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Class Chaebol Hunter RAW novel - Chapter 29
SSS급 재벌 헌터 029화
회사마다 프라이버시 룸은 기본적으로 하나씩 있었다.
그건 대신건설도 마찬가지였는데, 이곳에는 카메라나 도청기가 설치되어 있을 염려가 없었기에 여기서 하는 말은 밖으로 새어 나가지 않을 것이다.
강소라는 흥미진진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마 최후의 승리자라 생각을 하는 모양이겠지. 하지만 너희들은 나를 너무 물로 봤다.
“다 들어드리죠.”
“잘 생각하셨어요!”
“다만, 조건이 있습니다.”
“어떤 조건인가요? 당신을 영입하기 위해서는 어떤 일이라도 마다하지 않겠습니다! 무려 SSS급 헌터를 국방부에 영입하는 일인데요.”
“저는 SSS급 헌터가 아닌데요?”
“어쨌든 귀한 인재죠. 양슬하 양을 노예로 두셨잖아요.”
“공사 대금의 20%를 제 계좌로 부쳐 주셔야겠습니다.”
“뭐라고요!?”
“즉, 비자금을 조성해 달라는 거죠.”
“하…….”
강소라는 뒤통수를 강하게 맞았다는 표정이었다.
3천 억 공사의 20%라면 총 600억에 달하는 거금이다. 그런 돈을 대놓고 비자금으로 조성해 달라는 깡다구는 누구에게도 없을 것이다. 그것도 국방부를 상대로 말이다.
강소라는 입술을 달싹거렸다.
“싫어요? 싫으면 말죠.”
나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여차하면 국방부와 일을 하지 않으면 그만이다.
아쉬운 것은 저쪽이 아닐까?
‘1초, 2초, 3초.’
“잠시만요!”
나는 미소를 지었다.
강소라가 미치지 않고서야 SSS급 헌터라고 생각하는 나를 붙잡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아마 내가 국방부로 들어가면 특진이 예정되어 있지 않을까 싶다.
“왜요? 더 할 말 있어요?”
“그렇다면 ‘공식적인’ 공사비를 조금 낮춰야 가능할 텐데요.”
“그건 내 알 바 아니고요.”
“하…….”
강소라는 한순간, 뭐 이런 쓰레기 같은 놈이 다 있냐는 식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조금 놀라기는 했을 거다.
재벌 2세라는 놈이 돈에 혈안이 되어 있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겠지. 하지만 카이너스가 이 땅에 강림하면 다 이해하게 될 거다.
“상의를 해 봐야…….”
“한 시간 드리겠습니다.”
“그건 너무 촉박하지 않나요?”
달칵!
나는 타이머를 눌렀다.
“어디서 그런 것까지 준비를……?”
“시간 흘러갑니다.”
“바로 연락드릴게요!”
강소라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다.
높으신 분들이 회의를 하려면 한 시간도 넉넉한 시간이 아니다.
강소라는 차량으로 돌아왔다.
유문식 하사는 얼굴을 붉히고 있는 강소라를 의아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왜 그러시는지……?”
“개새끼!”
“험험. 제가 뭐 잘못했습니까?”
“이 미친놈! 감히 국방부의 돈을 비자금으로 조성하라고!?”
“뭐라고요!?”
“공사비의 20%를 비자금으로 내놓으라니.”
“완전히 막 나가네요! 정신 나간 거 아닙니까?”
“니미. 문제는 우리가 갑이 아니라는 거지.”
강소라는 무전기를 들었다.
이런 중요한 이야기를 전화로 하는 것은 도청될 염려가 있었다.
국방부 장관은 강소라가 임무를 수행하기 전에 단파무전기를 내어 주었다.
그녀는 긴급으로 무전을 쳤다.
치익!
“장관님! 접니다! 듣고 계십니까?”
-듣고 있네.
“그가 조건을 다 수락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조건이 하나 있답니다.”
-무슨 조건?
“공사비의 20%를 비자금으로 찔러 달랍니다.”
-뭐라고!?
이 장관도 다소 당황한 것 같았다.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새끼가 천문학적인 돈을 국가에서 비자금으로 조성을 해 놓으라는 것이다.
아마 이 장관도 뒤통수가 쐐할 거다.
-허어! 그것 참.
“어찌 생각하십니까?”
-당연히 미친놈이라고 생각하지.
“그럼 거절할까요?”
-그럴 수 없다는 것 잘 알지 않나. 그가 SSS급 헌터라는 사실을 밝혀내기만 하면 국가에서는 엄청난 이익을 취할 수가 있네. 강대국 반열에 들어갈 수 있다는 뜻이지.
“그렇다면 장관님의 뜻은…….”
