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Class Chaebol Hunter RAW novel - Chapter 164
SSS급 재벌 헌터 164화
거의 광란의 파티가 펼쳐졌다.
술을 마시고 게임을 했으며 담배를 피웠다.
놀란 건 헌터계에 입문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화이란이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었다.
“인마! 너 화이란까지 물들였어?”
“어차피 상관없잖아요? 헌터가 되면 몸에 탁기가 쌓이지 않으니까요.”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흐흐흐. 뭐 어떤가요?”
“저도 나쁘지 않아요!”
화이란의 눈에서는 결의가 엿보인다.
정말 한숨이 나오는 일이었지만, 별로 새삼스럽지도 않다.
양슬하는 흐뭇한 얼굴로 그 광경을 바라보았다.
“그렇게 헌터가 되는 거죠.”
“와, 정말.”
회의를 진행할 수 있을는지 모르겠다.
정리를 해 준 건 바로 이예나였다.
요즘 들어서 그녀의 존재감은 거의 제로였다. 워낙에 사람이 착했기 때문이다. 예의도 바르고 조용히 뒤에서 우리들을 지원했다.
이제 이예나도 거의 SS급에 달해 있었다. 최소한 짐은 아니라는 뜻이었다.
“이만 회의하도록 해요.”
“회의, 하죠.”
대충 팀원들이 자리에 앉았다.
뭐, 대충 이럴 거라고는 예상했었다.
회의라고는 해도 별로 할 말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각오는 다져야 한다.
내가 자리에서 일어나 앞으로 나갔다.
팀원들은 처음으로 나에게 시선을 집중했다.
“내일은 차원의 탑 레이드입니다. 과연 그곳에 무엇이 존재하는지 알려진 바는 없습니다. 누구도 들어가 보지 않았기 때문이죠.”
“한 팀이 들어갔다고 하던데요?”
양슬하가 말했다.
“그래?”
“드림 팀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 명망 있는 팀이 있는데 들어갔다가 나오지 못했어요.”
“그랬어?”
“오늘 저녁쯤이면 뉴스에 뜰 것 같아요.”
양슬하가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괜히 헌터 전력이 낭비되었다.
이곳에서 나가는 즉시 차원의 탑은 통제를 해야 할 것 같았다.
“그만큼 위험하다는 뜻이지. 내일은 준비를 철저하게 하도록 합시다.”
“준비라면?”
“배낭에 먹을 것도 챙기고 갈아입을 옷도 챙겨야 할 겁니다. 거기에 최대한 무장을 갖춰서 들어가도록 하죠.”
“네!”
“알겠어요.”
“그럼 회의 끝.”
“와아!”
다시 놀자 판이 되었다.
사실, 회의라고 할 것도 없었다.
광란의 회의는 저녁이 되어서야 멈추었다.
말은 회의였지만 그냥 놀다가 오는 수준이었다.
오죽하면 드림 팀원들이 사무실을 나서면서 잘 놀았다고 이야기를 했을까.
그래도 각오를 다지기는 했다.
내일 레이드에 들어가면 그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으니 조심하자고 말이다.
나는 비비안과 함께 돌아가고 있었다.
우리들은 모자를 썼고 주변은 어두웠기에 사람들의 이목을 끌지 않았다. 그래도 은은하게 광채를 내는 비비안 때문에 알아보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문제이긴 했다.
“혹시 비비안 님 아니세요?”
“그런데요?”
“사인 좀 부탁드려요!”
“사인 같은 건 없어요.”
“그럼 축복이라도…….”
“당신에게 축복을 내립니다.”
화아악!
그녀의 손에서는 신성력이 빠져나가 사람들의 몸으로 스며들었다.
그것만으로도 가벼운 병은 곧바로 치유가 될 것이다. 그만큼이나 비비안의 신성력은 엄청난 것이었다.
“감사합니다!”
우리들은 더욱 사람들이 없는 곳으로 돌아왔다.
지금은 금지 구역이 된 몬스터 출몰 지역이었다.
“여긴 경관도 좋은데 사람이 없네요.”
“한 번 난리가 난 적이 있었죠. 종종 몬스터가 나타나는 곳이어서 통제를 한 것이고요.”
“그렇군요.”
우리는 한강둔치를 걸었다.
한때는 많은 연인들이 오갔던 곳이었겠지만, 지금은 황량하다. 곳곳에 감시탑이 세워져 있었고 군인헌터들이 정기적으로 순찰을 다닌다.
그들은 우리를 발견하고는 경례를 붙였다.
“충성! 수상 각하를 뵙습니다!”
“수고한다.”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군인들의 반응은 대체로 이랬다.
좀 더 걷자 이제는 순찰병들도 뜸해졌다.
