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Class Chaebol Hunter RAW novel - Chapter 249
SSS급 재벌 헌터 249화
카이너스의 신전에 도착하였다.
거대한 드래곤의 형상이 보인다.
신전 곳곳은 붕괴가 되기 직전이었지만, 드래곤의 형상만큼은 완벽하게 보호되고 있었다.
그것도 레드 드래곤이다.
나는 카이너스가 레드 드래곤이라는 사실도, 또 그것이 카이너스를 형상화하였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꼴 보기 싫은 형상이었지만, 지금은 어쩔 수가 없었다.
감염을 막기 위해서는 카이너스의 기운을 전 탑으로 퍼뜨려야 한다.
“크르르륵.”
“감염자들이로군.”
“변이된 감염자들도 있어요.”
우리들은 각자 무기를 쥐었다.
족히 수백 마리는 이곳에 몰려 있었다. 카이너스의 신전을 파괴하고 있었지만, 특이하게도 레드 드래곤 석상은 건드리지 않고 있었으니 결국에는 감염자들도 카이너스의 지배를 받고 있다는 뜻이나 다름없었다.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이것이 현실이다.
“선배! 그럼 쓸어 볼까요?”
“그래! 다 쓸어버리자.”
“저희도 전투를 하겠습니다!”
“그러시죠.”
특별한 작전은 필요 없었다.
우리들의 목적은 카이너스의 신전을 복원하는 것이다. 그러자면 감염자들부터 싹 쓸어버려야 했으니 닥치는 대로 죽일 필요가 있었다.
물론 그 전에 대단위 마법으로 적들을 쓸어버릴 필요는 있었다.
“슬하야.”
“네, 스승님.”
“말 안 해도 알지?”
“그럼요!”
아직까지 우리들은 심각하게 생각을 하지 않았다.
양슬하가 나서기만 하면 반 이상은 쓸려 나갈 것이다. 그리된다면 감염자들을 쓸어버리는 것은 식은 죽 먹기였다.
“갑니다!”
우리들은 기다렸다.
감염자들이 달려오고 있었지만 탱커의 역할을 맡은 헌터들이 방벽을 형성하였다. 놈들이 아무리 날고 기어도 방벽은 뛰어넘을 수가 없었다.
“크르르륵!”
“파이어 월! 파이어 필드!”
양슬하는 더블캐스팅을 진행했다.
두 가지 마법 모두 고서클에 속하였지만, 양슬하는 이 두 가지를 한꺼번에 펼친 것이다.
파이어 월이 우리들 앞으로 치솟았다.
이건 놈들의 진격을 막기 위해서였고 또 하나는 놈들의 중앙 진영에 떨어뜨리기 위한 것이었다.
근접 딜러들은 검을 꽉 틀어쥐었다.
저들이 흩어지면 곧바로 돌격을 하여 쓸어버릴 참이었다.
하지만 문제가 발생했다.
“크르르륵!”
“꾸에에엑!”
쾅쾅!
“헉! 놈들이 파이어 월을 통과했습니다!”
“그럴 리가?”
“스승님! 실드가 파이어 필드를 막았어요!”
“뭐라고!”
곧바로 전투가 벌어졌다.
수백 마리의 감염자들이 달려들면서 혼선이 이어졌다.
용병들이 전방에서 버티고 있었는데, 이대로라면 금방 전선이 무너질 것 같았다.
나는 어쩔 수 없이 성기사들을 투입했다.
“성기사단을 투입합니다!”
“맡겨 주십시오!”
밀리기 시작하던 용병단이었지만, 성기사들이 투입되자 훌륭하게 방어했다.
성기사들은 방어에 특화되어 있었다. 그들 역시 신성마법을 구사하였므로 용병들과 협력을 하여 적들을 막았다.
동시에 근거리 딜러들이 감염자들을 베었다.
서걱서걱!
“꾸에에엑!”
“마법이 통하지 않다니!”
검은 먹혀 들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마법이 먹히지 않았다. 도대체 그 이유가 무엇일까.
전투가 벌어지자 신전 안에서 한 여성이 달려왔다.
“카이너스 교단 사제님이다!”
용병단장 도일이 사제를 알아보았다.
마치 천족들이 입는 의복 같았는데, 이것이 이곳에서는 사제복으로 통하는 모양이었다.
그런데 사제라는 여자의 생김세가 심상치 않다.
“비비안?”
“적들은 그렇게 해서는 죽지 않아요!”
비비안과 싱크로율이 99% 정도 흡사한 여성이 달려왔다.
비비안과 다른 점이 있다면 코끝에 점이 하나 박혀 있다는 것이라고 할까.
