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Class Chaebol Hunter RAW novel - Chapter 184
SSS급 재벌 헌터 184화
후루룩!
나는 커피를 한 모금 머금었다.
이한진도 서서히 진정이 되는지 이제야 차에 손을 댔다.
“그보다 과연 시민들에게 얼마나 먹혀들었을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내일 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어차피 내일은 회사에 나가서 차원의 탑에 들어갈 준비를 해야 한다.
레벨 업을 해야 했지만 역시 회사 일도 중요했다.
내가 서류에 결재를 하지 않으면 돌아가지 않을 사업들이 수두룩했다. 당장 프로텍터 사업만 해도 그랬다.
이제 막 중산층을 겨냥한 상품이 론칭되고 있는 중이었다.
최소한 그 부분 정도는 결재를 해 주어야 한다.
“내일 연락 부탁드리겠습니다.”
“물론 그래야겠죠.”
“일단 이번 일은 이렇게 넘어가겠군요.”
“그리고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무엇인가요?”
“한 일주일 정도 한국을 비우겠습니다.”
“혼자 말입니까?”
“우리 모두입니다.”
“으음!”
대통령은 다소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이건 꼭 필요한 일이었다.
“레벨 업을 해야 합니다. 드림 팀 전체가 레벨 업을 하는 일이지요. 우리들은 빠르게 강해져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 부분은 공감을 합니다.”
이한진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건 어쩔 수가 없는 일이다.
우리가 강해져야 인류의 생존 가능성이 늘어난다.
“그렇다고 그냥 자리를 비우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들이 간다고 해도 적들이 쳐들어오면 바로 연락이 가능합니다. 그러니 걱정 마세요.”
“그럼 부탁드리겠습니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제 이곳에서 볼일은 끝났다.
어비스로 돌아가 내일 탑에 들어갈 준비를 철저하게 해야 한다.
제103장 시민의식
다음 날 아침.
나는 회사에 출근할 준비를 했다.
오늘 아침은 간단하게 서양식이다. 아무래도 아침부터 밥을 많이 먹으면 몸이 무거웠다. 그 때문에 비비안에게 간단하게 식사를 부탁했다.
우리들은 식사를 마친 후에 커피를 마셨다.
“커피라는 차에 중독되겠네요.”
“그렇죠? 이 세상이 멸망하면 가장 그리울 기호식품이죠.”
나 역시 커피 중독자다.
많이 마실 때에는 하루에 열 잔도 넘게 마시는데, 이게 갑자기 사라져 버린다면 어쩌나 싶었다.
하지만 이건 나만 중독된 것이 아니었다.
국제무역을 처음 시작했을 때, 전 세계 사람들이 가장 열광했던 무역품이 바로 커피였다. 워낙에 이 세상에 커피 중독자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의사들은 하루에 3~4잔 정도 마시라고 권고하고 있었지만 나는 아무런 영향이 없었다. 게다가 일반인들도 하루에 열 잔 정도 마시는 사람들이 허다했다.
“그럼 내일 출발하는 건가요?”
“아무래도 그래야겠죠.”
오늘은 철저하게 준비를 해서 내일 차원의 탑에 입장한다.
그곳에서 빠른 레벨 업을 하게 될 것이다.
비비안도 기대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녀 역시 레벨 업 시스템을 적용받는다. 그 말은 지금보다 훨씬 강해질 수 있다는 뜻이었다.
여신까지 레벨 업 시스템을 적용시킨 카이너스는 대체 어떻게 되어 먹은 놈일까.
‘정말로 카이너스는 창조신의 반열에 올랐을지도 모르겠군.’
거의 확실해 보인다.
나는 조용히 그 말을 삼켰다.
비비안에 대해 그리 말하면 그녀의 자존심에 금이 갈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그보다 비비안 님.”
“네?”
“나중에 어비스를 만들고 나면 뭘 하실 건가요?”
“레벨 업이겠죠?”
“그 이후에는요?”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그럼 저와 회사에 다니도록 하죠.”
“제가 할 수 있을까요?”
“지구의 돈도 필요하실 테니까요.”
“네! 당신과 함께하는 일이라면 뭐든지 좋아요.”
그녀는 맑게 웃었다.
역시나 비비안에게서는 순수한 마음이 느껴진다.
이걸 거부할 수 있는 남자가 과연 있을까 의문이다.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조심히 다녀오세요.”
나는 비비안과 키스를 나눈 후에 회사로 향했다.
대한그룹 본사 앞.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본사는 엄청난 위용을 과시하고 있었다.
