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Class Chaebol Hunter RAW novel - Chapter 150
SSS급 재벌 헌터 150화
다음 날 아침.
오늘은 평범하게 하루를 맞았다.
일어나서 운동을 가려고 바깥을 보니 전혀 그럴 수가 없을 것 같다. 수도 없이 많은 사람들과 기자들이 깔려 있었기 때문이다.
“오늘은 운동을 접어야 하나.”
딩동!
벨이 울린다.
아무리 기자들이 독해도 여기까지 오지는 못한다. 애초에 몇 호에 내가 살고 있는지 알 길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벨을 누르는 사람은 강철수다.
“들어와.”
“선배, 오늘 운동은 못하겠습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점점 시위가 심해지는데요?”
이걸 시위라고 말할 수 있을까.
시민들은 거의 나에게 빌고 있는 수준이었다. 대한연합국에 가입을 하고 싶다고 촉구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들을 받아들일 수는 없다.
“여력이 없겠죠?”
“그렇지. 중국을 방어하는 것만 해도 엄청난 일이야. 그런데 대만까지 방어를 한다니. 힘들어. 게다가 식민지가 된다는 것도 아닌데 내가 받아들일 이유가 없지.”
“만약 저들이 스스로 식민지가 된다고 하면은요?”
“그래도 힘들어.”
나는 고개를 저었다.
대만 국민들에게는 안 되었지만, 이것이 최선이었다.
지키지 못할 약속은 하지 말아야 한다. 대만을 받아들인다고 말했다가 웨이브를 막지 못하면 연합은 붕괴하고 말 것이다.
그리되게 둘 수는 없었다.
“오늘은 화이란을 설득시킬 생각이나 하자. 설득만 한다고 끝나는 일도 아니야. 각성까지 길이 멀 거야.”
“그래야죠.”
차라리 일찍 학교에 나가는 것이 나을 것 같았다.
등교하는 길.
결국 타워펠리스에는 너무 사람이 많아 헬기로 이동했다.
헬기에서 내린 뒤 차로 이동하였고 겨우 학교에 도착했다.
교문 앞에도 수많은 기자들이 모여 있었다. 이곳에서도 시민들이 나와서 빌고 있었다. 부디 받아 달라는 것이다.
당연히 무시를 하고 교실로 들어왔다.
꽤 일찍 왔기 때문인지 화이란은 보이지 않는다.
그녀는 거의 수업이 시작하기 직전에 들어왔다.
그녀에게 수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는 것 같았지만, 특수요원들이 떨쳐 냈다.
화이란이 들어왔다.
그녀가 휠체어를 타고 다가왔다.
“이제 그만 돌아가 주세요.”
“어디를?”
“한국으로요.”
“돌아갈게.”
“정말인가요?”
“네가 점심시간에 옥상으로 한 번만 와 주면 돌아가도록 하지.”
“좋아요.”
어떻게 화이란을 옥상으로 불러야 할지 걱정이었는데, 이걸로 해결이다.
점심시간 정도가 되어서 헬기가 날아오는 소리가 들렸다.
운동장에 헬기가 내려섰는데, 그곳에서 마르엔이 내렸다.
“와아! 성녀다!”
창문으로 학생들이 고개를 내밀었다.
마르엔은 매우 아름다운 자태를 지니고 있었다. 전 세계를 통틀어도 볼 수 없는 극강의 아름다움.
감히 여신 비비안과 맞먹을 정도였다.
그러니 학생들이 이토록 열광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마르엔은 곧바로 이쪽으로 날아왔다.
“현빈 님! 찾으셨나요!?”
***
수업을 하는 도중이었기에 모두의 눈이 그녀에게 집중되었다.
원래대로라면 수업 중에 쳐들어올 수는 없었지만, 나는 그런 것 따위는 신경 쓰지 않았다. 이래서 억울하면 힘을 기르라는 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마르엔, 점심시간에 나와 어디 함께 가도록 하자.”
“네!”
“선생님, 괜찮겠지요?”
“아, 네.”
안 될 이유가 없었다.
총통도 어찌하지 못하는 나였는데 선생이라고 해서 별수 없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점심을 알리는 종이 쳤다.
“현빈 님, 어디로 가면 되나요?”
“옥상으로 가죠. 가는 길에 화이란도 함께 데려가도록 해요.”
“알겠어요.”
마르엔은 가볍게 화이란을 안아 들었다.
경량화 마법을 걸었기에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다.
