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Class Chaebol Hunter RAW novel - Chapter 289
SSS급 재벌 헌터 289화
콰아아아앙!
파아아앙!
결계가 터져 나간다.
급하게 세실리아와 비비안 등이 결계를 보강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풍이 몰아쳤다. 비비안은 어쩔 수 없이 일행들과 이소희와 카메라맨만 보호하였다.
쩌저저정!
그녀는 간신히 버티고 있는 중이다.
나는 검을 하나 날려 모조리 바헬의 검을 파괴해 버렸다.
쩌저저저정!
그의 검은 가루가 되었다.
“아아!”
바헬은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쿨럭!
“괜찮으십니까!?”
그는 피를 토했다.
비비안이 급하게 신성력으로 치료를 한다.
바헬은 여한이 없다는 표정이었다.
“검의 끝을 보았습니다.”
“끝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아닙니다. 제 전성기 때가 되어야 지금의 현빈 님을 상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바헬은 극찬을 늘어놓았다.
개인적으로 그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바헬은 감히 그렇게 말을 하였다.
그렇다고 여기서 반박을 하기도 어려웠다.
‘카메라가 보고 있지. 이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모든 일은 생방송으로 나갈 것이다. 대한제국을 생각한다면 인정하는 수밖에.’
나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것으로 인정을 하였다. 바헬 역시 표현이 가벼워졌다.
“최강자가 정해졌습니다.”
“음……. 그것은.”
“드림 팀 안에서 현빈 님이 최강자입니다. 일전에도 제가 패했습니다만, 지금은 무참하게 깨졌습니다. 도저히 타격을 할 수가 없더군요.”
“바헬 님도 훌륭하게 싸우셨습니다.”
“패배를 인정합니다.”
“와아!”
주변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이소희 기자가 달려왔다.
“방금 바헬 님께서 패배를 인정하신 건가요?”
제163장 카이너스의 전언
“패배를 인정합니다. 비공식적으로도, 공식적으로도 패하였습니다.”
“지금 기분이 어떠신가요?”
“매우 좋습니다.”
“……?”
사람들은 의문을 가졌다.
바헬은 다른 차원의 신이었고 지구로 넘어와 강해지기 위하여 노력하였다. 우리와는 연합전선에 있었으며 내 지휘를 받는다고 해도 신이라는 사실이 변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렇기에 패배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이렇게 말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바헬은 웃으며 말했다.
“이렇게 강한 전사가 동료니까요. 이제는 아무런 불만 없이 황제의 지휘를 받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최고입니다!”
그는 엄지까지 치켜들었다.
그야말로 극찬이 아닐 수 없었다.
신이 인간에게 고개를 숙인다는 것. 그건 쉬운 일이 아니다.
물론 바헬은 빠른 시간 안에 내가 신의 경지에 오를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었기에 그런 것이겠지만 오늘 있었던 일이 전 세계로 퍼지게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그 파급력은 상당할 것이 틀림없다.
이소희는 나를 바라봤다.
“폐하께서는 할 말이 없으신가요?”
“글쎄요…….”
“그래도 한 말씀해 주세요.”
지금 상황에서 무슨 말을 한다는 걸까.
결국 나는 상투적인 대답을 할 수밖에 없었다.
“바헬 님과 연합전선을 형성하여 더욱 굳건하게 지구를 방어한다고밖에는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그 정도면 충분해요.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소희는 꽤나 뿌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오늘 일로 인하여 그녀의 기세는 올라갈 것이다.
짝짝!
나는 손뼉을 쳤다.
오늘 일 때문에 피로한 것은 아니었지만 다른 사람들은 아닐 것이다. 정신적으로 상당한 피로감을 겪을 것이 틀림없었다.
청와대에 잠시 들르기는 해야겠지만, 일행들은 이쯤에서 헤어지기로 하였다.
“오늘 고생하셨습니다.”
“황제께서 고생을 하셨죠.”
“황제라는 말이 아직도 어색하네요.”
