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Class Chaebol Hunter RAW novel - Chapter 199
SSS급 재벌 헌터 199화
왕궁의 식당에서는 때아닌 만찬(?)이 시작되었다.
만찬에는 라면과 밥, 김치가 동원되었다.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것이었지만, 이런 걸 처음 보는 왕족들이나 귀족들은 연신 감탄을 터뜨렸다.
“대단한 향입니다!”
“맛을 보시죠.”
후루루룩!
그들은 라면을 먹어 보더니 감탄사를 터뜨렸다.
“이건!?”
“왜 그러십니까?”
“제가 먹어 본 음식 중에서 제일입니다!”
“그런가요?”
사실 탑의 요리는 발달을 한 편이 아니었다. 아무래도 지구의 음식이 훨씬 나았다.
그런 지구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라면이었다. 맛이 없을 수가 없었다. 게다가 배까지 고프면 금상첨화다.
후루루룩!
“김치라는 음식과 아주 궁합이 잘 맞습니다.”
“그렇지요?”
“당장 한 박스 사고 싶습니다!”
“저도 주십시오!”
“박스 채로요? 하나에 5골드입니다만…….”
“천 개를 사겠습니다!”
주문이 쇄도하였다.
나는 귀족들에게 10개 한정으로 판매하였다. 그렇게 다 쓸어 가면 이곳에서 시식을 하거나 판매할 라면이 없었기 때문이다.
몇 박스가 순식간에 완판되었다.
나는 국왕에게 소감을 물었다.
“잘 팔릴까요?”
“시민들도 잘 사 먹을 거라고 봅니다.”
“그 정도인가요?”
“큰 맘 먹으면 한 달에 한 번 외식할 돈으로 사 먹지 못할 이유도 없다고 봅니다. 이 정도 맛이라면 그러고도 남지요.”
“그렇다면 다행입니다.”
사업이 대박이 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기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양슬하도 오늘 안에 물건을 다 팔고 가는 것 아니냐며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그 정도는 아닐 것이다.
이곳에서 며칠 정도는 죽치면서 사람들의 반응도 보아야 한다. 이 많은 물건이 하루 만에 동이 날 리가 없었다.
“그건 그렇고.”
“말씀하시지요.”
“수도에 가게를 내고 싶습니다.”
“물론입니다!”
국왕은 흔쾌히 수락했다.
그곳에서 라면을 비롯하여 여러 가지 식품들을 판매하게 될 것이다.
시계를 비롯한 고급 물건들은 오늘 저녁에 판매를 하기로 했다.
나는 국왕에게 인부들까지 지원을 받았다.
웅성웅성!
왕립으로 사용하던 가게였는데, 간단하게 꾸미기만 하면 훌륭한 마켓이 될 것이다.
이 주변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호기심을 드러내고 있었다. 도대체 영웅은 무엇을 판매하게 될 것인가.
타당성도 설명했다.
지구와 이곳을 오가는 게이트를 확장한다고 말이다. 거짓말이었지만, 그 때문에 돈을 번다고 해야 사람들이 더 관심을 가질 것이었다.
나는 원산지를 크게 표기했다.
[원산지-지구]“지구라는 곳에서 들여온 물건이라더군.”
“영웅의 대륙이라는 그곳 말인가?”
“그렇다니까.”
“도대체 영웅들은 무슨 물건을 쓰고, 어떤 음식을 먹을까?”
“나 역시도 그게 의문이네.”
개점 전부터 길게 줄을 서고 있었다. 시식 따위는 필요 없었다.
이미 국왕을 비롯한 귀족들은 라면의 맛이 얼마나 위대한지 인지했고 사람들 사이에 소문이 돌았다.
“라면이 그렇게 맛있다던데?”
“그런가?”
“김치라는 식품과 함께 먹으면 그 맛을 잊지 못한다고 하더군. 황홀경에 들어간다고 말이야.”
“설마.”
“하나 정도는 사 봐야지.”
5만 원이라면 애매한 금액이었다.
하지만 맛이 그만큼 뛰어나다면?
지구에서는 라면 하나에 500원이면 샀지만, 이곳에서는 팔지를 않는다. 아예 라면과 같은 맛을 재현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라면에는 화학조미료가 들어간다.
자연조미료밖에는 존재하지 않는 곳에서는 절대 그 맛을 흉내 낼 수 없을 것이다. 그건 MSG가 풀린다고 해도 마찬가지였다.
