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Class Chaebol Hunter RAW novel - Chapter 30
SSS급 재벌 헌터 030화
이현빈에게 집착했던 것은 진급을 위해서였다. 더욱이 이번 일의 공으로 중령(진)으로 진급을 했지 않나.
그런데 여기서 확증이라니.
순 억지였지만 그녀로서는 거부할 수 있는 권한이 없었다.
으드득!
강소라는 이를 꽉 깨물었다.
“알겠습니다.”
“그럼 수고하게.”
“이만 나가 보겠습니다.”
“아! 오늘부터 바로 부탁하네. 지금 이현빈 군이 잿빛 탑에 들어갔다고 하니까.”
“예.”
강소라는 그렇게 장관의 집무실을 빠져나왔다. 잿빛 탑으로 향하는 걸음이 이렇게 무거울 수가 없었다.
그녀는 밖으로 나와 차량에 올라탄다.
강소라가 보이자 시동을 걸고 있던 오문식 하사가 물었다.
“이제 퇴근입니까?”
“잿빛 탑으로 간다.”
“잿빛 탑에는 왜요?”
“오늘 부로 이현빈 군의 비서로 발령을 받았다. 곁에서 수행을 하면서 SSS급 헌터의 증거를 캐라는 거지.”
“컥! 그런 싸가지를 직접 수행한다고요?”
“별수 있나? 까라면 까야지.”
강소라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여긴 잿빛 탑 3층이다.
숲이 우거져 있었고 다소 건조한 날씨에 불이라도 붙으면 산불로 확 번질 것 같은 기후를 자랑한다.
3층에는 오크 시리즈가 살고 있다.
2층에도 오크가 살고 있기는 하지만 엄연히 급이 다르다.
2층에 갑옷도 걸치고 있지 않은 일반 오크가 살고 있다면 3층에는 오크 전사와 오크 스카우트, 오크 메이지가 주로 나온다.
C급의 헌터들이 곳곳에 산발적으로 흩어져 있었고 D급의 헌터들이 무리지어 사냥을 할 정도였다.
내 레벨은 9다.
이미 육체적인 능력은 B급의 헌터를 상회하고 있었다. 그래도 경험치는 오른다.
위로 올라가면 충분히 폭렙을 할 수 있겠지만 데스 나이트도 함께 레벨 업을 해야 했으므로 여기서 사냥을 하고 있는 것이다.
츄캉! 츄캉! 츄캉!
데스 나이트의 찰진 소리가 들린다.
놈은 곧잘 사냥을 하고 있었다.
띠링!
[데스 나이트의 레벨이 올랐습니다!]놈의 레벨도 어느덧 12다.
나도 레벨이 하나 올라서 10이 되었고 충분히 다음 층으로 향해도 될 것 같았다.
하지만 내가 여기서 사냥을 하는 이유는 또 있었다. 그건 바로 미스릴 원석 때문이다.
미스릴이 있어야 오리하르콘을 추출하고, 유니크 아이템 제작에 들어간다. 확률적이기는 하지만, 열심히 제작을 하다 보면 좋은 옵션의 유니크가 뜰 수도 있었다. 옵션이 좋지 않으면 아이템 흡수를 하면 그만이다.
나와 데스 나이트는 레벨을 올리고 있었지만 이예나와 양슬하는 하품을 하며 가끔 쳐들어오는 오크 전사를 날려 버리고 있었다.
“너희들은 열심히 안 하냐?”
“솔직히 여기는 좋은 템이 나오지 않잖아? 우리들의 전력이라면 10층에 가서 놀아도 될 텐데 말이야.”
이예나가 부정적으로 말했다.
양슬하도 마찬가지였다.
“너무 지겨워요!”
“쯧쯧. 너희들은 아이템 제작에 대해 하나도 모르는구나?”
“……!?”
“여기서 주운 미스릴을 제련하면 일정 확률로 오리하르콘이 나오지. 확률적으로 SS급 이상의 유니크가 조합되기도 하는데…….”
“뭐라고요!?”
이예나와 양슬하가 동시에 소리를 질렀다.
너무 우렁차게 말을 하는 바람에 귀청이 찢어질 뻔했다.
애들이 화통을 삶아 먹었나, 목소리가 왜 이렇게 큰 거야?
이예나가 흥분해서 말했다.
“그런 방법도 있단 말이야!?”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는 가능하지.”
“정말이요!?”
양슬하도 흥분했다.
그녀들은 기본적으로 좋은 아이템에 목이 말라 있었다. 애초에 이 업계에 뛰어든 것이 돈 때문이었기 때문이다.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는 강해져야 한다.
“그러니까 원석을 열심히 주워라.”
“옛썰!”
