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Class Chaebol Hunter RAW novel - Chapter 278
SSS급 재벌 헌터 278화
“저는 죽기 싫어요.”
“누가 죽는다고 그래!?”
“지금 상황을 보면 그래요.”
“웃기지 마! 나는 너를 사랑했고, 너도 나를 사랑했기에 결혼했어. 행복했었잖아?”
“지금은 아니에요.”
“지금 당신이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해도 결코 이혼을 허락할 수 없어!”
“…….”
세실리아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는 열변을 토했다. 세실리아는 표독한 눈으로 나를 한 번 노려보더니 실내를 빠져나갔다.
“후아!”
몸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았다.
“최소한 내가 여기서 수련을 끝마칠 때까지는 버텨 주어야지. 검을 수련하고 천재 대마법사의 DNA를 흡수해야겠다. 그 밖에도 여러 천재들의 DNA를 구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야겠어. 그나저나 세실리아가 문제인데.”
여장부가 따로 없었다.
세실리아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다.
사랑했던 남자가 초고도 비만이 된 것은 물론이고 빛나는 재능을 잃었다. 황제의 자리에서도 멀어졌고 술에 취해 사람을 때려죽이기 일쑤였다.
그 모습을 보고 이혼을 결심하지 않으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었다.
하지만 제국의 귀족 사회에서 여자가 먼저 남자에게 이혼을 요구할 수는 없었다. 악법이었지만, 어쨌든 법이 그랬다. 여자에게 심각한 결격사유가 있어 남자가 먼저 이혼을 요구하면 모르겠지만.
그런 법이 있었기에 귀족 여성들은 신중하게 신랑감을 골랐다.
이번에는 법을 들먹이며 막아 냈지만, 여기서 변하지 않으면 그란시아 후작마저 잃을 수도 있었다.
나중에 이혼하는 것이야 알 바 아니었지만 내가 여기서 DNA를 흡수하는 동안에는 버텨 주어야 한다.
“허억! 허억!”
심장이 터질 것 같다.
온몸에는 힘이 없었고 전신의 근육이 비명을 질러 대고 있었다.
나는 연무장을 뛰고 있는 중이다.
지독하게 결심을 하였기에 단순히 맨몸으로 뛰는 것은 아니었다. 다리와 팔에 모래주머니를 찼고 등에는 특수 제작한 군장을 짊어졌다.
제국군 표준 군장이었는데, 완전군장의 무게가 대략 20kg 전후다.
가뜩이나 무거운 몸을 이끌고 뛰고 있었으니 힘든 것은 당연했다.
하지만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살을 빼기 위한 목표도 있었지만, 지구에서는 이런 기본적인 수련을 하지 못하였다. 그렇기에 호흡을 조절하는 법이라든가 인체가 움직일 때 어떤 근육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아니었다.
주인공의 몸은 돼지였고 근육도 완벽하게 만들어지지 않았다. 지구의 나와는 완전히 다르다는 뜻이다.
그렇기에 조금만 움직여도 근육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알게 되었고 무엇보다 근육과 뼈의 관계라든가 호흡까지 통제하는 법을 깨달아 가고 있었다.
다만 걱정이 있었다.
이렇게 살을 빼기 시작한 지 일주일이 지나가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 말은 내가 일주일 동안 게임 세계에서 탈출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물론 수련에 집중하고 있었던 것이지만 한편으로는 걱정이 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만약 현실에서 내가 일주일간 가사상태에 빠졌다면 대한제국이 흔들리고도 남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사이에 보스 몬스터가 필드에 뜨거나 6차 웨이브가 터지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도 전혀 없었다.
하지만 나는 애써 그런 생각을 지우려 노력했다.
이곳에서의 일주일이 현실에서는 몇 시간도 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 수밖에는 없었다.
지난 일주일 동안 다리의 근육을 생성하는 데 집중하고 있었다. 인체의 근육 중 60~70%가 다리에 몰려 있다고 들은 것 같다. 천 년 전에 들은 이야기지만 다리에 인체의 근육이 상당량 몰려 있다는 것은 확실하다.
그런 영향 때문이었는지 지난 일주일 동안 15kg이나 빠졌다.
물론 다이어트를 시작하고 난 후에 일주일 정도는 빠른 속도로 체중이 준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라면 엄청난 성과라 말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걸로는 부족하다.
“커헉!”
털썩!
