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Class Chaebol Hunter RAW novel - Chapter 287
SSS급 재벌 헌터 287화
지금까지는 군인들만 죽었다.
군대에 소속된 헌터들이 죽거나 다쳤지만 민간인이 대량으로 살상된다면 그는 역사상 최악의 군주로 낙인찍힐 것이다.
물론 황제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서는 국권을 포기해야 한다.
“국권을 포기하겠습니다. 허나 최대한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제가 왜 그래야 합니까?
“예?”
-일본의 예를 들어보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대한제국의 지배권과도 상관이 있는 일이니 백지 조약서를 보내시기 바랍니다.
“허나 그것은 너무 가혹한……!”
-이만 끊습니다.
“폐하!”
“통화가 종료되었습니다.”
“크윽! 이런 빌어먹을!”
압둘라는 울화통이 치밀었다.
일본과 같이 사우디를 만든다면 식민지로 전락을 한다는 소리였다.
차라리 대한제국이 성립되었을 때에 참여했더라면 좋았을까. 다른 국가에는 피해가 없었다. 이현빈 황제의 뜻에 반대하면 그는 철퇴를 내렸다.
이는 사우디도 피해갈 수 없다.
압둘라는 대신들을 바라보았다.
“어찌하면 좋겠는가?”
“백기를 들어야 합니다.”
“어서 결정을 내려 주십시오! 제다의 성벽이 파괴되었습니다!”
상황은 더욱 급박해졌다.
압둘라는 고개를 떨어뜨렸다.
“백지 조약서를 승인한다.”
“바로 연락하겠습니다!”
압둘라는 그렇게 말을 한 후에 들어가 버렸다.
이제 사우디의 미래는 없었다. 대한제국의 식민지로 전락을 하고 왕가는 해체될 것이다. 그런 수순을 밟아 그는 모든 권력을 내려놓아야 한다.
압둘라는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며 중얼거렸다.
“한국 속담에 화무십일홍이라 하였던가.”
그의 권세가 저물고 있었다.
대한제국 상황실.
나는 압둘라 국왕의 판단을 기다렸다.
망군이 아니라면 분명히 이쪽의 제안을 받아들일 것이다.
이한진 수상을 호출했다.
“찾으셨습니까, 폐하.”
“일본에 사용했던 조약서를 가져오세요.”
“설마 그대로 채용할 작정이십니까?”
“대한제국에 문제를 만들고 싶지 않습니다.”
“아!”
이한진은 단번에 내 뜻을 알아챘다.
지금 상황에서 적당선은 없었다. 이런 일이 터지기 전이라면 약간의 양보는 있을 수 있었지만, 상황이 터지고 난 이후에 협상이라면 일본의 예를 적용해야 한다. 그래야 혼란을 방지할 수 있었다.
“국왕이 허용할까요?”
“허용하겠죠. 바로 회견을 준비하고 드림 팀은 출격 준비를 합니다.”
“예!”
이한진은 곧바로 조약서를 준비하였다.
아니나 다를까, 몇 분이 지나지 않아 사우디에서 연락이 왔다.
국무대신이 국왕을 대리하여 말했다.
-백지 조약서에 서명하겠습니다. 최대한 자비를 바랍니다.
“바로 사우디로 가도록 하지요. 헬기를 대기시켜 주세요.”
-알겠습니다.
이것으로 되었다.
그들이 백기를 들었으니 드림 팀을 이끌고 사우디로 날아가야 한다. 그러고 나서 바로 상황을 정리해야 한다.
드림 팀이 조약서를 들고 사우디로 출발했다.
상황은 곧 종료가 되겠지만 황궁에서 해야 할 일이 있었다.
이한진은 기자들을 끌어모았다.
이미 청와대 앞에는 더 많은 기자들이 모여 있었다. 사우디 사태가 터진 후에 아직까지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웅성웅성!
이한진이 나타나자 기자들이 몰려왔다.
“대한제국의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합니다.”
“…….”
주변이 조용해졌다.
이 한마디에 따라서 세계가 통합될 것인지, 분열될 것인지 정해질 것이다. 그러니 대사를 내뱉는 데 신중해야 한다.
이한진의 입이 천천히 열렸다.
“대한제국은 사우디를 받아들이기로 하였습니다!”
“어떤 조건입니까!?”
“일본과 같습니다. 그들은 백지 조약서에 서명하였고 영원히 대한제국의 식민지가 될 겁니다.”
“와아!”
드디어 세계가 통합되었다.
아직 행정적인 절차가 남아 있었지만 전 세계가 대한제국의 손에 떨어진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사우디 왕궁에 도착하였다.