회사로 수많은 사람들이 출근을 했다. 그들은 모두 바빠 보였다. 특히나 대한그룹은 빠르게 발전을 하고 있는 중이었으니 사람들이 할 일이 수도 없이 많았다.
“여기서 보네요!”
“혜미 씨.”
김혜미였다.
그녀는 특유의 발랄함을 보였지만, 오늘따라 얼굴이 푸석푸석했다. 표정도 어제만 못했다.
“무슨 일 있었나요?”
“어제 그 일이 있고 나서 잠을 못 잤어요.”
“왜요? 일은 잘 해결됐는데.”
“새삼 내가 위험한 세상에서 살고 있다는 것을 느껴서요.”
그녀는 걱정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건 당연한 일이었다.
어제 내가 했던 공작이 제대로 효과를 보이고 있었다.
조금 과한 감이 있었나 싶었지만, 그건 아니었다. 시민의식은 이렇게 변해야 한다. 약간은 불안감을 가질 필요가 있었다.
카이너스와 나와의 대결이 어떻게 끝날지는 모른다. 이대로 수십 년을 끌 수도 있었고 바로 내일 지구를 끝장낼 수도 있다.
최소한 카이너스가 쳐들어왔을 때 발가락이라도 쑤셔 보려면 인류의 통합이 중요하였다. 사람들을 허무하게 잃을 수는 없었다.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어째서요?”
“우리들은 항상 위협을 받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사람들은 그 사실을 알지 못했죠.”
“현수 씨 말이 맞아요.”
그녀는 내 말에 공감했다.
하지만 어제였다면 결코 공감하지 못했을 것이다.
안전 불감증은 사회 도처에 뿌리를 내리고 있었다.
“그럼 오늘도 활기차게 하루를 시작해 볼까요?”
“그러죠.”
우리들은 회사로 향했다.
회사에서의 업무도 상당히 변화가 있었다.
지금까지 회사에서는 갑질이 만연하였고 그렇게 갈굼을 당한 사람들은 어디에서 하소연을 할 곳도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갑질을 하는 상사는 사라졌고 서로가 배려를 했다.
“바람직한 모습이군.”
“이현수 씨?”
“네!”
박 부장이 나를 불렀다.
그는 이번에 새롭게 부장으로 부임한 인물이었다.
날카로운 인상에 철두철미한 일처리. 회사에서 원하는 인재상이라고 할까.
정중하지만 칼같이 대한다.
“가서 복사 30장만 해 주세요.”
“알겠습니다.”
업무 지시량도 그다지 많지 않았다. 충분히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일을 시킨다.
역시나 개혁을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힘들면 혜미 씨와 같이하시고요.”
“문제없습니다.”
“같이해요.”
김혜미가 다가왔다.
복사 30장 하는 것이 뭐 어렵다고 같이한단 말인가.
하지만 그녀는 할 일이 없는 것 같았다.
우리들은 복사실에 들어왔다.
“와아! 죽겠네요.”
그녀가 이곳에 들어오자마자 탄식을 터뜨렸다.
“뭐가요?”
“갑자기 일이 확 줄어서 적응이 되지 않아요.”
“좋은 것 아닌가요?”
“그것도 한계가 있죠.”
“후후.”
역시나 김혜미는 일중독자다.
일을 하지 못하면 살아가지 못하는 족속이라고 할까.
“일은 효율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해요. 중노동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거죠.”
“저도 알고는 있는데 일을 하지 않으면 왠지 회사에 미안하다고 할까.”
“그렇게 생각하지 마세요. 일은 능률적으로 해야 하는 것이니까요.”
지이이잉!
자료가 복사되어 나왔다.
이제 김혜미와도 오늘이 마지막이었다.
“저는 오늘이 파견 마지막이네요.”
“뭐라고요!?”
“애초에 그렇게 계약이 되어 있었습니다만.”
“왜 그렇게 짧아요?”
“인턴이니까요.”
“아무리 인턴이라고 해도 그렇지.”
나는 어깨를 으쓱였다.
자세한 상황까지 그녀에게 알리고 싶지는 않았다.
그저 우리는 김혜미와 이현수와의 관계다. 그 이상의 관계로 발전을 하는 것은 서로에게도 좋지 않았다.
“전화번호라도 알려 줘요. 이것도 인연인데.”
“그럴까요?”
그녀와 앞으로 엮일 일은 없었다.
오늘이 지나면 여기서 사용하던 핸드폰도 쓰는 일이 없을 것이었다. 바로 오늘이 지나면 해제를 할 것이다.
