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Class Chaebol Hunter RAW novel - Chapter 205
SSS급 재벌 헌터 205화
그날 밤.
우리들은 숯에 삼겹살을 구웠다.
치이이익!
“오늘도 삼겹살이네요.”
“안 질리냐?”
“전혀요. 저는 한창 클 나이니까요.”
“비비안 님은요?”
“마늘의 매력에 푹 빠졌어요.”
비비안은 생마늘을 집어 먹으면서 말했다.
생마늘은 처음 먹는 사람에게는 조금 곤욕스러울 수도 있었지만, 길들여지면 못 끊는다. 제주도 사람들이 콩잎을 생으로 먹는 것과 같다고 할까.
나 역시도 콩잎을 원래 먹지 않았는데 먹다 보니 중독이 되어 콩잎 철만 되면 생으로 먹었다.
마을을 비롯하여 쌈장과 고추 등도 맛을 들이면 끊기 힘들다.
국왕은 살 것 같다는 표정을 지었다.
“여러분들이 있어 다행입니다.”
“별말씀을.”
“왕국은 또다시 구원이 되겠군요.”
“구원까지야. 할 일을 하는 것뿐이지요.”
“그래도 감사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국왕은 재차 감사함을 전했다.
한창 웃고 떠들며 술을 마시는데 라일라가 문서 하나를 보자기 위에 꺼내 놓았다.
일행들의 시선이 문서에 집중되었다.
“어서 오세요.”
“왕녀께서도 오시지요.”
“이번에 왕국에서 여러분들을 위해 선물을 준비했어요.”
“선물이요?”
제115장 영지를 선물 받다
“왕국을 몇 번이나 구해 주신 영웅분들께 도시를 선물로 드리기로 했어요.”
“도시를요!?”
뜻밖의 일이었다.
지금까지 탑에 오르며 퀘스트를 수행한 것은 레벨 업을 위해서였다. 게다가 최근 들어서는 아젠 왕국을 식민지로 만들어 재화를 빨아들이고 있는 중이었다.
이렇게 빨아들인 재화는 수정구로 바꾸어 카이너스를 막아 내는 데 사용하고 있었다.
그런 우리들에게 이런 선물이라니.
말이 도시인 것이지, 영지 하나를 선물로 주겠다는 말이나 다름없었다.
“이걸 받아도 되는 건지.”
“당연히 받아도 됩니다! 영웅분들이 아니었다면 완전히 사라졌을 왕국이지요. 특별히 그 도시는 자치령으로 지정을 하여 어떠한 간섭도 하지 않을 예정입니다. 완전히 독립적인 하나의 국가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렇다고 해도.”
받으면 좋기는 하다.
이곳 탑에 완벽한 거점이 생기는 것이기 때문이다.
어떤 도시인지는 모르겠지만, 수정구를 만드는 데에도 상당히 유리할 것이고 세금도 관리할 수 있을 것이다.
지구에서는 마음만 먹으면 황제까지 될 수 있는 나였지만, 그곳에서의 재화와 이곳에서의 재화는 엄연히 가치가 달랐다.
따지고 보면 이곳에서의 재화가 더 가치가 있다고 할까.
동료들은 나를 바라봤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가 이 도시를 받기를 원했다.
“험험. 그럼 감사히 받겠습니다.”
“허허허! 정말 기쁜 날이로군요! 경사입니다.”
“도시 이름이……?”
“드림시입니다.”
“드림시라! 우리들의 팀 이름을 딴 것이로군요.”
“맞습니다. 마음에 드실지 모르겠습니다.”
“마음에 들다마다요.”
“정말 다행입니다.”
국왕은 벌게진 얼굴로 말했다.
물론 국왕이 지금 술을 마셨다고 해서 술김에 하는 소리는 아니었다. 지금의 일은 우리가 도착을 하기 전부터 계획된 것이었다.
“다만 문제가 좀 있습니다.”
“무슨 문제요?”
“도시가 꽤 많이 파괴되었습니다. 구 아툰 백작 령을 아십니까?”
“알다마다요.”
“망가진 가옥도 많고 건물도 많이 파괴되었지요. 하지만 과거에는 왕국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었습니다. 인구도 많고요.”
“인구 30만이라면 적은 숫자는 아니지요.”
“예. 아무쪼록 잘 가꿔 주시기 바랍니다.”
인구 30만의 대도시.
지구에서도 인구 30만이라면 우습게 볼 숫자가 아니었다. 헌데 아젠 왕국에서 30만의 인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실로 어마어마하게 큰 영지라는 뜻이었다.
그런 영지를 선뜻 내어 준다는 것이었다.
국왕은 한마디를 덧붙였다.
