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Class Chaebol Hunter RAW novel - Chapter 189
SSS급 재벌 헌터 189화
재수 없이 피가 튀었고 그걸로 전염이 되었다면 얼마나 끔찍한 일이 벌어질지 상상조차 되지 않았다.
작은 실수로 생명을 앗아가게 되는 것이다.
여타의 게임들을 생각하면 유저가 감염되어 게임오버가 될 수도 있었다. 온라인 게임으로 치면 그냥 HP만 깎이고 말겠지만, 사람 일이라는 것은 어찌 될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러니 최대한 조심하는 수밖에 없다.
전초기지를 모조리 정리하였는데, 양슬하가 생존자를 발견했다.
“스승님! 여기 생존자가 있어요!”
“그래?”
생존자의 이야기는 들어 보아야 한다. 그래야 여기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알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으으으.”
그는 한 기사였다.
전초기지에 파견되어 있던 기사였는데, 팔에 징그러운 핏줄이 돋아나 있었다. 검게 물들어 가는 것이 전염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쿨럭!”
기사는 검은 피를 쏟아 냈다.
“정신이 드십니까?”
“기지는…… 기지는 어찌 되었습니까?”
“전멸했습니다. 귀하가 마지막으로 살아남은 생존자입니다.”
“국왕 폐하께 면목이 없습니다. 전초기지를 지켜 내지 못했어요.”
“어찌 된 일입니까? 단순히 강화 좀비의 공격이었나요?”
“좀비를 이끄는 하수인이 있습니다. 놈에게 당했습니다.”
“그래요?”
“악녀 세실리아……. 우리는 그렇게 부르고 있습니다.”
“……!”
세실리아의 얼굴이 굳어졌다.
하필이면 세실리아의 이름이 들어가 있다는 말인가.
“세실리아인지는 어떻게?”
“스스로 세실리아라고 하더군요.”
“큭……. 카이너스 이 새끼…….”
세실리아는 신음을 뱉어 냈다.
일전에도 느낀 것이지만, 이 세계는 우리에게 맞춤이었다. 그렇지 않고서야 카이너스가 노골적으로 우리들을 이렇게 조롱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그녀를…… 조심하십시오.”
털썩!
기사의 손이 떨어졌다.
완전한 죽음을 맞은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곧 좀비로 되살아나는 걸까.
기사는 눈을 번쩍 떴다.
붉은 안광과 함께 눈에서는 피가 줄줄 흘러내렸는데, 끔찍하기 그지없는 모습이다.
“크르르륵!”
“잘 가시기를.”
퍼억!
나는 그의 머리통에 검을 박아 넣었다.
기사가 움직이기 전에 처리를 해 버린 것이다.
“그럼 이동합시다. 세실리아부터 처리하는 것이 낫겠군요.”
내 말에 세실리아의 얼굴이 꿈틀거렸음은 물론이다.
12층에 도착하였다.
성기사들은 일선에서 강화 좀비들을 막아 냈고 2선에서 원거리 딜러들이 마법을 날렸다.
프로텍터인 화이란은 충분히 제몫을 해냈고 치유의 빛이 사방으로 넘실거렸다.
이곳은 생각보다 심각했고 지금까지 몇 개의 마을을 지나왔다. 그리고 지금은 12층 도시인 리하드에서 격전을 치르고 있었다.
물론 누구도 피곤한 기색은 없었다.
강화 좀비들이 엄청나게 몰려들고는 있었지만, 경험치가 계속해서 들어왔다. 그것도 파티 경험치로 말이다.
누군가를 한 명 죽인다면 그 경험치를 모두 나누어 먹었기에 공평하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콰르르르릉!
양슬하의 손에서 수많은 화염구가 발사되었다.
사방으로 열기가 번졌다.
[경험치가 상승하였습니다!] [경험치가 상승하였습니다!]…….
[경험치가 상승하였습니다!]“엄청나네요.”
양슬하가 혀를 내두를 지경이었다.
나 역시 공감하였다.
강화 좀비들이 전부 경험치 덩어리라 벌써 레벨이 5개나 올랐지만, 도시에 살고 있던 시민 전체가 완전히 좀비로 뒤덮여 있는 모습은 끔찍하기 이를 데 없었다.
카이너스가 창조했다고는 하지만 이곳의 사람들은 모두 살아 숨 쉬었으며 움직였다. 그런 자들이 한낱 육편 조각으로 갈라지고 있었으니 마음이 편하지는 않았다.
화아아악!
강철수의 몸에서 강렬한 빛이 뿜어진다.
“랭크가 올랐습니다!”
“정말이냐?”
