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Class Chaebol Hunter RAW novel - Chapter 252
SSS급 재벌 헌터 252화
강철수가 말했다.
“선배! 당장 가야 하는 것 아닙니까!?”
“하지만.”
“지구가 더 중요한 것 아니겠습니까?”
“후우.”
선택의 순간이었다.
이대로 메인 퀘스트를 포기하고 내려가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시간이 좀 걸려도 퀘스트를 수행해야 하는 것인지 결정을 해야 한다.
문제는 여기서 시간이 더 지체된다면 메인 퀘스트 하나는 자동으로 포기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실제 게임처럼 퀘스트를 다시 받을 수 있냐면 그건 아니었다. 게임을 복사한 것 같은 모양새였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게임과 같지는 않았다. 이곳 사람들은 살아서 숨 쉰다. 부활이라는 것은 없었다.
“빌어먹을!”
“선배! 선택해야 합니다!”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수정구가 몇 개지?”
“세 개입니다.”
“그 정도면 직통으로 차원의 탑 출구까지 갈 수 있다.”
“하지만 그리한다면…….”
“그래. 급하게 마법진을 그리면 일회용으로밖에는 쓸 수가 없지.”
결국 수정구 3개를 날린다는 것이다.
양슬하가 말했다.
“꼭 그렇지는 않아요.”
“뭐라고?”
“반영구적인 게이트를 건설할 수 있어요. 시간이야 좀 걸리겠지만요.”
“정말이냐?”
“제가 누구예요? 스승님 제자잖아요.”
양슬하는 이쯤에서 전초기지를 세우자고 말했다.
반영구적인 게이트를 건설하면 앞으로 이런 일이 터졌을 때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었다.
어차피 앞으로는 이런 식으로 전초기지를 세우며 진격을 해야 한다.
일일이 층을 내려가다 보면 지구가 망해 버리고 말 것이다.
“좋아. 그렇다면 퀘스트를 수행하도록 하자.”
“괜찮겠습니까?”
“슬하가 게이트를 완성하는 동안에 메인 퀘스트를 수행하면 돼.”
나는 그렇게 결정을 내렸다.
지금은 이것이 최선이었다.
양슬하는 게이트를 그리기 위해 이동했다.
최소한 수도에서는 약간 떨어진 곳이어야 한다. 이곳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게이트는 비밀공간에 숨겨서 건설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혹시나 감염자들에 의해 파괴될 공산이 있었기 때문이다.
성기사 몇을 붙여 게이트 건설을 위해 출발시켜 놓고 나머지 사람들은 작전에 돌입하기로 하였다.
“분명히 국왕과 왕세자는 은신을 하고 있을 겁니다. 단장께서는 짚이는 곳이 있으신가요?”
“있습니다.”
“그렇습니까?”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도일은 왕국 출신이었고 용병으로 왕국 전체를 돌아다녔다. 그러다 보니 비교적 왕국에 대한 많은 정보를 알고 있었다.
“제가 알던 기사가 있습니다. 비상시에는 왕궁 지하 통로에 왕족들이 은신을 한다고 하더군요.”
“정확한 위치는 아십니까?”
“그건 모릅니다. 하지만 지하통로라고 했으니 지상에서 타격을 주어 부숴 버리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게 확실하군요.”
시간이 많았다면 좀 더 세심하게 작전을 짰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시간이 없었다.
“당신의 말대로 하겠습니다.”
“믿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겪은 일들이 있는데, 믿어야죠.”
묘한 분위기가 주변을 휘감았다.
전우애라는 것은 생각보다 끈끈하다. 서로에게 목숨을 맡긴다는 말은 그만큼 믿는다는 뜻이었고 그리되면 자연스럽게 신뢰가 쌓이기 마련이었다.
나는 헛기침을 한 번 하고는 말했다.
“동시에 정문으로 돌입하도록 합니다.”
“괜찮겠죠?”
“지금으로서는 방법이 없다.”
나는 강철수의 말에 고개를 흔들었다.
시간이 없었기에 정공법으로 가야 한다.
어차피 우리들은 고급 헌터들이 많아 절대 뚫리지 않을 것이다. 엄연히 따지면 저곳은 인던이 아닌 필드였으므로 필드의 몬스터가 그리 강할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았다.
단장은 수도의 지도까지 내밀었다.
“지도입니다.”
“좋습니다. 왕궁까지 최단거리로 갑시다.”
나는 그렇게 무식한 계획을 세웠다.
콰과광!
