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Class Chaebol Hunter RAW novel - Chapter 22
SSS급 재벌 헌터 022화
눈을 뜨기 힘들 정도의 기류 때문에 이 주변은 그야말로 지옥을 방불케 했다. 특급 허리케인이 쓸고 지나가는 것처럼 대지마저 갈라지기 시작하였다.
쿠구구구구구!
구름이 몰리고 그곳에서 운석이 소환된다.
후우우우웅!
하지만 운석은 하나가 아니었다.
메테오 스트라이크가 아니라 메테오 스톰으로, 우주의 운석군을 소환하여 떨어뜨리는 것이다. 나는 고양시 남부에 거대한 장막을 쳤다.
쾅! 쾅쾅쾅쾅!
화염으로 불타오르는 메테오가 떨어지며 장관을 만들었다.
나 역시 메테오 스톰은 몇 번 사용해 보지 않았다. 자주 쓰기에는 막대한 마나가 소모되었기 때문이다.
마나가 쭉 빠져나갔다.
LV.999의 버서커로 봉인이 풀렸지만 이런 최고위급의 마법은 함부로 난사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메테오 스톰이 떨어지며 고양시 남부의 몬스터는 모조리 정리가 되고 있었다.
띠링!
[레벨이 상승하였습니다!] [레벨이 상승하셨습니다!]잠깐 아래를 내려다보니 경악하고 있는 양슬하와 이예나의 얼굴이 보였다.
이제는 마무리다.
나는 고양시 전체에 그래비티를 시전하여 움푹 파이고 뒤집힌 땅을 다지고자 하였다. 그렇게 다져야만 차후 토목공사에 들어가는 비용을 아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모든 힘을 모아 기가 그래비티를 시전하였다.
“그래비티!”
쿠구구구구구!
공중에서 거대한 낙인이 떨어져 고양시 남부에 작렬하였다.
양슬하는 리치 킹의 다크 스톰에 얻어맞았을 때, 죽음을 직감했다.
리치 킹을 죽이기 위한 욕심으로 너무 객기를 부른 것이 아닌가 싶었다.
그녀는 쓰러지며 생각했다.
‘내가 죽으면 동생들은 어쩌지?’
양슬하의 집안은 어려서부터 매우 가난했다.
어머니는 어릴 적에 돌아가셨고 아버지는 2년 전에 집을 나간 뒤 돌아오지 않았다. 그 때문에 양슬하는 소녀 가장이 되어야만 했다.
국가에서 쥐꼬리만큼 나오는 지원으로 살아갔다. 몇 번이나 입양과 시설로 이동을 권유받았는지 모른다. 그리고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날이 되었다. 고아원으로 들어가야만 하는 날이 온 것이다.
모든 것을 포기하였을 때, 이능력자로서 각성을 한 것이다.
그녀는 무려 S랭크의 이능력자로 각성을 하였고 지금까지 노력하여 SS랭크로 올라설 수 있었다.
양슬하가 독해진 것은 돈 때문이었다. 어떻게 해서든 돈을 벌어야 했고 그렇게 장비를 맞춰 보스를 레이드 하러 다녔다.
이제야 살 만해졌는데 괜히 인생을 한 방에 역전하려고 하다가 화를 입은 것이었다.
리치 킹은 죽일 수가 없었다.
분명히 죽일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놈은 너무 강했다. 당한 것은 오히려 양슬하였다.
‘이제 끝이다.’
양슬하가 모든 것을 포기하고 눈을 감았을 때, 갑자기 허공에서 어떤 힘이 작용하여 그녀를 보호막 안에 집어넣었다.
푸른 실드로 어떤 충격도 들어오지 않았다.
그녀가 눈을 떴을 때에는 이예나가 바라보고 있었다.
“어떻게……?”
“저기 봐.”
“천신의 창!?”
하늘에서 수백 미터 길이의 창이 내리꽂혔다.
SS급 헌터인 그녀였고 특히나 마법사였기에 저게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전 세계에서 단 한 명만 구사할 수 있다는 천신의 창이 꽂혀 리치 킹을 격멸한 것이다.
놀라운 일이다.
방금 전까지 그녀의 뒤를 쫓아오기만 해도 힘에 부치는 것같이 보였던 이현빈이 천신의 창을 구사했다.
천신의 창이 꽂히며 핵폭발이 일어난 것처럼 원형의 둥근 막이 사방으로 퍼졌고 몬스터들은 모조리 쓸려 나갔다.
그것도 모자라서 얼마 지나지 않아 하늘이 열렸다.
“아아아!”
양슬하는 몸을 덜덜 떨었다.
검은 먹구름 사이로 엄청난 마나가 느껴졌다.
운석들이 고양시 전체로 떨어지고 있었다.
쾅! 콰과과과광!
