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Class Chaebol Hunter RAW novel - Chapter 285
SSS급 재벌 헌터 285화
지상으로 내려왔다.
회사로 가야 하나, 청와대로 가야 하나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전화가 울렸다.
이한진 수상이었다.
‘또 무슨 일이지?’
이한진이 아침나절부터 전화를 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무슨 일이 터지지 않고서야 이렇게 전화를 할 이유는 없었던 것이다.
“접니다.”
-폐하, 사우디에 변고가 생겼습니다.
“변고라니요?”
-사우디 서부에 보스 몬스터가 뜬 모양입니다.
“필드에 말인가요?”
-예! 그 때문에 서부가 초토화되고 있다는 보고입니다. 지금이야 괜찮지만 대도시 제다에 이른다면 엄청난 숫자의 사람들이 죽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후우. 그 녀석들, 그럴 줄 알았습니다.”
-바로 오시겠습니까?
“그렇게 하죠.”
목적지는 정해졌다.
사실, 일은 널리고 널렸지만 내가 최우선적으로 처리해야 하는 일은 지구의 재앙을 막는 것이었다.
“비비안 님, 청와대로 가야겠습니다.”
“그렇게 해요.”
우리들은 나란히 청와대로 향했다.
청와대 입구에는 이한진이 나와 있었다.
그는 오래전부터 예의를 잃지 않았다. 대통령이던 시절에도 전 세계의 지배권이 나에게 있다고 생각했던 사람이다.
그런 생각은 지금도 변하지 않았다.
“황제 폐하와 황후마마를 뵙습니다.”
“그런 극진한 예의는 필요 없다니까요.”
“그럴 수는 없지요. 국법이 지엄합니다.”
“이것 참.”
나는 볼을 긁적였다.
필요에 의하여 황제가 되었다고 하지만 관료들이 이렇게 나오는 것은 언제나 부담스럽다.
이럴 때에는 빠르게 화제를 전환해야 한다.
“사우디의 상황은 어떤가요?”
“곧 심각해질 예정입니다.”
“그렇다고 곧바로 개입할 수는 없겠지요.”
“명분이 없습니다. 하지만 명분은 곧 생길 거라 예상합니다.”
이한진의 말이 맞았다.
대한제국과 사우디는 별개의 국가였다.
만약 대한제국 내에서 보스가 떴다면 곧바로 드림 팀을 투입하여 쓸어버렸을 것이다. 내 영토에서 그런 일이 벌어지게 놔둘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나라에서 일이 벌어졌다면 이야기가 좀 달랐다.
“아직 연락은 없었던 모양이로군요.”
“그곳의 국왕이 곧 결정을 내릴 것 같습니다.”
“일단 상황실로 가지요.”
“제가 모시겠습니다.”
전 세계의 위성이 내 손 안에 들어왔다.
과거에 가장 많은 위성을 보유하고 있던 미국 역시 내 손에 들어왔기에 위성을 자유자재로 이용할 수 있었다.
청와대는 황궁으로 사용하고 있었고 지하에는 훌륭한 대피소가 있었다. 그곳에 상황실이 있었으며 위성도 통제할 수 있었다.
초고해상도 카메라로 실시간 확인을 할 수 있었으므로 그곳에서 사우디의 상황을 보고자 하였던 것이다.
상황실은 꽤나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이곳에서 일하던 군인들이 인사를 했다.
“충성!”
“황제 폐하께 충성을!”
다른 조직도 그렇지만 군인들은 황제에 대한 충성심으로 똘똘 뭉쳐 있었다. 대한제국으로 개편을 하면서 전 세계 대부분의 군대가 대한제국군으로 편입되었다.
이곳에는 미국에서 운용하는 CIA요원들과 한국의 국정원 요원들도 있었고 국장들이 직접 나와 상황을 지휘했다.
그들이 나에게 인사를 했다.
“페하!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상황은 어떤가요?”
“사진을 띄우겠습니다.”
위성 화면과 주변 CCTV 화면이 동시에 뜬다.
거대한 검을 가진 발록이 뇌전을 휘두르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까지 보던 발록과는 조금 달랐다.
“저건 대체?”
“발록 로드라고 명명하였습니다.”
일반적인 발록보다 덩치가 세 배는 되었다.