“현빈 님,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어떤?”
“제가 어떤 일이 있어도 당신을 지킬 테니까요.”
“후후. 알겠습니다.”
다른 사람의 말이라면 모르겠지만 그녀의 말이라면 믿을 수 있었다.
한적한 곳에 이르자 비비안은 내게 키스를 시도했다.
이걸 받아들여야 마나 고민하고 있었는데, 황홀한 향기와 함께 부드러움이 닿았다.
‘이 정도면 그냥 사귀자는 뜻으로 보이는데……. 나도 모르겠다.’
지금은 그저 비비안을 느끼고 싶을 뿐이었다.
다음 날 아침.
오늘은 드디어 레이드를 하는 날이었다.
나는 철저하게 짐을 꾸렸다.
“먹을 것과 입을 것, 간이 텐트와 스크롤, 포션 등인가.”
포션이나 성수가 많이 필요할 것 같지는 않았다.
다른 레이드 팀에서는 사제 계열의 헌터가 별로 없었지만, 우리들은 아니었다. 오히려 사제 계열이 많았다.
성기사단만 해도 그렇다.
그들은 모조리 사제 계열이었다.
“이 정도면 되었나.”
조금 더 철저하게 준비를 하고 싶었지만, 딱히 더 가져갈 것이 있을까 싶었다. 혹시나 몰라서 비상식량이나 넉넉하게 챙기기로 했다.
차원의 탑은 지금까지 한 번도 공개된 적이 없었다.
레이드 팀이 하나 들어가서 나오지 못하였으니 아마도 그 안에서 사망한 것으로 보였다. 양슬하의 말에 따르면 전원 S급 이상으로 구성되었다고 하는데 꼭대기까지 가지 않았다면 지금쯤 나왔어야 정상이었다.
그렇다면 올라가는 도중에도 꽤나 위협적인 존재가 있다는 뜻이다.
하기야 100층이나 되는 탑에 달랑 일반 몬스터와 보스 몬스터만 놓아두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최종 보스는 뭔가 대단한 놈일 것이 틀림없다.
공략까지는 최소한 일주일을 잡고 있었다. 어쩌면 그 이상 걸릴지도 모른다.
“라면도 챙겨야겠다.”
비비안에게 라면을 한 번 사 준 적이 있었다.
그녀는 그 맛을 잊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걸 두고 MSG의 승리라고 해야 할까. 역시 MSG는 인류가 발명한 가장 뛰어난 식품임이 틀림없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 배낭을 멨다.
배낭 안에는 없는 게 없다고 할 수 있을 정도였는데, 경량화 마법과 공장 확장 마법이 동시에 걸려 있어 부피가 그리 크지도 않았다.
가족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다녀오겠습니다.”
“조심하도록 해라.”
“물론입니다.”
“위험하면 바로 나오도록 하고.”
어머니의 말에서 진심이 느껴진다.
당연히 위험하다면 레이드는 포기할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경우에 레이드를 포기할게 될까. 아마도 힘에 부치거나 목숨이 위험한 순간이 될 것이다.
나도 그 안에 어떤 것이 있을지는 모른다. 일단은 부딪쳐 보는 수밖에는 없다.
드림 팀 사무실로 향하는 도중에 전화가 왔다.
발신자는 대통령이었다.
“여보세요.”
-수상님! 오늘 레이드에 가신다고 들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전화를 드리려 했었습니다. 저 없는 동안 연합국을 잘 부탁드립니다.”
-부디 몸조심해 주십시오!
“물론이죠.”
-오늘 배웅을 나갔어야 하는데 중요한 회의가 있어 그러지 못했습니다. 연합국 정기 회의가 있어서요.
“하하하! 상관없어요. 대통령님이 나오시면 오히려 더 소란스러워질 것 같으니까요.”
-프틴 주지사에게는 연락을 넣어 두었습니다. 부디 조심하십시오!
“갔다 와서 뵙겠습니다.”
전화를 끊고 생각했다.
지금 대한연합국은 영국이나 미국과 비슷한 형태를 취하고 있었다.
연합국은 하나의 거대한 국가였고 기존의 국가들은 한 주로 나뉘게 되었다.
미국은 여러 주의 연합체였고 각각 자치권을 가지고 있었다. 그 위에 연합정부가 있었고 군대가 있었다.
연합국도 마찬가지였다.
그렇기에 프틴 대통령이 주지사가 된 것이었다.
프틴 대통령은 원래부터 우리들에게 호의적이었으니 아마도 가면 많은 준비를 해 두었을 것이다.
사무실 앞에는 모든 팀원들이 모여 있었다.
양슬하가 나를 가장 먼저 발견하고는 손을 흔들었다.
“스승님!”
“일찍 왔구나.”