“메, 메테오 스톰이라니!”
상상 속에 존재하던 마법이었다.
메테오 스톰은 우주의 운석군을 소환하여 떨어뜨리는 마법이었는데,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니었다.
우주를 떠다니는 운석군을 감지하여 소환하는 것도 감히 상상도 못할 일이었고 조금만 계산이 틀어져도 이곳이 아닌 다른 곳으로 운석들이 떨어질 수도 있었다. 그리되면 세계가 멸망할 수도 있었다.
이현빈은 별다른 무리 없이 운석군을 소환하였다. 그리고 고양시 남부에 방어막을 펼쳐 충격이 바깥으로 퍼지지 않게 했다.
“저런 괴물이…….”
“나도 이 정도일 줄은 몰랐는데.”
이예린이라는 여자는 이현빈이 엄청난 실력을 갖추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알리지 않은 것이다.
“도대체 왜?”
“왜 알리지 않았냐고? 현빈이는 네가 리치 킹에게 패할 것이라고 확신하더라고. 그때까지 힘을 모은다고 알리지 않았지.”
“으으윽.”
그녀는 양슬하의 아픈 곳을 사정없이 찔렀다.
그러니까, 이현빈은 그녀가 패할 것을 알고 있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엇 때문에 자신을 데려온 걸까?
“나는 왜…….”
“그야 네가 워낙 싸가지 없게 굴었잖아. 복수 차원이었겠지.”
“복수!?”
“가만히 있는 사람을 건드렸잖아? 그러니까 리치 킹이 죽으면 너를 가만 두지는 않을 것 같은데…….”
마지막으로는 이현빈은 고양시 남부 전체에 그래비티를 시전했다.
위이이이잉!
쾅!
엄청난 압력이 남부 전체를 강타했다.
땅이 순식간에 다져졌다.
먼지가 사방으로 나풀거리는 가운데 갑자기 양슬하의 몸이 포박되었다. 보이지 않는 무형의 마나가 그녀를 옭아맨 것이다.
저벅저벅.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이현빈이 걸어오고 있었다.
양슬하는 몸을 덜덜 떨었다.
이능력자로 각성한 이후에 두려움에 몸을 떠는 것은 처음이었다.
고양시의 땅을 다지는 데에는 성공했다.
이곳에 존재하는 모든 몬스터들을 쓸어버렸고 아예 모든 건축물까지 싹 밀어 버린 후에 뒤집혀 있는 땅을 다졌다.
그 때문에 아이템과 코어들이 땅에 박히게 되었지만, 상관없었다. 그건 크라운 길드를 시켜서 뽑아내게 하면 되니까.
버서커 마법이 사라지기 전에 나는 양슬하를 절대포박주문으로 묶어 버렸다. 해제는 나만이 할 수 있다.
양슬하는 몸을 덜덜 떨면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마 한 짓이 있으니 쫄리겠지. 나도 수모를 당했으니 그냥 넘어가지는 않을 거다. 그녀를 위해 친히 노예 계약서까지 준비를 해 왔으니까.
그 전에 스탯은 분배를 해야겠다.
남아 있는 피와 마나가 간당간당했다. 스탯을 분배하면 분배한 만큼은 피와 마나가 차기 때문에 가능하면 빨리 분배를 해야 한다.
여기서 혹시 죽지 않은 몬스터가 나를 치거나 양슬하가 발길질이라도 하면 죽을 판이었다.
양슬하를 손보기 전에 현재 상태 창을 열어 보았다. 아이템으로 보정된 스탯이 아닌 순수 상태 창을 열어 현재의 상태를 확인했다.
상태 창
이현빈 LV.9
HP.35/610 MP.21/710
[스탯: 힘 60, 체력 61, 민첩 60, 지혜 65, 정신 71.] [남은 스탯 포인트: 2240]‘이제야 레벨 업을 하는 보람이 있구나!’
남은 스탯이 2240개나 있었다.
레벨 1에서 2로 올라갈 때 스탯을 10개 받았고, 그 뒤로는 x2씩 스탯 포인트가 상승한다. 레벨 6이 되었을 때 받은 스탯 포인트 160개는 각 포인트에 골고루 분배했었다.
일단 포션부터 먹은 이후에 스탯을 분배한다.
어차피 마검사 테크트리를 탈 것이니 스탯은 골고루 분배를 하는 편이 좋았다. 나는 정확하게 스탯을 448씩 골고루 분배했다.
[스탯: 힘 508, 체력 509, 민첩 508, 지혜 513, 정신 519.]스스스슷!
“후우!”
스탯을 분배하자 순식간에 열 배 이상 강해졌다.
이 정도라면 아이템을 착용하지 않고 순수한 스탯만으로도 B랭크 헌터라 불릴 수 있을 정도였다.
