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Class Chaebol Hunter RAW novel - Chapter 272
SSS급 재벌 헌터 272화
제153장 몽마의 축복
우리들의 진군은 순조로웠다.
89층에 도달하였고 90층을 앞둔 시점.
마계가 앞으로 펼쳐져 있었고 사방으로 연기가 가득하다.
용암이 흐르는 대지의 끝에는 거대한 성채가 보였는데, 저곳이 바로 차원의 탑의 마왕이 살고 있는 곳이었다.
“마왕이 살고 있다니.”
지금까지 드림 팀에게 퀘스트를 주었던 인물은 바로 람스 대주교였다.
그야말로 급작스럽게 퀘스트가 진행되었고 우리들은 엄청난 속도로 진격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곳에 이르렀다.
“심상치 않아 보이는군요.”
바헬의 말이었다.
그동안 빠른 속도로 강해졌지만, 점점 힘에 부치고 있었다.
바헬의 공격도 이제 통하지 않는 지경에 이르고 있었다. 그래도 힘을 내기로 하였다.
“저곳을 통과하면 100층까지는 순조롭게 갈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하지만 100층에는 마신이 살고 있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전설인가요?”
“확인된 바는 아닙니다. 여기까지 온 전례가 없어서…….”
나는 바헬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말대로 지금까지는 전혀 전례가 없었다. 전례가 없다는 것은 역사적으로 누구도 이곳에 이르지 못하였다는 말이다.
그렇기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빠르게 돌파할 수 있을 겁니다.”
나는 바헬의 힘을 믿었다.
그의 등장으로 상황은 급변했다. 아마 카이너스도 여기까지는 생각을 하지 못하였을 것이다.
카이너스의 예상을 뛰어넘었기에 우리들은 빠르게 차원동맹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지휘권이 누구에게 갈 것인지는 나중에 생각해도 된다. 지금은 우선 생존을 하고 보아야 한다.
6차 웨이브는 굉장히 힘들 것이라는 직감이 왔다.
그 때문에 이렇게 죽을힘을 다하여 올라온 것이었으니까.
“드디어 끝이 보인다.”
“다들 고생 많으셨습니다.”
요한 6세의 말이었다.
지금까지 고생한 것은 사실이었지만, 앞으로는 더욱 힘이 들 예정이었다.
“저희는 현빈 님만 따를 뿐입니다.”
“저도 당신을 의지하고 있습니다.”
바헬까지 그리 말을 해 주었다.
그는 지구에 의탁할 생각을 굳히고 있었다. 어차피 자신이 창조한 세상은 초토화가 되었고 천사들만 남아 있는 상태라고 한다.
“그럼 부탁드리겠습니다!”
띠링!
[메인 퀘스트가 발생하였습니다!] [차원의 마왕 유리스를 소멸시키세요!] [보상으로 초대량의 경험치를 얻습니다!] [보상으로 몽마의 축복이 깃든 수정구를 얻습니다!]“몽마의 축복?”
몽마의 축복이라니.
보상으로 그것을 준다고 하니 우리들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몽마라면 서큐버스를 말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들에게 그런 서큐버스의 축복이 깃든 수정구가 왜 필요하다는 것인가.
이해할 수 없었다.
“슬하야.”
“네! 찾고 있어요.”
양슬하는 아이템 북을 뒤졌다.
분명히 아르온에서 파생된 아이템이라면 나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양슬하는 한참이나 찾아보더니 고개를 저었다.
“없는데요?”
“없다고?”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는 일이었다.
카이너스는 아르온에 없는 것을 종종 생성하기도 하였다. 이번에도 그와 같은 맥락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았다.
“뭐, 하는 수 없지. 받아서 감정을 해 보는 수밖에.”
“좋은 생각이에요.”
궁금했지만, 아이템의 정체는 퀘스트를 수행하면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럼 출발합시다!”
드디어 일주일이 넘는 대장정이 끝난다.
말은 하지 않고 있었지만, 우리들은 꽤나 지쳤다.
그동안 무리를 하여 강행군을 하였기에 다들 지구로 돌아가 휴식을 취하기를 원했다. 게다가 지구에서의 일은 엄청 밀려 있을 것이다.
‘가면 서류지옥이 기다리고 있겠군.’
아직까지 전령이 당도하지 않은 것을 보면 지구는 잘 굴러가고 있는 모양이었다.
‘가자마자 수상 선거를 해야겠군.’
벌써 할 일이 생각났다.
지구로 돌아가면 곧바로 수상을 선출하는 선거부터 치러야 한다.
마왕의 성채로 들어왔다.
마왕은 옥좌에 앉아 있었고, 우리들이 걸어온 길은 피로 물들어 있었다.