MSG는 언뜻 라면과 비슷한 맛을 내기도 하지만 다르기도 했다.
캠핑에서 김치찌개를 끓일 때, 라면스프는 가히 마법의 가루로도 불렸다. 라면스프 하나면 뛰어난 맛을 낼 수 있는 것이다.
그런 맛을 이곳에서 재현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우리는 병사들까지 동원하여 물건들을 배치하였다.
먼저 식품부터 판매를 하기로 했다.
가격은 대략 지구의 50배에서 100배 사이였다.
“판매를 개시합니다! 과자부터 라면까지, 없는 게 없습니다!”
와르르르!
사람들이 밀어닥쳤다.
시민들은 하나라도 물건을 더 사기 위해 아우성이었다.
가장 먼저 라면이 동이 났고 그 다음에는 여러 가지 식품들이 동나기 시작하였다.
여기저기서 라면 끓이는 냄새가 진동했다.
“이렇게 빨리 팔릴 줄은.”
1차 물량이 동났다.
그러니까 이곳에 가져온 컨테이너 하나 분량이 끝났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괜찮다.
입구 부근에는 아직 엄청난 물량이 쌓여 있었으니까.
저녁 무렵.
마켓은 성황리에 판매가 종료되었다.
나는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다 팔았네요.”
“허어.”
“이 정도면 수정구 몇 개는 살 수 있겠는데요!?”
이익금이 수억 골드에 이르렀다.
호기심에 구입을 한 것으로 생각이 될 수도 있었지만, 꼭 호기심 때문만은 아니었다.
라면을 맛본 사람들은 다시 라면을 구입했다.
못 먹어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 먹어 본 사람은 없다는 라면.
연속 두 끼를 라면으로 해결한 사람들도 있었다. 그 때문에 쌀이 불티나게 팔렸다.
원래 이 세계의 주식은 밀이다.
밀을 가루로 빻아 빵을 만들어 먹는다. 하지만 라면 때문에 쌀이 동나는 지경에까지 이른 것이다.
쌀밥은 특별한 날이 아니면 먹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부터는 보편적인 식품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참기름과 고추장, 혹은 간장 세트가 잘 팔렸다.
밥에 참기름과 고추장, 또는 간장을 비벼 먹는다. 여기에 계란프라이를 추가하면 금상첨화다.
어쩌다 보니 비빔밥도 전파했다.
거기에 오이나 야채를 썰어 넣으면 굉장히 맛이 있다고들 이야기했다. 김 가루도 잘 팔렸다.
완판이 되자 국왕이 축하를 하러 왔다.
“축하드립니다!”
“정말로 하루 만에 팔릴지는 몰랐습니다.”
“그럴 만도 하지요. 저도 김이라는 것을 먹어 보았습니다. 실로 어마어마한 식품이더군요.”
“그런가요?”
“예! 대량으로 구입하고 싶을 지경입니다.”
이곳에는 바다가 없었다.
당연한 일이었지만, 대륙이라고 하기에는 좁은 곳에 바다까지 만들 여력은 없었다. 그러니 김 자체가 나지 않는 것이다.
전 세계에서도 가장 뛰어난 품종을 자랑하는 한국의 김이었다.
사실, 김은 한국에서만 판매하고 있다. 한국에 온 외국 사람들이 선물로 가장 많이 사 가는 것이 김이었으니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그런 김이 이곳으로 넘어왔다.
딱딱한 빵으로 끼니를 연명하던 사람들이 환장을 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그리고 게장이라는 것 말입니다.”
“밥도둑이지요.”
“네! 정말 엄청나더군요.”
국왕은 혀를 내둘렀다.
어떻게 물류에 게장까지 있는지 모르겠다.
게장도 완판이다.
게장은 참기름에 쓱쓱 비벼 먹으면 제격이었다. 알레르기만 조심을 하면 말이다.
물건이 남아나지 않았다.
여기에 드론의 인기도 대단했다.
“그리고 드론이라는 것은 농사에 엄청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겠지요.”
“국가 차원에서 구할 수 있을까요?”
“국가 차원에서요?”
“그것만 있으면 왕국의 모든 땅을 경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농약이라는 것도 구입하고 싶습니다.”
“험험. 농약이 그리 좋은 건 아닌데.”
“생산력에 엄청난 증대가 있을 것 같더군요.”
“그 사실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농약은 곡식에 벌레가 생기는 것을 막아 준다. 물론 몸에는 좋지 않겠지만, 밀이나 쌀농사에는 상관이 없지 않을까 싶다.
