니다.”
“카이너스가 3차 웨이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3차 웨이브에는 다크 나이트 세 마리가 함께 쳐들어옵니다.”
“다크 나이트라면?”
“그랜드 마스터의 영혼으로 만든 언데드입니다. 데스 나이트를 지휘하는 지휘관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허억! 그게 세 마리나요!?”
“네. 병력은 수십만으로 보입니다.”
각국 수장들의 동공이 흔들렸다.
그럴 만도 한 것이 놈들이 어디로 떨어질지 알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한국의 도움이 아니라면 절대 막아 낼 수 없을 것이었다.
예상대로 그들은 잔뜩 겁을 집어 먹었다.
2차 웨이브가 터지기 전에는 큰소리라도 쳤지만 이제는 그럴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러게 평소에 잘할 것이지.’
이쯤 되면 본격적인 수탈을 시작해도 될 것 같다.
지금은 대한연합국으로 묶여 있었지만, 그게 영원하리라는 보장은 없었다. 나 역시도 카이너스를 막아 낼 수 있을 거라고는 장담할 수 없었지만, 최대한 수탈을 하여 국부를 쌓아 놓는 것이 어떨까 싶었다.
국부를 쌓기 위해서는 단연 전 세계의 재화를 끌어모으는 것이 최우선이다. 과거, 강대국들이 약소국에게 무기를 팔아먹었듯이 말이다.
“지금 이 시간부로 몬스터 방어 설계 강판은 대한그룹에서 독점합니다.”
“독점이요?”
“값싼 강판으로 몬스터를 막아 낼 수는 없습니다. 그건 안 되죠. 제 말 틀렸습니까?”
“그건 그렇습니다만.”
“차세대 강판이 나왔습니다. 각 도시에 성채를 건설하고 균열에 더욱 신경을 쓰도록 하죠.”
나는 그렇게 수탈하겠다고 선언했다.
각국에서도 알고 있을 것이다. 이것이 수탈의 시작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대놓고 불만을 드러내지는 못할 것이었다.
이참에 권력도 분리시켜야 했다.
“저는 대한연합국 수상이 되겠습니다. 몬스터에 대한 모든 권한과 군권을 위임해 주시고 대통령께서는 내정과 행정에 집중해 주십시오.”
“후우. 알겠습니다.”
각국 수장들은 힘없이 동의했다.
국제관계에서는 힘 있는 자가 갑이었다. 갑질을 한다고 해도 그걸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드르륵!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지금까지의 내용을 공표하도록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