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Class Chaebol Hunter RAW novel - Chapter 28
SSS급 재벌 헌터 028화
이제는 내가 나설 차례다.
그렇지 않아도 여기 직원들이 거의 대부분 모여 있었으니 나를 믿어도 될 것이라고 공언을 하면 된다.
“어떤가요? 수주를 받을 수 있겠어요?”
“무, 물론입니다!”
“하하하! 나 비서님. 지금까지 과정을 찍고 있었죠?”
“사장님 지시사항이니까 당연히 찍고 있었죠.”
“그럼 됐습니다. 그럼 어디부터 보내 볼까요?”
사람들은 흥분으로 인해 미쳐 날뛰고 있었지만 이사들 몇몇은 흥분을 가라앉히고 침착하게 생각했다.
이사의 자리에 괜히 앉은 것은 아니었다.
이유필이 진중하게 말했다.
“국방부가 어떨까요?”
“국방부요?”
“요즘 세상이 흉흉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망했고 그건 기업도 마찬가지죠. 하지만 국가가 하루아침에 망하지는 않습니다.”
“그렇겠군요.”
“국방부에 일단 자료를 보내면 적절한 답변을 주리라고 생각합니다. 민간 진출은 그 이후에 해야 하지 않을지요?”
“이 이사님의 말씀이 맞습니다.”
나도 이유필의 말에 동의했다.
요즘 세상이 흉흉하다고 돌려 말했지만, 정확하게는 돈을 떼먹는 기업이 많다는 뜻이었다.
수주만 받아 놓고 잔금 때가 되면 일부러 도산을 하는 곳도 허다했다. 하지만 국가를 상대로 장사하는 것이라면 틀림없이 돈이 들어온다.
지금 회사는 휘청거리고 있었고 그렇지 않아도 부실한데 잔금까지 받지 못하면 기술이 아무리 좋아도 도산할 수밖에 없었다.
그때가 되면 마법진 기술을 팔아먹는 수밖에는 도리가 없을 것이다.
그럴 수는 없지.
“바로 국방부에 자료를 보내도록 하세요.”
“네!”
대한민국 국방부.
현재 세수가 300조 원 정도로 몬스터 웨이브가 터지기 전보다는 많이 줄었다. 인구의 30%가 죽었고 많은 기간산업들이 파괴되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헌터 사업과 코어 사업이라는 신생 업종들이 등장을 하면서 간신히 300조 원을 유지하고 있는 중이다.
이 중에서 100조 원이 국방부로 편성되어 있었다. 몬스터 웨이브 이전에 국방비가 10%였던 것을 생각하면 엄청난 증강이다. 물론 이유는 있다.
어느 국가라도 마찬가지겠지만 우선은 생존을 위하여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군인들의 수를 대폭 늘렸고 헌터를 군인으로 등용하기 위한 각국의 노력이 눈물겹게 이어지고 있었다.
그건 대한민국도 마찬가지였다.
몬스터 웨이브가 터지고 난 이후에 각국에서는 전쟁 금지 조약에 서명했다. 일단 인류의 적인 몬스터부터 몰아내고 보자는 것이었다.
한국에서도 북한과 조약을 맺어 무한정 휴전에 들어갔다. 몬스터가 사라지기 전까지는 전쟁을 일으키지 말자는 것이었고 이 조약을 어긴다면 지구연합에서 무차별 폭격을 가하게 될 것이다.
주적이 사라졌지만 강력한 적이 등장했고 이를 위해서 정부에서는 매년 국방비를 아낌없이 퍼붓고 있었다.
오늘 오후, 국방부로 한 통의 메일이 도착했다.
몬스터 방어 설계 사업에 대한 내용이었는데, 단순한 계획서가 아니라 동영상과 함께 새롭게 출시된 강판에 대한 내용으로 메일이 도착했다.
메일은 높은 곳으로 연이어 올라갔으며 결국에는 국방부 장관에게까지 올라왔다.
이태석 국방부 장관은 동영상을 보고서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쿠아아앙!
요란하게 폭발이 일어났는데, 강판이 멀쩡하였기 때문이다.
“이거 대체 뭐야!?”
정보부 이유성 실장이 외쳤다.
“대신건설에서 온 메일입니다!”
“대신건설?”
“그쪽에서 지속적으로 몬스터 방어 설계 사업에 투자를 하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그게 말이 되나? 곧 도산할 것이라고 하던데.”
“사장이 바뀌고 나서 갑자기 결과물이 나타났습니다.”
“가만. 대신건설이라면…….”
