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Class Chaebol Hunter RAW novel - Chapter 265
SSS급 재벌 헌터 265화
나는 어검술을 사용했다.
서걱서걱!
-버러지 같은 놈들이!
“레이드네요.”
양슬하가 마법을 날리며 말했다.
그녀의 말대로 이건 레이드였다. 피가 조금씩 줄어들고 암흑사제가 공격을 했으나 막을 수 있었다.
게임에서 말하는 안정적인 레이드에 들어선 것이었다.
시간이 흐르고 있었다.
완벽하게 포지션이 구축되었으니 20분 정도만 흐르면 놈은 죽을 것이다.
쾅! 콰과과과광!
가론 사령관은 전방에서 벌어지고 피 튀기는 혈전에 몸을 떨었다.
암흑사제라는 놈도 가공했지만, 그 앞에서 한 치의 물러섬도 없는 영웅들은 더 대단하게 보였다.
그들의 부근에는 반원이 형성되었다.
그리고 그 안에 들어오는 감염자들은 모조리 죽었다.
“대단하네요.”
부관 로테일은 혀를 내둘렀다.
이 세상의 누구도 암흑사제를 죽일 수 없을 것 같았다.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곳에 휘말렸다가는 온몸이 가루가 되었을 것이다.
“그분들이 아니었다면 이 세상은 멸망했을 거다.”
“동감입니다.”
이제는 눈을 돌려 감염자들을 바라봤다.
감염자들은 반 이상 숫자가 줄어 있었다.
드림 팀에서 쏟아 내고 있는 마법은 상상을 초월하였고 특히나 이현빈이 소환한 군단병들은 어마어마한 파괴력을 만들어 냈다.
병사들은 지원 병력이었다.
원거리에서 적들을 타격하는 것이 전부였던 것이다.
“그래도 다행입니다. 우리들이 직접 투입되지 않아서 말입니다.”
“애초에 영웅께서는 이걸 바라셨는지도 모르지.”
“그런가요?”
“당연히 그럴 거다.”
가론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이 고개를 돌리는 순간, 눈앞에서 검은 기류가 폭사되었다.
쿠구구구궁!
“죽은 모양입니다!”
암흑사제는 허공에서 분해되고 있었다.
검은 기류가 솟구쳐 올라가는 모습은 가히 장관이라 할 수 있었다.
-끄아아아! 여기서 끝이 아니다!
암흑사제는 역시나 NPC나 뱉을 말을 하고는 죽었다.
그야말로 요란한 죽음이다.
검은 기류에 하마터면 빨려 들어갈 뻔했다. 저곳에 빨려 들어가면 아무리 나라고 해도 무사하지 못할 것이다.
이것으로 하나 깨달은 것이 있었다.
‘약간이라도 카이너스에게 버티려면 신의 경지에 올라야 하는구나.’
단순히 강해져서는 안 된다.
비비안의 말대로 우주만물에 대한 깨달음을 얻어 신의 반열에 올라야 한다. 그래야만 카이너스에 대항할 수 있을 것이다.
카이너스와 같이 창조의 경지에 올라야 자신의 창조물로 대결을 벌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날이 언제 올지는 알 수 없었다.
“와아아아!”
성채에서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암흑사제가 죽자 감염자들은 눈에 띄게 약화되었다.
아까는 광전사와 같은 움직임을 보였지만, 이제는 일반인보다 약간 빠른 정도였다. 그야말로 학살이다.
“밀어붙여!”
나는 여기에 천사들까지 소환하였다.
도합 1500마리의 군단이 적들을 주살했다.
이 정도라면 3만의 병력을 투입해도 되지 않을까.
하기야, 이렇게 하려고 무한의 포션을 제작하여 준 것이다.
사제들이 있었기에 돌격을 감행해도 무리가 없을 것 같았다. 무엇보다 감염자들은 이곳에서 모두 쓸어버려야 한다.
그리하지 않고 살아남는다면 일반인에게 피해가 갈 것이 분명하였기 때문이다.
“왕국군 돌격!”
“우리들의 차례다!”
끼리리릭!
쿠구구구궁!
굳건하게 닫혀 있던 성문이 열렸다.
그곳에서 병사들이 달려 나오기 시작하였다.
3만에 이르는 병사들이 달려 나와 적들을 포위하는 모습은 가히 장관이었다.
“안쪽으로 마법을 퍼부어라!”
쿠아아앙!
포위를 한 가운데 그 안으로 마법을 쏟아 넣었다.
감염자들은 빠르게 사라지고 있었다.
한 시간이 채 되지 않아 우리는 승리를 거머쥘 수 있었다.
“이겼다!”
“와아아아!”
환호성이 저 멀리까지 퍼져 나갔다.
