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Class Chaebol Hunter RAW novel - Chapter 21
SSS급 재벌 헌터 021화
그때, 강화 좀비 한 마리가 화염을 뚫고 들어왔다.
나는 그 즉시 데스 나이트에게 정신을 연결하여 그 앞을 막게 하였다.
눈과 코, 입에서 피를 질질 흘리며 이빨부터 들이대는 강화좀비는 무시무시하기 이를 데가 없었다. 특히나 목숨이 한 개뿐이라고 생각을 하면 등골이 서늘하기까지 했다.
다행히도 데스 나이트가 먼저 몸빵을 해 주었다.
퍼어어억!
-꾸에에에엑!
데스 나이트는 그 한 방에 몸이 터져 죽었다.
강화좀비의 레벨은 150이다. 고작 레벨 12의 데스 나이트가 상대하기는 벅찼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였다.
내 레벨은 이제 6이었고 드래곤 본 블레이드와 핏빛 전사 세트를 모두 착용하고 나서야 B급 헌터를 간신히 흉내 낼 수 있었다.
B급이라면 거의 강화좀비와 쌍벽을 이루거나 조금 앞서는 수준이다.
나는 블레스를 받은 드래곤 본 블레이드로 정확하게 강화좀비를 갈라 버렸다.
서걱!
후두두둑!
검은 피가 사방으로 흩뿌려졌다.
어떤 기술도 없는 깔끔한 기본기였다.
“와아!”
내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렇게 몬스터를 처리하는 모습에 이예나는 탄성을 내질렀다.
기술도 쓰지 않고 그냥 가로베기를 이렇게 깔끔하게 구사하는 헌터는 드물었기 때문이다.
‘잘못하면 뒤질 뻔했네.’
태연한 척해도 이마에서 식은땀이 다 난다.
한 번에 깔끔하게 좀비의 몸이 갈리지 않았다면 물릴 수도 있었다. 좀비에게 물리고 적절한 치료가 병행되지 않으면 감염된다. 나 역시 좀비로 변하는 것이다.
쉬지 않고 뛰어왔더니 체력이 고갈되어 가고 있다.
나는 사방으로 화염을 쏟아 내고 있는 양슬하를 불렀다.
“야! 꼬맹아!”
“왜 불러?”
“잠시 쉬었다가 가자.”
“지금 그런 말이 나와? 꾸역꾸역 몬스터 몰려드는 것 안 보여?”
“그래도 체력이 다 되어 가는데 어떻게 하냐?”
“하여간, 왜 쫓아와서는. 내가 건물 옥상에서 망을 보고 있을 테니까 쉬고 있어.”
“고맙다.”
“쳇.”
나와 이예나는 정말로 체력이 떨어졌다.
그에 비해 SS급 헌터가 괴물은 괴물인지, 그렇게나 마나를 쏟아붓고도 피로하지 않은 모양이었다.
우리는 어느 단독주택에 들어와 문을 걸어 잠근다.
나는 천천히 마나를 회복했다.
체력도 많이 깎여서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위험할 뻔했다.
“휴우. 죽는 줄 알았네.”
이예나가 숨을 몰아쉬었다.
아직 A급 몬스터는 나타나지 않고 있었다.
A급 몬스터라면 듀라한이나 해골기사 정도는 되어야 한다. 아마 A급 몬스터가 나타나면 더 힘들어지겠지.
문득 이예나는 내가 왜 이렇게 힘을 못 쓰는지 의아해했다.
“너도 위험할 때에는 힘을 써야 하지 않아?”
“힘을 비축하고 있는 거지.”
“비축한다고?”
“내가 볼 때, 그년은 분명히 패해. 그때 나서서 싹 쓸어버리려고.”
“만약 양슬하가 리치 킹을 이기면?”
“그럼 좀 기다렸다가 그년이 회복되면 정정당당하게 겨루어서 밟아 버려야지.”
“…….”
나는 어깨를 으쓱였다.
어제 받았던 수모를 잊을 리 없다.
저런 날강도 같은 년을 그냥 둔다면 두고두고 문제가 될 것이다. 그 전에 서열 정리를 해 주어야 한다.
어느 정도 체력이 회복되자 양슬하가 내려온다.
“왜 이렇게 꾸물거리고 있어? 빨리 가자.”
“알겠다.”
나는 데스 나이트를 다시 소환했다.
비록 단 한 방에 불과하지만 몸빵을 해 주어 별로 위험하지 않게 지금까지 진군할 수 있었다.
어떻게 해서든 중심부까지만 들어가면 된다. 그렇게만 할 수 있다면 천상의 목걸이를 사용하여 고양시 전체를 쓸어버릴 것이다.
우리들은 점점 중심부로 들어가고 있었다.
음기가 더욱 강해졌다. 그리고 등장하는 몬스터들도 격이 달라졌다.
쾅! 쩌저저적!
나는 차징으로 해골기사 한 마리를 밀어냈다.
