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Class Chaebol Hunter RAW novel - Chapter 258
SSS급 재벌 헌터 258화
서걱서걱!
푸하하학!
녹색 피가 사방으로 튀었다.
눈을 떠 보니 엄청난 속도로 검 몇 자루가 허공을 갈랐다.
마치 그것은 섬광과 같았다.
하얀 빛과 함께 오우거를 쪼개 버렸는데, 순식간에 주변의 오우거들이 제압되었다.
이건 어검술이다.
“황제 폐하시다!”
“와아아아!”
김우철 중장 역시 환호하였다.
황제는 인류 최강자였고 이미 등급 측정을 할 수 없었다. 그랜드 마스터라는 칭호를 달고 있었으며 지금은 그 이상의 실력을 선보였다.
서양의 경지로는 측정할 수 없었으니 동양의 경지로 신화경에 이른 것이 아닌가 하는 소문도 있었다.
오우거들은 빠르게 정리되기 시작하였으나 죽어 나가는 놈들보다 더욱 많은 놈들이 꾸역꾸역 밀려 나오고 있었다.
황제가 지휘부로 올라왔다.
“함포를 중앙으로 조준하라! 나머지는 내가 처리한다.”
“예!”
병사들은 망설임 없이 함포를 중앙으로 조준하였다.
이미 어검술의 위력을 본 병사들이었다.
그 누구도 이곳에서 죽을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함포의 위력이 워낙에 강력하였고 함포를 피한 오우거들은 황제가 어검술로 처리하였기 때문이다.
펑펑펑!
꾸에에엑!
“도무지 끝이 없군.”
이미 카렌 대륙에서 수십만에 이르는 오우거 떼를 보았다.
사실, 이놈들은 창조가 되었다고 봐야 했다. 아무리 카렌 대륙에 몬스터가 많아도 오우거가 수십만에 이르지는 않았다.
즉, 이놈들은 지구침공을 위하여 카이너스가 만들어 낸 개체였다.
그 때문인지 가죽도 질겼다.
함포에 빗맞아도 어김없이 살아남아 성벽으로 달려왔다. 성벽에 걸려 있는 A급 이하 실드가 힘없이 찢겨 버렸으니 가히 그 힘을 짐작케 하였다.
어쨌거나 안정적인 섬멸에 들어갔다.
함포의 사정권에서 빗겨간 오우거는 그리 많지 않았고 그 정도는 어검술로 처리할 수 있었다.
나는 어검술을 사용하며 청와대와 연결했다.
“계십니까?”
-각하! 웨이브가 터졌다는 소리는 들었습니다!
이한진이었다.
그는 당황한 나머지 나를 폐하라고 부르지 않고 각하라고 불렀다. 워낙에 위급하여 예전 습관이 나온 것이다.
곧 그는 정정했다.
-죄송합니다, 폐하.
“아닙니다. 그보다 현재 어디어디에서 웨이브가 터졌습니까?”
-프랑스와 일본입니다.
“일본이요? 하필이면 일본입니까?”
-아마 초토화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숨이 새어 나왔다.
한국 사람들은 일본인들을 싫어한다. 직접 일제강점기를 겪은 것은 아니었지만, 어른들로부터 반일감정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 왔고 그 때문에 알게 모르게 일본을 배척했다. 하지만 이건 반일감정과는 차원이 다른 상황이었다.
아예 일본이 사라질 수도 있었다.
그들도 인류의 한 축이었으므로 사라지면 그만큼 손해를 보게 된다.
문제는 그들이 대한제국에 속해 있지 않다는 점이다.
“프랑스에는 누가 갔습니까?”
-양 총독과 강 총독이 함께 갔습니다.
“그 정도면 됐습니다. 일본에서 연락이 올 때까지 기다리도록 하지요.”
-상황을 계속 보고하겠습니다.
무전을 종료한 후에 성벽 아래를 바라본다.
오우거들은 끊임없이 튀어나왔지만 대부분 죽고 남은 자들은 어검술로 처리하는 것이 반복되고 있었다.
아마 프랑스에서도 마찬가지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을 것이다.
오우거는 강력하였지만, 우리들을 뛰어넘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일본은 어떨까. 아마도 아비규환의 지옥이 펼쳐져 있을 것이다.
비비안이 나를 바라봤다.
“일본에서 도움을 요청할까요?”
“요청하더라도 시간이 좀 걸릴 겁니다.”
“그러려나요?”
“당연하죠. 그들은 자존심이 강하거든요.”
하지만 한국에 연락하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여기서 한 가지 선택의 기로가 있었다.