그래도 이건 기분의 문제였다.
우리들은 번호를 교환했다.
“앞으로 종종 술이라도 한잔해요.”
“작업하시는 건가요?”
“당신처럼 못난이한테 제가 왜 작업을 해요? 파견 사원 동기니까 가끔 만나서 하소연이라도 하자는 거죠.”
“앞으로 정직원이 될 수 있을 겁니다.”
“과연 어떨지.”
그녀는 이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여겼다.
상사의 갑질이 사라졌다는 것.
지금 회사는 신입사원이 살 만해졌다.
하지만 나는 김혜미를 정직원으로 발령을 낼 생각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계속해서 인연을 이어 나가겠다는 뜻은 아니었다.
어디까지나 이건 회사 회장으로서의 판단이다.
‘그녀는 인재다. 놓칠 이유가 없어.’
일도 잘했고 스펙도 높았다. 지금까지 대한그룹에 입사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은 입사 비리 때문이었다.
“자자, 그럼 일하도록 하죠.”
“너무 열심히 하니까 할 일이 없네요.”
“후후. 일이라는 건 원래 찾아서 하는 겁니다.”
“그런가요?”
김혜미는 새로운 사실을 깨달았다는 듯이 말했다.
일은 찾아서 하는 것이라는 사실.
상사는 그런 부하 직원을 좋아한다.
점심시간에 잠시 회장실로 돌아왔다.
나는 산더미같이 쌓여 있는 서류들을 바라보며 기겁했다.
“나 비서!”
“회장님, 오셨어요?”
“이게 대체 뭡니까?”
“뭐로 보이나요?”
“당연히 서류들로 보이죠.”
“맞아요. 서류들이죠.”
“그게 아니라 어째서 서류가 이렇게까지 쌓여 있는 건지 묻고 있는 겁니다.”
“중산층을 대상으로 한 프로텍터 사업이 시작되잖아요?”
“제가 없으면 못해요?”
“네.”
나는 서류들을 바라보았다.
엘리움 가공 명령서와 공장부지 확보, 판매처, 광고 등 모든 사업들이 총망라되어 있었다. 모든 것은 내 승인을 받아야 한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피할 생각은 마세요. 회장님도 일 잘하시잖아요? 잘 하지 않아서 그렇지.”
“후우.”
이걸 몇 시간 안에 처리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읽어 보려면 끝도 없었다.
“모두 승인하겠습니다.”
“지금 제정신이에요!? 이걸 다 승인한다고요?”
“네. 알아서 잘들 했겠죠.”
“정말 너무하시네요.”
나예린은 한숨을 내쉬었다.
결국에는 그녀에게 떠미는 격이 되었다. 그렇다고 나도 노는 것은 아니었다.
“오늘 사태 파악을 해야 하기도 하고 회사 내에서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는지 조사도 해야 하죠. 내일은 레벨 업을 하러 가야 하기도 하고요.”
“그냥 피하시는 것이 아니고요?”
“글쎄요.”
그녀가 보기에는 내가 차원의 탑으로 도주하는 것 같았나 보다.
그렇다고 해도 할 수 없었다.
“모두 통과입니다. 중요한 문건은 읽어 볼게요.”
“하여간, 게으름 피우는 것에는 도가 텄네요.”
나예린은 혀를 내둘렀다.
나는 웃으며 서류를 읽어 내려갔다.
정말 중대한 사안에 대해서만 읽고 사인을 했다. 그러다 보니 점심시간이 채 끝나지 않고서도 서류작업을 종료할 수 있었다.
“그럼 저는 가 보겠습니다.”
“죽으면 지옥가실 거예요.”
“하하하! 여신과 사귀는 사람이 지옥에 떨어지려고요.”
“팔자 좋은 소리네요.”
회장실 밖으로 나가려던 차였다.
에에에에엥!
사이렌이 울려 퍼졌다.
훈련이 시작된 것이다.
***
사이렌 소리가 울려 퍼졌다면 작업도 여기서 끝을 내야 한다.
곧바로 내려가서 사람들의 반응을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내가 회사에 출근한 것은 서류를 처리하기 위함도 있었다. 어찌 되었건 신사업은 추진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이 바로 시민들의 반응이었다.
시민들이 어떻게 반응을 하는지 보아야 한다. 그래야 어제의 쇼가 효과가 있음을 입증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어제 일의 효과는 확실했다.
당장 김혜미의 인식이 바뀐 것만 해도 그렇다.
그렇다고 해도 사람들의 반응을 보지 않을 수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