나는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2기사단의 기사들은 수십 번이나 그런 모습들을 보아 왔기에 그러려니 하고 수련에 집중했다.
하지만 그들의 얼굴에는 이제 나를 무시하는 기색은 없었다.
나는 엄청난 끈기를 보이며 신체단련에 집중하였고, 또한 얼마 전에 보여 주었던 패기 때문이다. 여기에 신체단련을 하면서 몸을 극한으로 밀어붙였다.
단순히 뛰는 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나는 5분 정도 쉬다가 일어나 목검을 잡았다.
주인공은 어린 시절을 제외하고는 검을 잡아 본 적이 없었기에 손바닥에는 굳은살이 없었다. 하지만 지난 일주일 동안은 손바닥의 껍질이 벗겨지고 피가 줄줄 흘러도 검을 휘두르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목검을 휘두르는 것은 스승이 필요 없는 기본적인 동작이었다.
가로 베기 5천 번, 세로 베기 5천 번, 사선 베기 5천 번을 하고 나면 다시 근력 단련에 들어간다.
그렇게 하며 검술의 기본기를 익혔고 인체에 대해 깊게 생각할 수 있었다. 이건 분명히 나를 성장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내용이었다. 그렇기에 미친 듯이 수련했고 그 모습을 본 사람이라면 당연히 나를 무시할 수 없었던 것이다.
최소한 2기사단에서는 나를 대단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아직 일주일밖에 되지 않았지만 이 추세라면 뭔가 해내도 해낼 거라는 말들이 나돌았다.
“전하.”
직속시녀 마르엔이 쭈뼛거리며 다가왔다.
지난 일주일 동안 나는 누군가를 폭행한 적이 없었다. 천 년 동안 마족과 전쟁을 하면서 거칠어진 성격은 어쩔 수가 없었지만, 최소한 병신같이 행동하지는 않았다. 그 때문인지 마르엔은 나를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다.
나는 땀투성이가 된 얼굴을 물로 씻었다.
“무슨 일이야?”
“폐하께서 부르세요.”
“벌써 날이 그렇게 되었나?”
“이번에도 출석하지 않으실 건가요?”
“그럴 수는 없는 일이지.”
오늘은 황제가 황자들에게 과제를 내리는 날이었다.
10년 전부터 시작된 시험이었다. 일 년에 한 번은 황제가 직접 황자들을 모아 과제를 내려준다.
그것으로 황제는 황자들을 평가하게 되는 것이다.
과제를 내려 주는 날에 출석하지 않은 지는 벌써 5년이 넘었다. 어차피 내가 이루기에는 불가능한 과제들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그럼 가자고.”
나는 무거운 몸을 일으켰다.
그때였다.
비틀!
갑자기 몸이 휘청거린다.
“어라?”
“전하!”
마르엔이 나를 부축하였다.
힘이 쭉 빠져나가는 느낌과 함께 갑자기 의식이 흐려졌다.
‘이렇게 갑작스럽게 넘어가게 되는 건가?’
아직까지 꿈속에서 빠져나가는 방법을 체득하지 못하였다. 그 때문에 걱정도 많이 했다. 도대체 어떻게 하면 꿈속에서 빠져나갈 수 있는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알 수 있었다.
이런 상태가 되어야 바로 꿈속에서 빠져나갈 수 있는 거라면 몸을 극한으로 밀어붙여야만 나갈 수 있다는 뜻이었다.
‘죽을 때까지 수련을 하라는 뜻인가.’
수련은 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카이너스의 의도라는 것이 문제였다.
그렇게 나는 눈을 감았다.
“음…….”
몸에 활력이 돌아오기 시작한다.
꿈속에서의 황태자는 뚱보에 비곗덩어리였지만, 현실에서의 나는 그랜드 마스터였으며 탄탄한 몸매를 가지고 있었다.
컨디션은 항상 최상.
지금까지 인간의 한계를 초월하며 신적인 존재에 근접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몸이 무겁다는 느낌은 받지 못하였다.
현실로 돌아오자마자 나는 몸을 벌떡 일으켰다.
“돌아왔다!”
“회장님! 정신이 드세요!?”
나예린이었다.
이곳에는 대한 엔터테인먼트의 차영훈 사장도 함께하고 있었고 양슬하와 강철수를 비롯한 드림 팀 일원들도 있었다.
이들이 걱정하는 것을 보니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지난 것 같다. 게다가 여긴 병원이었다.