이곳에는 대신들이 나와 있었다. 아직까지 국왕은 나오지 않고 있는 상태다. 물론 상관없었다. 국왕은 폐해질 테니까.
국무대신 파사트가 인사를 했다.
“어서 오십시오! 대한제국의 황제 폐하를 뵙습니다!”
“황제 폐하를 뵙습니다!”
국무대신은 물론이고 모든 대신들이 머리를 조아렸다.
그들도 시세를 아는 자들이었으니 앞으로 어떻게 행동을 해야 할지는 충분히 인지하고 있을 것이다.
권력을 조금이라도 유지하고 싶다면 대한제국에 납작 엎드려야 한다.
“우선, 국왕을 폐하겠습니다.”
“폐하의 뜻대로 될 것입니다!”
“빠르게 상황을 정리하겠습니다. 그 이후에 대화를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뜻대로 하옵소서!”
“잠깐!”
왕궁에서 휘적휘적 압둘라 국왕이 걸어 나오고 있었다.
그는 모든 것을 내려놓은 듯한 표정이었지만, 기세만큼은 여전하였다.
“한 가지 청이 있습니다.”
“무엇입니까?”
“사우디의 백성들이 죽어 나가지 않도록 해 주십시오!”
“그러지요. 지금까지 죽은 사람들은 어쩔 수가 없지만, 더 이상은 피해가 없을 거라고 장담합니다.”
“부탁드립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드림 팀이 출발하였다.
여기서 조금 더 늦으면 내가 나설 필요조차 없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래서는 안 된다. 새로 얻은 힘을 대대적으로 드러내야 한다.
한 방에 상황을 정리해 버린다면 전 세계가 경악할 것이고 사우디에서도 반발이 줄어들 것이다.
물론 그들이 반발을 할 상황은 아니었지만.
“바로 가겠습니다.”
나는 공중으로 떠올랐다.
드림 팀원들은 헬기로 날아갔지만 나는 그들보다 빠르게 도착할 것이다.
바람을 타고 날아가면 대략 3분에서 5분 정도면 도착을 하지 않을까 싶었다. 그러고 난 후에 한 번에 쓸어버리는 것이 목표였다.
쐐애애액!
나는 엄청난 속도로 이동하였다.
제162장 신위를 보이다
사우디 서부의 항구도시 제다.
서부 도시 중에서는 꽤나 발달해 있는 이곳은 인구가 150만 명에 순례자들이 매년 거쳐 가는 성곽 도시였다.
1차 웨이브 당시에 인구 100만 정도가 죽어 나가며 도시의 규모가 조금 축소되기는 하였지만, 거주하는 시민들 이외에도 순례자들이 오갔다.
그 때문에 도시의 규모도 꽤나 컸는데, 1차부터 5차까지 이어진 웨이브 가운데에서 살아남기 위하여 성벽을 증축하여 높이 50미터에 이르는 엄청난 웅장함을 자랑하였다. 하지만 이 성벽은 애초에 보스 몬스터를 막기 위하여 설계된 것은 아니었다. 보스 몬스터를 막기 위해서는 대한제국의 함포 지원을 받아야 했지만, 사우디가 대한제국으로의 편입을 거부했기에 외부 몬스터에 대한 대비는 부실했다.
그 결과, 그대로 보스 몬스터에 성벽이 무너져 내렸다.
콰르르르릉!
“성벽이 무너진다!”
“어서 대피해”
에에에엥!
연신 사이렌 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고 미처 대피하지 못한 시민들이 소리를 지르며 도망치는 중이었다.
지하에는 방공호가 설치되어 있었지만, 보스 몬스터, 그것도 발록 로드가 들어온다면 제다의 인구 대부분이 사망할 것이다.
도시 방어사령관 르겐은 절망적인 눈으로 정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여기가 밀리면 끝이다.”
“사령관님! 피하셔야만 합니다!”
“그럴 수는 없다.”
“여기 계시면 개죽음을 당할 뿐입니다!”
“그것도 알라의 뜻이겠지.”
르겐은 입술을 짓씹었다.
그의 군대가 밀리면 시민들은 몰살이다. 어떻게 해서든 사우디 왕가에서 대한제국과 연계를 하여 드림 팀을 투입하는 수밖에 없었다.
쿠아앙!
고오오오!
마나의 덩어리들이 비산하였다.
뚫린 성벽으로 거대한 몸체를 가진 발록이 모습을 드러냈다.
“저것이 발록…….”
그는 특유의 노란색 검을 휘둘렀는데 한 번 휘두를 때마다 사방이 초토화되고 있었다. 전류가 퍼져 나가고 수많은 사람들이 타 죽었다.
빠지지지직!
“끄아아악!”
“아아아악!”
“아아!”
매캐한 냄새가 진동을 하였다.