***
바스틴 방어전이 끝났다.
실로 어마어마한 전투였다.
광전사에 가까운 놈들을 살해하였기에 이 앞에는 시신들로 가득하였다.
안타깝지만 이 땅은 황무지가 될 것 같았다. 아마도 회복이 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땅은 검게 물들어 있었다.
나는 들판에 널려 있는 시신을 바라보며 말했다.
“당분간 농사는 짓지 못할 것 같군요.”
“살아남았다는 것이 중요한 일입니다.”
가론의 말이었다.
그는 이곳에 농사를 짓지 못한다는 사실보다는 방어전에 성공하였다는 것에 만족하고 있었다.
게다가 전투에서는 완전히 승리를 거두었다. 적들은 하나도 빠져나가지 못하고 전멸을 하고 말았다.
“사상자는요?”
“중상자들이 꽤 있습니다만, 포션으로 치료를 하고 있습니다. 워낙에 포션의 효능이 좋아서 금방 일어날 겁니다.”
“사망자는 없나요?”
“15명이 죽었습니다.”
“그렇군요.”
“이 정도면 대승입니다. 전쟁에서 사망자가 나오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서 적들을 둘러싸고 섬멸하지 않았다면 꽤 골치가 아팠을 수도 있었다. 일일이 쫓아가 죽였어야 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피해는 거의 없는 셈이었다.
다행인 사실은 드림 팀의 피해가 없다는 것이다.
양슬하가 곁으로 다가왔다.
“스승님, 감염자들은 별게 아니었는데 암흑사제는 꽤나 힘겨웠네요.”
“레이드였지.”
“예전보다 시간이 더 오래 걸리는 것 같은데요?”
“아무래도 높은 곳으로 올라갈수록 강해지는 것이 정상이니까.”
“이보다 더 강한 놈이 있다는 겁니까? 끔찍하군요.”
이 세상이 게임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고는 상상도 하지 못하는 가론 사령관이었다. 그러니 그리 말하는 것이다.
“점점 강해질 겁니다. 종국에는 마왕이나 마신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그렇다면 큰일 아닙니까!”
“걱정 마세요. 그 정도는 잡을 수 있으니까.”
“역시나 든든합니다. 영웅분들이 아니었다면 과연 이 세상이 어찌 되었을지.”
그럴 일은 없었다.
애초에 이 세상은 우리 드림 팀을 위하여 만들어진 것이다.
그렇게 보면 이곳 사람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
“그럼 내일 아침에 수도로 진격하도록 하시죠.”
“준비하겠습니다.”
“오늘 하루는 고생을 하였으니 사후처리만 끝나면 술과 고기를 베풀도록 합시다.”
“그거 좋지요.”
드림 팀은 상관없었지만, 병사들은 쉬어야 한다.
수도를 탈환하려면 물량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드림 팀으로도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그리한다면 사상자가 나올 공산이 있었다.
그것만큼은 피해야 한다.
그날 밤.
바스틴 시에서는 축제가 열렸다.
곳간이 열렸으며 시민들이 기르는 닭과 돼지, 소를 잡았다.
술이 풀렸으며 도시 전체가 흥취에 휩싸였다.
나와 비비안은 도시를 돌아다녔다.
“중세의 모습이네요.”
“그렇죠. 지구의 중세 유렵이 이 정도일 겁니다.”
고대에는 오히려 동양이 더 발달된 문화를 이루었다.
백제나 고려, 조선에 이르기까지 융성한 문화를 꽃피웠던 것이다. 그에 비하여 서양의 문화는 그 당시에 약간 낙후되어 있었다.
이곳은 아르온이라는 게임을 기반으로 하였고 아르온 자체가 중세유럽을 표방한 것이다.
그 때문에 곳곳에 중세유럽풍의 건물들이 눈에 보였다.
“카이너스 님…….”
성녀는 망연자실한 모습이었다.
그녀는 지구에서 탑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알게 되었다.
원래의 세상은 이렇게 탑의 개념이 아니라 대륙의 개념이라는 사실도 알았다. 우주가 존재하였으며 행성은 구체였다.
물론 다른 차원이 이런 행성구조라고는 장담할 수 없었지만, 그녀에게는 꽤나 큰 충격이었다.
“도대체 나는…….”
“성녀님, 너무 깊게 생각하지 마세요.”
“하지만 이런 탑 구조는 차원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독립적인 세상이지만 뭔가 모자라는…….”
“게임 기반이죠.”
“아아!”
그녀는 무너지기 직전이었다.
아르온이라는 게임을 지구에서 해 보았으니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저는 앞으로 어찌해야 좋을까요?”
“카이너스를 버리셔야겠죠.”
