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Class Chaebol Hunter RAW novel - Chapter 221
SSS급 재벌 헌터 221화
제124장 비빔면 열풍
비비안과 함께 침실로 돌아왔다.
그녀는 평소와 마찬가지로 아침 식사를 준비하였고 나는 TV를 틀어 결과를 확인하고자 하였다.
TV에서라면 충분히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뉴스에서는 이번 투표 결과 때문에 난리를 치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 결과에 살짝 탄식했다.
“이것 참.”
“잘된 일 아닌가요?”
“난감하게 되었군요.”
“결국에는 이렇게 되는군요?”
나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전 세계를 통합하여 하나의 제국이 탄생한다니?
그런 이야기는 듣도 보도 못한 일이었다.
물론 황제국이 되면 좋은 점도 있었다.
지구인들은 결국 하나로 묶이게 되며 소속감이 생길 것이다. 그 나름대로의 문화를 유지하며 서서히 한국식 문화로 잠식을 해 나가는 것이다. 그리 되면 국부가 쌓일 것이고 전 세계는 균등하게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반대급부도 있었다.
전 세계적으로 낙후된 지역이 많기 때문에 안전한 쪽으로 인구가 쏠리는 인구쏠림 현상을 만들어 내게 될 것이며 균형발전을 위한 엄청난 자금이 들어갈 것이 뻔했다.
이는 여러 가지 문제들을 동시에 터뜨리는 계기가 될 것이므로 앞으로 내가 해야 할 일이 얼마나 많을지는 상상도 할 수 없었다.
“언론에서 공식입장을 채근하고 있네요.”
“해야죠.”
“할 말은 생각해 두었나요?”
“물론이죠.”
이미 나는 공식입장을 어떻게 발표해야 할지 생각해 두었다.
굳이 언론에서 채근을 하지 않는다고 해도 내가 할 말은 정해져 있었다.
청와대로 향하는 길이었다.
천계와 청와대를 잇는 게이트 앞에서 나는 역시나 한숨을 내쉬고 있다.
“에휴.”
“걱정되세요?”
“당연히 걱정이 되죠.”
“너무 걱정 마세요. 현빈 님은 잘 하실 수 있을 거예요.”
“황제국이 되면 너무 바빠지는데…….”
“바빠진다고요?”
“저를 중심으로 세계가 돌아간다는 뜻입니다. 긴밀하게 움직일 수 있고 대처가 빠르다는 장점이야 있겠지만 종교와 언어, 색채가 모두 다른 사람들을 하나로 묶어 버린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에요.”
“그런가요? 그리 큰 걱정은 아니라고 생각이 되는데…….”
“한마디로 말씀드리죠.”
게이트를 넘어가기 직전에 나는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아직까지 비비안은 내가 왜 이렇게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인지 이해를 못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이해를 시켜 주어야 한다.
“귀찮아서요.”
“네에?”
그녀는 살짝 놀랍다는 표정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내 본심이었다.
모든 사람들이 나에게 의지를 하게 된다면 당연히 나에겐 책임도, 할 일도 많아질 것이다.
전 세계 통합이야 어쩔 수가 없다고 쳐도 황제국으로 가는 것은 다른 문제가 아닐까 싶었던 것이다.
레벨 업도 해야 하고 카이너스를 막을 준비도 해야 한다.
여러 가지로 바빴는데 여기에 황제의 업무까지 더해지게 된다면 도저히 견딜 수가 없을 것이다.
문제는 그것이었다.
그녀는 나를 바라보더니 납득했다.
“그렇군요.”
“이해하셨나요?”
“현빈 님의 입장에서 생각을 해 보니 지당하신 것 같아요. 천계를 다스리는 일도 만만치가 않은데 그보다 숫자가 훨씬 많은 지구인들을 다스리는 일이잖아요. 그러니까 귀찮으실 만도 하죠.”
“그런데 다른 사람들은 그걸 이해하지 못한다는 거죠.”
“안타까운 현실이에요.”
그녀는 진심으로 그리 말했다.
내 성격을 알고 있었기에 한 번에 이해를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어쨌든 내려가 보도록 하죠.”
“네!”
우리들은 게이트를 타고 청와대로 내려가기로 했다.