“예!”
이제 강철수는 SSSS급에 올라가게 되었다.
나 역시도 랭크 업을 하여 완전히 SSSS+급이 되었으며 동료들 역시 빠르게 강해졌다.
도대체 이렇게까지 강해지게 해서 어쩔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달리 생각하면 카이너스가 이전과는 다른 강력한 군단을 보낼 예정이라는 뜻과 다름이 없었다.
‘이대로는 싱겁다고 느꼈는가.’
지독한 광기가 느껴졌다.
이 모든 상황들을 예비한 카이너스는 분명 제정신이라고 볼 수 없었다.
“꾸엑!”
“꾸에에엑!”
좀비들이 죽어 나갔고 우리들은 내성에 이를 수 있었다.
내성에서는 격렬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었다.
도시 전체가 점령되어 완전히 좀비로 뒤덮였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그게 아니었던 모양이다.
“막아라!”
“사람이 부족합니다!”
“끄아아악!”
비명 소리가 울려 퍼지는 전장.
그 안에서 기사들은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으며 병사들은 어떻게 해서든 쳐들어오려는 좀비를 막고 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놈들의 지능이다.
이곳에 악녀 세실리아가 있었다면 모르겠지만 좀비들은 지능이 그리 높지 않아서 어떻게 해서든 성문으로만 진입하려 했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성문 앞으로 좀비들이 가득 몰려 있었다.
“슬하야, 한 방 날려라.”
“네!”
스스스슷!
양슬하의 손에서 마나가 모인다.
사방으로 마나폭풍이 몰아쳤고 성벽 위에서는 병사들이 우리들을 발견했다.
“원군이다!”
“영웅들이 등장하였다!”
“와아아아!”
절망 속에서 희망이 피어난다.
양슬하가 날린 파이어 필드가 그대로 날아가 성벽 앞에 작렬하였다.
극렬한 고온의 화염이 솟구쳤고 그 안으로 빨려 들어간 강화 좀비들은 모조리 타 버렸다.
사방으로 탄내가 진동을 한다.
순식간에 좀비들이 사라지고 있었다. 그래도 힘이 남았는지 양슬하는 한 발 더 마법을 발사하였다.
머릿속으로 끊임없이 경험치가 올라가는 소리가 들렸다. 엄청난 숫자의 좀비 떼가 모여 있었기에 놈들이 죽으며 경험치를 뱉어 낸 것이다.
고군분투하던 사람들은 구원을 찾았다.
우리들이 나타났기에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이다.
성기사들이 나서며 잔당을 처리하였다.
완전히 상황이 정리되자 성문에 몰려 있던 사람들이 나왔다.
피투성이가 된 남자였는데, 대략 40대 중반 정도 되어 보였다. 고급스러운 옷을 입고 있었지만 검붉은 피로 얼룩져 있었다.
“구원자님을 뵙습니다! 리하드의 영주 제렌 리하드라고 합니다.”
“리하드 영주님, 저희는 모험가들입니다. 흑마법사 케룬을 죽이기 위해 움직이고 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영웅분들이 아니었다면 우리들은 몰살을 당했을 겁니다!”
그는 진심으로 고마워하고 있었다.
확실히 드림 팀이 아니었다면 이곳에서 살아남았을 사람은 없었다. 모두 죽어 좀비가 되었을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좀비로 변이되는 사람들이 처리되고 있었다.
“부디 이 부근에서 활동하는 악녀를 처리해 주십시오! 염치 불고하고 부탁드립니다!”
‘서브 퀘스트인가?’
제106장 언데드 소환
아니나 다를까. 머릿속으로 알람이 울렸다.
당연하게도 서브 퀘스트가 떴다.
띠링!
서브 퀘스트가 발생했습니다!
[흑마법사 케룬의 하수인인 악녀 세실리아를 처치하세요!] [임무 성공 시 대량의 경험치를 얻습니다.] [보상으로 상당한 금화를 얻습니다.] [보상으로 흑마법서 언데드 소환을 얻습니다.]“으음?”
“이건?”
사람들은 동시에 탄성을 내뱉었다.
특이하게도 보상으로 흑마법서를 준다는 것이다. 그것도 언데드 소환이다. 언데드 소환의 이점이라면 적들을 죽여 언데드로 부활시킬 수 있다는 데 있었다.
물론 이미 언데드였던 자들이 죽으면 어쩔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해도 이 마법서 하나만 있으면 앞으로의 전투는 훨씬 수월해질 것이 분명했다.
‘카이너스가 주구장창 언데드만 보내지 않는다는 소리다. 적들을 죽여 언데드로 부활시키고 놈들을 전투 병력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뜻이지.’