“그렇다고 아무런 계산이 없는 건 아닙니다.”
“어떤 계산이 있으신지?”
“이곳에 거점을 마련하시고 영지를 다스리게 되시면 애착도 생기겠죠. 좀 더 이 세계와 밀착을 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후후. 그렇군요.”
그 정도는 계산이라고 할 수도 없었다.
100층을 클리어하고 나서도 탑이 존속할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만약 존속하게 된다면 무역을 지속할 생각이었다.
이곳 차원의 탑은 완벽하게 식민지로 거듭나는 것이다.
“그럼 축하의 의미로 건배를 할까요?”
“그거 좋죠.”
“우리들의 미래를 위하여!”
챙!
단숨에 술잔을 비운다.
우리 드림 팀원들은 분위기를 즐길 뿐이지 취하지 못하는 몸이 되었다. 그 때문에 국왕이 인사불성이 되는 모습을 조금씩 지켜보아야만 했다.
다음 날 아침.
상쾌한 기분과 함께 일어났다.
오늘은 드림시로 출발하게 될 것이다. 그곳에서 정식으로 영지를 받은 후에 곧바로 악마 하수인 케일리를 상대해야만 한다.
그곳에 잡혀간 귀족가 영애들이 많았으니 그들을 무사히 구출한다면 귀족들의 신뢰를 받을 수 있을 것이었다.
“일어나셨어요?”
비비안이 일어났다.
그녀와는 항상 함께 잠이 들고 일어난다. 그렇다고 어떤 일이 있는 건 아니었다.
여자 친구였기에 함께 자는 것은 이상하지 않다.
‘밤에 아무런 짓도 안 하는 건 곤욕이지.’
고자가 아니고서야 여신을 건드리지 못한다는 것은 매우 큰 곤욕이었다. 그래도 뒤에 따라올 엄청난 책임을 생각하면 부담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 순간 영원을 약속해야 하니까.’
영원한 삶을 함께한다는 것.
그보다 더 묵직한 일이 있을까 싶다.
“오늘은 드림시에 들어가게 되나요?”
“네. 한번 가서 둘러보도록 하죠. 보수를 할 곳이 있으면 하고요.”
“이곳에서 영지를 받게 되다니. 좀 새로운 느낌이네요.”
“저도 그래요.”
뭔가 새로운 느낌이라고 할까.
한국에서는 이제 일국을 식민 지배하여도 별다른 감흥이 느껴지지 않았다. 당연히 그렇게 될 것을 알았기 때문이라고 할까.
하지만 이곳에서는 그렇지가 않다.
기대를 하지 않았기에 어떻게 보면 다른 차원이나 다름없는 곳에서 정식으로 영지를 받고 영주가 되었다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다.
“혹시 마법사 길드가 있는지 알아보도록 해요.”
“마법사 길드요?”
“그곳 영지의 주인이 되었다면 마법사들도 우리들의 말을 따라 주겠죠. 그럼 수정구도 싸게 살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인구 30만의 대도시.
그 정도라면 비비안의 말대로 마법사들이 연합을 하고 있을 공산이 컸다. 그들과의 협력도 기대된다.
“식사 후에 출발하도록 해요.”
“그러죠.”
“아! 그러고 보니 오늘 면접이 있다고 했죠?”
“그러네요. 수도 상점에서 일할 직원을 채용해야겠어요.”
“저도 함께할게요.”
“네. 그렇게 해요.”
우리들은 식사 후에 상점에 나가 보기로 하였다.
수도에 위치하고 있는 드림 마켓.
이름을 조금 대충 지은 감이 있기는 하지만, 막상 간판을 달고 보니 꽤 괜찮은 느낌이다.
이곳 드림 마켓 앞에는 벌써부터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양슬하가 그들을 바라보며 혀를 내둘렀다.
“아직 8시밖에 안 된 것 맞죠?”
“그러네.”
시계를 바라보니 8시다.
이곳의 시간과 맞춰 놓은 시계였으니 틀림없었다.
그렇다면 이들은 지구에서 가져온 물건을 사기 위해 몇 시간이라도 기다릴 용의가 있다는 뜻이다.
상인들도 많이 보인다.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라고 여겨서일까.
상인들은 어떻게 해서든 많은 물량을 확보하려 하였고 그것이 사람들의 심리를 더욱 부추겼다.
어쩐지 드림 마켓에서 물건을 사지 않으면 손해를 볼 것만 같은 분위기가 조성되었던 것이다.
웅성웅성!
“가게 문은 언제 여나요?”
“10시에 엽니다.”
병사들이 그 앞을 막고 있었다.