분명히 일본에서는 대한제국에 들어오려 할 것인데 어떻게 반응을 해야 하냐는 것이었다.
그 시각 일본 도쿄.
전 세계 대부분 국가에 차원의 균열이 있었다.
200개가 넘는 균열이 있었는데, 그중에서 보통 3~4군데 정도 웨이브가 터졌다. 많게는 5군데에서 터진 적도 있었지만, 그럴 공산은 희박했다.
일본의 학자들은 5차 웨이브가 일본에서 터질 확률은 낮다고 보았다. 1%도 되지 않는 확률이었기에 낙관을 하고 있었으나 도쿄에서 웨이브가 터졌다.
이곳에는 과거 대한연합국이 세워 준 방벽이 존재했다.
반 정도는 식민지의 형태로 전락하며 방벽을 세웠고 그 때문에 일본의 국민들 일부가 반발하였다.
이번에 전 세계 투표를 통하여 일본과 사우디만 90% 이하의 찬성이 나왔고 대한제국의 가입이 거부되었다.
그 결과 지금 이곳에서는 지옥도가 펼쳐졌다.
퍼억! 퍼억!
“끄아아악!”
“막아! 막아야 한다!”
도쿄 방어사령관 츠지 타케시 대장은 오우거가 일반 오우거가 아님을 깨달았다.
“강화 오우거구나!”
“각하! 피하셔야 합니다!”
“여기서 피한다면 일본은 무너진다.”
“허나 상황을 보십시오! 무리입니다!”
대한제국에서는 당연히 병력이 파견되지 않았다.
드림 팀 몇 명만 있었어도 충분히 막을 것 같았지만, 그곳에 가입되지 않았으므로 일본 홀로 감내해야 한다.
콰과과과광!
오우거들은 사정없이 성벽을 흔들었다.
쩌저저적!
“뚫립니다!”
쿠구구구구!
“이렇게 빨리……?”
두 눈으로 보면서도 믿을 수가 없었다.
성벽이 무너지고 있었다.
***
고미즈 총리는 이른 아침부터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을 들었다.
“각하! 웨이브가 도쿄에서 터졌습니다!”
“이번에도 일본이란 말인가!?”
“이미 몬스터들이 도심으로 튀어나왔습니다!”
“아아!”
그는 탄식하였다.
그렇지 않아도 다시 일본 국민들을 설득하여 대한제국에 들어가려 했었다. 선거를 하듯 움직여 투표를 한 후에 득표율이 90%가 넘으면 다시 한 번 황제를 찾아가려 했었던 것이다.
그러려면 시간이 필요했다.
5차 웨이브가 일본에서 터지지 않기를 간절히 바랐다. 일본의 학자들도 웨이브가 다시 도쿄에서 터지는 것은 희박하다고 했었다.
하지만 그런 학자들을 비웃듯 웨이브가 터졌고 성벽이 무너졌다.
삑!
그는 TV를 켰다.
헬기들이 바쁘게 날아다녔고 상황이 실시간으로 들려왔다.
다행히 오우거들은 지상에서만 활동하였기에 헬기들은 안전했다.
TV에서는 안타까운 보도들이 이어지고 있었다.
쿠구구궁!
그때였다.
가까운 곳에서 지진과 같은 소리가 울려 퍼졌다.
경호관들이 달려 들어왔다.
“오우거들입니다! 피하셔야 합니다!”
“또다시 이런 일이…….”
“각하를 모셔라!”
고미즈 총리는 얼이 빠져 있었다.
너무 큰 충격으로 어떤 생각도 할 수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경호관들은 자신들의 임무를 망각하지 않았다.
그들은 빠른 속도로 고미즈 총리를 데리고 관저를 벗어났다.
“허억! 허억!”
고미즈 총리는 지하통로를 통하여 관저를 빠져나가고 있었다.
곧바로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방탄차에 올라탔다.
“방공호로 출발해!”
“예!”
경호실장의 외침에 운전수가 빠르게 차를 몰았다.
위이이잉!
끼기기긱!
오우거가 전방에서 튀어나와 우측으로 꺾었다.
차를 달리며 주변을 살폈는데, 시민들은 일방적으로 학살이 되고 있었다. 미처 대피하지 못하여 죽어 가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훈련을 시켰거늘…….”
“각하! 대한제국에 도움을 청해야 합니다!”
“청한다고 받아 주겠나?”
“이건 인류애로 호소를 해야 합니다. 이대로라면 일본은 망합니다!”
경호실장이 그렇게 외쳤다.
고미즈는 피눈물을 머금었다.