발록도 무지막지하게 컸는데, 덩치가 더 커지니 웬만한 고층 빌딩을 뛰어넘었다. 그런 놈이 노란색 검을 휘두르며 뇌전을 일으켰으니 주변이 초토화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여기에 더하여 놈은 지옥의 마물들을 소환했다.
켈베로스를 비롯하여 본 시리즈로 대변되는 언데드 몬스터들이 주변을 가득 채웠다.
“이 정도라면 얼마 버티지 못하겠군요.”
“그렇게 생각됩니다.”
“이제 곧 있으면 제다에 도착할 것 같은데 아직까지 사우디에서는 연락이 없었습니까?”
“그들이 처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참으로 어리석군요.”
“어쩔 수가 없는 일이지요. 폐하의 정책에 반대하는 자들입니다. 죽어 마땅합니다.”
CIA국장 제임스가 거침없는 언사를 쏟아 냈다.
국정원 원장도 마찬가지였다.
“사우디는 없어지는 편이 이로울지도 모릅니다.”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어째서입니까?”
“아직까지 석유산업은 완전히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사우디가 존재해야만 석유를 뽑아 먹을 수 있지요.”
“아국도 충분한 생산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에서는 아껴 두었던 석유를 채굴하기 시작하였다.
지금이야 일시적으로 사우디에서 원유를 수입하고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 완전히 자급자족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대한제국은 전 세계가 통합되어 있었다.
하지만 사우디만 고독하게 남아 있었던 것이다. 처음 대한제국에 반대표를 던졌던 일본은 식민지 비슷하게 전락했다.
사우디의 전략적인 가치는 석유였으나 그들을 버릴 수도 있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하지만 굳이 그럴 필요가 있을까 싶다.
이번 기회에 통합을 해 버린다면 전 세계가 대한제국에 편입될 것이기 때문이다.
“어차피 저들은 얼마 버티지 못합니다.”
“저도 그리 생각합니다.”
“곧 있으면 연락이 올 것이니 기다려 보도록 하죠.”
발록이라면 사우디에서 처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들 역시 헌터를 보유하고 있었으니까. 엄청난 피해를 입겠지만 그럭저럭 봉합될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 강한 보스라면 버틸 수 없을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그리 생각했다.
“가능하면 제다가 초토화되기 전에 연락을 해야 할 텐데.”
“국왕의 욕심에 그게 가능할지는 모르겠습니다.”
“지켜봅시다.”
사우디 서부해안은 발록 로드로 인하여 초토화가 되고 있었다.
사우디 서부 방어사령관 제라드는 발록 로드가 움직일 때마다 신음을 토했다.
쿠아아아앙!
해안의 건물들이 사라지고 있었다.
그나마 이곳에는 사람이 많이 살지 않았지만, 놈은 해안선을 따라 북상했고 곧 있으면 제다에 달할 것이다.
제라드는 어떻게 해서든 놈의 진격을 늦추려 했다.
“전투기를 출격하라!”
“별로 소용은 없을 겁니다.”
“시야라도 가려!”
“알겠습니다!”
곧바로 공군이 출동하였다.
전투기들이 폭탄을 쏟아부었는데, 투명한 막에 가로막혀 모든 미사일들이 허공에서 터지고 있었다.
쿠아아아앙!
하지만 발록은 멈출 기세를 보이지 않았다.
“실패입니다!”
“헌터들은!?”
“발록의 수하들을 없애는 것만으로도 벅찹니다!”
“제길! 폐하께서는 뭐라시는가?”
“현 지점을 사수하라 하셨습니다!”
“안 된다. 전화기를 가져와라! 내가 직접 연락하겠다!”
“연결이 되지 않습니다!”
“아아!”
그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이대로라면 곧바로 방어선이 붕괴될 것이다. 이미 수많은 군인들이 죽어 나가고 있었다. 헌터들도 마찬가지였다.
“우리를 도울 수 있는 곳은 대한제국밖에 없다.”
그는 그렇게 말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압둘라 국왕은 결정을 주저하고 있었기에 희생자는 더욱 늘어만 가고 있을 뿐이었다.
그 시각 사우디의 수도 리야드.
리야드 왕궁으로 연신 급보가 쏟아지고 있었다.