어차피 곡류는 껍질을 벗겨 먹으니까 말이다.
애초에 농약 없이 농사를 짓는다는 건 현대에 이르러서는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친환경 농법이 있기는 해도 돈이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럼 부탁드립니다.”
“알겠습니다. 대량으로 가져오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국왕은 주머니를 내밀었다.
양슬하와 나는 오늘의 수익금을 모조리 국왕에게 전달했다. 수정구로 바꾸어 달라고 말이다.
영롱한 빛을 발하는 수정구다.
이것이 있으면 전 세계에 게이트를 설치할 수 있었다.
비록 아직은 3개에 불과하였지만, 이런 식으로 장사를 몇 번만 더 하면 천 명 정도가 오갈 수 있는 게이트를 건설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된 이상은 목표를 높게 설정하기로 했다.
“아예 이곳에 사람을 배치해야겠어.”
“직원을 둔다는 말인가요?”
“그래. 현지인을 고용해야지.”
“와아. 돈을 긁어모으겠네요.”
“기사도 채용을 하고.”
나는 사업구상을 착착 해 나갔다.
탑은 식민지였다.
서로 공생하는 관계라고 말할 수 있었지만, 엄연히 따지면 지구에서 탑을 수탈하려는 것이었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수탈은 필수적인 요소였다.
제112장 소맥을 전파하다
어둠이 내렸다.
지금까지 탑 안에서의 밤은 항상 마기와 함께했다.
어느 곳을 가더라도 마기가 흘러나왔으며 하늘은 탁했다. 그래도 지금은 청명한 하늘을 드러내고 있었다.
밤하늘을 밝게 수놓고 있는 별은 이곳으로 쏟아질 것만 같았다.
양슬하와 나는 저녁 식사 후에 산책을 하고 있는 중이다.
국왕은 우리들을 귀빈으로 대접하였고 온갖 편의를 다 봐주었다.
시녀들은 항시 대기를 하고 있었으며 호위 병력도 있었다. 사실, 이 정도 실력이라면 우리들이 호위를 하는 수준이었지만, 국왕은 영웅의 멋스러움을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양슬하는 하늘을 바라보다가 뜬금없는 말을 했다.
“이곳이 행성의 개념이라고 하면 별들은 뭘까요?”
“응?”
“이곳을 탈출하면 저곳에는 뭐가 있냐는 거죠.”
“글쎄다.”
갑작스러운 말에 나는 대답을 하지 못했다.
행성 밖에 뭐가 있냐는 것.
이 세상 사람들은 아예 행성을 벗어난다는 개념 자체가 없었다. 세상의 끝이 존재한다고 믿었으며 만물은 탑을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믿었다.
지구라는 곳은 그저 다른 차원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행성 밖에 별이 존재하며 우주가 팽창한다거나 태양조차 하나의 별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이곳 사람들은 모른다.
천문학이 존재하기는 했으나 그건 단지 길을 잘 찾기 위함이었다.
“가다가 벽에 부딪칠까요?”
“카이너스도 별까지 만들 수 있는 경지는 아니지 않을까?”
“창조신의 힘을 얻었다면서요.”
“그 비슷하다는 거지.”
사실은 나도 잘 모른다.
카이너스는 대단한 생명체였고 세계를 창조할 정도의 강력한 권능까지 갖추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행성을 비롯한 우주를 창조해 낼 힘은 없다고 생각했다.
“만약 있다면요?”
“그럼 못 막지.”
“다 죽겠네요.”
“아마도?”
“에휴. 언제까지 웨이브를 막아 낼 수 있을는지.”
항상 쾌활하게 웃는 그녀였다.
걱정 따위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던 모양이다. 양슬하에게도 생각이라는 것이 있었다.
“그럼 최대한 즐겨야겠네요.”
“즐긴다고?”
“얼마 남지 않은 인생, 즐겨야죠. 이번에 웨이브가 터진 꼴을 보니 가관이더라고요. 간신히 막았다고 할까.”
“그건 그렇지.”
리치 킹을 잡는 데 애를 먹었다.
예전 같았으면 그냥 썰렸겠지만 카이너스가 지구라는 존재를 알고 있었고 내가 성장하기를 기다렸기에 막을 수 있었던 것이다.
놈이 마음만 먹었으면 막지 못했을 것이다.
“점점 피해가 커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동감이다.”
“피해가 누적되면 언젠가 지구는 망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