한국의 막장 드라마가 생각난다.
전 아내가 코에 점 하나를 찍고 나타나서 전 남편을 유혹하는 드라마였는데, 마치 그런 느낌이었다.
비비안과 사제가 마주하였다.
“오셨군요!”
사제는 비비안의 손을 잡았다.
“예?”
얼떨떨한 것은 비비안이 가장 심할 것이다.
갑자기 자신과 모습이 같은 여자가 나타나서 아는 척을 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물론 우리들 모두 어처구니가 없었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기다리고 있었다니요?”
“성서의 예언이 현실로 이루어지고 있군요! 당신들이 올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었어요!”
“성서라니요?”
“저와 같은 모습을 한 선지자가 나타나 이 세상을 구원할 것이라고…….”
“…….”
그야말로 억지가 아닐 수 없었다.
무엇보다 성서에 그런 이야기가 기재되어 있다는 것은 실로 말도 되지 않는 일이라 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걸 받아들여야 하는 걸까.
“혹시 당신의 이름은 무엇인가요?”
“비비안이라고 해요.”
“말도 안 돼.”
“저와 같은 모습, 같은 이름이라고 성서에 나와 있던데, 혹시 비비안 님이 맞으신가요?”
비비안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원래 여신은 거짓말을 못한다. 그건 자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일이 되었기 때문이다. 마신이라면 모르겠지만, 여신을 비롯한 천족들은 거짓말이 불가능했다. 하는 즉시 존재가 소멸된다.
“카이너스 님의 은총으로 적들을 몰아내도록 해요!”
제140장 카이너스 신전
“카이너스의 은총이라.”
지금까지 들었던 말 중에서 가장 기분 나쁜 말이 아닐 수 없었다.
다른 것도 아니고 하필이면 카이너스의 은총이란 말인가.
무엇보다 비비안의 충격은 이만저만한 것이 아니었다. 그녀는 타 차원의 신이었다. 창조신에 버금가는 권능을 가지고 있었으나 카이너스에게 패하여 추락했다.
지금도 하급신 정도의 권능은 가지고 있었지만 창조신의 반열에서는 완전히 멀어졌다고 보는 것이 맞았다.
그렇다고 해도 신을 이렇게 농락한다는 것은 그녀의 자존심에 완전히 금이 가게 만드는 일이었다.
“저는…….”
“이름이 같으니 저를 사제라고 불러도 돼요.”
“그럽시다, 사제님.”
비비안은 어처구니가 없어서 말을 잇지 못하고 있었기에 대신 내가 말을 해 주었다.
사제는 나를 바라보더니 손을 잡았다.
“당신이 바로 제 반려로군요!”
“뭐라고요!?”
“……!”
비비안과 같은 생김새라는 것만 해도 꽤나 황당했는데, 갑자기 나를 반려라고 지목을 하니 놀랍지 않을 수가 없었다.
내 표정은 아마 가관일 것이다.
“반려라니요?”
“당황하시는 것도 당연해요. 하지만 모든 것은 성서의 예언대로랍니다. 일단은 적들을 물리치고 이야기하도록 해요!”
“그럽시다.”
그녀의 말에 나는 간신히 정신을 차렸다.
전방에서는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었다.
물론 성기사들이 감염자들을 막고 있는 이상 이곳으로 넘어오지는 못하겠지만, 용병들 중에 다치는 자들이 속출하고 있었다.
“저들은 왜 마법이 통하지 않는 겁니까?”
“마신의 축복 때문이에요!”
“마신의 축복?”
“저기 변이된 감염자가 보이시나요?”
“보입니다.”
그녀가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곳에는 다른 변이체보다 두 배는 덩치가 커다란 놈이 뭔가를 들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오브였는데, 그곳에서는 검은 기류를 형성하고 있었다.
그 기류가 바로 실드를 만들어 내는 근원이었다.
나는 어검술을 이용하여 곧바로 오브를 파괴해 버렸다.
퍼어억!
“끼에에에에엑!”
“큭!”
“이런 미친!”
엄청난 고주파가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
방패를 들고 있던 자들이 멈칫거리며 방패를 떨어뜨릴 뻔하였으니 얼마나 심각한 소음이었는지 익히 짐작할 수 있었다.
나 역시 귀를 막아 버렸다.
비명과 함께 감염자들의 몸을 감싸고 있던 막이 사라졌다.
“슬하야!”
“네!”
“나머지 마법사분들도 마법을 사용해 주세요!”
허공에 수인이 그려졌다.
감염자들에게는 불이 직방이었다.
다른 것을 이용하기보다는 불을 사용하는 것이 질병에는 효과적이다.