“진작 그렇게 말을 했어야지!”
그들은 표정부터 변화했다.
양슬하는 거대한 화염구들을 남발하기 시작했고 이예나는 떨어지는 원석들을 수거하기에 바빴다.
콰릉! 콰르르르릉!
화염 천지가 되자 헌터들이 슬슬 눈치를 보며 4층으로 가거나 2층으로 내려갔다. 그러다 보니 거의 독식이 되었다.
“야! 데스 나이트 사냥할 몬스터는 남겨 놔야지!”
“헤헤. 죄송해요. 의욕이 넘쳐서 그만.”
다시 그녀들에게 지시를 내리려 하는데, 강소라 소령이 2층에서 올라오는 것이 보였다.
도대체 그녀가 이곳에 온 이유가 무엇일까?
“강 소령이 어쩐 일이에요?”
“충성! 오늘부터 이 소령님을 곁에서 수행하게 되었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나를 수행한다고요?”
“예!”
“음…….”
강소라는 식은땀까지 흘렸다. 만약 내가 여기서 거부를 해 버리면 매우 곤란한 상황에 처할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내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노예 3호의 등장인가.”
***
“노예 3호라니요!?”
강소라가 펄쩍 뛰었다.
그녀의 진의는 이미 알고 있었다.
지금까지 나를 쫓아다닌 것은 공을 세우기 위함이었겠지. 그러고 나서 손을 뗄 작정이었는데 이런 명령이 떨어졌으니 아마 속이 상당히 쓰릴 거다.
나는 어깨를 으쓱거렸다.
“노예 1호가 여기 이예나, 2호가 양슬하, 그리고 3호가 당신.”
“으으윽.”
이예나는 얼굴을 꿈틀거렸지만 딱히 반발을 하지 않았다. 어디까지나 그녀는 자발적으로 노예 계약서에 사인을 했기 때문이다. 그건 양슬하도 마찬가지였고.
“저는 어디까지나 당신을 수행…….”
“그렇군요. 그럼 미스릴 원석과 잡템을 줍도록 하세요.”
“미스릴 원석이라고요?”
“다 쓸 데가 있어서 그럽니다.”
그녀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도대체 미스릴 원석을 어디에 쓴다는 것인지 그녀는 이해를 하지 못했다. 강소라의 전령으로 쫓아온 유문식도 마찬가지였다.
유문식이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제가 헌터는 아니지만 미스릴 원석은 쓸 곳이 없다고 들었습니다만.”
“그건 제가 정합니다만?”
“크흠.”
유문식은 조용히 물러났다.
비공식적으로 나는 SSS급 헌터에 랭크되어 있었다. 그야 국방부에서 착각을 하는 것이었지만, 이렇게 노예까지 보내 준 이상은 굳이 부정할 이유도 없었다. 국방부에서 나를 SSS급 헌터로 착각한다고 해서 언론으로 그 사실이 퍼져 나갈 리는 없었기 때문이다.
유문식은 강소라의 따까리였으니 내가 마음 놓고 부려도 되었다.
“당신도 줍도록 하세요.”
“저도…… 말입니까?”
“싫으면 집에 가시든지요.”
“아닙니다. 줍겠습니다.”
어차피 그들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바닥에는 미스릴 원석을 비롯하여 수많은 아이템과 코어들이 우수수 떨어져 있었다. 3층에서 나오는 아이템과 코어는 나름대로 돈이 된다. 어디까지나 헌터의 입장에서 돈이 되지 않는 것이지, 일반인에게는 큰돈이다.
물론 나는 아이템을 모아 템을 레벨 업 시키고 코어는 사업에 투입할 작정이다.
국방부에 수주할 사업들은 대부분 A+급의 코어가 들어가게 될 것이지만 보조로 B급이나 C급의 코어를 사용하면 내구성이 올라간다. 보다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그 때문에 하급 코어들도 줍고 있는 것이다.
미스릴 원석은 오늘 전부 모아서 가공을 해 볼 생각이다.
미스릴 원석을 쪼개면 미스릴이 되고 일정 확률로 오리하르콘이 나온다. 미스릴은 하급 아이템을 제작하는 데 사용되고, 오리하르콘 고급 아이템을 제작하는 데 사용된다.
오리하르콘으로 아이템을 제작하다 보면 희박하게 높은 등급의 유니크가 만들어질 수도 있었다. 그 때문에 미스릴 원석은 노가다의 근본이라 말할 수는 것이다.
나는 열심히 일을 하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흡족하게 웃었다.
하지만 일손은 여전히 달린다.
“어디 노예들 또 안 떨어지나?”
크라운 길드의 길드장 이운성은 길드원을 데리고 잿빛 탑에 입장하고 있었다.
