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Class Chaebol Hunter RAW novel - Chapter 251
SSS급 재벌 헌터 251화
제141장 구출 작전
이른 아침.
이틀 동안 이동을 하여 수도 근처에 도착했다.
아마 지금쯤이라면 성기사 루스가 지구에 도착하지 않았을까 싶었다. 이틀 정도 즉위식을 미루었다고는 해도 시간이 남아도는 것은 아니었다.
어떻게 해서든 빨리 일을 처리해야 한다.
잠에서 깨어 일어나려는데, 양쪽 팔이 무거워서 그럴 수가 없었다.
“일어 나셨어요?”
우측을 바라본다.
비비안이 나를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보고 있었다.
좌측을 바라본다.
방금 깨어난 비비안이 나를 우수에 찬 눈빛으로 보고 있었다.
“후우.”
그리고 한숨이 나왔다.
비비안이 말려도 성녀는 어떻게 해서든 나와 함께 자려 하였다. 남편과 아내가 동침하는 것은 의무라고 말이다.
그 때문에 이틀 동안 비비안과는 밤일을 하지 못했다.
사랑을 나누어야 하지만 그럴 수가 없었던 것이다.
“선배, 일어나시죠.”
“곧 가마.”
나는 한숨을 내쉬고는 밖으로 나왔다.
용병들은 부럽다는 듯이 나를 바라봤다. 그건 강철수도 마찬가지였다.
“이햐, 선배. 두 여자를 한꺼번에……. 정력도 좋으십니다.”
“그게 가능할 것 같냐?”
“못할 건 또 뭡니까?”
“천벌을 받을 놈.”
“하하하하! 빨리 텐트 걷고 이동하시죠. 오늘 오후에는 수도에 도착을 해야 합니다.”
“밤새 별일 없었지?”
“별일이야 있었죠.”
야영지 앞은 시신으로 즐비하였다.
수도에 가까워지면서 감염자들의 습격이 비일비재해지고 있었다. 순탄하게 넘어가는 순간이 없었다.
그건 밤에도 마찬가지였다.
오히려 감염자들은 밤에 더 강해졌는데 그 때문에 트랩을 설치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마법진을 몇 중으로 깔아 놓고 트랩을 깔아 감염자들을 처리했다.
감염자 정도는 트랩으로 처리가 가능했지만, 변이된 감염자들은 단순한 트랩으로 처리할 수가 없었다.
그들은 불침번을 서던 마법사와 전사들이 처리를 했다.
그래도 나까지 깨우지 않은 것을 보면 큰 전투는 벌어지지 않은 모양이다.
“다행이네.”
“선배를 깨우지 않은 건 좋은 시간 보내라는 뜻이었습니다.”
“뭐야?”
“보다시피 좋은 시간 보내신 것 같기도 하고요.”
강철수는 낄낄거리며 말했다.
머리가 아픈 일이었지만, 성녀는 내게 들러붙어 떨어지지 않았다.
‘조금만 참자. 지구로 넘어가면 괜찮을 거야.’
설마하니 성녀가 지구까지 쫓아오지는 않을 것이다. 그랬다가는 몸이 분해되어 죽을 것이 확실했다.
성녀는 내 생각을 귀신같이 알아차리고는 말했다.
“혹시 저를 버려두고 가실 생각은 아니죠?”
“버리다니요?”
“원래 사시던 곳으로 가실 때에도 저를 데려가셔야 해요.”
“아, 그건 불가능합니다.”
“왜요?”
“성녀님의 몸이 분해될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죠.”
“절대 그렇지 않아요.”
“하하하하! 죄송하지만 맞습니다.”
“카이너스 님의 가호가 계신 이상은 가능해요.”
“안 될 텐데…….”
“데려가 주세요.”
또 머리가 아파 온다.
강철수가 웃으며 말했다.
“데려가시죠?”
“미쳤냐?”
“혹시 모르지 않습니까? 정말 카이너스의 가호 때문에 넘어갈 수 있을지?”
“도박을 하라는 말이냐?”
“이것이 카이너스의 의도일지도 모르지 않습니까.”
“……!”
꽤 묵직한 충격이 머리에 전해졌다.
놈의 말이 맞을 수도 있었다.
카이너스는 순수하게 지구를 유린하는 것을 재미로 생각하고 있었다. 나를 캐릭터로 생각한다면 재미를 위하여 성녀를 만들어 가지고 놀려 하는 것이 틀림없었다. 지구로 성녀가 넘어간다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끔찍하군.’