“곧 익숙해지실 겁니다.”
현대 사회에서 황제가 되었다는 것은 굉장히 큰 의미가 있는 일이었다. 그런 칭호를 내가 사용하여도 되는 것인지 의문이 들 만큼 말이다.
하지만 대한제국이나 황제라는 칭호에 익숙해져야 한다. 그것이 인류를 하나로 묶는 힘이었기 때문이다.
“그럼 돌아갑시다.”
청와대로 돌아왔다.
회의장에 도착하였는데, 이한진 수상 이하 관료들이 박수갈채를 쏟아 냈다.
짝짝짝짝!
“왜들 그러시는지?”
“오늘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드디어 전 세계를 통합하였습니다.”
“그렇군요.”
감회가 새롭다.
이제 대한제국은 한 발 더 나아가게 될 것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제국 안에서 살아갈 것이고 인류는 하나가 되었다.
나는 고개를 흔들었다.
“하지만 이제 시작입니다.”
“많은 것을 이루셨습니다.”
“자축을 하기에는 일러요. 카이너스는 아직까지 눈을 시퍼렇게 뜨고 살아 있고 언제 지구를 망가뜨릴지 모릅니다. 그러니 조심해야지요.”
“경계를 강화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하세요.”
지금 이 세상은 카이너스의 의지로 돌아가고 있었다.
나를 이렇게 강하게 만든 것도 물론 놈의 의지였다. 그야말로 카이너스의 안배에 의하여 살아가고 있다.
이 상황의 끝이 어떻게 될지는 나도 모른다. 어쩌면 무참하게 박살날 수도 있었고 다른 차원으로 피신을 가야 할 수도 있다.
영원히 비비안과 차원을 떠돌며 카이너스의 장난감이 되어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멀다.
“그럼 사우디 합병을 부탁드립니다.”
“이미 진행 중에 있습니다. 사실 사우디가 이렇게 될 것이라는 사실은 오래전부터 예측을 하고 있었습니다. 시간문제일 뿐이지요. 더욱이 일본을 예로 들어 그와 똑같은 대우를 한다면 당장 한 달 안에 통합될 겁니다.”
“그 부분은 관료들에게 맡기겠습니다.”
“예!”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 정도면 오늘 하루는 알차게 보냈다고 볼 수 있었다.
사우디에서 터진 변고를 막아 내었고 전 세계는 하나가 되었으며 무엇보다 바헬이 공식적으로 패배를 인정하였다.
내일 어떤 이야기들이 나돌지 걱정스러울 지경이다. 어쩌면 사람들이 나를 신격화할지도 모를 일이다.
‘그렇게 된다고 해도 어쩔 수가 없나.’
그저 운명이라고 생각하고 받아들이는 수밖에.
“그럼 퇴근들 하세요. 저는 가 보겠습니다.”
팟!
나는 그대로 몸을 날렸다.
어비스로 이동하고 있었지만, 청와대 사람들이 벌써 퇴근할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았다. 그들은 편하게 쉴 수도 없을 만큼 바쁘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과거와 다르게 이 세상은 급변하고 있는 중이다.
이제 어비스로 올라가 비비안과 뒹굴며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비비안과 와인을 한 병 땄다.
지구가 내려다보이는 어비스에서 그녀는 건배를 제안했다.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네요.”
“어째서요?”
“우리가 알고 있는 차원을 통틀어 가장 강한 분으로 등극하셨으니까요. 신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봐도 무방해요.”
“그건 아닌 것 같네요.”
나는 고개를 흔들었다.
비비안의 마음이야 충분히 이해를 할 수 있었지만, 이것으로 신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확신할 수는 없었다.
무엇보다 나는 깨달음이 부족하였다. 현실에 안주하는 순간 무너질 것이 확실하였다. 카이너스가 바보가 아닌 이상은 자신이 짓밟을 수도 없는 인간을 강하게 키워 줄 이유는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비비안은 오늘만큼은 자축해도 좋다고 말했다.
