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Class Chaebol Hunter RAW novel - Chapter 257
SSS급 재벌 헌터 257화
황제가 된 이후에 첫 국무를 보았다.
먼저 각국에서 온 대사관들의 충성을 받았다.
“황제 폐하께 충성을 맹세합니다!”
“이거 왜들 그러십니까. 지금이 고대는 아니잖아요?”
“그때와 다름이 없습니다. 전제왕정으로 돌아간 것이니까요.”
무릎을 꿇고 있던 이한진이 말했다.
일단 이한진의 직위는 해제되었다. 황제가 나타난 이상 대통령이라는 직위는 있을 수가 없었다.
그는 임시 수상이 되었으며 각국의 대사관들은 아직 정식 임명장을 발부하지 않았다.
이들을 어찌해야 할까.
“일단 지금과 같은 정치체계를 유지하나요?”
“아닙니다. 내각제로 하여 내각은 폐하의 명령을 받드는 기구가 될 겁니다.”
“이들은요?”
“대사관들은…… 공작 정도로 추대하는 것이 어떠할지?”
“공작으로 말입니까?”
“예. 하지만 어디까지나 세습은 불가하며 언제라도 인사권을 단행하여 폐하께서 임명하실 수 있는 조건입니다.”
“관리를 파견하는 형식이군요?”
“맞습니다.”
굳이 지금 상황에서 귀족을 만들 필요가 있을까 싶었다.
나는 귀족제가 아니라 차라리 행정 관료제를 택하고자 했다.
“지금처럼 유지를 하죠.”
“폐하의 뜻이 그렇다면 그리하겠습니다.”
“제가 황제가 되었다고 해서 바뀐 것은 없습니다. 앞으로 이한진 대통령께서 수상이 되시어 일을 처리하시면 됩니다.”
“일단 투표가 남아 있기는 합니다만.”
“그건 제가 지지를 해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밖에 여러 가지 안건들이 발의되었다.
국가의 체제는 어찌할 것이며 운영은 또 어찌할 것인지 말이다.
하지만 현재의 선진 관료제를 운영하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였다. 그저 예전보다 내 권한이 강화되고 전 세계가 하나의 국가로 묶인다는 것이 다를 뿐이었다.
나머지는 차차 신경을 쓰기로 했다.
청와대에서 회의를 끝낸 후에 북한산 게이트를 찾았다.
어차피 청와대에 있어 봤자 일만 더 할 뿐이었으므로 웨이브를 핑계로 이곳을 찾은 것이다.
물론 이건 단순한 핑계는 아니었다.
단순한 핑계가 아니라 당연히 필요한 일이다.
쿠르르르릉!
“심각하군요.”
나는 차원의 균열을 보며 말했다.
벌어진 균열에서는 당장이라도 뭔가 튀어나올 것 같았다.
스파크가 튀었으며 점점 더 확장이 되고 있는 중이다.
비비안이 곁에서 말했다.
“오늘이나 내일쯤 웨이브가 터지겠네요.”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신혼여행은 다음에 가야겠는데요?”
“5차 웨이브를 막고 난 후에 가도록 하죠.”
“그렇게 해요. 오늘만 날이 아니니까요.”
나는 비비안의 손을 꽉 잡았다.
그녀와는 이제 평생이 아니라 영원히 살아야 한다.
카이너스에게 소멸이 되지 않는다면 언제나 그녀가 곁에 있을 것이다.
비비안의 얼굴은 매우 편안해 보였다.
“저와 결혼한 것을 후회하지 않으시나요?”
“아니요. 제 일생의 가장 큰 행운이에요.”
비비안은 웃으며 말했다.
그녀는 한 가지를 짚고 넘어가고자 했다.
“당신을 선택한 것은 저예요.”
“제가 유혹한 것이 아니라요?”
“아니요. 제가 유혹했죠.”
웃고 있는 그녀.
아무래도 비비안의 말이 맞는 것 같았다.
그날 저녁.
북한산 앞에서 투표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정확하게는 투표를 ‘명령’했다.
“황제가 된 첫날 국민 여러분들에게 명합니다. 5차 웨이브가 끝난 직후에 곧바로 수상 선거를 하겠습니다. 모두 참여해 주십시오.”
“폐하의 지지자는 이한진 전 대통령인가요?”
“그렇습니다. 그는 뛰어난 행정관입니다. 저를 보좌할 수 있는 사람은 그밖에 없습니다.”
“그냥 임명을 하면 되지 않나요?”
“국민들의 지지를 받기 위함이지요.”
웅성웅성!
기자들은 내 한마디 한마디에 반응하였다.
어떤 이야기를 하더라도 특종이 되어 터졌으니 앞으로는 말조심을 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나도 참 많이 변했군.’
