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Class Chaebol Hunter RAW novel - Chapter 148
SSS급 재벌 헌터 148화
“아직 일주일 남았다.”
“그러고 나면 학창 시절은 이제 끝나는군요?”
“그렇지.”
학창 시절이 끝나고 있었지만, 별로 아쉽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벌써 나는 전 세계의 중심이었다. 그러니 차라리 고등학교를 깔끔하게 졸업하고 성인으로 대접을 받는 것이 나았다.
“근데 화이란이라는 여자는 어떻게 잠재력을 표출한 거래?”
“이번 침공 때라고 합니다. 부모님과 함께 대피를 했는데, 아크 나이트가 대피소를 찢어 버렸답니다. 위기 상황에서 방어막을 펼치고 아크 나이트를 밀어냈다고 하더군요. 그 덕분에 아크 나이트가 타이베이 외곽에서 시청 앞까지 밀려난 것이고요.”
“어쩌면 SSS급이 넘을지도 모르겠는데?”
“저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런 고수가 동료가 된다면 실로 어마어마한 도움이 될 것이다.
대만에서도 움직이겠지만 학교로 군대를 보낼 수도, 어른들이 함부로 쳐들어올 수도 없었다.
그건 법으로 금지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들은 자연스럽게 접근할 수 있다.
일주일뿐이었지만, 유학이라는 명분이 있었다.
헬기는 타이베이 한국 대사관 헬기장에 내렸다.
이곳에는 이미 대만 한국 대사가 나와 있었다.
“어서 오십시오! 안철기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교복은요?”
“준비되어 있습니다.”
“수속은 처리 되었나요?”
“끝나 있습니다. 그냥 등교하시면 됩니다.”
안철기가 직접 어디론가 안내하였다.
교복이 치수별로 준비되어 있었고 가방과 필통, 운동화까지, 없는 것이 없었다. 한국 정부에서 빵빵하게 지원을 한 것이다.
“그리고 여기 집 키입니다. 타워펠리스 두 곳을 잡아 두었습니다.”
“뭐 이렇게까지.”
“나라를 위한 일이니까요.”
나는 이한진 대통령에게 이 일과 관련해 오늘 아침에 설명을 했다.
그럼에도 이한진은 몇 시간 만에 이렇게까지 일을 처리하였던 것이다. 실로 경이적인 속도가 아닐 수 없었다.
안철기가 웃으며 말했다.
“지금 대한민국의 위상이 하늘을 찌르고 있습니다. 한국의 힘이면 안 되는 일이 없지요.”
“그런가요?”
“상상을 초월합니다. 이게 다 수상 각하 덕분입니다.”
나야 그저 살아보겠다고 몸부림을 치는 것뿐이었다.
하지만 일반인이 보기에는 꽤나 대단해 보였을 것이다.
주변을 둘러보니 직원들 모두가 우리를 우러러보고 있었다.
“험험. 준비 감사드립니다.”
“가서 교장선생님에게 말씀을 하시면 됩니다.”
“그러지요.”
“리무진을 대기시키겠습니다.”
“뭐 그렇게까지. 그냥 일반 승용차로 갑시다.”
“그럼 관용차를 쓰겠습니다.”
어디서 수배했는지 리무진까지 대기를 시키겠다고 한다.
굳이 그럴 필요는 없다. 그저 평범하게 등교를 하여 화이란에게 접근을 하는 것이다.
대사관 앞으로 나왔다.
이곳으로 우르르 직원들이 나와 인사를 했다.
“살펴 가십시오!”
“그럼 다음에 봅시다.”
차량이 출발할 때까지 직원들은 허리를 펴지 않고 있었다.
다소 부담스러운 모습.
오히려 대사관에서 나오자 마음이 좀 편해진다.
“뭘 저렇게까지.”
“허허허! 그야 수상 각하의 위명 때문이죠.”
운전사가 말했다.
전 세계를 좌지우지하는 권력자.
그게 바로 나라는 사람이었지만 평소에는 실감하지 못하였다.
“아마 학교에서는 난리가 나지 않을까 합니다.”
“쉬운 일이 없군요.”
“잘될 겁니다.”
운전사의 말처럼 잘되었으면 좋겠지만, 과연 앞으로 어찌 될지는 전혀 알 수가 없는 일이었다.
타이베이 국립고교.
정말 오랜 만에 학교에 와 보았다.
수많은 학생들이 등교를 하고 있었다.
학교가 망가졌다면 당연히 등교를 하지 않을 테지만 다행히도 학교는 멀쩡하였고 교육부 장관은 교육을 정상화시켰다.
우리들은 학생들 틈에 자연스럽게 끼었다.