“제가 얼마나 잤나요?”
“무려 7시간을 잤습니다.”
“낮잠이 과했군요.”
“낮잠이라니요? 아예 의식이 없으시던데요?”
“의식 없이 잤나 보네요.”
나는 머리를 긁적였다.
사람들은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들이 왜 그러는지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잠시 낮잠이나 잔다던 사람이 내리 7시간이나 의식이 없는 상태였으니, 걱정이 된 나예린은 나를 병원으로 옮겼을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이렇게 깨어났으니 안도하는 것이었다.
양슬하는 내가 붙들고 있는 수정구에 집중했다.
“스승님, 서큐버스의 축복 수정구라는 것에서 뭔가가 이루어진 것이겠죠?”
제157장 친선경기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굳이 드림 팀의 동료들에게까지 거짓말을 할 필요는 없었다. 다만 차 사장은 예외였다. 이건 기밀이었기에 그에게는 발설해서는 안 된다.
“험험.”
“저는 이만 가 보겠습니다. 걱정이 되어 왔었습니다. 이렇게 회장님께서 무사하신 모습을 보았으니 됐습니다.”
그는 눈치껏 병실을 빠져나간다.
괜히 사장이라는 직함을 달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계열사 사장이 되기 위해서는 능력도 중요하였지만, 정치도 잘해야 한다. 눈치가 없다면 애초에 이 자리까지 올라올 수가 없었다.
덕분에 나는 편하게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게임을 꿈속에서 구현할 수 있는 장치였다.”
“게임을 꿈속에서 구현한다고요?”
“그렇더라고. 그곳에서 얻은 잠재력을 현실에서 사용할 수 있다고 하니 꽤 괜찮은 아이템이지.”
“그럼 직접적인 힘을 주는 건 아니겠네요?”
“그렇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나는 그곳에서 얻은 깨달음을 생각해 보았다.
더욱이 개안이 되어 사물이 달리 보이는 현상은 그곳에서나 이곳에서나 똑같았다. 그러니까 수정구가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검술을 좀 더 다졌지.”
“좀 이해가 되지 않는데.”
“언제는 카이너스가 이해되게 행동을 했고?”
나는 피식 웃었다.
카이너스는 인간의 상식으로는 재단을 할 수 없는 놈이었다. 드래곤 주제에 창조의 권능까지 손에 넣고 휘두른다.
전 차원을 자신의 놀이터로 생각하고 있는 놈을 인간의 상식으로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슬하야, 드림 팀을 모아라.”
“드림 팀은 왜요?”
“내가 얼마나 강해졌는지 실험을 좀 해 보려고.”
“알겠어요.”
그녀는 군말 없이 내 말을 따랐다.
만약 내 실력이 일취월장하였다면 쓰기에 따라 이 수정구는 대단한 아이템이 된다는 뜻이었다. 실력이 올라가서 질투야 좀 받겠지만 상관없었다. 어차피 지금 드림 팀 내에서는 내가 가장 강했고 그 누구도 쫓아올 수 없는 실력을 쌓았다.
다만 바헬과의 정면대결은 장담할 수 없다.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바헬과 대결을 하면 되겠군.’
바헬은 다른 차원의 신이다.
드림 팀 내에서는 은근히 바헬과 나를 비교하였다. 과연 나와 바헬이 싸우면 누가 이길까 하는 이야기들이었다.
오늘 나는 그런 드림 팀원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킬 예정이었다. 내가 바헬을 이긴다면 그가 데려온 천사들도 나를 진심으로 따를 것이다.
휘이이잉!
이곳은 북극이다.
백야현상 때문에 사물을 식별하는 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이곳에 드림 팀 대원들이 모였다.
웅성웅성!
양슬하는 촉새처럼 조잘거렸다.
“바헬 님과 싸우겠다고 하더라고!”
“차원의 최강자를 가리는 거야?”
“그렇다니까.”
나는 쓴웃음을 지었다.
도대체 누구더러 차원의 최강자란 말인가? 말도 되지 않는 일이다. 전 차원을 뒤져 보면 나보다 강한 자들이 즐비할 것이다.
바헬은 힘이 빠진 창조신이었지만, 만약 힘이 빠지지 않은 창조신이라면 나보다 훨씬 강할 것이 틀림없었다.
내가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인간에 한한 것이었고 육신의 한계를 극복하지는 못하였기에 그렇게까지 높게 평가하는 것은 무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