처음 이 세상에 튀어나온 이현빈은 막 나가는 불량 청소년의 표상이었다. 하지만 그 기운은 많이 희석되었고 이제는 영웅으로 통하고 있었다.
쿠르르르릉!
웨이브의 징조는 더 심해지고 있었다.
“이곳은 위험지역입니다. 다들 돌아가세요.”
“하지만.”
“명령입니다.”
나는 명령을 내렸다.
기자들은 곧바로 해산했다.
황제가 되어 좋은 점은 강제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은 위험한 상황이니 이곳에서 그들을 해산시켰다.
예전 같았다면 끝까지 버티고 있는 기자들도 있었을 것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것이 불가능했다.
내 명령은 절대적이었고 황제의 명령을 어긴다면 즉결처분이 가능하였다. 이론적으로는 내게 전 국민의 생사여탈권이 있었다.
물론 그걸 함부로 휘두르면 폭동이 일어날 것이었다.
아직 이 세상 사람들은 민주주의에 익숙하다.
비비안이 내 손을 잡았다.
“오늘은 쉬도록 해요.”
“그럴까요?”
“너무 많은 일들이 있었어요.”
육체적으로 피로한 것이 아니라 정신적으로 피로하다.
우리들은 막사로 들어왔다.
천계로 갈 수도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이곳에서 웨이브가 터지기를 기다릴 것이다. 만약 서울이 아니라면 다른 곳으로 지원을 갈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추어야 한다.
그날 밤.
나는 비비안을 안았다.
비비안이 말했다.
“첫날밤이네요.”
“죄송하게 되었습니다. 첫날밤이라면 신혼여행지에서 근사하게 보내야 하는 건데.”
“아니에요. 지금은 어쩔 수가 없잖아요?”
“불안한 세계에서 저와 결혼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감사한 걸요.”
비비안의 얼굴을 천천히 쓰다듬었다.
그녀는 내 손길을 느끼고 있는 것 같았다.
“편안하네요.”
“저 역시 그래요.”
“어쩌면 타 차원으로 갈 생각도 해 봐야 할 것 같아요. 여차하면 지구를 포기하고 그곳으로 사람들을 이동시키는 거죠.”
“도망을 친다는 것이로군요.”
“최악의 경우에는요.”
아직 카이너스의 눈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은 마련되지 않았다. 거기에 더하여 수십 억 인류를 이동시킬 수 있는 방안도 없었다.
하지만 비비안은 그러한 계획도 세워야 한다고 했다. 그래야 최악의 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것이다.
“이주 프로젝트를 비밀리에 실행하는 것은 어떤가요?”
“좋은 생각이네요.”
비비안의 말이 맞았다.
지구는 언제 어떻게 멸망할지 알 수 없었다.
지금이야 카이너스가 반장난으로 인류를 가지고 놀고 있었지만, 놈이 진심이 되었을 때에는 막을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특히나 다른 차원과 연합이 되지 않았을 때에는 더더욱 위험했다.
미래는 알 수 없는 일이었다.
“그건 비비안 님이 진행해 주세요.”
“제가요?”
그녀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이건 인류의 미래와 직결이 되어 있는 일이었다. 그런데 비비안에게 진행을 하라고 하니 놀라는 것이다.
“단순한 사업 말고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 주세요.”
“알겠어요. 계획서를 작성할게요.”
비비안은 유능했다.
지금까지 행정력에는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았었는데 사업을 추진하고 성공가도에 올려놓은 것을 보며 확신했다.
그녀는 오래 산 세월만큼이나 식견이 탁월하였다.
그녀라면 안전하게 인류를 이동시킬 수 있는 계획을 마련할 것이다.
우선적으로는 인류가 다른 행성으로 이주하여 곧바로 문명을 일으킬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야 할 것이다.
제145장 5차 웨이브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 알 수 없었다.
굳이 잠을 잘 필요는 없는 몸이 되었지만, 역시나 습관은 무섭다.
때가 되면 졸렸고 또 잠을 잤다.
물론 편하게 잘 수는 없었다. 하늘에서는 연신 쿠르릉거리는 소리가 들려 거슬렸고 마기가 사방을 잠식했기 때문이다.
에에에에엥!
내가 일어난 것은 사이렌 소리 때문이었다.
지금은 이른 아침.
해가 뜬 상태를 보니 다행히 야간에 웨이브가 터진 것은 아닌 모양이었다. 야간에 웨이브가 터진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차이는 확연했다.
“폐하!”
밖에서 위병이 달려 들어왔다.
워낙에 급했기에 위병은 내 허락을 받지 않았다. 상관은 없었다. 어젯밤 비비안과 나는 사랑을 나눈 것이 아니었으니까.