-알았다고 하게. 각하는 내가 설득하도록 하지.
“하…….”
-빨리 가게. 그가 시간을 정해 두었을 것 아닌가?
“맞습니다.”
-이만 끊네.
“…….”
한바탕 폭풍이 몰아친 것 같았다.
도대체 이걸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유문식 하사가 입을 열었다.
“SSS급 헌터가 가지는 힘이 엄청나기는 한가 보네요.”
“국가가 뒤집어질 만한 일이지.”
“바로 가실 겁니까?”
“가야지. 어쩌겠어? 위에서 까라면 까는 것이 군인이지.”
강소라는 차에서 내려 다시 회사로 향한다.
장관에게서 내려온 즉답.
어떻게 해서든 관철하라는 것.
지금까지 관찰한 결과, 놈은 제정신이 아닌 것으로 보였다. 처음에야 좋은 감정으로 접근을 했지만, 하는 짓들을 보니 삼류 양아치나 다름이 없었던 것이다.
“후우. 이 나라의 미래가 어둡다.”
나는 나예린과 양슬하를 불러 놓고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찰칵!
양슬하는 담배에 불을 붙이고 꼬나물었다.
나예린이 눈을 부라렸다.
“중학생 년이 담배를!”
“꼽냐?”
“…….”
나예린은 바로 꼬리를 내렸다.
확실히 양슬하는 막 나가기는 한다.
그녀의 성격은 일부 스스로 조작한 감이 있었지만, 강력한 힘을 가진 채로 사춘기를 맞아서 미친 짓을 하는 것은 본인의 성격도 어느 정도 작용을 했다.
이왕 이렇게 된 것 나도 한 대 피우자.
찰칵!
“아아! 사장님까지.”
“나 비서도 피우든가.”
우리들이 담배를 피우고 있을 때, 강소라가 나타났다.
그녀는 양슬하와 나를 슥 훑어보았지만, 겨우 이 정도로 책을 잡을 만큼 사안이 가볍지가 않았다.
“왔어요? 대답은?”
“정부 차원에서 수락을 하기로 했습니다.”
제15장 노예 3호
“아, 그래요. 알겠습니다.”
“달리 할 말은 없나요?”
“제가 고마운 것은 아니잖아요? 국방부에서 고마워해야지.”
“아…. 그렇군요.”
강소라는 곧바로 수긍했다.
나예린과 양슬하는 도대체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상황인지 알 수가 없다는 표정이었다.
뭐, 이들에게 정도는 밝혀도 되지 않을까. 그래도 강소라가 눈앞에 있었으니 지금 밝힐 수는 없는 노릇이지.
강소라의 어깨가 축 처졌다.
“다음에 뵙겠습니다.”
“그러든지요. 제가 먼저 강 소령을 찾을 일은 없을 테니 걱정 마시고요.”
“예.”
강소라의 얼굴에 언뜻 시원섭섭하다는 표정이 비쳤다.
죽자 살자 나를 쫓아다녔지만, 국방부에 나를 소속시켰으니 임무는 끝난 것이다. 앞으로 볼 일은 없지 않을까 싶다.
“그럼 우리도 슬슬 일어나도록 하자. 잿빛 탑에 들어가야 하니까.”
“네!”
양슬하가 활기차게 말했다.
나예린은 도대체 내가 강소라와 무슨 이야기를 나누었는지 알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잿빛 탑으로 향하는 길이다.
나예린이 한참을 고민하다가 물었다.
“도대체 강 소령과는 무슨 대화를 나눈 건가요?”
“아, 그거요? 별거 아닌데요, 공사비 20%를 비자금으로 찔러 달라고 했죠.”
“……!”
나예린은 일순, 기가 막혀서 어떤 말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양슬하도 깜짝 놀랐는데, 돈을 떼먹는 수준이 국가 차원에서 놀고 있었기 때문이다.
돈이라면 귀신같이 밝히는 양슬하가 귀를 쫑긋거렸다.
“그, 그, 그게 무슨 말이에요!?”
“비자금 좀 조성하려고요.”
“그 큰돈이 왜 필요한데요!?”
“쓸 데야 많죠. 장비도 사야 하고 코어도 사야 하고, 고급 탑에 가려면 헌터들도 모집을 해야 하고요.”
“하아?”
“안 될 이유라도 있나요? 국가에서 그렇게 지원을 하겠다지 않습니까.”
“그래도 이런 식으로 비자금을…….”
“알아서 커버를 쳐 주겠죠. 걱정 마세요. 나 비서와 슬하에게는 제가 섭섭지 않게 돈을 찔러 드릴 테니까.”
“스승님 최고예요!”
양슬하가 엄지를 척 올렸다.