오늘 크라운 길드는 7층에서 사냥을 하기로 되어 있었다. 저녁 무렵에 만나 자정이 될 때까지 사냥을 하기로 하였으므로 20명의 인원을 꾸려서 올라가고 있는 중이다.
그러다가 길드원 유아연이 이현빈을 발견했다.
“저기 보이는 사람이 이현빈 아닌가요?”
“그러네요. 오늘은 갑주를 입고 있지 않습니다.”
“양슬하 양과 예나 씨가 노동을 하고 있네요.”
“뭐, 그건 하루 이틀 일도 아니지 않습니까?”
이운성은 이예나를 크라운 길드로 끌어들이는 것을 포기했다. 이예나 본인도 별로 크라운 길드로 돌아올 생각은 없는 것 같았다.
처음에 양슬하를 잡부로 부리는 것을 보았을 때, 상당한 충격을 받았지만, 이제는 면역이 되어 아무렇지도 않았다.
그런데 유아연이 한 여자를 손으로 가리키자 이운성은 묵직한 충격을 다시 받고 말았다.
“강소라 소령 아닌가요!?”
“아!”
“강소라 소령과 그분의 전령이 함께 노가다를 뛰고 있어요!”
“설마 저들까지 노예로 만든 건가!”
이운성은 탄성을 터뜨렸다.
양슬하를 노예로 부리는 것은 그럭저럭 이해를 할 수 있었지만, 국방부 소속의 군인을 노예로 부린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길드원들도 그들을 발견하고는 놀라고 말았다.
웅성웅성!
“설마 국방부까지 먹은 건가?”
“국방부에서 별을 달아 준다거나 하지 않았을까요?”
“SSS급 헌터라면 그러고도 남지.”
오만가지 추측이 난무하고 있었다.
저벅저벅.
저 멀리서 이현빈이 크라운 길드를 발견하고 걸어오고 있었다.
“여어!”
“반갑습니다, 현빈 씨!”
“미안한데, 오늘 좀 도와주셔야겠습니다.”
데스 나이트의 레벨이 14가 되었다.
딱 데스 나이트의 레벨을 15까지만 찍고 가려고 했는데 놈의 렙이 오르자 꽤나 강해져서 이제 완전히 몰이사냥에 적응하고 있다.
바닥에는 수도 없이 많은 잡템들이 쏟아졌는데 그 안에서 미스릴 원석만 골라내는 것도 일이다.
무한의 공간이 이미 묵직해져서 오늘은 이만 끝내야 하나 싶었는데 멀리서 크라운 길드가 3층에 들어선 것이다.
이런 기회를 놓칠 수는 없지 않나.
저런 노예들이 대량으로 들어와 준다면 나야 대환영이지.
“여어!”
“큭!”
당연한 일이었지만, 자신들의 운명을 직감한 크라운 길드원들이 인상을 썼다.
양슬하는 물론이고 강소라 소령까지 노가다를 뛰고 있는데 지들이라고 별수 있겠나. 하지만 모름지기 인간을 부리기 위해서는 당근을 주어야 한다. 현대사회의 경우에는 특히나 더.
길드원들이야 죽상을 썼지만 길드장은 특유의 능글거리는 웃음으로 악수를 청했다.
“반갑습니다, 현빈 씨!”
“미안한데, 오늘 좀 도와주셔야겠습니다.”
나는 뻔뻔하게 말했다.
당연한 일 아닌가?
이런 기회를 뻥 차 버릴 수는 없었고 나에게 이익이 되면서 저들의 눈이 뒤집힐 만한 제안을 해 보자.
“공짜로 도와달라는 건 아닙니다.”
“3층에는 잡템밖에는 없지 않습니까.”
“제가 이번 주말에 파멸의 탑에 내려갈 예정입니다.”
“뭐라고요!?”
웅성웅성!
소란이 일어났다.
파멸의 탑이라면 대한민국에서는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난이도가 극한인 곳이었다. 거길 간다고 하니 눈이 뒤집힐 만도 하다.
나는 더욱 그들을 몰아갔다.
“30층을 돌파할 생각인데 크라운 길드도 잡부로 데려갈 생각입니다. 한 20층까지는 힘을 써 주실 거잖아요?”
“그, 그럼요!”
길드원들은 미어캣이라도 된 것처럼 단체로 고개를 주억거린다. 그 모습을 보는 것도 썩 나쁘지 않은 느낌이다.
여기서 약을 더 쳐 보도록 할까?
“전리품의 10%를 약속하겠습니다. 유니크급은 못 드리겠지만 거기서 나오는 아이템과 코어들이라면…….”
“지금 뭐하고 있습니까! 빨리들 일하세요!”
이운성이 갑자기 길드원들을 다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