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Class Chaebol Hunter RAW novel - Chapter 215
SSS급 재벌 헌터 215화
뭔가 발표를 하기 전에 취재를 한다면?
그건 한마디로 대박이었다. 지금 KBS는 과거 30개국의 모든 언론사를 대표하고 있었다. 그만큼이나 막강한 권한도 있었다.
전 세계의 언론을 대신한다고 할까.
당연히 KBS에 속해 있고 스타 기자가 된 이소희도 대단한 힘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KBS보다 CNN이나 BBC방송이 더 큰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KBS가 언제까지 언론의 최강자로 군림을 하려면 정보들을 빠르게 터뜨려 주는 것이 중요하였다.
“어떤가?”
“어쩔 수 없죠. 선택권이 없잖아요?”
“하하하! 그건 그렇지.”
“다녀오겠습니다.”
“부디 성공하길.”
“최선을 다할게요.”
이소희는 곧바로 준비를 위해 자신의 사무실로 내려갔다.
그녀는 카메라맨 오강태와 함께 짐을 꾸렸다.
오강태는 이번에 신입으로 들어온 카메라맨이었는데, 누구보다 의욕적으로 일했다. 이소희와는 찰떡궁합이라고 할까.
“선배, 정말 우리가 취재를 하는 건가요?”
“문을 두드려 봐야지.”
“수상님의 허락을 받은 건 아니라는 겁니까?”
“그래.”
“그럼 어렵지 않을지…….”
“가능할걸?”
자꾸 이현빈 수상을 귀찮게 하는 것이 미안하기는 했다. 하지만 취재를 하는 것 자체가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이현빈 수상은 분명히 그녀의 취재에 응할 것이다. 지금까지 취재를 시도하여 거절을 당한 건 정말 부득이한 경우뿐이었다.
“그런데 도대체 수상님과는 어떻게 아는 인연인가요?”
“그분이 헌터로 각성한 그날부터 이어진 인연이라고 할까.”
“우와. 소문이 사실이었군요?”
“어떤 소문?”
“이현빈 님과 상당한 인연을 쌓고 한때는 연인으로까지 발전할 뻔했다는…….”
“그건 말도 안 되지. 나이 차이가 있는데.”
그녀는 그저 쓰게 웃고 말았다.
이소희 역시 언론계에서 돌고 있는 소문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 그저 웃어 넘겼다.
“무엇보다 나는 비비안 님과 비교했을 때, 상대가 안 돼.”
“그야 모르죠.”
“헛소리 그만하고 장비나 챙기도록 하자.”
“저는 완료했습니다.”
역시나 준비 하나는 철저한 놈이었다.
이소희 역시 짐을 꼼꼼하게 꾸렸다.
“일단 반응은 좀 확인을 하고 가야 하지 않나요?”
“그러자.”
반응을 확인하는 것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요즘에는 휴대폰만 있어도 간단한 버튼 하나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포털 사이트에 들어가자 메인으로 기사가 즐비하게 떠 있었다.
-댓글
“뜨겁네.”
“그야말로 핫하죠.”
혀가 절로 내둘러질 지경이었다.
일단 대한민국 내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반기고 있었다. 이걸로 인하여 천년제국을 구축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소희는 반대를 하는 사람들의 의견도 보기로 하였다. 분명히 이현빈 수상도 그에 대해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댓글
당장 집회라도 열 기세였다.
만약 실제로 황제국으로 가겠다는 안건이 거부되지 않는다면 대규모 집회가 일어날 수도 있었다.
과연 이현빈 수상은 어찌 생각을 하고 있을까.
“이쯤 되니 나도 궁금하기는 하네.”
“선배도 그렇게 생각하죠?”
“빨리 가서 취재를 해 보도록 하자.”
“네!”
그들은 빠르게 짐을 꾸려 방송국을 나섰다.
인천 제3 부두.
이곳은 전 세계에서 모여든 물량들 때문에 복잡하였다.
끝도 없이 화물선이 오갔으며 물건들이 산더미같이 쌓여 있었다.
쳐다보고 있는 내 기가 질릴 지경이다.
“와, 무슨 물건들을 이렇게.”
“힘을 좀 썼죠.”
“나 비서가요?”