“맞습니다. 강소라 소령이 줄기차게 이야기하였던 SSS급 헌터가 사장입니다.”
“이현빈 학생이 정말로 SSS급 헌터였나!?”
“그렇지 않고서야 저런 강판을 단시간 안에 만들었을 리가 없죠.”
“양슬하 양은…?”
“강 소령의 말로는 양슬하는 이현빈의 노예나 다름이 없다고 합니다.”
“허어!”
이 장관은 탄식하였다.
그런 인재라면 진즉에 등용을 해야 하는데, 그것이 쉽지 않은 일인 것 같았다.
이로써 두 가지 문제를 국책 사업으로 밀어붙일 수밖에 없게 되었다.
바로 이현빈의 등용이 첫째였고 어떻게 강판을 도입하여 최전방의 방책에 적용하는 것이 둘째였다.
“강 소령을 불러오게!”
“예, 장관님!”
강소라는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호출이 왔다는 소식에 이현빈이 또 뭔가 거하게 사고를 쳤다는 사실을 직감했다.
국방부 장관이 일개 소령을 직접 보자고 하는 것은 그것 이외에는 전혀 이유가 없었다.
아니나 다를까, 이태석 장관은 이현빈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이현빈 학생에 대해서는 자네가 가장 먼저 보고서를 썼지?”
“예, 장관님! 이현빈 학생은 발록을 죽이고 얼음여왕을 격살했으며 리치 킹까지 없애 버렸습니다.”
“확실한 증거가 있나?”
“정황 증거밖에는 없지만, 확실합니다. 국방부 내의 수많은 전문가들이 하나같이 CCTV와 여러 가지 화면들을 분석하여 낸 결론입니다.”
“그렇다면 그는 왜 나서지 않는 건가?”
“후계자 경합 때문이라고 사료됩니다.”
“후계자 경합이라고?”
“그렇습니다. 후계자 경합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실력을 감추어야 합니다. 그 때문에 그러는 거죠.”
“동영상을 보게.”
강소라는 수십 발의 화염구가 강판에 작렬하는 모습을 보았다.
강판은 멀쩡했고 흠집 하나 나지 않았다.
그녀는 탄식했다.
“이현빈 학생의 소행이 확실합니다.”
“그는 이제 사장이네. 이현빈 사장이라고 해야겠지. 그가 국방부에 제안을 했다네. 방벽에 강판을 도입하는 것이 어떠냐고 말이야.”
“무조건 도입해야 할 것으로 사료됩니다.”
“국책 사업으로 진행하기로 결정을 했네만, 혹시 그를 끌어 올 수 있는 방법이 없겠나?”
“음……. 아주 없는 것은 아닙니다.”
“어떻게?”
“명예계급장을 달아 주면 어떨까 싶습니다.”
“명예계급장이라고?”
“가지고 있는 권력을 이용할 수 있되, 강제하지 않는다는, 뭐 그런 개념이라면 수락하지 않을까요?”
“그렇게 해서라도 국방부의 일원으로 만들어 버리자?”
“예. 공을 세울 때마다 진급을 시켜 주면 곧 별을 달지 않을까요?”
“대한민국의 국력도 강화되고 말이야?”
“맞습니다.”
“자네가 임무를 수행하고 오게. 이번에 잘된다면 특진이 있을 거네.”
“목숨을 걸고 수행하겠습니다!”
이현빈이 모르는 사이에 국방부에서는 음모(?)가 진행되고 있었다.
퇴근 무렵이 되었다.
나는 오늘 일이 끝나면 잿빛 탑에 들어갈 생각이었다.
회사에 자금이 좀 돌면 횡령을 해서 곧바로 파멸의 탑으로 들어갈 헌터를 꾸릴 예정이었다.
30층까지 가려면 아무래도 많은 자금이 소요될 것이다.
국방부에서 자금이 들어오기만 한다면 곧바로 헌터단을 꾸릴 수 있다. S급 이상의 헌터들을 불러 모은다면 아마 백 억 이상이 깨지겠지만, 국방부가 구멍가게도 아니고 작은 공사를 제안할 리가 없었다.
파멸의 탑에 들어가기 전에 최대한 레벨 업을 할 생각이었다. 이놈의 데스 나이트의 레벨도 올려야 하고 말이다.
“슬하야! 가자!”
“어디로요?”
“잿빛 탑에 가야지.”
“그런 허접한 곳에는 왜 가려고 하세요?”
“데스 나이트 업 하러.”
“정말 귀찮은데…….”
“처맞고 갈래, 그냥 갈래?”
“으으윽. 이 악마!”