“발록 로드가 제다에 근접하였습니다!”
“20분 내에 제다에 들어설 예정입니다!”
“진격을 멈추지는 못하나?”
“불가합니다!”
“으음.”
압둘라 국왕은 무겁게 탄식하였다.
대신들도 마찬가지였다. 만약 보스가 사우디에 뜬다고 하여도 막아 낼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었다.
사우디에도 고위 헌터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사우디가 대한제국에 편입되기를 거부하고 지금까지 버티고 있었던 것도 고위 헌터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설마 왕세자 전하를 내보내실 생각이십니까?”
“그렇다.”
“허나…….”
“그 녀석은 SSS급 헌터다. 충분히 상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야 전말이 드러났다.
사우디에서는 SSS급 헌터를 보유하고 있었다. 그 대상이 왕세자였기에 지금까지 숨기고 있었을 뿐이다.
하지만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알았다.
왕세자가 엄청난 실력을 갖추고 있음을 말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그는 수련을 하고 있었다. 유사시에 나서야 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바로 호출하겠습니다.”
“또한 대한제국에 연락하여 도움을 요청하라.”
“편입되는 겁니까?”
“아니. 인도적인 차원에서 도와달라고 해라.”
“거절할 겁니다.”
“혹시 모르는 일이니까.”
“바로 연락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실시간으로 전해져 오는 현지의 모습은 실로 절망적이다.
어떻게 해서든 헌터들이 적들을 막으려 하고 있었지만, 발록 로드의 강력한 공격에 의하여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니 왕세자가 나서 주어야 한다.
“이번 난관은 타개할 수 있다.”
압둘라는 입을 악물었다.
여기서 삐끗하면 일본과 같은 신세로 전락한다.
그는 일본이 얼마나 만신창이가 되었는지 잘 알고 있었다. 그야말로 기업들은 모두 공중분해되어 지금은 대한제국의 식민지가 되었던 것이다.
사우디가 그렇게 되는 것은 사양이었다.
제161장 요청
대한민국 청와대 상황실.
상황이 꽤나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대한제국과 마찬가지로 사우디에도 기자는 있었고 명예에 목마른 자들이 많았다. 그렇기에 그곳의 상황들이 실시간으로 전해지고 있는 중이다.
“이대로는 안 될 텐데?”
“비밀병기가 있을 거라고 사료됩니다.”
“비밀병기라고요?”
국정원장의 말에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CIA와 국정원은 서로 경쟁하는 관계에 있었다. 정보력은 아무래도 CIA가 앞섰는데 지금은 빠른 속도로 국정원이 쫓아가고 있는 중이었다.
국정원장은 자신감 있게 말했다.
“사우디에 SSS급 헌터가 있다는 소문입니다.”
“SSS급 헌터라고요?”
“지금까지 사우디가 버티고 있는 원동력이기도 하지요.”
“SSS급이라고는 해도.”
그 정도의 실력을 가진 헌터가 있다면 사우디가 바로 무너지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무너지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일반적인 발록이라면 모르겠지만, 놈은 발록 로드였다.
발록보다 세 배나 큰 덩치를 가지고 있었는데, 대충 상황을 보면 힘은 다섯 배 이상 차이가 나지 않을까 싶었다.
그렇다면 사우디 자체적으로 처리하기에는 큰 무리가 따른다.
“국왕의 판단미스로 엄청난 사상자가 나겠군요.”
“그렇게 생각됩니다.”
상황실로 연락이 들어왔다.
국정원 요원이 달려왔다.
“폐하, 사우디 정부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화상통화가 들어와 있나요?”
“그렇습니다!”
“국왕입니까?”
“아니요. 사우디 총사령관 메다이 장군입니다.”
“허어.”
사람들은 탄식했다.
지금 상황에서는 국왕이 직접 요청을 해도 시원치 않았다. 그런데 왕세자도 아니고 겨우 장군급 인사가 연락을 한 것이다.
일단은 연결을 하기로 했다.
“연결하세요.”
거대한 화면에 제복을 입은 늙수그레한 노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사우디 전군을 총괄하는 사령관답게 강인한 인상이었다.
-대한제국의 황제께 외신이 인사를 올립니다.
“무슨 일입니까?”
나는 일부러 퉁명스럽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