청와대 앞은 수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전 세계 통합과 황제국이라는 역사상 전무후무한 업적을 달성하기 직전이었다. 한국인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고무되었고 그건 타국적의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인류가 통합되면 모든 사람들이 힘을 합치게 될 것이다. 그건 곧 세계 어떤 국가라도 한국의 지원을 받는다는 것을 뜻했다.
물론 군권과 행정권 등 모든 권리가 한국에 넘어가게 되겠지만, 죽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전 세계 역사에서 통일지구를 만들어 낸 군주는 없었다.
지금과 같은 일이 가능한 것은 바로 카이너스라는 공통의 적 때문이었다.
‘카이너스에게 고마워해야 하는 건지, 원.’
여기저기서 기자들이 하는 소리가 들린다.
“정말로 우리나라가 전 세계를 통치하게 되는 건가?”
“수상께서 동의를 하신다면 그렇겠지.”
“실로 엄청난 일이로군!”
“역사상 전무후무한 일이지. 이번 기회를 살려서 대한민국이 천년제국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해.”
한국인들은 대체적으로 한국이 세계를 다스리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겼다. 내가 존재했고 이 세상을 지탱하는 힘이었기에 그건 필연적이라고 생각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내 마음은 무거웠다.
‘그리 되도록 둘 수는 없는 노릇인데.’
2번 설문의 동의가 90.2%다.
그렇다면 전 세계에서 투표를 하였을 때에는 그보다 떨어질 것이 확실해 보였다.
그래, 아직까지는 확실하지 않은 일이다.
내가 나타나자 기자들이 득달같이 달려왔다.
“이현빈 수상님이다!”
“와아아아!”
한국 국적의 기자들은 환호성을 내질렀다.
그들 역시 한국인이었기에 전 세계의 모든 사람들이 한국의 군주에게 고개를 숙이기를 바라고 있었다.
이한진 대통령을 비롯한 내각의 관료들도 자리했다.
“어서 오십시오, 수상 각하!”
“아주 요란하군요.”
“요란할 수밖에요. 그러지 않는 것이 더 이상한 일입니다.”
“공식발표를 하겠습니다.”
“이미 정해 두셨습니까?”
“그렇죠. 제가 할 말은 하나입니다.”
나는 단상 위에 올라섰다.
수백 명의 기자들이 모였다.
도대체 이 많은 기자들이 어디서 왔냐고 하겠지만, 이제 청와대 앞에는 각국의 기자들이 기본적으로 대기를 하고 있었다.
청와대나 드림 팀에서 나오는 안건은 전 세계에 어마어마한 파장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정말 이렇게 된 것은 순식간이었다.
‘어쩌다가 이렇게 됐지.’
생각해 보면 모든 원흉은 카이너스로부터 비롯되었다.
놈이 의도를 하였기에 이렇게 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놈은 나를 황제로 만들고 싶어 했다.
‘확실하군.’
“한마디만 하겠습니다.”
“…….”
주변이 조용해졌다.
역시나 모든 일의 시작과 끝은 나로부터 비롯된다.
그러니 내 한마디로 인해 세상이 바뀌는 것도 순식간이었던 것이다. 지금 내가 하는 이야기는 생방송으로 전파가 될 것이 분명하다.
“투표를 세계로 확대합니다.”
“만약 득표율이 90%를 넘으면 어찌 되는 겁니까?”
“시민들의 뜻이 그러하다면 받아들이는 수밖에요.”
“90%보다 0.1%라도 낮으면요?”
“부결하겠습니다.”
“아아!”
사람들은 탄식했다.
하지만 나는 개의치 않았다.
원래부터 그렇게 된 약속이었다. 약간의 오차라고 해도 그건 내가 했던 말을 번복하는 일이 되었다.
“저는 말을 번복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의 유도리라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확고합니다.”
나는 그렇게 단상에서 내려왔다.
사람들은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었다. 어떻게 해서든 2번 설문도 90%를 넘겨 황제국이 되었으면 하고 바라고 있는 것이다.
발표를 마치고 청와대 앞에서 잠시 대통령과 담배를 피웠다.
그는 잘 말려 있는 시가를 내밀었다.
“피우시겠습니까?”
“그러죠.”
찰칵!
경호관들이 알아서 불까지 붙여 주었다.
이런 사소한 편리를 빼놓고서는 전 세계의 군주가 되는 것이 어떤 이익이 있을까 한 번 생각해 봤다.