잿빛 탑에서 세이렌을 밀쳐 낼 때와는 차원이 다른 충격이 전해졌다.
“쿨럭!”
결국 피를 살짝 토했다.
다행히 이예나는 내 그런 모습을 보지 못한 것 같았다.
그녀는 정신없이 몬스터를 쳐내기만 했다.
이예나는 B랭크의 헌터였다. 그에 비해서 해골기사는 A랭크였으니 힘에 부치는 것이 당연했다.
나 역시 템발을 포함하여 B급에 불과하였지만 천 년 동안 밀림에서 굴렀던 짬밥으로 어찌어찌 밀어내는 것에는 성공하고 있었다. 사방에서 언데드 몬스터들이 꾸역꾸역 밀려들어오고 있다.
해골기사가 어둠의 마나를 머금은 검으로 내 어깨를 때렸다.
퍼어어억!
“크윽!”
“괜찮아?”
“괜찮아.”
“이제 힘을 써야 하지 않아?”
“그럴 수는 없지. 중심부까지 진군을 해야 해. 그러고 나서 한 번에 싹 쓸어버려야 해.”
“이러다가 죽겠어!”
이예나는 신성력을 사방으로 뿌렸다.
얇은 보호막이 일시적으로 생성되었다.
그동안에 나는 포션을 마시고 체력을 회복했다.
캉! 카앙!
언데드들이 미친 듯이 보호막을 때린다.
아마 이대로는 얼마 버티지 못할 것이다.
쩌저저적!
파앙!
홀리실드가 깨져 버렸다.
그 틈으로 해골기사가 비집고 들어오려 했다.
쿠아아앙!
화르르르륵!
양슬하가 날린 화염구가 그 중심으로 떨어진다. 언데드의 대부분은 소멸되었고 후두둑 아이템들과 코어들이 떨어졌다. 하지만 우리들은 그것을 주워 먹을 생각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워낙에 많은 몬스터들이 주변을 채우고 있었기 때문이다.
양슬하의 손놀림도 매우 바빠졌다.
두두두두!
듀라한과 해골기마기사가 달려오고 있었다.
이예나의 얼굴에서 절망의 빛이 어렸다. 이대로 시간이 지난다면 필시 죽겠구나 생각하는 것이다.
그건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리치 킹이 빨리 나타나지 않으면 여기서 천상의 목걸이를 써야 할 판이었다.
A+등급의 몬스터들이 등장해 나갈 때, 대지가 흔들렸다.
쿠구구구구구!
암흑의 마나가 사방을 가득 채우더니 그것은 어느 한 방향으로 나아가 뭉쳐졌다. 그리고 곧 거대한 덩치를 가진 리치의 형상이 되었다.
“나타났다!”
리치 킹이 등장하였다.
놈은 실로 어마어마한 포스를 풍기고 있었다.
콰릉! 콰르르릉!
사방으로 암흑의 뇌전을 뿌리며 날아오는 모습은 실로 경악스럽기까지 하다.
거대한 낫에는 검은 기운이 뭉쳐 있었고 눈에서는 붉은 안광이 번뜩이고 있었다. 발조차 달려 있지 않은 리치 킹은 허공에 둥둥 뜬 채로 암흑의 기류를 몰고 다녔다.
나는 재빨리 리치 킹을 감정해 보았다.
지이잉!
“크윽!”
뇌전이 몸을 관통했다.
뭔가에 막혀 감정조차 되지 않는다.
이것으로 확실해졌다. 리치 킹은 SS+이상의 보스 몬스터이다. 레벨로 치면 대략 700에 근접했지 않나 싶었다.
그야말로 괴물. 천상의 목걸이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절대 상대할 수 없을 만큼 강력했다.
사방이 쩌렁쩌렁하게 울리며 음산한 목소리가 퍼져 나갔다.
-어리석은 인간들아! 이곳은 너희들의 무덤이 될 것이다!
“닥치고 내 마법을 받아라!”
양슬하는 리치 킹에게 헬 파이어를 한 방 먹였다.
“예나야! 전력으로 보호막 펼쳐!”
나는 전율을 느꼈다.
헬 파이어는 핵폭탄처럼 후폭풍을 만들어 낸다. 아무런 대비도 없이 휩쓸린다면 형체도 남지 않을 것이다.
우리들은 바위 뒤로 숨어 보호막을 펼쳤다.
콰르르르르릉!
사방으로 화염이 튀었다.
이 부근의 모든 몬스터들이 헬 파이어에 쓸려 나간다.
이예나의 홀리실드는 녹아 없어지고 있었고 그 때문에 나까지 실드를 펼쳐야만 했다. 워터실드를 펼쳐 일단 불이 붙는 것은 막아야 했다.
치이이익!
워터실드도 순식간에 증발한다.
나는 연속으로 워터실드를 만들었고 이예나도 온 힘을 다해 홀리실드를 펼쳤다. 그야말로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격이다.