“악마에게 당해 볼래?”
양슬하는 꼬리를 내렸다.
만약 양슬하가 이판사판으로 나오면 어쩌나 싶었지만, 내 힘을 직접 확인한 그녀였다. 만에 하나라도 나에게 덤빌 일은 없다는 뜻이다.
바로 퇴근을 하려는데 국방부에서 벌써 답이 왔다.
그것도 아예 사람을 보낸 것이다.
“사장님. 강소라 소령이 찾아왔어요.”
“또 그 사람이야?”
“전권을 위임받아서 왔답니다.”
나예린도 강소라 소령에 대해서는 그다지 좋은 감정이 아닌지 심드렁하게 말했다.
강 소령과는 왜 이렇게 악연이 이어지는 걸까.
어쨌거나 전권을 받았다는데 만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응접실에는 강소라가 깔끔하게 군복을 입고 기다리고 있었다.
“반갑습니다, 사장님. 또 뵙네요.”
“정말 끈질기군요?”
“오늘은 비즈니스로 찾아왔죠.”
“국방부에서는 얼마짜리 공사를 생각하고 있는데요?”
“일단 3천억 규모입니다.”
“……!”
주변 모든 사람들이 놀라고 말았다.
그녀는 ‘일단’이라고 말했다. 그건 더 큰 규모의 공사가 기다리고 있다는 말이나 진배가 없었다.
***
나예린이 자신도 모르게 말했다.
“일단이라면…….”
“공사 진행 상황에 따라서 더 큰 공사를 맡길 수도 있다는 뜻이에요.”
“좋은 조건인 것 같네요.”
“맞습니다.”
나예린과 이유필 이사가 동시에 말했다.
하지만 나로서는 의문을 갖지 않을 수가 없다.
국방부에서 강소라를 보냈다면 어떤 수작질을 하려 할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살아온 경험에 비춰 보면 어떤 수작인지 대충 짐작이 됐다.
“조건을 말해 보세요.”
“조건이요?”
“이렇게 얼렁뚱땅 공사를 주지는 않을 것 아니에요?”
“이햐, 정말 귀신이네요.”
사람들은 침음을 삼켰다.
여기서 3천 억 공사가 터지면 회사는 단번에 정상화가 될 수 있었다. 거기에 더하여 엄청난 돈을 거머쥘 수 있는 것이다.
돈이 들어오면 이곳저곳에 투자가 들어갈 것이고 회사는 빠르게 발전할 수 있다.
그런 공사를 그냥 줄 리는 없다. 강소라도 긍정을 했고 말이다.
“조건은 하나입니다. 사장님이 군인이 되어 달라는 것.”
“기각.”
나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뭔 개소리를 하나 들어 보았는데, 쓸데없는 소리를 하고 있었다.
아무리 세상이 망해 가고 있어도 부자는 많다. 부자들을 상대로 수주를 받으면 된다.
강소라가 말했다.
“입대를 하라는 것이 아니라 명예군인이 되어 달라는 겁니다.”
“명예군인?”
“권한은 있지만 명령은 받지 않는 신개념의 군인이죠.”
“그런 군인도 있나요?”
“사장님을 위해 만들었습니다.”
“허, 참나.”
기가 막히는 일이었다.
국방부에서는 꼭 이렇게까지 해서 나를 자신들의 소속으로 만들고 싶은 걸까.
하기야, 그럴 리는 없겠지만 만약 내가 타국으로 귀화라도 해 버리면 대한민국의 입장에서는 엄청난 손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것을 방지하기 위해 명예군인이라는 말도 안 되는 보직을 만들어 엮으려 드는 것이다.
“명령은 안 받아도 된다 이거죠?”
“맞습니다.”
“권한은 사용할 수 있고?”
“정확하십니다.”
이건 좀 고심이 되는 일이었다.
이런 식으로 국방부와 인연을 맺으면 앞으로 돈을 뜯어내기도 수월해지지 않을까 싶었다. 비자금 조성을 하기도 쉬워지겠지.
“음?”
비자금이라고?
나는 기가 막힌 방법을 하나 생각해 냈다.
어차피 카이너스가 지구로 넘어오면 이 세상은 망한다. 그 때문에 회사 돈을 횡령하는 정도는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기왕이면 합법적으로(?) 비자금을 조성하는 것이 낫지 않나 싶다.
이들은 나를 원하고 있다.
기왕 수락할 것이라면 이쪽에서도 조건을 달면 된다.
“강 소령과 독대하고 싶습니다.”
“저야 환영이죠.”
우리는 자리를 옮기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