“안녕하세요, 화이란 님.”
“아, 네…….”
“잘 부탁드릴게요.”
화이란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다만 그녀의 얼굴은 살짝 상기되어 있었다. 마르엔에게 흘러나오는 따듯한 기운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옥상으로 올라왔다.
“제가 어떻게 하면 될까요?”
“일시적으로 화이란의 다리 세포가 기능하게 하는 겁니다. 신경을 잠깐 회복시키는 거죠.”
“영구적이 아니라면 가능해요.”
“좋아요. 저도 신성력을 줄 테니 모든 신성력을 쏟아붓도록 하세요.”
“알겠어요.”
화아아악!
마르엔은 기도를 시작하였고 실로 어마어마한 신성력이 사방으로 퍼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가 가진 신성력은 화이란에게 스며들었는데, 다리에서 일시적으로 빛이 났다.
“어어어?”
화이란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자신의 다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지금까지는 다리에 감각도 느껴지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다리에 감각이 돌아오자 신기해하는 것이다.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화이란은 발가락을 움직였다.
다리에 힘이 돌자 일어났고 한 발짝 걸었다.
“이게 대체…….”
화이란은 몇 발자국이나 걸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옥상을 뛰려 하였지만, 그대로 넘어졌다.
물론 마르엔이 신성력으로 잡아 주어 넘어지지는 않았다.
“이게 걷는다는 느낌…….”
화이란은 눈물을 흘렸다.
지금까지 무슨 수를 써도 걸을 수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신기하게도 걸을 수가 있었던 것이다.
슬슬 마르엔의 신성력이 바닥을 보였다.
“이 정도면 됐어요.”
스스스슷!
“아아!”
화이란의 온몸에서 신성력이 빠져나갔다.
신성력이 빠져나가자 화이란은 그대로 허무함에 쓰러져 버렸다. 그러고는 멍하니 자신의 다리를 바라보았다.
우리들은 서로의 얼굴을 바라본다.
‘이 정도면 성공이지.’
‘완전히 성공이죠.’
말은 하지 않았지만, 표정만으로도 대성공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었다.
화이란은 멍하게 칠판을 바라보고 있었다.
공부를 하려 하였지만, 전혀 집중되지 않았다.
두근! 두근!
아직도 심장이 뛰었다.
그녀는 옥상에서 걸었던 느낌을 잊을 수가 없었다.
누구에게는 걷는다는 것이 매우 평범한 일상일지 모르겠지만 그녀에게는 아니었다. 걷고 싶어 노력한 세월만 해도 10년이 넘는다.
올해 들어서 화이란은 걷는 것을 포기했다. 병원에서도 신경은 복구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오늘 그녀는 걸었다.
‘믿어도 되는 거야?’
가슴속에 한 번 불이 일기 시작하자 꺼지지 않았다.
화이란은 오늘 기적을 체험하였다.
만약 걸을 수만 있다면.
그렇다면 무슨 짓이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헌터로 살아간다는 것은 평범함과는 거리가 멀겠지만 그렇다고 해도 지금보다는 나을 것이다.
지금 그녀의 삶은 무기력했다.
‘어쩌면 살아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지도 몰라.’
점점 생각이 정리되고 있었다.
5교시가 끝날 무렵이었다.
나는 당연히 자고 있었다.
화이란에게는 생각할 시간을 주었다. 그것은 한 시간이 될 수도 있었고, 며칠이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언제 결심을 해 줄지 알 수 없었으므로 교실에서 잠이나 자는 것이 당연한 일과였다.
딩동댕동!
종이 쳤다.
한참 단잠에 빠져 있을 때, 화이란이 다가왔다.
“저어…….”
“음?”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화이란이 대화를 원하는 것이라면 언제라도 환영이다.
“뭔가 할 말이라도 있어?”
“하겠어요.”
“지금 뭐라고 했어?”
“헌터를 하겠어요!”
“정확하게는 드림 팀에 들어오는 거야. 각성을 하도록 도와줄 테니까.”
“정말 걸을 수 있겠죠?”
“각성하자마자 바로 걸어 다닐 수는 없겠지. 몸을 움직이는 데에는 재활이라는 것이 필요하니까. 노력하면 움직일 수 있어.”
“믿을게요.”
“어떤 클래스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마법사나 사제가 된다면 둥둥 떠다닐 수는 있을 거야.”
“그게 정말인가요?”
