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Class Chaebol Hunter RAW novel - Chapter 180
SSS급 재벌 헌터 180화
전 세계를 뒤지다 보면 며칠 안에는 보스 몬스터가 뜰 것이다.
그리 된다면 놈을 잡아다가 서울 외곽에 푼다. 그래야 시민들이 위기의식을 느낄 것이었다.
“나에게 좋은 의견이 있다.”
세실리아가 손을 들었다.
“어떤 의견?”
“보스 몬스터를 가두어 놓았다가 전조증상이 터지고 나면 그때 서울에 풀도록 하자.”
“미리 가두어 놓는다고?”
“어렵지 않은 일이지. SS급 정도라면.”
“좋은 생각이에요, 언니!”
“굿 아이디어.”
우리들은 그녀에게 엄지를 치켜들었다.
단순히 위기의식을 느끼게 하는 것만으로는 효과가 적을 것이다. 하지만 몬스터 웨이브 전조증상과 겹친다면 상당한 시너지가 있을 것이 틀림없었다.
“그럼 일단 기다려야 한다는 건데…….”
“며칠 안에는 오겠죠.”
“후우. 회사를 계속 다녀야 하나?”
회의는 이것으로 되었다.
우리들은 몬스터 웨이브 전조증상이 일어날 때에 맞춰서 보스 몬스터를 풀기로 했다.
그렇다면 일단 보스 몬스터를 잡아야 한다.
보스 몬스터를 잡기까지는 시간이 꽤 걸릴 수도 있었으니 그동안은 회사에 다녀야 하는 걸까.
“어쩐지 회사는 좀 지겨운데.”
아무래도 반복적인 업무는 나에게 잘 맞지 않았다.
“그래도 끝까지 파이팅해요!”
비비안이 내 손을 잡았다.
세실리아가 괜히 우리들을 흘겨보았다.
하지만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아무리 그녀가 영국의 왕녀라고 해도 비비안과는 대적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회의가 끝났다.
드림 팀은 보스 몬스터가 떴을 때 움직이기로 했다.
계획을 실행하려면 이제 기다림이 필요한 때였다.
세실리아는 양슬하와 함께 옥상으로 올라왔다.
“이건 아니다.”
“언니, 어떻게 하면 좋아요?”
그들은 심각한 대화를 나누고 있는 중이었다.
대화의 주제는 물론 이현빈과 비비안의 관계에 대한 것이었다.
“비비안 님께 대적할 수가 없어.”
그녀는 울상을 지었다.
아무리 세실리아가 대단한 배경을 가지고 있고, 아름다운 외모를 가지고 있다지만 여신에게 비할 바는 아니었다.
더욱이 이현빈은 굉장히 오래 살아갈 공산이 컸다.
“그래도 어딘가에는 방법이 있겠죠.”
“방법이 있다고?”
“육탄돌격.”
“그건 나에게 맞지 않다. 해 본 적도 없고.”
“그래도 해야죠. 여자가 작정하면 남자는 어쩔 수가 없어요.”
“그러하냐?”
“그럼요!”
“으음. 하지만 네 나이를 생각하면 그리 신빙성이 있는 것 같지는 않구나.”
“…….”
순간, 분위기가 싸해졌다.
세실리아의 말대로 양슬하는 이제 중학교 3학년이다.
한 살 더 먹었다고 해서 나이가 확 드는 것은 아니었다. 게다가 양슬하는 연애 경험이 전무했다.
“그런 말은 어디서 배웠느냐?”
“아는 언니들이 그러던데요.”
“아주 못된 것을 배웠구나.”
“그런데 효과는 확실하대요.”
“그러하냐?”
“이보다 확실한 방법은 없다고 하더라고.”
“하지만 그건 왠지.”
세실리아는 고개를 흔들었다.
양슬하는 그런 세실리아를 안타까운 눈으로 바라보았다.
“이러다가는 빼앗겨요! 그래도 좋아요?”
“그럴 수는 없느니라.”
“그럼 돌격을 감행해요!”
“혹시 비비안 님도 육탄돌격을 감행한 건 아니겠지?”
“에이. 그래도 신인데 그렇기야 하겠어요?”
세실리아는 주먹을 꾹 쥐었다.
아무래도 현 상황에서는 결단이 필요한 것 같았다.
나와 비비안은 함께 천계로 올라왔다.
어비스로 정의되는 이곳은 여전히 구축되고 있는 중이었다. 하지만 비비안은 모든 힘을 이곳에 투사하지는 않았다.