여기에 오늘 전리품을 수거하여 아이템을 흡수시키면 A+에서 S랭크 헌터로 올라갈 수 있을 것 같다.
데스 나이트도 경험치를 나눠 먹는다면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이제 양슬하에게 무상으로 노동력을 제공받도록 해 볼까?
저벅저벅.
“히이이익!”
양슬하는 몸을 마구 비틀었다. 하지만 그 포박은 절대 풀 수가 없을 거다.
나는 양슬하의 뺨을 툭툭 쳤다.
“야.”
“왜!”
그녀는 식은땀을 흘리며 긴장하면서도 빽 소리를 질렀다.
대단하다. 리치 킹에게 죽을 뻔했고 나에게 포박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앙칼지게 소리를 지를 수 있다니.
사실, 조금 놀랐다.
“너, 내가 목숨을 구해 준 거다.”
“그래서 어쩌라고.”
“흠.”
양슬하는 눈물을 참고 있었다. 두려운데 필사적으로 참고 있는 것이겠지.
“안 되겠다. 뭔가 협상이라도 하려고 했는데 그냥 버려 두는 수밖에. 미국 혹한의 탑 꼭대기에 그냥 확 던져 버릴까.”
“으으윽!”
양슬하는 결국 눈물을 한 방울 흘렸다.
그래, 너는 아무리 강한 척을 해 봤자 중딩이지. 이제 그 가면을 벗어 던져야 할 거다.
“거기 보스 몬스터라면 너를 아주 맛있게 냠냠 찢어 잡술 거야. 안 그래?”
“살려 줘! 도대체 나한테 왜 그러는데?”
“왜냐고? 너는 가만히 있는 나를 건드렸거든. 네가 나를 건드리지 않았으면 앙심을 품었을 리가 없잖아?”
“나쁜 놈!”
“이년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네.”
짜악!
“아아아악!”
짜악! 짜악!
“아파요!”
“아프라고 때리는 거지.”
“으으윽. 저도 나름대로 이유가 있어서 싸가지 없게 행동했던 거라고요!”
“지랄하고 있네. 이유가 있으면 싸가지 없게 행동해도 된다고 누가 그러디? 그럼 나도 너에게 수모를 당했으니 싸가지 없이 행동해도 되겠네? 네 논리라면.”
퍽퍽퍽!
나는 신나게 양슬하를 두들겨 팼다.
분명히 양슬하에게도 어떤 이유가 있을 것이지만, 고양시 땅을 반이나 날름 삼키려 했음을 생각하면 도저히 분이 풀리지 않는다.
이건 내 사업 자금이다!
밑천을 아무렇지도 않게 강탈하려 하다니.
내게 천상의 목걸이가 있었기에 망정이지 없었다면 양슬하에게 고스란히 땅을 강탈당했을 것이다.
한참 얻어맞던 양슬하는 드디어 울면서 죄를 빌었다.
“엉엉! 잘못했어요!”
“네 죄를 인정하냐?”
“훌쩍. 네.”
“그럼 여기 지장 찍어라.”
“……!”
양슬하는 계약서를 바라보더니 눈을 부릅떴다.
계약서에는 다음과 같이 쓰여 있었다.
***
봉사 계약서
나 양슬하는 죄 없는 양민 이현빈의 재산을 강탈하려 하였고 또한 괴롭히기까지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현빈은 죽음의 위기에 빠진 나를 구했다.
나는 생명의 은인인 이현빈에게 봉사를 다짐하고 앞으로 5년 동안 이현빈의 호출이 있을 시에는 어떤 일이 있어도 곧바로 달려와 사냥에 참여한다.
“이건 노예 계약서!?”
“흐흐. 노예 계약서 맞는데?”
“인간이 어찌 이렇게 극악무도한!”
“이년이 덜 맞았네. 그냥 죽여 버릴까?”
나는 정말 심각하게 고민하는 듯이 말했다.
“살려 주세요!”
양슬하는 다시 죄를 싹싹 빌었다.
그래. 그렇게 나와야지.
“그럼 찍을 거냐? 너, 동생들 때문에 곤란하잖아. 내가 회사 인수하면 잘 먹고 잘 살게 해줄게. 그리고 나와 함께 레이드를 다니면 얼마나 떨어지는 콩고물이 많겠냐? 너처럼 독고다이로 벌면 얼마나 벌겠다고?”
“으으윽. 제 뒷조사까지 했어요?”
“당연한 일이지.”
양슬하는 내가 오늘의 원정을 철저하게 계획했음을 알게 된 것 같았다.
그래서 뭐 어쩌라고.
나는 착한 사람이다. 누군가가 건드리지만 않으면.
그래도 죽이지도 않고 5년만 노예로 쓰겠다는 것이니 내 딴에는 자비를 베푼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