보스가 아니고서야 바헬의 힘으로 빠르게 돌파할 수 있었다. 역시 바헬은 사기적인 존재라고밖에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이런 바헬이 우리들과 함께하니 든든하다.
물론 지금쯤 카이너스는 바헬의 존재를 알게 되었을 것이다. 문제는 과연 바헬이 들어옴으로 난이도가 높아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다.
원래대로라면 6차 웨이브도 어찌어찌 막을 수 있을 테지만 바헬이 왔기에 강력한 놈들이 튀어나오지 않을까 싶었다.
나는 고개를 흔들었다.
그런 쓸데없는 생각은 나중에 해도 충분했다.
마왕은 거대한 뿔을 가지고 있었다.
어느 게임에서든 흔하게 볼 수 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고 할까.
양슬하가 마왕을 알아보았다.
“아르온에 나오는 마왕이네요.”
“그러냐?”
“마족의 지배자죠. 물론 마신이 따로 있지만 거기까지는 에피소드가 풀리지 않았어요.”
“카이너스가 임의대로 만들었다는 뜻이겠군.”
“맞아요.”
마왕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리석은 놈들! 이곳이 너희의 무덤이다!
“웃기는 소리!”
“갑니다!”
요한 6세가 방패를 앞으로 내밀었다.
사방에서 버프가 쏟아졌다.
운영자 버프까지 버그로 받아 냈고 무한의 물약을 착용했다.
이번에도 무리 없이 깰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바헬이 있었기 때문이다.
레이드가 시작되었고 요한 6세는 바헬의 버프를 받으며 버텼다.
쾅! 콰르르르릉!
“엄청나네.”
여기까지 오면서 느낀 것이지만 몬스터의 강력함이 상상을 초월하였다. 우리들의 실력도 일취월장을 하였지만, 바헬이 아니었다면 여기까지 오지 못하였을 것이다. 무엇보다 적들이 너무 강했다.
사상자가 발생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무사하게 온 것은 그의 합류 덕분이었다.
“바헬 님, 부탁드립니다.”
“예! 맡겨 주십시오!”
요한 6세는 밀리고 있었다.
역시나 탑의 최상층에 근접하고 있기 때문일까.
무엇보다 마왕이라는 놈은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피도 잘 닳지 않았다.
-하찮은 미물들아! 죽어라!
마왕이 패턴을 썼다.
사방으로 엄청난 기운이 폭사되었다.
확인해 보니 파멸의 기운이라는 스킬이었다.
쿠아아앙!
파멸의 기운이 폭사되며 전체 데미지가 들어간다.
“허억!”
“죽겠습니다!”
“쿨럭!”
나는 피를 토했다.
모두가 마찬가지였다.
바헬이 마왕을 죽일 기술을 준비하는 동안 패턴이 나왔고 우리들은 거의 죽을 뻔했다. 실로 어마어마한 충격이었다.
‘바헬의 버프와 실드를 두르고서도 죽을 뻔하다니!’
곧바로 바헬과 비비안의 힐이 들어와서 빠르게 회복하였지만, 실로 어마어마한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처음으로 레이드에 실패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제는 중도에 레이드를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포기는 곧 죽음을 뜻했다.
이제는 바헬을 믿을 수밖에 없다.
“갑니다!”
고오오오!
콰르르르르릉!
바헬은 전격의 창을 만들었고 그대로 마왕을 찔러 버렸다.
쩌저저적!
-제법이구나!
“……!”
우리들의 움직임이 살짝 흔들렸다.
곧바로 자리를 다시 잡았지만, 마왕이 큰 타격을 받지 않았다는 것은 꽤나 큰 충격이었다.
놈은 다시 파멸의 기운을 썼다.
쿠아아앙!
“끄아아악!”
“쿨럭!”
다시 피가 토해졌다.
다들 안색이 창백하다.
바헬 역시 꽤나 큰 충격을 받았는데, 이제 바헬은 공격에서 지원으로 포지션을 바꾸었다. 그 역시 이번 보스가 심상치 않음을 느꼈기 때문이다.
“제가 지원하겠습니다!”
바헬의 힐이 들어왔다.
아까보다 수월해졌지만, 충격은 여전했다.
‘잘못하면 실패한다!’
바헬이 혼신의 힘을 기울여 힐을 하지 않는다면 레이드는 실패할 것이다. 그리고 이곳에서 전멸을 할 것이 뻔했다.
나는 일선에 나섰다.
지금까지는 근거리 딜은 하지 않았고 원거리에서 마왕의 피를 빼고 있었지만, 이제는 나도 포지션에 변화를 주어야 했다.
