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Class Chaebol Hunter RAW novel - Chapter 281
SSS급 재벌 헌터 281화
“그럼 첫 국정회의를 시작하겠습니다.”
“아까 말했듯 국책사업으로 대피소와 방벽을 보강합니다.”
“낙후지역에 예산을 투입할까요?”
“그래야죠.”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갈 겁니다. 대략 올해 예산의 30%는 투입되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어쩔 수가 없는 일입니다.”
나는 단호했다.
물론 관료들의 입장도 그랬다.
제국이 발족되고 나서 목표는 바로 사람들의 안전이었다. 그걸 국민들이 지지하기도 하였다.
“예산의 10%는 대한그룹에서 부담합니다.”
“……!”
관료들은 놀람을 자아냈다.
지금 대한그룹은 엄청난 속도로 덩치를 불려 나가고 있었다. 무려 국영사업들을 흡수하고 개편하면서 전 세계에서 대단한 영향력을 발휘했다.
흑자는 천문학적이었고 돈은 쌓여 가고 있었다. 어떻게 보면 이제 대한그룹과 대한제국은 뗄 수가 없는 사이였다.
예산의 10%라면 적정한 수준이다.
“그에 대해서도 발표를 하도록 하죠.”
“괜찮겠습니까?”
“아마도요?”
나는 어깨를 으쓱였다.
나예린이 고생을 하겠지만 전 세계의 경제를 틀어쥐고 있는 대한제국에서 그 정도의 여력이 없을 리는 없었다.
“그래 주신다면 정말 감사한 일입니다!”
이한진이 반색하였다.
도대체 얼마나 되는 돈이 들어갈지 알 수 없었기에 이한진도 고민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러던 차에 내가 대한그룹에서 지원한다고 하니 얼마나 기뻐할지는 뻔한 일이다.
“그럼 세부적인 사항을 논의하도록 하죠.”
“예!”
대한그룹 구조본부.
나예린이 주축이 되어 꾸려 나가고 있는 구조본부는 매일같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무엇보다 대한제국이 성립되고 난 이후에는 더 바빠졌다. 실질적으로 대한그룹은 전 세계경제를 통치하는 기구로 변모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예린은 바쁜 안건부터 처리해 나갔다.
“스웨덴의 전기공사는 어떻게 할까요?”
“흡수하세요.”
“인력이 부족합니다.”
“기존의 인력을 채용하면 됩니다. 약간의 교육을 거쳐서 곧바로 배치하도록 하세요. 대한제국이 성립되었다고 해서 기존과 다른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됩니다. 최소한 국민들에게는 달라진 것이 없어야 합니다.”
“알겠습니다.”
어려운 주문이었다.
이현빈은 대한그룹에 특명을 내렸는데, 아무리 빠르게 사업들을 흡수한다고 하여도 국민들이 불편함을 겪어서는 안 된다고 하였다.
국민이 불편함을 느끼면 지지율은 떨어진다.
물론 이현빈이 지지율에 신경을 쓰는 것은 아니었지만 최대한 좋은 세상을 만들어 나가고자 노력을 하고 있었다.
“중국 측에 무너진 기업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들도 흡수를 합니까?”
“정리 작업 시작하세요.”
“예!”
나예린은 엄청난 속도로 지시를 하였다.
하나같이 굵직한 일들이었지만 그녀는 한 안건에 오래 머무르지 않았다. 그랬다가는 업무가 마비될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언제까지 이래야 하나.’
매일 늙어 가는 모습이 보였다.
나예린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현빈의 말을 믿을 수 있는 걸까.
그녀가 이런저런 생각에 잠겨 있을 때, 비서실에서 사람이 도착했다.
나예린은 비서과를 이끌어 나가고 있었지만, 지금은 본부장과 직책을 겸임하고 있었다.
“나 본부장님! 회장님으로부터 전언입니다!”
“어떤 전언이요?”
나예린은 인상을 확 썼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지금도 업무가 가중되어 있었다. 임원들은 하루가 다르게 삭아 가고 있는데, 회장이라는 사람은 띵가띵가 놀면서 업무를 주기에 바빴다. 그걸 용납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이어지는 비서의 말에 그녀의 인상은 더욱 구겨졌다.
“방벽이 건설되는데 대한그룹의 자금 10%가 들어간다고 합니다.”
“뭐라고요?”
“아무래도 국가에서 모든 자금을 부담하기에는 어렵기에 지시를 내리신 것 같습니다.”
“돈은 문제가 아닌데.”