내 곁으로 비비안이 다가왔다.
그녀는 내 손을 잡았다.
“괜찮아요.”
“그래도…….”
“성녀님이 살아봤자 100년이잖아요. 그 정도는 저에게 아무것도 아니에요.”
“후우.”
문제는 우리가 얼마나 살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성녀에게는 아무런 감정도 없었다. 아무리 비비안과 같은 외모를 가지고 있다고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다.
강철수가 내 어깨를 툭 쳤다.
“행복한 고민 그만하시고 출발하시죠?”
“너는 심각하게 생각이 되지 않냐?”
“전~혀요. 다른 사람들에게 물어보시죠? 그게 심각한 고민인지.”
“부러운 놈.”
이한결이 까칠하게 말했다.
나는 요한 6세를 바라봤다.
“흠. 세속적인 기준으로 보자면 부러워할 만한 일입니다.”
“걱정이 아니고요?”
“예.”
“됐습니다. 내가 말을 말아야지. 얼른 출발이나 합시다.”
대충 식사를 한 후에 우리들은 말 위에 올라탔다.
어떻게 해서든 오늘은 메인 퀘스트를 수행해야 한다.
그 시각 지구.
성기사 루스는 이틀 동안 쉬지 않고 달려 아젠 왕국 영역에 들어섰고, 그곳에서 바로 텔레포트 게이트를 타고 출구에 이르렀다.
그리고 마침내 지구로 돌아왔다.
중간에 국왕조차 만나지 않은 것은 시간이 없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메인 퀘스트를 혼자 완료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괜히 메인 퀘스트를 혼자서 완료하면 다른 동료들은 혜택을 받지 못한다. 그 때문에 부득이하게 국왕을 만나지 않은 것이다.
지구에서의 임무는 간단했다.
그건 바로 즉위식을 이틀 미루는 일이다.
지구에서 이현빈은 황제가 될 예정이었다. 추후 타 차원으로 넘어가게 되었을 때, 지구의 대통령이라는 타이틀보다는 황제로서 타 차원의 지배자를 만나는 것이 유리하였기 때문이다.
그것이 아니더라도 지구통합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만약 이현빈이 제시간에 즉위식에 나타나지 않는다면 폭동이 일어날 것이며 심지어 국가 간에 균열이 생길 수도 있었다.
그런 사태는 미연에 방지를 해야 한다.
“왔다!”
“음?”
차원의 탑 입구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모스크바 특성상 이곳에는 칼바람이 불고 있었는데 이런 날씨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것을 보면 무슨 일이 일어났다는 방증이 아닐까 싶었다.
“오셨습니까!?”
“프틴 대사관님이군요?”
“다른 동료분들은 아직 안 오셨습니까?”
“소식을 전하기 위해 잠시 들렀습니다.”
“잠시 들렀다니……. 일단 막사로 가시죠.”
이곳에는 수많은 막사들이 있었다.
군부대가 아예 주둔을 하고 있었으니 막사가 있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프틴 대사관이 이곳에 있는 것은 조금 의아한 일이었다.
“무슨 일인가요?”
그는 막사에 들어와 따듯한 커피를 마셨다.
프틴의 표정은 다급했다.
“5차 웨이브가 터질 것 같습니다.”
“뭐라고요!?”
머리에 묵직한 충격이 전해졌다.
이런 일이 생길 거라고 예상하지 않은 건 아니었다. 하지만 소식을 전하기 위해 천족이 항상 대기를 하고 있었다.
왜 아직도 소식이 전해지지 않은 걸까.
“천족분이 대기하고 있을 텐데…….”
“어제 들어갔습니다.”
“어제라고요?”
“어제 균열이 대규모로 확장되었습니다. 그런 일이 있자마자 천족분을 파견하였습니다.”
“큰일이로군요.”
피가 싸늘해지는 느낌이었다.
만약 지금 이 상태로 웨이브가 터진다면 어찌 될까.
문제는 심각해진다.
“웨이브가 터져서는 안 됩니다.”
“알고 있습니다. 그 때문에 애타게 소식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큰일이다. 일행들은 수도까지 진격했을 텐데. 그럼 앞으로 어찌 되는 거지?’
타다다다!
바깥에서 헬기가 날아오는 소리가 들렸다.
막사 안으로 위병이 들어왔다.
“대한연합국 대통령 각하께서 오셨습니다!”