“이렇게 빨리 나오신 것을 보니 벌써 물건들이 떨어진 게 아닌가요?”
“그건 그렇지요.”
“그래서 이번에는 아예 대규모로 물건들을 조성하였어요. 그렇다고 지구에서 물건들이 모자라는 것은 아니니까 걱정 마세요. 이 물건들은 전 세계에서 징발을 한 것이거든요.”
“전 세계라…….”
“대한연합국과 식민지들, 그리고 대한연합국에 들어오고자 하는 수많은 국가들에서 알아서 헌납을 하더군요.”
“역시, 나 비서.”
나예린의 일처리 능력은 예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날이 갈수록 능력이 출중해지고 있었다. 이제는 내가 뭐라고 지시를 하지 않아도 척척 해내고 있었던 것이다.
여기에 대형 트레일러들도 보였다.
이번에 대한자동차에서 만든 것이라고 한다.
“특제 트럭입니다. 기존보다 짐을 두 배는 실을 수 있죠.”
“돈 많이 들었겠는데요.”
“원래 있던 트럭을 개조한 것이니까 신경 쓰지 마세요.”
트럭까지 화물선에 싣고 있었다.
이 물건들은 며칠 안에 모스크바로 옮겨질 것이다.
이번에는 물량이 좀 있었으니 최소한 2~3일은 잡아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위이이잉!
거대한 기중기가 컨테이너들을 선적했다.
이쯤 되면 물량은 충분한 것 같다.
“회사에는 별일 없나요?”
“개혁 때문에 바쁘죠. 회장님의 빈자리가 큽니다. 내일은 출근하실 거죠?”
“글쎄요. 과연 그럴 시간이 있을지…….”
나는 한 발 물러났다.
쉬게 된다면 내일이 유일할 것으로 생각되었다. 그런데 회사에 출근해서 일에 파묻혀야 한다면 그건 가혹한 일이었다.
“또 그러신다.”
“험험. 나 비서만 믿을 뿐입니다.”
“정말 이러기예요?”
우리가 티격태격하고 있을 때였다.
“저어…….”
“이 기자 아닌가요?”
이소희 기자였다.
얼마 전에도 인터뷰를 해 갔는데 이번에도 상부에서 압박을 받은 모양이었다. 하기야, 나와 개인적인 친분을 가진 유일한 기자였으니 국장이나 편집장에게 시달린다고 해도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혹시 인터뷰 가능하신가요?”
“그러시죠.”
“예!? 정말이요?”
“이 기자와 제가 남은 아니지 않습니까.”
내 말에 신입 카메라맨으로 보이는 청년은 매우 놀란 표정이었다.
전 세계를 움직이는 힘을 가진 권력자와의 인연. 그건 쉽게 웃어넘길 일이 아니었다.
“그, 그럼 어디에서 인터뷰를 할까요?”
“사무실로 가죠.”
“네!”
이소희가 총총걸음으로 찾아왔다.
그녀와 카메라맨의 얼굴은 매우 기뻐 보였다.
아마 그건 당연한 일이 아닐까 싶었다. 이제는 내 말 한마디가 특종으로 분류가 되는 날이 도래하였으니 말이다.
한편으로는 마음이 무겁기도 하였다.
‘책임도 커진다는 뜻이지. 이러다가 지구가 멸망하면 모두가 내 탓을 하겠지.’
마음이 씁쓸해지는 순간이었다.
제121장 기밀서류
사무실에 이르렀다.
카메라는 세팅이 되어 있었고 나는 차나 여유롭게 마시면서 인터뷰에 응하고자 하였다.
아직 정부의 입장이 발표되지 않은 상태였다.
여기서 내 생각을 말하면 그건 엄청난 파급력을 갖게 될 것이다. 그리고 정부에서는 당연히 내 말을 보조할 것이었다.
좁은 공간, 사무실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에 비한다면 상당히 의미가 있는 일이 아닐까 싶다.
“우선 수상님, 이번에 국회에서 안건이 통과된 것은 알고 계신가요?”
“당연히 알고 있죠. 그 때문에 찾아오신 것 아닌가요?”