“완벽하게 걸어 다닐 수 있을 때까지는 떠다니는 것도 괜찮지 않겠어?”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드디어 화이란이 결심을 해 주었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그녀를 어떻게 각성시킬지 고민해 보아야 한다.
수업이 끝났다.
역시나 나는 공부를 하는 체질은 아닌 것 같다.
수업 내내 어찌나 지루하던지. 이런 학생 시절을 10년 이상 보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 일이다.
일행의 구성은 나와 화이란, 마르엔, 강철수다.
아무래도 남자들만 있는 곳에 여자가 온다는 것이 조금 불안할 수도 있었기에 마르엔을 데려가려는 것이었다.
마르엔이야 내가 자는 와중에도 침낭으로 들어올 정도였으니 기쁜 마음으로 쫓아오고 있다.
화이란이 내게 물었다.
“각성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그걸 상의하러 가는 거지. 각성에도 연구가 필요하니까.”
“……네.”
“그건 그렇고.”
나는 잠깐 멈추어서 화이란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커다란 안경을 쓰고 있었다. 시력이 그렇게 나쁜 걸까.
“안경은 왜 쓰는 거야?”
“그야 얼굴을 가리려고…….”
“왜 가리는데?”
“부끄러워서요.”
“앞으로는 안경을 벗는 것이 어때? 그럼 정말 예쁠 것 같은데.”
그녀는 갑자기 마르엔의 뒤로 숨었다.
“하하하하!”
화이란은 귀여운 구석이 있었다.
그녀가 각성을 하고 함께 레이드를 다니게 된다면 꽤나 유쾌한 일이 많을 것 같다.
이렇게 수줍어하는 소녀 캐릭터도 하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물론 수줍어하는 캐릭터가 없는 건 아니다. 이한별이 대표적이었는데, 그녀는 이기적인 면이 있었다.
그에 비하여 화이란은 매우 순수했다.
“정말 각성을 했으면 좋겠네.”
“그러게 말입니다, 선배.”
“너, 흑심 품고 있는 것 아니냐?”
“그럴 리가요. 저는 연하 취향인데요.”
강철수는 무덤덤하게 말했다.
놈도 많이 바뀌었다.
각성을 하고 인기가 많아지더니 당당하게 자신의 여자 취향까지 밝힐 수 있게 된 것이다.
촤륵! 촤르르륵!
타워펠리스 앞.
이곳에는 수많은 기자들이 우리들에게 관심을 드러냈다.
특히나 SSS급 잠재적 능력자인 화이란이 내게 의탁을 했다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다루고 있었다.
수많은 질문이 쏟아졌지만 모두 무시했다.
굳이 그 질문에 답할 이유는 없었다. 어차피 그녀가 드림 팀 일원이 되었다는 건 각성을 하는 순간, 한국 정부에서 발표할 예정이었다.
드디어 집으로 돌아왔다.
“와아! 정말 사람 많네요.”
강철수가 혀를 내둘렀다.
나 역시도 진땀을 뺐다. 어제보다 사람이 더 많아진 것 같았다.
마르엔이 웃으며 말했다.
“그야 현빈 님을 찬양하는 자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죠.”
“비비안교도 성행을 하는 것 같던데요?”
“그보다는 교회가 더 성행하는 걸요.”
마르엔과는 이야기를 해 봤자다.
그녀는 나를 신으로 알고 있었으니까.
나는 자연스럽게 화제를 돌렸다.
“그럼 이제 각성에 대해 이야기를 해 보자. 화이란, 각성이라는 건 어떤 계기가 있어야 해.”
“어떤 계기인가요?”
“그걸 내가 정의할 수는 없지만, 강철수의 경우에는 분노였지.”
“분노……. 무언가 계기가 있어서 분노를 표출했나요?”
“나한테 맞았거든.”
“끄응.”
강철수가 작게 신음했다.
그때만 생각하면 치가 떨리는 것이 틀림없었다.
“그렇다고 너를 때릴 수는 없고.”
“어떤 계기…….”
“네가 가장 원하는 것. 그것이 계기가 될 수밖에 없어.”
화이란은 입술을 깨물다가 말했다.
“저에게 열망이 있어요. 그 무엇보다 강한 열망이요.”
“후후. 그래, 그게 계기가 되는 거야.”
나는 화이란에게 나올 말을 예상하고 있었다.
걷는 것이 열망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는 게 당연했다.
하지만 그녀에게서 흘러나온 말은 의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