일단 처음에는 학생들이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등교를 하는 학생들이 워낙에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건 오래가지 않았다.
“어라?”
“혹시 이현빈 수상님 아니세요!?”
“정말 이현빈 수상님이다!”
“와아!”
내 이름은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했다.
카이너스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영웅이라고까지 불렸다. 뉴스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학생들이라면 내 얼굴을 모를 수가 없었다.
“그 옆에 분은 강철수 대장님 아닌가요!?”
“사인 좀 부탁드려요!”
“꺄아아악!”
여학생들은 꺅꺅 비명까지 질러 댔다.
“이것 참.”
학생들이 모이기 시작하자 앞으로 나아가기도 힘들었다.
강철수도 얼떨떨한 모습이었다.
지금까지 왕따로 살아왔던 강철수였고 드림 팀에 합류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다. 그 때문에 자신이 이렇게 인기가 많을 줄은 상상도 하지 못하였던 것이다.
하지만 그건 강철수의 착각이었다.
놈은 앙골라에서 몬스터를 1차적으로 봉합했다.
이것만 해도 대단한 업적이었다. 거기에 웨이브가 터졌을 때 여기저기서 활약을 보였고 TV에서는 그 모습을 자세하게 다루었다.
강철수 역시 인류의 영웅이었다.
정문 앞에 이르렀다.
이곳에는 정부 인사들이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당신들은 뭔가요?”
“연합국 수상님이시군요. 저희들은 그저…….”
“그저?”
“볼일이 있습니다.”
“그럼 들어오시죠?”
“험험.”
아마 몇몇은 이미 들어가서 교장과 협상을 벌이고 있을 것이다. 화이란을 만나게 해 달라고 말이다.
나와 강철수는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팟팟!
우리들은 빠른 속도로 정문에서 사라졌다.
정부에서 먼저 선수를 친 것 같다. 그들이 화이란을 설득하기 전에 서둘러야 한다.
우리들은 급하게 교장실을 찾았다.
이곳에서는 누군가가 교장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화이란 때문에 언성이 높아진 것으로 보였다.
“안 된다고 했습니다.”
“당신 교장에서 잘리고 싶어? 교육감도 하고 높은 곳까지 올라가야 할 것 아니야. 여기서 경력 망치지 말고.”
“법적으로 그럴 수가 없습니다. 본인이 싫다는데 어쩔 수 없지요.”
“이 영감아, 총통 각하의 명령이라니까?”
“총통이고 나발이고, 학교 안에서는 결코 학생을 강제로 만날 수 없습니다. 정당한 사유가 없다면요.”
“잠재력 테스트라고 하잖아?”
“안 된다니까요.”
“휴우.”
나와 강철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혹시라도 화이란이 정부에 넘어갔으면 어쩌나 싶었는데 교장이 그걸 깔끔하게 커트해 주고 있었다.
우리들이 교장실로 들어오자 언쟁이 멎었다.
“이게 누구십니까. 총통 각하의 비서실장님 아니세요?”
“험험. 수상님.”
“왜 여기서 깽판을 치시는지?”
“정중하게 요청을 하러 왔습니다.”
“정중하게 요청? 내가 들어보니 강제로 학생을 끌어내려는 것 같던데?”
“그건…….”
“당장 꺼지지 않으면 죽여 버리겠다.”
나는 인상을 확 찌푸렸다.
여기서 사람 하나 죽여도 대만에서는 반박하지 못한다. 그래서 권력이 좋다고 할까.
법에 저촉되지도 않는다.
인류에 대한 반역죄라고 덮어씌우면 그만이었다.
그걸 알기에 비서실장은 깨갱하고 물러났다.
우리들은 교장에게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교장선생님.”
“오신다고 말씀은 들었습니다. 유학을 오셨다고요.”
“네. 일주일밖에 남지 않았지만, 이곳에서 학교생활을 마치고 싶습니다.”
“화이란 때문에 오셨겠군요.”
“부정하지는 않겠습니다.”
“설득은 자유지만 과한 일은 벌이지 않았으면 합니다.”
“물론입니다.”
교장은 꽤나 꼬장꼬장해 보였다.
그래도 내가 세계평화를 위해 이런 일을 한다는 사실은 인지를 하고 있었다. 인류를 위하여 노력하는 것이라고 말이다.
“말은 해 두었습니다. 화이란과 같은 반으로 배정을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여기까지로군요. 이만 나가 보세요.”
교장은 명백한 축객령을 내렸다.
우리들은 쾌재를 부르며 교장실을 나왔다.
화이란과 같은 반이 되었고 정부에서도 관여를 하기가 힘들었기 때문이다.
교실로 가는 중이다.