첫날밤이었지만, 이런 상황에서 밤일을 할 만큼이나 나는 신경이 두껍지 않았다.
“5차 웨이브인가?”
“그렇습니다! 차원의 균열에서 끊임없이 몬스터가 튀어나오고 있습니다!”
“오우거인가?”
“예!”
나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다음번에는 어떤 몬스터가 올지는 모르겠지만 이번에는 비교적 손쉽게 막을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물론 이번에 튀어나올 놈은 강화 오우거였기에 완벽하게 막아 낼 수 있을 것이라고는 장담을 할 수 없었다.
“가자.”
“터졌군요.”
비비안도 겉옷을 걸치며 일어났다.
웨이브가 터진 이상은 곧바로 이동을 해야 한다.
다행스럽게 이번에도 북한산에서 웨이브가 한 군데 터졌다. 지구에서 가장 방비가 잘 되어 있는 곳이 바로 서울이었기에 만약 이곳에서 웨이브를 막을 수 없다면 전 세계 어떤 곳에서도 웨이브를 막을 수 없다는 뜻과 같았다.
나는 검을 꽉 틀어쥐었다.
퍼엉! 퍼어어엉!
“꾸에에엑!”
여기까지 함포가 발사되는 소리와 몬스터가 죽어 나가는 소리가 들렸다.
아무리 강해 봤자 오우거는 오우거였다.
나는 그랜드 마스터였고 비비안이라는 여신이 함께하고 있었으니 별다른 피해 없이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보았다.
북한산 게이트 현장.
오늘 06시 00분을 기하여 차원의 균열에서 오우거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하였다.
한때는 오우거가 공포의 상징이었던 적도 있었다.
1차 웨이브를 겪은 사람들이라면 오우거가 얼마나 잔인하며 인간을 찢어 먹기를 좋아하는지 알고 있었다.
말도 되지 않는 완력과 질긴 가죽을 가지고 있으며 놈들은 A급으로 분류가 될 만큼이나 강력했다.
그런 놈들이 푸른 막을 두르고 달려오는 모습은 가히 공포스러운 장면이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오우거들은 어느 순간에 이르러 전진하지 못하였다.
북한산에 달려 있는 함포들은 ???등급까지 있었다.
헬 파이어 같은 궁극의 마법을 쏟아 내었기에 놈들은 나오는 족족 사라지고 있었다.
김우철 중장은 당직 중에 중요한 임무를 받았다. 최소한 황제와 황후가 나오는 순간까지는 버티라는 것이었다.
그래 봤자 몇 분가량이다.
“쏴라! 모조리 쏟아부어라!”
쿠아아앙!
쿠구구구궁!
성벽 전체가 흔들린다.
무식할 정도로 강력한 함포에 그는 전율했다.
‘함포가 없었다면 절대 막지 못했을 것이다’
몸이 살짝 떨린다.
오우거의 육편조각들이 사방으로 비산하였다.
놈들은 괴성을 지르며 달려왔는데, 헬 파이어나 대단위 마법에서 운 좋게 살아남은 것들이었다.
김우철 중장은 놈들을 가볍게 막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이곳에는 당직을 서던 헌터들도 꽤 있었다.
“막아……!”
퍼어엉!
“통하지 않습니다!”
마법사들이 연신 뒤로 밀렸다.
살아남은 오우거들은 괴력을 선보였다.
그들은 1차 방어선을 그대로 돌파하여 성벽에 몸을 부딪쳤다.
쿠구구구궁!
쩌저적!
실드에 금이 갔다.
“어어?”
쿵쿵쿵!
쩌저저적!
파앙!
몇몇 실드들이 터져 나갔다.
그는 이해할 수 없다는 눈으로 정면을 바라보았다.
이건 말이 안 되는 일이다. 실드가 이렇게 허무하게 찢어질 수는 없었다. 곧 실드가 완전히 터져 나갔고 성벽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었다.
“쏴! 쏘란 말이다!”
“마법이 통하지 않습니다!”
“그게 말이 되나!?”
“저희의 마법으로는…….”
B급 헌터들의 마법이 통하지 않았다.
A급 함포들에서 불을 뿜었고 성벽을 치던 오우거들이 터져 나가 죽었다.
저들에게 씌어 있는 막은 B급 헌터들의 공격을 튕겨 내었던 것이다. 실로 무시무시한 놈들이 아닐 수 없었다.
“성벽으로 올라옵니다!”
“젠장!”
차앙!
그는 검을 뽑았다.
이렇게 된 이상은 김우철 중장이 직접 상대를 해야 할 것 같았다.
S급 헌터로 이 자리까지 올라왔으니 몬스터와 검을 맞대야 하는 것은 당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