르겐의 몸이 덜덜 떨렸다. 차라리 이런 모습을 보지 않고 죽었다면 모르겠지만, 무기력하게 당하는 군대와 시민들이 짓밟히는 모습은 실로 어마어마한 광경이 아닐 수 없다.
“가셔야 합니다!”
“버텨야 한다!”
“사우디 왕가는 권력을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그렇지 않다. 폐하께서는 현명한 결단을 내리실 것이다.”
그의 믿음은 굳건하였다.
도시로 일단의 무리들이 밀려들어 오기 시작하였다.
그 선두에는 메다이 장군이 지프를 타고 오고 있었다.
“장군!”
“르겐 사령관.”
“저희 왕국은 어떻게 되는 것입니까?”
“일단 대한제국과 협상이 타결되었다.”
“그게 정말입니까?”
“허나 과연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협상이 타결되었으나 드림 팀이 시간 안에 도착하지 않는다면 도시는 끝장이다.”
으드득!
이가 절로 악물린다.
이건 분명히 사우디의 실책이라 말할 수 있었다. 변해 가는 시류에 맞춰 어떻게 해서든 대한제국에 편승을 해야 했다. 하지만 그러지 못하였다.
그 결과 수많은 군인들이 죽어 나갔으며 이제는 도시 전체가 멸망할 위기에 처하게 된 것이다.
발록이 지척이었다.
“어떻게 해서든 막아라! 대한제국의 드림 팀이 오고 있다! 우리가 물러서면 시민들이 죽는다!”
군인들은 비장한 각오를 다졌다.
여기서 물러난다는 것은 더 큰 희생을 요구하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금 늦었다.
빠지지직!
콰과과과과!
뇌전의 회오리가 사방을 휩쓸었고 그 앞을 막고 있는 모든 군인들이 찢겨 나갔다. 운이 좋으면 타 죽었고 운이 나쁘면 시신조차 찾을 수 없을 만큼 갈가리 찢겨 나갔다. 여기에 암흑의 군대가 밀려들어 왔다.
“졸개들이…….”
“끝장인가.”
제다는 사우디의 미래를 위하여 희생될 것이다.
어쩌면 많은 사람들이 살아남을 수도 있었다. 그들의 역할은 끝났다.
어떻게 해서든 발록의 진군을 멈춰 보려 하였으나 엄청난 희생자만 만들어 낼 뿐이었다.
“알라시여! 저희를 버리나이까!”
사람들이 외쳤다.
그들은 신을 찾았으나 무심하게도 도시는 반파가 되어갈 뿐이다.
발록이 검을 들었다.
놈은 이제 30미터 앞으로 다가왔다. 검을 휘두른다면 이곳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죽어 나갈 것이 분명하였다.
“이제 희망이 없다.”
번쩍!
쿠아아앙!
“꾸에에에엑!”
그때, 하늘에서 바람의 창이 내리꽂혔다.
속속 드림 팀이 등장하였다.
“와아! 드림 팀이 왔다!”
“살았어!”
털썩!
메다이 장군은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여기서 조금만 더 늦었다면 발록은 도시 전체를 삼키고도 남았을 것이다. 풀 한 포기 남기지 않고 모두 쓸어버렸을 것이 틀림없었다.
하지만 그리되지 않았다.
더불어 메다이 장군의 목숨도 구할 수 있었다.
발록은 괴로워하였고 노란 검은 부러졌다.
꽈직!
“저렇게 쉽게…….”
드림 팀에 의하여 발록은 희롱을 당하는 것 같았다.
쐐애애액!
그때, 먼 곳에서 누군가가 날아왔다.
“대한제국의 황제다!”
“만세!”
대한제국의 황제가 등장하였고 그것만으로도 사기가 올랐다. 힘겹지만 언데드 몬스터들을 군인 헌터들이 밀어내기 시작하였다.
황제는 자신의 음성을 퍼뜨렸다.
-지금까지 고생하셨습니다.
열 개의 검이 허공에 떠올랐다.
그 검은 열 개에서 백 개로, 백 개가 천 개로 분화하였다. 그리고 그 검은 사방을 휘저으며 떨어져 내렸다.
타다다다다!
그 시각.
이소희 기자는 헬기를 타고 제다 상공을 비행하고 있는 중이었다. 다행히 이번에 생성된 보스 몬스터나 언데드 몬스터들은 하늘을 공격하지 않았다. 그 때문에 지금 상공에는 수많은 헬기들이 떠 있었다.
일부는 구조에 동원되었지만, 워낙 급작스럽게 일어난 일이라 구조가 되는 사람들은 극히 일부였다.
이소희마저도 이러다가 제다가 멸망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지경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