“맞아요. 황제국으로 간다고 하는데 반응이 아주 뜨거워요. 특히나 대한민국 사람들이라면 광적으로 찬동을 하고 있는데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물론 찬성하는 사람이 많다는 건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전제왕정을 실행한다는 건 수백 년이나 시간을 돌리는 것인데, 그게 쉬울 거라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그 때문에 절대 다수의 동의를 얻으려 하는 것이고요.”
“절대 다수의 동의요?”
“득표율 90% 이상입니다.”
“90%라……. 다수결의 원칙을 적용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그럴 수는 없습니다. 어떻게 쌓아 올린 민주주의인데 제가 무너뜨릴 수는 없는 일이지요.”
“그렇다고는 해도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겠습니다. 몬스터 웨이브가 터지는 상황에서 절대왕정 체제로 가는 것이 효율적으로 상황을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이냐는 것이겠죠. 결론부터 말씀을 드리면 그 말은 맞습니다.”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면 그렇게 가는 것이 맞지 않을는지.”
“계엄령으로 해결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입장은 잘 들어 보았습니다. 그래도 수상님은 전제왕정으로 가면 좀 더 효율적으로 상황이 통제된다는 것에는 동의한다는 것이군요?”
“아무래도 그렇겠지요. 하지만 사람들의 자유의지를 짓밟고 싶지는 않습니다.”
“만약 민주주의와 전제왕정이 결합된 형태라면요?”
“그것이 입헌군주제가 아닐는지요.”
“그보다는 조금 더 강제적이겠죠. 위기의 상황에서는 절대적으로 황제가 통제를 하는 상황이 되는 것이니까요.”
“음…….”
나는 이소희를 바라봤다.
그녀의 표정은 시종일관 진지하였다.
‘대단한 여자네. 그런 생각을 다 하다니.’
사실 대한민국에는 뛰어난 관료들이 많이 있었지만, 그녀와 같은 생각을 발의한 사람은 없었다. 나조차도 간과하고 있던 사실이다.
그녀의 말대로 한다면 매우 효율적일 것이다.
평소에는 시민의 자유를 억압하지 않고 어떤 특정한 상황이 터졌을 때에만 황제가 통제를 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거기에는 문제가 있었다.
“그렇다면 지금과 별다를 바가 없겠네요.”
“왜 그런가요?”
“특수한 상황에서 계엄령을 내리는 건 지금과 다름이 없으니까요.”
“사람들이 잘 따르지 않던데요.”
“앞으로는 잘 따르겠죠.”
“어느 정도는 모순이 있다는 것은 인정하시나요?”
“그보다는 인간의 자유의지를 침해하고 싶지 않다는 겁니다. 그에 대해서는 그만 이야기를 하도록 하죠.”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별말씀을.”
그렇게 인터뷰가 끝났다.
카메라는 꺼졌고 카메라맨은 오늘 찍은 내용을 분류하기 시작했다.
이제야 나는 여유롭게 차를 마실 수 있었다.
이소희가 말했다.
“이건 개인적인 질문인데요.”
“하시죠.”
“제 생각에는 황제국으로 가는 것이 맞는다고 보거든요? 정말로 자유의지 때문에 그런 건가요?”
“어차피 되돌릴 거라면 뭐 하러 황제국으로 가나 싶습니다. 저는 그보다 굳건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 낫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일본과 중국도…….”
“노코멘트 하죠.”
나는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쥬신제국을 부활시키는 것은 우리 민족의 오랜 꿈이었다.
물론 나는 대단한 애국자는 아니었지만 어느 정도는 국가통합이 필요하다고는 생각했다. 그 최소한의 단위가 바로 한중일의 통합이었다.
지금은 한중일의 통합을 이루어 내었고 그 이상은 오랜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갈라지게 되어 있었다.
그렇다면 굳이 황제국으로 갈 필요가 있을까.
미래를 생각해야 한다.
“그나저나 대단하시네요. 이런 압박감이라니…….”
“다들 그렇게 짐을 하나씩 짊어지고 사는 거죠.”
“압박이 심하시겠어요.”
“당연한 일입니다.”
나도 인간이다.
비록 카이너스에게 끌려가 천 년 동안이나 고난을 당했지만, 한순간도 인간이었다는 사실을 잊은 적이 없었다.
리치로 살아가는 그 순간에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