“그분은 제 전부였어요.”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카이너스가 악의 축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잖아요? 언제 시간되면 함께 카렌 대륙으로 가시죠. 그곳에서 카이너스의 실체를 보여 드리겠습니다. 물론 정신체가 넘어가야 할 겁니다.”
“기회가 된다면요.”
그녀는 자신에게 배정된 막사로 돌아갔다.
비비안이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말했다.
“충격이 큰 모양이네요.”
“아무래도 그렇겠죠. 아마 스스로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을 할 테죠.”
“미안한 일이지만 우리와는 상관없죠.”
“이쪽으로 전향하면 큰 도움이 되긴 할 겁니다.”
우리는 팔짱을 낀 채로 도시를 돌아다녔다.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며 문화를 체험했다.
신혼여행을 제대로 즐기지 못하고 탑으로 들어온 것에 대해 약간은 위안이 된다. 내일부터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현재의 삶을 즐기기로 했다.
성녀 비비안은 휴란교단의 신전에 이르렀다.
지금까지 그녀는 카이너스가 창조신이며 그를 모시는 것이 영광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하지만 진실은 참혹했다.
카이너스는 전 차원을 돌아다니며 생명체들을 못살게 구는 존재였으며 악마나 다름이 없었다. 아니, 어쩌면 악마가 나을 것이다.
그 때문에 그녀는 큰 회의감을 느꼈다.
성녀는 신전에 들러 고해성사를 위하여 기도실을 찾았다.
칸막이에서 신부가 성호를 그었다.
“어떤 일로 오셨나요?”
“제가 모시는 분이 위험한 자라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학살자이죠.”
“제게 대답을 원하시나요?”
“저는 길을 잃었습니다. 신부님이 대답해 주실 수 있나요?”
“…….”
칸막이 너머에서는 대답이 없었다.
아무래도 이건 중요한 문제였고 신부 역시 한참이나 고심을 하는 것 같았다.
“본인이 원하는 대로 행해야 할 겁니다.”
“제가 원하는 대로요?”
“앞으로의 길은 신이 아닌 이상은 누구도 대신 결정해 줄 수 없습니다. 오직 스스로 결정을 해야 하는 것이죠.”
“스스로의 결정이라……. 지금까지는 그분의 뜻대로 살아왔는데요?”
“그분이라는 사람이 어떤 분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릇된 길로 가고 있다면 본인 스스로의 결정을 믿어야겠죠.”
“……그렇군요.”
끼이익
성녀는 고해성사를 마치고 나왔다.
아니, 이건 고해성사가 아니라 상담이었을 것이다. 신부도 그걸 알기에 상담을 해 준 것이었다.
“하아.”
성녀는 거리를 뛰어다니는 아이들을 바라봤다.
저 아이들도 모두 카이너스의 피조물은 맞았다. 하지만 이곳에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은 그저 카이너스의 재미를 위해 만들어진 것이었다.
그 사실이 그녀에게는 충격이었다.
어떤 사명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저 재미를 위하여 만들어진 세상.
그녀 역시 그런 피조물이었다.
“신에게 대항해야 하는 건가.”
그녀와 이름이 같은 비비안도 신이었다.
카이너스에게 패하였고 지구로 쫓겨 왔다고 한다. 그 사실을 알았을 때의 충격이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그녀는 정처 없이 거리를 떠돌았다.
아무래도 결정을 내리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다음 날 아침.
어제 병사들은 술을 마셨지만 과음은 하지 않았다. 그 때문에 일찍 일어날 수 있었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대전투를 벌였지만, 모든 힘을 소진한 것은 아니었다.
“일어났어요?”
자리에서 일어나자 비비안은 요리를 하고 있었다.
이곳은 가정집이었고 주인이 없는 집이 꽤 많았기에 그중 하나를 빌렸다.
살림살이들도 있었기에 재료만 있다면 간단하게 요리 정도는 할 수 있었다.
“또 직접 요리를 하시네요.”
“남편을 챙기는 것이 아내의 의무니까요.”
“요리사들을 시켜도 되지 않나요?”
“직접 당신에게 요리를 하는 것이 제 기쁨이에요.”
“후후후.”
나는 낮게 웃었다.
역시나 그녀는 천생 여자다.
이런 여성이 있다는 것 자체가 행운이었다. 그리고 그 여성의 남편이 바로 나였다. 결혼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도 이런 행복이 영원하였으면.’
이렇게 살고 싶었다.
비비안과 함께라면 어디에 떨어져도 상관없을 것 같았다.
역시나 문제는 카이너스다.
‘반드시 놈을 죽여야 할 이유가 또 생겼군.’
나는 비비안이 만들어 준 빵을 먹으며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