“다들 일찍 와 있었어요.”
오늘은 기자들의 접근이 통제되어 있었다.
오직 레이드에만 집중을 하기 위해서였다.
우리들을 태우기 위해 리무진 몇 대가 대기하고 있었다. 그걸 타고 대한그룹으로 이동하여 곧바로 러시아로 향하게 될 것이다.
비비안도 인사를 했다.
“어제는 잘 들어가셨나요?”
“덕분에요.”
역시나 세실리아가 끼어들었다.
“빨리 출발하자.”
“그래. 후딱 해치워 버리자.”
우리들은 차에 올라탔다.
드디어 레이드가 시작될 것이다.
과연 그곳에 무엇이 도사리고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모조리 분쇄할 것이다. 그리고 차원이동마법진을 획득하고 말 것이다.
제92장 차원의 탑
러시아 크렘린 궁전 앞.
게이트는 크렘린으로 이어져 있었고 이곳에는 프틴 주지사가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어서 오십시오, 각하!”
프틴이 인사를 했다.
안 본 사이에 프틴의 얼굴은 더욱 수척해져 있었다. 아마도 대한연합국에 들어온 이후로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을 것으로 생각됐다.
대한연합국 내의 모든 국가들이 그렇겠지만, 러시아 역시도 고강도 수탈을 당하는 중이었다. 물론 그렇게 수탈을 당하고 나면 그 돈으로 해당 국가 각지에 방벽을 세우고 몬스터 웨이브에 대비를 하였으므로 뭐라고 이견을 제시할 수도 없었다.
이전의 세계와 지금의 세계는 확연히 다르다.
“고생 많으십니다.”
“저보다는 각하께서 고생이 많으시죠.”
“괜히 호들갑을 떨었네요. 그냥 우리들끼리 조용히 가도 되는데요.”
“그럴 수는 없는 일입니다. 인류의 존속을 위한 길입니다.”
프틴은 내 열렬한 신봉자였다.
러시아 내에서 나에게 반대하는 정치권 인사들은 모조리 숙청을 해 버렸을 정도였다.
여기서 모스크 외곽까지는 헬기를 타고 이동하게 될 것이다.
“제가 모시겠습니다.”
“잠시 도움을 받겠습니다.”
헬기는 이미 대기를 하고 있었다.
언론 인사들이 멀리 보였지만, 그들은 취재를 하지 못했다. 이번 일은 기밀을 요한다는 한국 정부의 발표가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기밀이라기보다는 부나방들이 귀찮았기 때문이다.
지금은 최고의 집중력을 요한다. 조금이라도 집중력이 떨어진다면 대참사가 일어날 수 있었기에 최대한 다른 곳에는 신경을 쓰고 싶지 않았다.
타다다다다!
헬기에 올라탄 뒤 곧장 차원의 탑으로 향한다.
약 30분 정도를 날아서 차원의 탑에 도착하였다.
“과연.”
실로 어마어마한 너비와 높이였다.
웬만한 빌딩은 명함도 내밀지 못한다.
보통 탑 내부는 공간확장마법이 걸려 있기 마련이었는데, 차원의 탑은 가로 길이만 몇 킬로미터는 되어 보였다.
그렇다면 그 내부는 여의도보다 넓을 수도 있었다.
헬기장에 내려 차원의 탑 앞에 이르렀다.
이곳은 출입금지 구역으로 철저하게 통제되고 있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렇게까지 삼엄하게 통제가 되어 있지는 않았는데, 이제는 아니었다.
헌터 팀 하나가 들어가서 실종되어 버리는 바람에 완벽하게 통제를 해 버린 것이다.
S급 이상의 헌터가 사라진다는 것은 대한연합국의 입장에서는 엄청난 손해였기 때문이다.
“수상 각하를 뵙습니다!”
군인들이 인사를 했다.
경비 책임자인 루브 대령이 달려온다.
“충성!”
“대령이 책임자인가?”
“그렇습니다, 각하.”
“얼마 전에 이곳에 들어간 헌터들 말이다.”
“죄송합니다. 통제를 했어야 했는데…….”
“잘잘못을 따지자는 것이 아니다. 그곳에서 사람이 나오지는 않았나?”
“그렇지 않아도 보고를 드리려고 하였습니다.”
“으음?”
“방금 그곳에 들어갔던 헌터가 빠져나왔습니다.”
“모두 생환을 했다는 건가?”
“그건 아니고 반죽음 상태로 간신히 나와서 치료 중에 있습니다.”
“여기 있나?”
“그렇습니다. 일단 응급조치를 한 후에 이송할 예정입니다.”
“가 보도록 하지.”
곧바로 탑에 들어갈 수도 있었지만, 생존자를 만나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면 그것도 나쁘지 않은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