“정말 귀찮은 일이네요.”
“군주가 되시는 일이요?”
“그렇죠.”
“수상 각하는 자격이 충분하십니다.”
“차라리 대통령께서 황제가 되는 것이 어때요?”
“천부당만부당하십니다.”
“어째서요?”
“진심으로 사람들이 따르지 않을 겁니다. 그렇다면 대계에도 지장을 주게 되지요.”
“대계가 무엇인데요?”
“천년제국을 건설하는 것!”
이한진은 굳이 자신의 의도를 숨기지 않았다.
그 역시 한국의 영화가 천 년을 지속하기를 바랐다.
하지만 과연 그것이 가능한 일인지에는 의문이 생긴다.
천년제국이라니. 카이너스가 앞발로 치면 넘어갈 제국이 무슨 천년제국이란 말인가. 그저 나는 고대에서부터 꿈꿔 왔던 쥬신제국을 완성한 것만으로도 만족하고 있었다.
한중일의 통합을 이루어 냈으니 나머지는 연합의 형태로 묶어도 나쁘지 않다고 여겼던 것이다.
어차피 나중에는 독립을 하게 되어 있으니 말이다.
괜히 하나의 제국으로 묶어 버리면 추후 피바람이 불 것이다.
“물론 각하의 걱정은 압니다.”
“제 걱정이 무엇인데요?”
“사후를 걱정하시는 것이겠죠.”
“정확하시네요.”
“무엇보다 각하는 반신의 존재이며 신격화되겠지요. 어차피 앞으로 천년은 문제없으시잖아요?”
“그건…….”
“당연하죠.”
근처에 있던 비비안이 말했다.
그녀는 말을 덧붙였다.
“지금만 해도 현빈 님은 천 년 이상 살아가실 수 있어요. 만약 그리 되지 않는다면 제가 그리 만들게요.”
“비비안.”
“우리들은 영원을 함께할 테니까요.”
“그건 모르는 일이죠.”
“생존할 수 있다면 언제 어디서라도 당신과 함께할게요.”
***
그야말로 돌직구였다.
그녀는 내게 프러포즈를 한 것이었다.
예전에도 그렇지만 지금도 그랬다.
나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당신의 말이 맞습니다.”
“정말인가요?”
“제가 누군가와 함께한다면 그건 당신이 되겠죠.”
“현빈 님!”
갑자기 비비안이 안겨 들었다.
기자들이 뒤쪽에 있었지만 상관없었다. 어차피 그들은 우리가 어떤 이야기를 나누는지 몰랐고 들었다고 해도 비비안과 내가 연인이라는 것은 전부 알고 있는 사실이 아니던가.
“정말 기뻐요!”
“누군가와 함께하게 된다면 당신이라고 했지 확답을 한 것은 아닙니다.”
“그게 그 말이죠.”
비비안은 내게서 떨어지지 않았다.
나는 그녀의 심정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짐작은 됐다.
수만 년 동안 살아오면서 절대자로서 고독을 느꼈을 것이다. 원래 절대자는 고독한 존재라고 한다.
그 고독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았을 뿐이다.
그녀는 연인을 찾아 헤맸고 나를 선택했다. 그 사람이 자신과 함께하겠다고 넌지시 말을 해주었다.
기쁜 것이 당연했다.
“허허허! 보기 좋습니다.”
“험험. 어쨌든 그런 의도보다는요.”
“또 문제가 있나요?”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려 귀찮습니다.”
“예?”
대통령은 잠시 고개를 갸웃거렸다.
하지만 곧 별일 아니라는 듯이 손사래를 쳤다.
“일은 제가 하면 됩니다.”
“각하께서 은퇴를 하시면요?”
“제 후임이 하겠죠.”
즉, 그의 말은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일은 관료들이 알아서 할 것이니 나는 그저 상징적인 존재가 되어 달라는 의미였다.
“이거 원. 말이 통하지 않네.”
“저는 대부분 각하의 말씀을 따랐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럴 수가 없군요.”
“정말 귀찮아질 것 같은데.”
“지금과 같을 겁니다.”
“과연 어떨지.”
어쨌거나 투표 결과가 나와야 군주가 되든지 말든지 할 것이다.
이러다가 팔자에도 없는 황제가 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