사방에서 포격과 같은 마법이 쏟아졌다.
양슬하를 비롯한 마법사들은 원거리에서 화염계 마법을 쏟아부었고 좌우, 후방에서 밀려드는 감염자들은 사제들이 보호막을 씌워 막아 냈다.
이곳에 존재하는 감염자들은 수십만으로 추정되었다.
핑핑핑!
서걱서걱서걱!
나 역시 원거리에서 대규모 살상을 하였는데, 어검술로 빠르게 적들을 휩쓸어 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적들을 완전히 쓸어버릴 수 없었다.
강철수가 땀을 한 차례 닦고는 말했다.
“스승님, 이거 끝이 없는데요?”
“그러게 말이다. 도시에는 남아 있는 사람들이 없는 것 같다.”
“전부 감염되어 버렸습니다. 지하에 숨어 있다는 왕족들도 감염되어 있지 않을까요?”
“그건 아닐 거다.”
“어째서 확신하십니까?”
“잊었냐? 이 세계는 아르온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국왕이나 왕세자가 죽어 버리면 게임 진행이 안 되잖아. 그러니까 감염이 되지 않았다고 볼 수 있겠지.”
“게임에서도 감염자들이 이렇게나 많았나요?”
“그건 아닐 테지만.”
분명히 왕족들이 살아 있을 거라고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그건 절대적인 수치가 아니었다. 어디까지나 이곳은 게임 자체가 아니라 현실이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도 왕족이 살아 있을 가능성은 충분했다.
여기까지 빠르게 이동을 해 왔고 엄청난 속도로 퀘스트를 진행했다. 별다른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은 메인 퀘스트를 완료할 수 있을 것이다.
용병단장 도일이 외쳤다.
“이곳입니다! 이 아래에 지하통로가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한번 파 보도록 하지.”
서걱서걱!
나는 가볍게 땅을 절개하였다.
수도답게 이곳에는 대리석이 깔려 있었다.
대리석 아래에는 흙이 있었고 그 아래 지하통로가 있을 것이다.
“이곳은 아닌 것 같군요.”
“그렇다면 좀 더 우측으로 절개가 가능한가요?”
“가능합니다.”
도일은 내 실력을 알게 되었다.
어검술을 사용하였고 그것이 그랜드 마스터의 전유물이라는 사실을 알아챈 것이다. 그 때문에 땅을 절개해 달라고 주문을 하였다.
“철수야! 너도 땅 파라!”
“알겠습니다!”
강철수도 내가 무슨 일을 하려는지 알았다.
애초에 계획은 바로 도시의 중심까지 이동을 한 후에 땅을 절개하여 지하통로를 찾아내는 것이었다.
쾅! 콰과과광!
다만 강철수는 아직 정교하게 마나를 컨트롤을 할 수가 없어 무식한 방법으로 바닥을 무너뜨렸다.
하지만 좀처럼 지하통로는 드러나지 않았다.
“이쯤이어야 하는데.”
도일은 지도를 바라보며 탄식했다.
아직까지 감염자들에게 밀리는 것은 아니었지만, 여기서 시간이 더 지나면 분명히 밀릴 것이다.
어쩌면 용병들은 몰살을 당할 수도 있는 문제였다.
“비켜요!”
우리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을 때, 양슬하가 날아왔다.
게이트를 완성하고 지원을 하기 위해 온 모양이었다.
양슬하가 헬파이어를 날렸다.
쿠아아아앙!
엄청난 먼지구름이 솟구쳤고 지면은 녹아 버렸다.
대략 백 미터의 반경은 완전히 녹아서 사라졌고 그곳에 지하통로가 드러났다.
제142장 징조
“슬하야! 잘했다!”
“뭐 이 정도 가지고.”
그녀는 어깨를 으쓱였다.
우리들은 지하통로로 이동을 하였다.
당연히 감염자들이 꾸역꾸역 밀려들고 있었는데, 용병들이 전부 들어온 것을 확인하고는 곧바로 입구를 붕괴시켰다.
쿠구구구궁!
주변은 어둠으로 잠겼다.
먼지도 자욱하게 깔렸지만, 정화마법과 라이트 마법이 동시에 펼쳐지자 공기는 쾌적해졌으며 지하통로가 훤하게 드러났다.
사람들의 시선은 양슬하에게 집중된다.
“슬하야, 게이트는?”
“완성했어요. 그래서 지원하러 왔어요.”
“잘했다.”