그녀는 어려서 아직까지는 내가 얼마나 엄청난 짓을 저질렀는지 인지를 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나예린은 아니었다.
“잘못하면 관계된 정부 인사 전체가 탄핵될 수도 있어요!”
“그렇게 안 만들면 되죠.”
“이렇게 막 나가시면…….”
“막 나가는 것 아니에요. 돈 좀 벌어 보겠다는데 뭐가 그리 빡빡해요?”
잿빛 탑에 도착해서 나와 양슬하가 내렸다. 그리고는 나예린에게는 축객령을 내렸다.
“그럼 잘 가요.”
“이렇게 얼렁뚱땅 넘어가는 법이 어디 있어요?”
“하하하! 비자금 일부를 나 비서님 통장에도 넣어 달라고 했어요. 그러니까 걱정 마세요. 이제 공범이니까요.”
“뭐 이런!”
“자, 출발!”
나는 차량을 출발시켰다.
나예린의 비명 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았지만, 뭐 상관없겠지.
땅거미가 저물어 가고 있었다. 바로 잿빛 탑에 올라가면 네 시간 정도는 사냥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미 잿빛 탑 입구에는 이예나가 기다리고 있었다.
“노예 1호 왔냐?”
“으윽! 이름도 있는데 꼭 그렇게 불러야겠어?”
“가자, 노예들아.”
“네, 스승님!”
양슬하는 뭐가 그리 좋은지 실실거렸다.
하기야, 돈이 그렇게 생긴다는데 노예라고 불리든 말든 양슬하는 개의치 않을 것이다. 양슬하도 가만히 있는데 이예나가 따질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양쪽에 노예들을 거느렸지만 조금 아쉬운 감이 있다.
“어디 노예 3호 안 생기나?”
퇴근 시간이 한참 지나고 있었지만, 강소라는 아직 퇴근하지 못하고 있었다.
오늘 일에 대해 공식적으로 보고를 하기 위해서는 국방부 장관을 만나야 한다.
이 장관과는 그의 사무실에서 보기로 했다.
똑똑!
“들어와.”
“충성! 임무를 마치고 귀환했습니다!”
“수고했네.”
“대통령 각하와는 이야기가 잘 되었습니까?”
“잘 되었지.”
“어떻게……?”
“뻔하지 않나? 그 정도 인재가 실존한다면 어떤 출혈을 감수하고서라도 데려오는 것이 맞지. 자네는 손해라고 생각을 할지도 모르겠지만 그로 인하여 대한민국의 국격이 상승하게 되는 것이네.”
“그야 그렇지만 비자금을 국가에서 조성해 준다는 것이 소문난다면…….”
“지금은 난세일세. SSS급 헌터를 보유하게 되었다는 것을 국민들이 알게 된다면 아무 문제없을 걸세. 게다가 이현빈 군도 바보는 아니지 않나?”
“음…….”
강소라는 정석적인 군인이었다. 달리 말하면 FM이라고도 할 수 있었기에 그녀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를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위에서 그렇게 결정을 내렸다는데 할 말이 없었다.
그녀는 진급에 대한 기대를 해 보았다. 뒤가 조금 찝찝하기는 해도 임무는 완수를 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강소라는 누구보다 출세욕이 있었다.
이 장관에게서 기대하던 소리가 나온다.
“곧바로 중령(진)으로 진급을 시키도록 하지.”
“감사합니다!”
“다만 중령으로 발령이 나기 위해서는 해야 할 일이 있다네.”
“무슨 일이든 시켜만 주십시오!”
강소라는 씩씩하게 말했다.
중령을 달 수 있다면 대령까지도 금방이다. 어쩌면 별을 달 수 있는 날이 오게 될지도 몰랐다.
“자네의 보고서는 모두 읽어 보았고, 정보부에서도 이현빈 군이 SSS급 헌터라는 것에 의견을 모았네. 그런데 증거가 없어.”
“예?”
“국민들에게는 물론이고 전 세계적으로 과시를 하기 위해서는 확정적인 증거가 있어야 하는데 그게 없단 말이야.”
“영상 보셨지 않습니까? 메테오가 떨어지는 장면을요.”
“일회용 유니크 아이템을 썼다지 않나?”
“세상에 그런 유니크 아이템이 어디 있습니까? 말도 안 되는 궤변입니다.”
“궤변이라는 건 나도 알지. 그런데 어쩌겠나? 모든 사람들이 확실한 증거를 원하는데.”
“그렇다면…….”
“자네를 이현빈 군의 수행비서로 발령을 내리기로 결정했네. 곁에서 그를 수행하면서 증거를 잡아오도록 하게.”
“장관님!”
“싫은가?”
“아…….”
갑자기 하늘이 노래지는 것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