“연락을 취하라.”
“뭐라고 할까요?”
“대한제국에서 요구하는 모든 조건을 수용하겠다고. 그저 우리를 도와달라고 말이다.”
“그리 전하겠습니다!”
타다다다!
대한제국 본토에서도 헬기가 출발하였다.
군 관계자들은 물론이고 기자들이 주를 이루었는데 이소희 기자도 그 사이에 끼어 있었다.
마력을 동력으로 하였기에 하루 종일 날 수 있는 헬기였다.
그녀는 기가 막힌다는 듯이 지상을 내려다보았다.
“이건 학살인데…….”
“선배, 멘트.”
이소희는 퍼뜩 정신을 차렸다.
너무 끔찍한 광경에 정신이 팔려 지금 자신이 취재를 나와 있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만 것이다.
하지만 베테랑 기자답게 그녀는 곧바로 멘트를 날렸다.
“이곳은 도쿄 상공입니다. 대한제국의 가입이 거절된 일본의 풍경입니다. 강화된 오우거들이 방벽을 뚫고 나왔고 미처 대피하지 못한 시민들이 학살되고 있는 현장입니다.”
“끄아아악!”
“아아아악!”
여기까지 비명 소리가 울려 퍼졌다.
헬기의 소음이 많이 사라져 그런 것일 수도 있었다. 마력헬기는 예전에 사용하던 기계식 헬기보다 소음이 매우 적었다.
그렇기에 비명 소리가 들렸다.
“과연 일본 정부에서는 어떤 반응을 보일지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일본이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소희는 자신도 모르게 그렇게 말했다.
쾅! 콰과과광!
북한산 현장에서는 끊임없이 어검술이 발현되었다.
이건 꽤나 지치는 작업이었다.
결국에는 드림 팀에서 몇 명을 데려와 공격을 하게 하였는데, 그 덕분에 다시 안정이 되었다.
쩌저저적!
물론 실드는 계속해서 터져 나간다.
사제들이 달라붙어 실드를 펼쳤고 성벽에 금이 가기는 했지만, 아직까지 뚫리지는 않고 있었다.
“작정을 했네.”
“힘들지는 않아요?”
비비안이 걱정스럽게 말했다.
벌써 두 시간째 어검술을 운용하고 있었다. 어검술은 꽤나 강력한 스킬이지만 무지막지한 마나를 잡아먹는다.
물론 나는 거의 무한대에 이르는 마나를 가지고 있었다. 정신적으로는 꽤나 피로해지고 있었지만, 마나가 부족하지는 않았다.
마치 디펜스 게임을 하는 느낌이라고 할까.
몇몇 위험한 순간들도 있었지만, 다행히 오우거가 방벽을 벗어나는 일은 없었다. 아무래도 서울은 방어에 성공적일 것 같다.
그렇다면 프랑스는 어떨까.
치익!
“슬하야, 그곳 상황은 어떠냐?”
-드림 팀원들이 많이 배치된 덕분에 안정적이에요. 레이드를 하는 느낌이네요.
“그렇지?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서울은요?
“서울도 안전하다. 약간 버거운 느낌은 들지만 안정적이야.”
-일본 소식 들으셨어요?
“들으나 마나지. 무너지고 있겠지.”
-총리가 어떤 조건이라도 수용하겠다고 했다는데요?
“그러냐?”
-어쩌실 건가요?
“그건 대통령…… 아니, 임시 수상과 이야기를 해 봐야 할 것 같다.”
-여기 막고 지원 가도록 할게요.
“일단 끊자.”
프랑스도 걱정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하기야, 양슬하와 강철수라면 메인 딜러들이었는데 쉽게 무너질 리가 없었다. 아마도 손쉽게 막아 낼 것이다.
그나저나 일본이 걱정이다.
비비안도 걱정스럽게 말했다.
“이대로라면 일본이 망하겠네요. 수습하기도 쉽지 않겠어요.”
“후우. 빨리 조치를 취해야겠습니다.”
슬슬 몬스터의 공세가 약해지고 있었다.
인원을 줄여도 될 것 같았으니 일본으로 병력을 일부 돌려도 될 것이다.
하지만 일본은 꽤나 위험스러운 동네가 될 것이다. 오우거들이 방벽을 벗어났고 최소한 10만 마리의 오우거들이 방벽 밖으로 튀어나갔을 테니까.
그렇다면 그걸 처리하는 것도 일이었다.
“이렇게 한꺼번에 처리를 해야 하는데.”
“꽤나 까다롭겠군요.”
“이번 사건으로 사우디에서도 느끼는 바가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