“당신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있어요. 하지만 오늘만큼은 자축을 하도록 해요. 그래야 앞으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으니까요.”
“비비안 님의 말씀이 맞네요.”
“오늘은 쉬고 내일부터는 심장이 터지도록 달려 나가도록 해요.”
“그러죠.”
우리는 와인을 마셨고 침대에서 뒹굴었다.
비비안이 잠이 들었을 때에 나는 정좌를 했다.
이제는 잠자는 시간도 아깝다. 무엇보다 깨달음이라는 과제가 남아 있었기에 오늘은 검술에 대해 깊게 생각을 해 보기로 했다.
그리고 때가 되면 바로 꿈속의 세계로 빠져들 것이다.
잠을 자지 않는 이상은 꿈속으로 들어갈 일이 없었으니 그곳으로 가지 않는 방법은 오직 잠을 자지 않는 것뿐이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나는 검술이 우주의 생성원리와 관계가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었다.
파괴의 창조라는 것도 어떻게 보면 창조의 개념이었으므로 그에 대해서 생각을 하다 보니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 알 수 없게 되었다.
명상에서 깨어난 것은 비비안 때문이었다.
“현빈 님! 일어나세요!”
“무슨 일인가요?”
그녀의 표정은 평소와 다르게 다급해 보였다.
지금까지 이런 적은 없었다. 그녀는 언제나 담담하고 넉넉한 미소로 나를 깨웠고 평소에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지금은 굉장히 당황하고 있는 중이다.
나는 무슨 일이 있음을 직감했다.
“웨이브라도 터졌나요?”
“그보다 심각한 일이에요.”
“……!”
비비안은 얼굴을 굳혔다.
그만큼이나 심각한 일이 발생하였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일어나 보아야 하는 것이 아닐까.
비비안은 급하게 나가려는 나를 제지했다.
“무슨 일…….”
삑!
그녀는 TV를 켰다.
TV에서는 실로 놀라운 장면이 연출되고 있었다.
전 세계에 거대한 드래곤의 모습이 나타난 것이다. 물론 드래곤의 본체는 아니었고 홀로그램이었다.
“저, 저건?”
“카이너스입니다.”
“이놈! 드디어!”
거대한 붉은 비늘로 온몸을 두르고 있는 카이너스였다.
카이너스가 나타나자 전 세계에서는 비상을 걸었다. 내가 그토록 이야기를 하였던 놈이 실체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바헬과 비비안은 카이너스에게 당했다. 나는 말할 것도 없었다. 천 년이나 고통을 받았으니 놈에게 호감 따위는 생기지 않는다.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카이너스는 오만하기 그지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허어.”
나는 탄식했다.
카이너스는 녹음기를 틀어 놓은 것처럼 이야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거대한 덩치를 가진 그는 하늘에 떠 있었다.
그것도 한국이나 일본, 중국 할 것 없이 모든 도시에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났다.
카이너스가 아니라면 절대 할 수 없는 짓이기도 하였다.
나는 옷을 갈아입었다.
“현빈 님?”
“서울로 내려가 봐야겠습니다. 직접 홀로그램을 보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
“현빈 님의 말씀이 맞는 것 같네요. 함께 가도록 해요.”
그녀와 나는 서울 시내로 향했다.
웅성웅성!
서울 시내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나와 있었다.
그들은 거대한 홀로그램에 홀린 듯이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는 중이다.
우리들은 변장을 한 채로 그 틈에 섞여 들었다.
“드디어 세계가 멸망하는 걸까.”
“그럴 리가 있나. 카이너스가 직접 오는 것이 아니라 분신을 보낸다고 하잖아. 별일 있겠어?”
그들은 모른다.
카이너스의 분신이라고 하면 얼마나 강할지 상상조차 할 수 없음을 말이다.
으드득!
나는 이를 악물었다.
“이렇게 된 이상은 무조건 빠르게 강해질 수밖에 없겠네요.”
카이너스가 나를 채찍질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