그녀의 말에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대한그룹에서는 방벽에 들어가는 자재들을 모두 생산할 수 있었다. 그만한 힘과 노동력도 갖추고 있었다.
인프라가 모두 구축되어 있었으므로 실행이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다. 비용을 절감할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일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정말 너무한데요.”
여직원들이 성토했다.
그들은 하나같이 10년은 늙어 보였고 지금도 업무에 치여 죽을 판이었다.
나예린이 들고 일어났다.
“우리들은 젊음을 쟁취해야 합니다! 이러다가 늙어 죽겠어요!”
“와아아아!”
임원들은 그녀의 말을 지지했다.
***
점심이 지난 무렵이다.
간신히 국정회의를 마쳤다.
황제가 된다는 것은 그만큼이나 할 일이 늘어난다는 뜻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처음부터 반대를 했었다. 물론 대부분의 일들은 대신들이 처리한다고 약속을 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할 일은 있었다.
“와아, 죽겠네.”
“고생 많으셨습니다.”
이한진과 함께 담배를 한 대 피웠다.
나는 연기를 깊게 들이켰다.
“황제 노릇이 쉽지 않습니다.”
“허나 꼭 필요한 일이었습니다.”
“이렇게 매일 살다가는 늙겠는데요?”
“허허허! 저는 이미 늙었습니다만.”
“…….”
그에게는 할 말이 없었다.
이한진의 말대로 그는 매일같이 혹사를 당했기에 몇 년 만에 폭삭 늙어 버렸다. 젊음을 잃어 가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한진은 그걸 영광으로 알았다. 자신의 한 몸을 희생하여 불멸의 제국을 구축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보상을 받았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애국심에 불타는 이한진.
그에 비하여 나는 필요에 의하여 황제가 된 것뿐이었다. 애국심이 아예 없다고 볼 수는 없었지만, 이한진처럼 맹목적인 것은 아니다.
“폐하!”
우리들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였다.
정보부에서 사람이 달려왔다.
“무슨 일입니까, 김 실장.”
“대한그룹 내에서 난리가 났다고 합니다!”
“뭐라고요?”
“임원진을 중심으로 파업을 할 움직임을 보인다고 합니다!”
“파업? 파업이라고요?”
갑자기 머리가 띵해졌다.
임원들이 파업하면 국가 경제가 돌아가지 않는다. 대한그룹은 이제 일개 회사라고 부를 수 없을 만큼 성장하였기 때문이다.
“도대체 무슨 일이기에?”
“빨리 가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나는 급하게 청와대를 나섰다.
뭐가 어떻게 된 일인지 들어 보아야 할 것 같았다.
회사로 향하는 길.
나는 시종일관 걱정에 휩싸여 있었다.
여기에는 이한진도 끼어 있었다. 그 역시도 일손을 놓고 쫓아왔다. 대한그룹이 그만큼이나 중요하다는 방증이었다.
이한진이 말했다.
“대체 무슨 일일까요?”
“업무 과다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업무 과다라…….”
“일부 임원들에게 일이 과도하게 밀려 있습니다. 이건 전 세계 기업들이 운집하면서 생기는 현상이지요.”
“하지만 업무 강도를 줄일 수는 없지 않습니까?”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히 업무 강도는 줄일 수가 없었다. 가뜩이나 할 일을 더 만들어야 할 판국이었는데 줄인다는 것은 말도 되지 않았다.
“그래도 사표는 내지 않겠지요?”
“그건 막아야죠.”
회사 앞에 도착하였다.
다행히도 공식적으로 파업을 한 것은 아닌 모양이다. 만약 공식적으로 파업을 했다면 벌써 플래카드가 걸리고 난리가 났어야 한다.
회사 앞에는 김혜미가 기다리고 있었다.
“혜미 씨?”
“빨리 가 보셔야 해요.”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요?”
“사람들이 늙어 가고 있다고 토로하고 있어요.”
“늙어 가고 있다고요?”
“과도한 노동에 몸이 축나는 바람에 늙었다고 말이죠. 주로 여성 임원들을 중심으로 파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건 거의 협박인데.”
“회장님이 약속하셨다고 하던데요?”
“제가요?”
“젊음을 되찾아 주시겠다고.”
“아!”
분명히 나예린에게는 그런 약속을 하였다.
깜빡하고 있었는데, 김혜미가 상기를 시켜 주었다. 그런 약속을 하기는 했지만, 언제 해 주겠다고 말하지는 않았다.
회사 일보다 미모를 가꾸는 일이 중요하지는 않다.
“흐음. 어쨌거나 가 보도록 합시다.”
“제가 모실게요.”