쾅! 콰과과과광!
천지가 개벽하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조금 상황이 안정되자 이예나는 입을 살짝 벌린 채로 그들이 싸우는 광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건 리치와 양슬하의 마법 대결이었다.
사방에서 화염의 소용돌이가 몰아치고 있었고 암흑의 뇌전이 그것과 얽히며 용오름을 만들어 내었다.
검은 기류와 화염이 섞여 하늘로 치솟는 광경은 가히 장관이 아닐 수 없었다.
그와는 별개로 헬 파이어가 지속적으로 날아갔고 리치 킹도 그에 대응하여 암흑의 구체들을 날렸다. 다행히 그들은 허공에서 싸우고 있었기에 지상에까지는 피해가 적었다. 지상에 이런 지옥도가 펼쳐졌다면 나도 더 이상은 버티지 못하고 천상의 목걸이를 썼을 것이다.
쿠릉! 쿠르르르릉!
양슬하의 주변이 마구 터져 나가며 폭발에 휩쓸린다.
이예나가 그 광경을 바라보며 식은땀을 흘렸다.
“양슬하가 밀리고 있는데? 지는 건 아니겠지?”
“꼴을 보니 지게 생겼네.”
아직까지는 잘 버티고 있었지만 확실히 밀리고 있다.
아마도 양슬하는 5분 내에 무너지고 말 것이다.
고오오오오!
이제 양슬하는 최후의 마법을 준비하고 있었다.
사방으로 화염의 기운이 모여드는 것을 보니 기가 파이어 스톰을 날릴 모양이었다. 리치 킹도 그에 대항을 해서 다크 스톰을 날리려 했다.
이번에는 충격이 좀 클 거다.
이예나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렸다.
“저게 충돌하면…….”
“걱정 마라.”
나는 봉인 해제를 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봉인을 해제하기만 하면 레벨 999의 버서커를 사용할 수 있고, 지구로 넘어오기 전의 힘을 찾을 거다.
“온다!”
콰과과과과광!
대기가 찢겨 나갔다.
고막이 파열될 정도로 엄청난 굉음이 사방으로 울려 퍼졌고 그 충격파 때문에 이곳으로 몰려오던 언데드 몬스터들이 모두 날아갔다.
이예나가 최종적으로 펼친 홀리실드는 힘없이 깨져 버렸다.
그 순간, 나는 봉인을 해제했다.
띠링!
[천상의 목걸이의 봉인이 해제됩니다. 일시적으로 LV.999의 버서커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남은 시간: 30초.
제11장 봉인 해제
온몸에 활력이 도는 것이 느껴졌다.
스아아아아!
사방으로 마나가 몰려들었다.
체력과 마나가 돌아왔고 모든 스탯이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나는 간단하게 실드를 펼쳐 충격파를 막았다.
정면을 바라보니 양슬하가 튕겨 나가며 사방의 공기가 찢겨 나가고 있었다. 입고 있던 옷까지 터져 버리며 아슬아슬하게 중요 부위만 가리고 있다.
나는 날아오는 양슬하를 받아 들었다.
“으으으! 끝났어…….”
“끝나기는 뭘 끝나?”
나는 양슬하를 이예나에게 던져 버렸다.
리치 킹은 나를 바라보며 긴장했다.
-네놈이 어떻게 그 힘을……?
“이 정도면 정말 오래 참았다. 슬슬 쇼타임을 펼쳐 볼까?”
나는 사용할 수 있는 모든 기술들을 쏟아부었다. 굳이 실랑이를 벌일 필요도 없다.
단숨에 리치 킹을 죽이기 위해 하늘에서 천신의 창을 소환하여 그대로 놈에게 꽂아 버렸다.
쩌어어어엉……!!
번개와는 차원이 다른 힘이다.
신이 만들어 냈다는 천신의 창이 수백 미터 길이로 떨어지더니 정확하게 리치 킹에게 꽂혀 버린 것이다.
퍼어어어억!
-끄아아아아아악!
기이이이잉!
사방으로 암흑의 마나들이 펄럭거렸다.
암흑의 마나가 기류를 형성하더니 닥치는 대로 주변을 쓸어버리고 있었다. 주변에 남아 있던 건물들은 물론이고 몬스터들까지 잔해가 되어 소멸되기 시작하였다.
빛과 어둠이 뒤엉켜 대폭발을 만들었고 둥글게 반원이 형성되면서 사방에 몇 킬로 안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파괴했다.
리치 킹은 지금까지 발광하였던 것에 걸맞을 만큼이나 화려하게 터져 죽었다.
띠링!
[레벨이 상승했습니다!]나는 남아 있는 시간을 알아보았다.
남은 시간: 15초.
’15초면 충분하지.’
하늘로 마나를 쏘아 올린다.
휘이이이잉!
마나가 휘몰아쳐 올라가며 돌풍을 만들어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