언제 카이너스가 쳐들어올지 몰랐기에 모든 힘을 사용하는 것은 무리였다.
그렇다고는 해도 이곳 어비스는 빠르게 발전하고 있었다.
굳이 비비안이 개입하지 않아도 천족들이 알아서 일을 하였기 때문이다.
우리들은 차를 마셨다.
“좋네요.”
“신성력이 포함되어 있는 차예요.”
“팔면 대박이 나겠네요.”
“하지만 아직 그 정도로 재배가 되지는 않아서.”
신성력을 머금은 꽃.
나로서는 생전 처음 보는 아름다운 꽃잎이었다. 신성력을 머금고 있어 은은하게 빛이 났고 그걸 우려낸 물은 성수로 사용할 수 있을 정도였다.
청량함이 대단하다.
“오늘 보니까 세실리아 님의 질투가 대단하더라고요.”
“그런가요?”
“저는 상관없어요.”
“네?”
“저는 이미 당신을 영혼의 반려로 생각하고 있거든요. 인간의 생은 길어야 100년이잖아요. 그러니까 세실리아 님과 잠깐 맺어진다고 해도 상관없다는 뜻이죠.”
“그럴 수는 없죠.”
“괜찮아요.”
비비안은 정말 인간의 머리로는 정의를 할 수 없는 여자였다.
그깟 100년 정도는 기다릴 수 있다, 그런 마인드였다.
하지만 나에게도 100년은 길었다. 게다가 내가 영원히 살 수 있다는 보장도 없지 않은가.
“우리들의 삶이 유한하다면요?”
“그건…….”
“비비안 님은 지금까지 영생에 가까운 삶을 사셨지만 저는 아닙니다. 게다가 카이너스 때문에 우리 둘 모두 언제 영혼이 소멸될지도 모르지요.”
“……!”
그제야 비비안은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아직도 비비안은 자신이 영원히 살 것이라는 고정관념에서 탈피하지 못했다.
한참이 지나서야 그녀가 말했다.
“그러네요. 제가 어리석었어요.”
“굳이 그렇게 자책할 것까지야…….”
“천천히 진행을 하려 했었죠.”
“무엇을요?”
“영혼의 맹약이라고 해야 할까요. 신들 사이에서 결혼은 그런 의미예요. 절대 헤어질 수가 없죠.”
“영혼의 맹약…….”
“하시겠어요?”
비비안은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는 강렬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여기서 맹약을 하게 된다면 우리들은 부부가 되는 것이다.
나는 고개를 저었다.
“비비안 님과는 좋은 관계죠. 만난 지 얼마나 됐다고 맹약을 하나요. 사귀는 것이라면 모르겠지만.”
“그럼 사귀는 걸로 해요.”
“험험.”
“이곳의 말로는…….”
그녀는 다시 생각을 하고 있었다.
“1일이라고 해야 하나?”
그녀는 티 없이 맑은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과연 내가 여신과 사귈 수 있는 깜냥이 될지는 모르겠다.
나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부터 1일.”
“그럼 우리는 이제 연인인가요?”
“그렇죠.”
비비안은 일어나 자연스럽게 내게 안겼다.
부끄러움은 없었지만, 순수한 마음이 전해졌다. 이런 마음은 인간에게서 느낄 수가 없는 종류였다.
성스러움에 가득 찼기에 어떤 욕망도 배제를 시켜야 했다.
“언젠가는 당신과 맹약을 하기고 하죠.”
“기다리고 있을게요.”
아무래도 오늘도 손만 잡고 자야 할 것 같았다.
그녀와 몸을 섞게 된다면 맹약을 해야 할 테니까.
영원히 함께하는 삶을 맹약한다는 것이 나로서도 쉽지가 않았다.
다음 날 아침.
나는 편하게 자고 일어났다.
여자와 한 침대에서 아무 일도 없이 잤다.
이런 일이 가능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는데, 가능했다.
비비안은 간단하게 아침식사를 준비했다.
앞치마까지 두르고 있었는데, 역시나 취향 저격이다. 내가 어떤 여성상을 좋아하는지 알고 있었다.
“일어나셨어요?”
“언제 일어났어요?”
“한 시간 전 즈음에?”
그녀는 웃었고 나도 마주 웃었다.
식사를 하고 난 후에 함께 지상으로 내려왔다. 이렇게 하니까 왠지 신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지이이잉!
지상으로 내려오자마자 핸드폰이 계속 울었다.
양슬하였다.
“나다.”