대한그룹 대회의실에 도착하였다.
이곳에서는 나예린이 연설에 한창이었다.
“우리 여성들은 들고 일어나야 합니다! 최근 1년 동안 고강도 업무를 소화하면서 10년은 늙었습니다. 동의하시죠?”
“동의해요!”
“약속이 지켜지지 않으면 파업하렵니다!”
“후우. 나 비서.”
“오셨어요?”
그녀는 당당했다.
처음에는 화도 났었는데, 나예린의 몰골을 보자 화가 쏙 들어갔다.
얼굴에 기미가 핀 것은 물론이고 주름이 잡히기 시작하였다. 그녀의 나이가 이제 겨우 30대 초중반인 것을 감안하면 폭삭 늙은 것이라고 말할 수 있었다.
다른 임원들도 마찬가지였다.
남성 임원들은 물론이고 여성 임원들도 하나같이 늙어 가고 있었다. 그만큼이나 업무가 과중되었다는 뜻이다.
남성들은 파업을 하겠다고 외치지 않았지만, 업무 강도가 심하다는 나예린의 말에는 동의하고 있었다.
“약속을 지키겠습니다.”
“뭐라고요?”
“약속을 지키겠다고 했습니다. 10년 정도 젊어질 수 있도록 비약을 제조하여 드리겠습니다.”
“정말인가요!?”
나예린은 반색하였다.
나는 허언을 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황제가 된 이후에는 더욱 그랬다.
고대로부터 군주는 허언을 하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잘못된 결정이라고 해도 반드시 그것이 관철되어야 한다.
일명 젊음의 비약을 만들어 그들에게 줄 생각이다.
“언제까지요?”
“내일까지요.”
“기다릴게요.”
“그럼 업무에 복귀를 하실 겁니까?”
“업무 강도를 좀 줄여 주시면요.”
“새로운 임원들을 뽑고 휘하 직원들을 부리도록 하세요. 그러면 되잖아요?”
“대대적인 인사이동을 해도 될까요?”
“네.”
“와아!”
사람들은 환호성을 내질렀다.
권력이 집중된다는 것은 좋았지만, 모든 일을 몇몇 사람들이 처리를 하다 보면 지치기 마련이었다.
무엇보다 밤샘이 일상화된 임원들에게는 특히 그랬다.
“그럼 저는 비약을 제조해 오겠습니다. 일은 계속해 주세요.”
“물론이죠.”
나예린은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아무래도 그녀는 일부러 이런 흉계(?)를 꾸민 것 같았다. 내가 약속을 언제 지킬지 모르니 강경책을 쓴 것이다.
일단 지금은 그녀의 요구 조건을 들어 주어야 한다.
지금 상황에서 나예린이 빠져 버리면 그 모든 일은 내가 해야 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업무가 끝난 후에 나예린이 호출되었다.
나는 그녀와 함께 직접 신계를 찾아가려 했다.
“저도 가나요?”
“당연히 함께 가야지요. 당사자잖아요?”
“하지만 천계에 직접 간다는 것이 좀.”
“이제 와서 왜 그러세요? 비비안은 제 아내예요. 저에게는 막 하면서 아내에게는 막 하지 못하겠나 보네요.”
“여신과 회장님이 같나요!”
“동등하죠.”
나예린은 살짝 식은땀을 흘렸다.
그녀는 내가 어릴 때부터 보았던 사람이었다. 그렇기에 실감을 하지 못하였지만, 나는 신의 경지에 다다르고 있었다.
여기서 한 가지 깨달음만 얻으면 곧바로 벽을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하지만 나예린은 현실적이지 않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갑시다.”
쿨렁!
나는 그녀와 함께 어비스에 도착하였다.
그곳에서 연락을 받은 비비안과 바헬이 함께 기다리고 있었다.
“저분은…….”
“다른 차원의 신 바헬 님이죠.”
“안녕하세요!”
“연락받았습니다. 젊음의 비약을 원하신다고요?”
“가, 가능한가요?”
“신성력이 많이 소모되겠지만 가능은 하죠.”
나예린은 생각보다 일이 커졌음을 깨달았다.
무려 비비안과 바헬이 함께 참여하는 일이었다. 현재의 세포를 10년 전으로 되돌리는 작업이었으니 쉬울 리가 없었다.
아무리 바헬과 비비안이라고 해도 심혈을 기울여야 했다.
“신성력을 지원하죠.”
비비안이 제조를 하고 바헬과 내가 신성력을 보조한다. 그리한다면 그녀 역시 어렵지 않게 비약을 제조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