하늘 위로 화염구들이 넘어갔다.
쿠아아아앙!
화르르륵!
지금까지 고전을 하고 있었지만, 불길이 일면서 빠른 속도로 감염자들을 태우고 있었다.
매캐한 연기가 자욱해졌다.
“적들의 진영이 붕괴되고 있습니다!”
도일이 외쳤다.
이제는 근접 딜러들이 달려들어 백병전을 벌여야 한다.
감염자들은 힘을 잃고 우왕좌왕하고 있었다. 지금 쓸어버려야 별 피해 없이 죽일 수 있을 것이다.
“갑시다!”
“와아아아!”
용병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튀어나갔다.
방어막을 잃은 감염자들은 아까보다 더 잘 죽었다.
생각보다 전투는 싱겁게 이루어지고 있었다.
서걱!
“꾸에에엑!”
나는 마지막 감염자를 처리했다.
사방으로 시신들이 가득하였는데, 사제가 기도문을 외우자 그것들은 녹아서 사라졌다.
그야말로 먼지가 되어 날아가 버렸는데,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을 지경이었다.
‘카이너스 교단의 힘이 절대적이라는 사실을 과시하는 건가.’
카이너스라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것 같다.
신전은 꽤나 부서져 있었지만, 기둥만 잘 세워 놓으면 그럭저럭 복원이 가능할 것 같았다.
퀘스트의 내용이 신전의 복원이었으니 일단은 서브 퀘스트부터 완료를 하고 보아야 한다.
짝짝!
“신전부터 복원합시다!”
“네!”
마법사들이 마력으로 기둥을 세웠고 용병들은 잔해를 치웠다.
나는 별도로 정령들을 불러 신전 곳곳을 보수하였다.
사제는 나를 바라보며 황홀한 표정을 지었다.
“정말 다재다능하시네요. 이 세상에 정령사가 남아 있었다니.”
“별일 아닙니다.”
“카이너스 님이 점지하신 제 남편다워요!”
“이봐요.”
보다 못한 비비안이 나섰다.
똑같이 생긴 여자들이 마주하자 묘한 기류가 흘렀다.
용병들도 잠시 행동을 멈추고 그녀들을 바라보았다.
그들은 성서를 믿는 모양이었지만, 비비안의 입장에서는 기분이 나쁠 만도 했다. 무려 카이너스가 강제로 맺어 주는 인연이었기 때문이다.
“네? 비비안 님, 말씀하세요.”
“이 사람은 제 남편이에요.”
“알아요.”
“안다고요?”
“성서에 그렇게 쓰여 있거든요.”
“하…….”
그 순한 비비안이 기가 막힌 표정을 지을 정도였다.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드림 팀원 모두가 마찬가지였다. 다만 사람들이 많아 대놓고 말을 하지 않고 있을 뿐이다.
“아내가 있는 남자와 맺어진다니……. 그게 가능한 일이라고 보시나요?”
“상관없지 않아요?”
“제 남편의 의지로 어떤 여자를 데려온다면 상관없겠죠. 하지만 이건 아니잖아요.”
“창조신의 의지는 남편분의 의지보다 상위의 개념이라고 생각해요.”
“용납을 할 수 없어요.”
“죄송합니다. 이미 정해져 있는 일이라 파기할 수 없어요.”
“말도 안 돼!”
비비안이 처음으로 소리를 질렀다.
나는 비비안의 손을 잡았다.
“잠깐 이야기 좀 해요.”
“이건 말이 안 돼요. 잘못하면 카이너스가 당신을 빼앗아 갈 것 같아요.”
“그런 일은 없습니다.”
지금 상황에서는 비비안을 달래는 수밖에 없었다.
사제 비비안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나를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
그녀의 입장에서는 당연한 일일 것이다.
성서에 나온 내용이 모두 이루어지고 있었으니 오히려 신에 대한 믿음이 확고해졌을 것이었다. 내가 이렇게 행동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여기고 있을 것이 뻔하다.
‘아주 악독한 장난을 쳤군.’
한숨이 나왔다.
신전 구석으로 이동하여 비비안을 바라봤다.
“비비안, 제가 다른 여자와 잠깐 바람을 피워도 상관없다고 했었잖아요?”
“그건 당신의 의지가 있어야 해요.”
“저 여자에게는 미안하지만, 저는 관심이 없어요.”
“네?”
“카이너스가 만들어 낸 여자잖아요?”
“그래도 남자들은 여자가 달려들면 어쩔 수 없다고 하잖아요.”
“그건 속세의 사람들 이야기이고.”
“속세의 사람들…….”
“저는 신의 남자잖아요. 보통 인간이 아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