-스승님! 보스 몬스터가 발견됐어요!
제101장 보스 몬스터
“보스 몬스터가 발견되었다고? 어디에서?”
-일본 오사카에서요!
“오호. 차라리 잘됐군.”
-제 말이요.
얼마 전에 일본에서는 고미즈 총리가 범국민적인 시위에 굴복하여 한국과 강화조약을 체결하였다.
한국에 유리한 조약이었고 일본을 경제적으로 쪽쪽 빨아먹을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갖게 되었다.
그 대가로 한국에서는 일본 필드에 보스 몬스터가 뜰 시에 처리를 해 준다고 약정을 했었다. 즉, 어차피 일본에 생색을 낼 필요가 있었다는 뜻이다.
그런 와중에 오사카에 보스 몬스터가 출현하였다. 그건 놈을 잡아 한국에 풀어놓아 국민 정서를 뒤엎는 데 이용할 수 있다는 말이었다.
일석이조.
지금 상황에서 이보다 적절한 말은 찾을 수가 없었다.
-언제쯤 갈까요?
“일본에서 연락은?”
-왔다고 하던데 대통령에게 전화를 해 보는 것이 어떨까 싶네요.
“알겠다.”
나는 양슬하와 통화를 종료하였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할 일은 명확하였다. 곧바로 청와대에 연락을 하여 일본을 도우러 가는 것이다.
말은 돕는 것이었지 한국에서 사용할 보스 몬스터를 포획하는 것이다.
비비안이 물었다.
“일본에 보스 몬스터가 떴다는 말이네요.”
“맞아요. 지금 바로 가야 할 것 같습니다.”
“바로 준비하도록 할게요.”
비비안은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그녀도 나름대로 할 일이 있었다. 천족들을 통솔하여 데려와야 했고 필요한 무구들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그녀가 준비를 하는 동안에 나는 청와대를 찾아가 보기로 했다.
그 전에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었다.
-수상님, 전화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보스 몬스터는 언제 뜬 건가요?”
-대략 한 시간 전이라고 합니다. 일단 일본 정부에서 통제를 하고 있습니다. 피해는 전무한 상황입니다.
“그래요? 일단 가겠습니다.”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나는 곧바로 이동을 시작했다.
그대로 하늘을 날았고 청와대를 향해 나아갔다.
웅성웅성!
청와대 앞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언론을 통제하여 일본에 보스 몬스터가 떴다는 사실은 기밀에 붙였지만 그 사실이 알려지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그렇다면 차라리 살짝은 언론에 이야기를 흘리는 편이 낫다.
언론에는 어떻게 이야기를 흘려야 할지 머릿속으로 정리가 되어 있었다.
“이현빈 수상이다!”
“와아아!”
이곳에는 시민들도 있었고 나를 보자마자 환호성을 내질렀다.
이것만으로도 내가 가지고 있는 인기를 충분히 실감할 수 있었다.
그들의 앞에는 이한진 대통령을 비롯하여 내각의 관료들, 군 장성들이 모여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이한진이 인사를 했다.
“어서 오십시오, 각하!”
“왜 이렇게 나와 계시나요. 들어가 계시지 않고요.”
“일단 상황이 좀 급박하기도 하고, 이게 예의인 것 같아서 말입니다.”
“일본에서의 연락은요?”
“도와달라고 방금 연락이 왔습니다.”
“그래요. 알겠습니다. 그들에게 간다고 연락을 해 주세요.”
“알겠습니다.”
일본에도 이능력자들이 파견되어 있었고 그곳에도 이능력자들이 있을 테니 어느 정도는 버틸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가능하면 빠르게 가는 편이 좋았다.
나는 기자들 앞에 섰다.
이쯤 되면 언론플레이를 하는 것이 좋았다. 가까운 일본에 보스 몬스터가 나타났으니 서울에 보스 몬스터가 나타날 수도 있다고 말이다.
이렇게 서서히 바람을 잡는다.
바람잡이가 끝나고 공포 분위기를 조성한 후에 보스 몬스터를 포획하여 서울 근교에 풀어놓는다. 그리고 사이렌을 울리는 것이다.
그리하는 것만으로도 시민들은 겁을 먹게 되어 있었다.
보스 몬스터가 뜬다면 도시 하나가 박살나는 것은 시간문제였으니까.
“여러분, 일본에 보스 몬스터가 떴다고 합니다.”
“……!”
웅성웅성!
예상대로 소란스러워졌다.
여기저기서 질문들이 쏟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