나는 양슬하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마법진을 그리는 데 최소한 몇 시간 정도는 걸릴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녀는 빠른 속도로 완성을 하고 지원을 하러 왔다.
역시나 내 애제자라고 할까.
지하에는 감염자들이 없었다. 아무리 그들이라고 해도 지하통로까지 점령하지는 못한 모양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어찌 될지는 아무도 장담을 할 수 없었다.
“그럼 조를 나눠 수색하도록 합시다. 가는 길마다 표식을 남기도록 하고, 왕족들을 발견하면 통신석으로 통신을 하여 모이도록 하죠.”
“알겠습니다.”
긴장이 조금 풀렸다.
아직까지는 탑의 중간부에 불과하였지만 몬스터들이 강력해지고 있어 다치는 사람이 나올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그렇기에 최대한 긴장을 했었다.
한 명이라도 다친다면 바로 감염이 될 것이고 최악의 경우에는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다. 드림 팀원 하나를 잃는 것은 바로 엄청난 타격이 될 것이었으므로 긴장을 한 채로 작전을 수행해야 했다.
지하에는 감염자들이 아직 보이지 않았다.
물론 이곳에서 감염자들이 몇 튀어나온다고 해도 그리 위협적이지는 않다. 그 정도는 가볍게 처리할 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지상에는 감염자들과 더불어 변이된 감염자들도 꽤 있었기에 위험한 것이다.
우리들은 팀을 나누었다.
내가 이끄는 조는 양슬하와 비비안, 성녀가 포함되어 있었다.
“스승님, 여기서 나가면 곧바로 게이트를 타고 차원의 탑 출구로 나가나요?”
“그래야겠지. 메인 퀘스트 보상을 받으려면 다 같이 받아야 하니까.”
성기사 한 명이 메인 퀘스트 완료를 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었다.
게임 특성상 메인 퀘스트를 놓치면 패널티가 꽤 있었다. 인류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모두 함께 강해져야 할 필요가 있었다.
그러니 성기사 루스 역시 데리고 와서 메인 퀘스트를 완료해야 한다.
우리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성녀가 말했다.
“퀘스트라니요?”
“그런 것이 있어요.”
“저도 알려주시면 안 될까요?”
“아직까지는.”
“그렇군요.”
성녀는 그럭저럭 납득을 했다.
아무리 우리들이 성서에 나와 있는 사람들이라고는 해도 성녀가 일행에게 합류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그렇기에 이 정도 보안은 당연한 일이었다.
게다가 이 세상 자체가 카이너스가 반장난으로 만들어 내었다는 사실을 그녀가 알게 된다면 받게 될 충격은 어마어마할 것이다.
이럴 때에는 차라리 모르는 것이 약이었다.
통로는 길고 좁았다.
습하기도 하였으며 퀴퀴한 냄새도 났다.
30분 이상을 수색했지만, 은신처는 발견되지 않았다.
“도대체 어디에 숨어 있다는 건지.”
“통로에서 다시 어딘가로 숨을 수 있도록 밀실 같은 것이 있지 않을까요?”
“그럼 곤란한데.”
“외치면서 다녀야겠습니다.”
“좋아.”
나는 통신석을 통하여 명령을 하달했다.
“국왕과 왕세자를 찾는 데 시간이 꽤나 많이 할애되고 있습니다. 가능하다면 외치면서 돌아다니도록 하죠.”
-알겠습니다.
-그리하죠.
“계십니까! 구조대입니다!”
“계십니까!”
여기저기서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 정도면 밀실이 존재한다고 해도 국왕과 왕세자가 충분히 알아듣지 않을까 싶었다.
수색을 시작한 지 한 시간 정도가 경과되었을 때였다.
통신석에서 도일의 목소리가 들렸다.
-국왕 폐하와 왕세자 전하를 찾았습니다!
“그곳이 어딥니까?”
-파란 선을 따라 오시면 됩니다.
“모두 파란 선을 따라 집결하도록 합니다.”
각 조별로 다른 색을 써서 표식을 남기기로 했었다.
그러니 첫 시작점까지 이동을 한 후에 파란 선을 따라서 이동하면 되는 것이다.
20분 정도 흘러서 국왕의 은신처에 도착할 수 있었다.
내 예상대로 국왕의 은신처는 지하통로에서도 밀실의 형태를 띠고 있었다. 마법 기관을 사용하여 벽돌을 밀어 넣으면 열리는 형태였다.
밀실은 좁았다.
그래도 이곳에는 비상식량도 있었고 물도 있었기에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