웅성웅성!
이미 소문이 퍼졌는지 학생들은 우리들을 보기 위하여 복도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그런데 선배, 화이란이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갈 때는 어쩌지요?”
“요원들을 배치하면 돼.”
“이미 부르셨습니까?”
“연합국 특수부대를 요청했지. 오늘부터 밀착 경호에 들어간다. 대만에서 움직이면 머리에 구멍을 내주라고 주문했지. 하하하하!”
“역시 선배십니다!”
3학년 3반에 이르렀다.
강철수는 2학년이었지만 편법을 사용하여 일주일만 3학년 3반 교실을 사용하게 하였다. 교육부 장관을 통하니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드르륵!
문을 열고 들어가자 학생들의 시선이 한곳에 집중되었다.
저 멀리 엎드려 있는 한 소녀가 눈에 들어왔다.
하반신 불구에 자폐증을 앓고 있는 SSS급 잠재능력자.
그녀가 바로 화이란이다.
***
저벅저벅!
발길을 옮길 때마다 따가운 시선이 쏟아졌다.
이건 어쩔 수가 없는 일이었다.
나와 강철수는 워낙에 유명 인사였고 세계 구원에 앞장선다는 이미지가 씌워져 있었다. 그 때문에 인기도 높았다.
어떻게 보면 우리들은 전설적인 존재들이었다.
연예인이 학교를 다녀도 어마어마한 인기일 텐데 무려 세계의 구원자들이 나타났으니 난리가 날 만도 했다.
나는 소녀 앞에 이르렀다.
“화이란?”
“…….”
화이란은 눈을 들어 나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빛은 뭔가 공허했다.
‘자폐증을 앓고 있다고 하더니 쉽지는 않겠는데?’
“네가 화이란 맞지?”
“……네.”
“나를 알아보겠어?”
“……이현빈…….”
“그래. 너에게 잠재력이 있다고 들었는데 말이야. 혹시 드림 팀에 들어올 생각 없어?”
“……!”
주변이 술렁거렸다.
드림 팀이 되어 달라는 제안.
드림 팀에는 아무나 들어올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전 세계 권력의 핵심이었고 팀원들은 어마어마한 혜택을 받는다.
카이너스와 전면에서 싸워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지만, 그렇다고 해도 헌터들의 꿈은 드림 팀이었다.
어쩌면 화이란도 강철수처럼 무언가를 열망하지 않을까.
“싫어요.”
그 후에 화이란은 엎드렸다.
주변에서 감탄사가 터졌다.
“와아! 감히 드림 팀 제안을 거절하다니!”
“미친 것 아니야?”
“이것 참.”
어떻게 반응을 해야 할까.
지구로 돌아온 이후에는 거절이라는 것을 잘 당해 보지 않았다. 그 때문에 조금 당황스럽기는 하다.
나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였다.
강철수가 다가왔다.
“선배, 이야기 좀 하시죠.”
“그래, 그러자.”
그야말로 멘붕이었다.
도대체 어떻게 화이란을 설득해야 할지 감조차 잡히지 않았다.
다행히 강철수는 과거에 자폐증 비슷한 것을 앓고 있었고 지금의 화이란과는 약간 비슷한 점도 있었다.
그러니 강철수라면 그녀를 설득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지 않을까.
휘이이잉!
학교 옥상.
겨울이 한창이었기에 바람이 제법 매섭다.
강철수는 나에게 시가를 건네주었다.
“너, 담배 피우냐?”
“네, 슬하에게 배웠습니다.”
“슬하는 악의 축이네, 축이야.”
양슬하를 생각하며 고개를 내저었다.
그러면서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아마 착각일 것이다. 암, 그렇고말고.
치이이익!
강철수는 내게 불까지 붙여 주었다.
우리들은 담배를 피웠지만, 누구도 뭐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선배, 접근 방법이 잘못되었다고 봅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겠냐?”
“희망을 주어야지요. 제가 보니 생각보다 상태가 심각하던데요.”
“희망이라…….”
강철수는 바로 결론을 도출하였다.
이것이야말로 내가 강철수를 이곳에 데려온 이유이기도 하였다. 같은 잠재력 각성자이기도 하였고 왕따를 당하며 자폐 비슷한 생활을 하였다. 그러니 강철수가 여기서 말하는 것이 정답일 것이다.
“예를 들면 어떤 희망?”
“걸을 수 있다든지요.”
“좋은 생각이구나.”
“어떤 능력을 각성할지는 모르겠지만, SSS급 정도로 각성하면 걸을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럴지도 모르지.”
“그럼 그런 희망을 심어 주셔야죠.”
“네 말이 맞다. 한번 시도해 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