“허어. 정말 심각한 것 같군요.”
루스는 바깥으로 나와 보았다.
아까는 경황이 없어 하늘을 제대로 살피지 못하였는데, 시커멓게 먹구름이 끼어 있었고 당장이라도 번개가 칠 것 같은 분위기였다.
게다가 마기가 짙게 깔려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한진 대통령이 모습을 드러냈다.
“현빈 님은 어디에 계십니까!?”
“그것이 말입니다.”
“지금 당장 전투배치를 해야 합니다. 그리하지 않는다면 이 세상은…….”
이한진은 말끝을 흐렸다.
루스는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였다.
“상황이 곤란하게 되었습니다.”
“어찌 된 일인가요?”
루스는 탑 안에서 일어났던 일들을 이야기하였다.
일행들이 빠르게 수도로 진격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리하여 메인 퀘스트를 수행하고 내려올 예정이라는 것이다.
“안 됩니다.”
“최소한 이틀은 걸릴 겁니다.”
“당장 내려오시지 않는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습니다.”
이한진은 입술을 짓씹었다.
루스 역시 이 자리에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바로 들어가겠습니다.”
“이곳에 오신 이유는 즉위식을 미루기 위함이겠군요.”
“맞습니다.”
“부득이하게 즉위식은 미루어야겠습니다. 시민들에게는 5차 웨이브 준비 때문에 즉위식을 미룬다고 발표를 하겠습니다. 전투 준비 때문에 회견도 할 수 없다고 못을 박아 두겠습니다. 성기사님은 곧바로 전투를 준비해 주셔야 합니다.”
“허어.”
“그리하지 않으면 세상은 멸망할 수도 있습니다. 한군데에서 웨이브가 터지기를 바라는 수밖에요.”
“천족분이 도착할 겁니다.”
“부디 늦지 않아야 할 텐데…….”
과연 이 세상은 어찌 되는 걸까.
막중한 책임감이 루스의 어깨를 짓눌렀다.
‘현빈 님은 항상 이런 중압감을 가지고 살아가시는구나.’
***
수도에 도착했다.
거대한 성채가 눈에 보였다.
하지만 성채는 검게 물들어 있었다. 이건 오염이 되어 있다는 것을 뜻하였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에도 세상이 오염되어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수도에 들어와서는 절정에 이르렀다.
성녀가 성벽을 보며 말했다.
“심각하네요.”
“그러게 말입니다. 저곳이 근원이라고 봐도 손색이 없을 지경입니다.”
“저곳이 근원은 아니에요.”
“그런가요?”
“더 올라가야 근원을 마주칠 수 있을 거예요.”
수도가 질병의 근원이 아니란다.
그렇다면 수도에 도시라는 것보다 더 심각한 놈이 도사리고 있다는 뜻이 다름없었다.
일이 이렇게 되었다면 발타 왕국의 인던에서 아이템을 모조리 맞춘 후에 진격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선배! 뭔가 옵니다!”
저 멀리서 날개를 펼친 천족이 날아오고 있었다.
분명히 저 천족은 비비안의 수족인 안젤라였다.
“어머니시여!”
안젤라는 다급한 얼굴이었다.
우리들의 표정은 일그러졌다. 지금까지 한 번도 천족이 탑 안으로 날아온 적은 없었다. 하지만 저렇게 날아오고 있다는 것은 지구에 변고가 생겼다는 말이나 다름이 없었다.
‘대체 무슨 일이지?’
피가 식는 느낌이었다.
안젤라는 곧바로 내려와 부복했다.
“지구에 5차 웨이브 전조가 보였습니다!”
“……!”
웅성웅성!
곳곳에서 탄식이 터졌다.
웨이브의 전조는 웨이브가 터지기 일주일 전부터 시작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꼭 그것이 맞는다고는 볼 수 없다.
전조가 보이면 당일에도 웨이브가 터지기도 하였기 때문이다.
“전조가 보이다니? 어떤 식으로?”
비비안도 심각한 얼굴을 했다.
수도까지 탈환을 하면 게이트를 세워 빠르게 오갈 것이라는 계산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 상황을 보니 그건 불가능할 것 같다.
“서울의 균열이 두 배로 확장되었습니다! 여기에 전 세계 주요국도 마찬가지의 현상이 일어났습니다.”
“이런!”
주변에서 소란이 일어났다.
그건 당연한 일이었다.
여기서 소란이 일지 않으면 오히려 그게 더 이상한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