그야말로 엄청난 메리트가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아직 어떤 루트로 흑마법서가 들어올지는 알 수 없었다. 그건 그때 가 봐야 알 것 같았다.
“부탁드립니다!”
“물론입니다. 당연히 세실리아를 죽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람들은 구원을 받았다는 표정이었다.
우리들에게 엄청난 관심이 쏟아졌다.
“안쪽에 자리를 마련하였습니다.”
“그러지 않아도 됩니다만.”
“그래도 조촐하게 식사라도 대접하고 싶습니다.”
나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크게 지친 사람은 없었지만, 그래도 마력과 신성력, 체력을 회복할 시간은 필요하였다. 지금까지 격렬한 전투를 벌여 왔기 때문이다.
“그럼 잠시 쉬어 가겠습니다.”
“제가 모시겠습니다!”
리하드 영주가 직접 앞장을 섰다.
바깥의 살풍경과는 다르게 이곳 영주성은 멀쩡한 모습이었다.
좀비들이 쳐들어왔다지만 내성을 넘어오지는 못하였기 때문이다.
영주성 곳곳에 대피한 시민들이 있었다. 그들은 영주성에 축적되어 있던 식량으로 버텼고 살아남았다.
다행히도 리하드 영주는 자비로운 사람인 것 같았다.
‘욕심을 부리지 않았군.’
밋밋하기 그지없는 주변만 봐도 그랬다.
원래 인간이란 권력을 잡으면 고개가 빳빳해지기 마련이다. 한국에서는 돈이 조금만 있어도 갑질을 하고 다니지 않던가.
하지만 리하드 영주는 아니었다.
‘카이너스가 그렇게 만들어 낸 인간상이라서 그럴까. 그것도 아니면 부패가 횡행하여 빠르게 왕국이 무너질 것을 우려해서인가.’
마치 책에서나 나올 인물상이었다.
나는 후자가 맞는다고 판단을 내렸다.
모든 것은 카이너스의 뜻대로 지어졌고 그것이 곧 그 사람의 성격을 규정하였다. 리하드 영주는 카이너스가 그리 만들고 싶었기에 이런 성격을 갖게 된 것이다.
식당에 도착했다.
그래도 꽤 맛있는 요리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입맛에 맞을지 모르겠습니다.”
“육포로 연명하고 있었는데, 이 정도면 훌륭합니다!”
“그렇다면 다행입니다.”
사실, 육포로 연명한다는 말은 거짓이다.
우리들은 각자 기호에 맞춰 여러 가지 음식들을 준비하였다. 즉석 조리식품부터 시작하여 삼겹살에 소주까지 가져왔다.
하지만 그렇게 말을 해야 영주의 마음이 편할 것이기에 그랬던 것뿐이다.
나는 장비를 벗고 스테이크를 썰어 먹었다.
“으음.”
육즙이 퍼져 나간다.
요리사가 상당히 신경을 쓴 것 같았다.
여기에 포도주 한 모금을 머금었다.
“맛있군요.”
“감사합니다.”
“그보다 상황을 알고 싶습니다.”
“후우. 상황이라.”
영주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지금까지 내 눈으로 확인했지만 연락망이 없어 이 뒤의 상황은 모른다. 하지만 그 후로 모든 마을과 도시가 이 지경에 이르렀다면 사태는 좀 심각하다고 볼 수 있었다.
영주의 입에서 나온 말은 의외였다.
“이곳이 최후 방어선이었습니다. 악녀 세실리아가 도시를 거쳐 간 지 이틀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운이 좋다면 꽤 많은 마을과 도시들이 살아남아 대항하고 있을 겁니다. 하지만 악녀 세실리아에게는 대항할 수 없겠죠.”
그는 입술을 짓씹었다.
그래도 다행이라고 할까.
11층 이후로 모든 마을과 도시가 파괴되었다면 전초기지를 잃는 셈이 된다.
이 넓은 탑에서 전초기지 없이 몬스터를 잡으며 올라간다는 것은 상당한 피로감을 동반하는 일이었다.
일단 그리되지 않아 다행이다.
“식사 후에 바로 출발하겠습니다.”
“부탁드립니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얼마나 많은 전투가 있었는지 굳이 묻지 않아도 뻔한 일이었다.
그렇지만 영주는 우리를 만류하지 않았다.
바꿔 말하면 그만큼이나 상황이 급박하다는 뜻이었다.
‘빠르게 올라가야겠군.’
일행들은 서둘러 음식을 먹었다.
악녀 세실리아에게 기지를 모두 빼앗기기 전에 처리를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