나는 빠르게 마왕의 뒤로 이동했다.
그리고 전설의 검으로 빠르게 칼질을 시작하였다.
지금까지 거의 피가 닳지 않았는데 이제는 조금씩 피가 빠지기 시작했다.
“효과가 있어요!”
“하지만 도대체 다음 패턴이 뭘지…….”
양슬하의 말에 일행들의 표정이 어두워진다.
보스들은 피가 닳을수록 강한 스킬을 사용했다. 게임에서는 그걸 패턴이라고 불렀는데, 파멸의 기운에 우리는 전멸을 할 뻔했다. 그는 분명 다음에는 더 강한 스킬을 쓸 것이다.
바헬 역시 긴장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마왕의 피가 반 정도 빠졌을 때였다.
-이제 끝이다!
어마어마한 마기가 몰려들었다.
***
머리칼이 쭈뼛쭈뼛 섰다.
그야말로 신경이 곤두서는 느낌이었다.
나는 지구에서 처음으로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까지 항상 준비를 하고 있다고 여겼다.
카이너스는 비교적 우리들을 오랫동안 가지고 놀 것이라고 생각했고 그 때문에 차원의 탑에서 죽을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이곳에서 죽을 공산이 크다.
마왕이 ‘즉사’를 시전하였다.
“즉사라니!”
웅성웅성!
주변이 술렁거렸다.
잠시 진영이 무너지려 하였다.
즉사라는 것은 말 그대로 모두를 죽일 수 있는 스킬이라는 뜻이었다.
바헬이 입술을 짓씹었다.
“차단을 하겠습니다.”
“차단을 한다고요?”
“데미지를 확률적으로 튕겨 낼 수 있습니다.”
“만약 튕겨 내지 못한다면…….”
“최대한 실드는 씌우겠습니다만.”
-끝이다!
쿠구구구궁!
마치 심장이 끊어지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마기가 심장을 잠식하려 할 때, 신성한 기운이 스며들었다. 사방으로 기운이 퍼지며 데미지를 완벽하게 차단하였다.
“허억!”
“살았다!”
일행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번에 모두가 죽음의 위기를 느꼈다. 그래도 바헬이 있어 다행이었다. 높은 확률로 기술을 튕겨 내는 모양이었다.
물론 바헬도 죽음의 공포를 느낀 모양이었다.
“죽을 뻔했습니다.”
“바헬 님 덕분에 살았습니다.”
“아닙니다. 제가 합류해서 탑의 난이도가 올라간 것이 아닐지.”
“…….”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카이너스라면 이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모두 인지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니 놈이 장난질을 하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다.
피가 3할 정도 남았을 때였다.
놈은 다시 즉사를 시전하였다.
-끝이다!
끝이라는 말이 나오면 즉사를 시전하는 것이었다.
죽음의 공포가 다시 엄습하였다.
이번에 튕겨 내지 못한다면 모두가 죽을 것이라는 생각.
쿠구구구궁!
“크으으윽!”
다시 심장이 끊어지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역시 신성한 기운이 스며들어 차단을 했다.
“허억! 허억!”
모두의 얼굴이 핼쑥해졌다.
다음번에는 튕겨 낼 수 있을까?
피가 1할 남았을 때 다시 즉사가 들어왔다. 하지만 이번에도 역시 튕겨 내었다.
“극딜!”
이제 마왕의 피가 얼마 남지 않았다.
결국 마왕은 소멸을 하려 했다.
-크으윽! 이런 미물들에게!
스아아아!
사방으로 마기가 뻗쳐 나갔다.
회오리바람이 마왕을 분해하였고 놈은 화려한 연기와 함께 사라졌다.
털썩털썩!
“사, 살았나?”
“살았구나…….”
나 역시 주저앉고 말았다.
밖으로 나오는 우리들의 표정은 꽤나 처참했다.
처음으로 죽음의 공포를 느꼈다. 아마 바헬이 아니었다면 이곳에서 모두 죽고도 남았을 것이다.
강철수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선배, 마왕이 이 정도인데 마신은 어느 정도일지…….”
“…….”
나 역시도 즉답은 할 수 없었다.
강철수의 걱정은 매우 타당한 것이었다.
지금 우리들은 꽤나 큰 충격을 받았다. 죽음을 무릅쓰는 것은 지구에서만으로도 충분하였다.
지구에서라면 이렇게 한 번에 몰살당할 염려는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몰살을 당할 수도 있었다.
탑을 오르면서 엄청나게 강해진 것은 사실이었지만, 차원이동 마법서가 죽음을 무릅쓰면서까지 얻을 가치가 있는 건지는 재고를 해 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