워낙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이렇게 하지 않으면 도저히 사람들을 막을 수 없는 사태에 이른 것이다.
“장사가 잘되어도 문제네요.”
“그보다 면접 볼 사람들은?”
“저기 있어요.”
“…….”
가게 뒤편에는 공터가 있었는데, 그곳은 사람들로 꽉 차 있었다.
족히 수백 명은 되어 보인다.
“어떻게 면접을 다 보라고? 달랑 열 명 구하는 데 말이야.”
“어쩔 수가 없어요. 거르고 걸렀는데 이 정도예요.”
“걸렀다고?”
“너무 어리거나 나이가 많거나, 용모가 단정하지 않거나, 목소리가 좋지 않거나 하는 사람들은 걸렀는데도 수백 명이네요.”
“하아.”
절로 한숨이 나왔다.
그렇다면 한 번은 더 걸러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고등교육을 이수한 자로 다시 한 번 거르도록 하자.”
“그래야 하나요?”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할 건데?”
도저히 답이 없었다.
오후에는 곧바로 드림시로 출발을 해야 한다.
그곳에서 인수인계도 받아야 하고 대충 영지를 어떻게 해야 할지 방향도 잡아야 한다. 그렇게 할 일이 많았기에 이곳에서 죽치고 있을 수는 없었다.
“고등교육보다는.”
“보다는?”
“그냥 추첨을 하는 게…….”
“추첨을 하자고?”
“50명까지 인원을 줄이고 나눠서 면접을 보면 되죠.”
“음…….”
좋은 방법인 것 같았다.
양슬하가 오랜만에 좋은 의견을 냈다.
“그래. 그럼 그렇게 하자.”
결국에는 양슬하의 의견을 받아들여 제비뽑기를 하기로 했다. 그렇게 해서 당첨된 사람들만 면접을 보는 것이다.
드림 마켓 공터에서는 곧바로 제비뽑기가 진행되었다.
나와 면접관들은 빨리 제비뽑기가 끝나기를 바라고 있었다.
그렇게 해야 오늘 하루를 시작하든 말든 할 것이기 때문이다.
오늘 뽑는 인원은 열 명.
그나마 상품이 너무 폭발적인 반응이라 인원을 두 배로 늘렸다. 도저히 다섯 명으로는 가게를 운영할 수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모두에게 표가 돌아갔다.
추첨은 로또와 같은 방식이다.
1번부터 300번까지 번호가 있었고 그중에서 50개의 숫자를 추첨한다. 그리고 다시 면접을 봐서 뽑는 것이다.
그러니까 여기서 직원이 되는 사람은 매우 운이 좋다고 볼 수 있는 것이었다.
짝짝!
내가 손뼉을 쳐서 사람들의 시선을 모았다.
“그럼 추첨을 시작하겠습니다!”
“좋아요! 제가 뽑혔으면 좋겠네요!”
“음?”
나는 기대감에 어린 표정을 짓고 있는 한 여자를 바라보았다.
아니, 도대체 저 여자는 왜 여기 있는 걸까.
***
“왕녀님이 이곳에는 왜?”
“저도 상점의 직원이 되고 싶어서요.”
“진심입니까?”
“혹시 안 된다는 규정이라도 있나요?”
그녀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
당연히 그런 규정은 없었다. 애초에 지금 운영되고 있는 상점에 내규 따위가 존재할 리가 만무하였다.
그렇다고 해도 그녀를 받아들여도 되는 것일까.
“어쩌죠?”
사람들이 나를 바라봤다.
역시나 이런 일에 대한 결정은 내가 내려야 하는 것이었다.
“폐하께는 허락을 받았나요?”
“네!”
“허락을 하셨다고요?”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하시더라고요.”
“하…….”
이게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직업에 귀천은 없다고 하지만, 아무래도 허드렛일을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고귀한 신분을 가진 그녀가 상점에서 일을 한다면 여러 가지 말이 나오지 않을까 싶었다.
“아무리 그래도…….”
“오히려 잘된 일이라고 생각해요.”
“어째서요?”
“왕실과 영웅님들이 긴밀하게 엮여 있다는 상징이나 다름이 없으니까요.”
억지 논리였지만 말은 된다.
여기서 나는 그녀에게 반박을 할 수 없었다.
“후우. 그래도 추첨에서 떨어지면 어쩔 수가 없습니다.”
“물론이죠!”
그녀는 시원스럽게 대답했다.
역시나 왕녀답다고 할까. 흑마법사 케룬을 잡겠다고 나섰던 패기는 선천적인 성격에서 나온 것이었다.
오늘도 마찬가지라고 할까.
“그럼 추첨을 시작하겠습니다!”
“꼭 되었으면.”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