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Class Chaebol Hunter RAW novel - Chapter 301
SSS급 재벌 헌터 301화
제170장 도적 떼
“척후를 보낸다.”
“예?”
“이것이 함정일 가능성도 있다.”
“허나 그들이 진짜 도적 떼라면 다음 마을도 몰살을 당할 것입니다.”
“그게 적들이 노리는 바다.”
“으음!”
카이젠은 당장이라도 달려가고 싶은 마음인 것 같았지만, 나는 이것이 함정임을 확신하였다.
정황을 따져 보면 이해가 되었다.
나를 해하려는 세력이 있었기에 군대를 이끌고 전공을 세우기도 전에 내 뒤통수를 치려는 것이다. 그렇게 유던에 가지도 못하고 패주하면 나는 황태자의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
“가는 길에 분명 매복이 있을 것이다. 매복을 확인한다. 우리는 군을 나눈다.”
“어떤 식으로 말입니까?”
급한 상황이었지만, 나는 머리를 차갑게 식혔다.
큰일이 발생하였다면 오히려 더욱 조심을 해야 한다. 까딱하면 5만의 병력이 몰살을 당할 수도 있었다.
“1군은 매복이 의심되는 지역의 옆구리를 친다. 그리고 2군은 마을의 뒤쪽으로 돌아가 적들의 배후를 칠 것이다.”
“음……. 알겠습니다.”
카이젠 역시 이것이 함정이 아니라고 확신을 할 수 없었던 모양이다. 딱히 내 전략에 반대를 하지 않았다.
나는 당장 군을 두 개로 나누었다.
1군은 조심스럽게 매복지를 타격하기로 하였고 내가 이끄는 본대는 관도가 아닌 평야를 빙 돌아 마을을 타격하기로 한 것이다.
촤악!
지도를 펼쳤다.
적들이 매복할 곳은 뻔했다.
“매탄 숲에 매복이 있을 것이다. 척후대가 돌아오겠지만, 그 전에 끝낸다.”
“확신하시는군요.”
“그래. 적들의 사령관이 누군지는 몰라도 머리를 꽤 쓰는 작자다. 하지만 나에게 머리를 굴리기에는 백 년도 이르다.”
내 표정도 차갑게 식었다.
황좌 앞에서는 물불도 가리지 않는다고 하지만 자국민을 학살하면서까지 일을 벌일 수는 없는 일이었다.
확실한 것은 포로를 잡아 심문하면 될 일이었다.
“출발한다!”
두두두두!
3만으로 이루어진 2군이 엄청난 속도로 평야를 가로지르고 있었다.
오로카 영지에 속해 있는 마을 리안이 공격을 당하고 있었고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많은 사람들이 죽어 나갈 것이다.
비록 여긴 꿈속이었고 게임을 기반으로 하여 만들어진 새로운 창조의 세상이었지만 내가 오랫동안 들어오지 않으면 분명히 없어질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그냥 둘 수는 없는 노릇이다.
우선 황제의 눈에 들기 위해 움직인다.
인류를 구해야 한다는 사명감은 지구에서나 발휘되는 것이었고 황제의 눈에 들어야만 쓸모 있는 DNA를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실력을 발휘하려는 것이다.
내 뒤에 달려오던 기사들의 목소리가 들린다.
“전하께서 많이 바뀌셨다.”
“그러게 말이야. 얼마 가지 않을 줄 알았는데.”
“혹시 지금까지 일부러 그러신 것이 아닐까?”
“일부러 그러셨다고?”
‘그럴 리가 있나.’
나는 쓴웃음을 지었다.
주인공 녀석은 원래 쓰레기였다. 그러니 기사들이 그렇게 생각을 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사람이 순식간에 바뀌었으니까.
하지만 그들은 그리 생각하지 않았다.
“바뀌신 것이 틀림없어.”
“저분이 황제가 되신다면…….”
“우리들이 그리되게 만들어 드려야겠지,”
“후후.”
나는 낮게 웃었다.
기사들은 자신들이 하는 소리가 나에게 들리지 않는다고 생각을 하는 모양이었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소드 마스터 카이젠을 패배시킨 나였다. 그만큼이나 오감이 발달하였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그들의 목소리는 내게 잘 전달되었다.
우리는 빠른 속도로 진군을 하여 마을의 배후에 도착하였다.
마을은 불타고 있었고 비명 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끄아아악!”
“아아아악!”
“살려 줘!”
“적들이 마을 사람들을 죽이고 있습니다!”
“곧바로 적들을 쓸어버린다!”
“예!”
“제국을 위하여!”
채앵!
나는 보검을 뽑아 들었다.
이건 예식용 보검이었지만, 황제가 심혈을 기울여 제작하였으므로 꽤나 단단한 것이다.
나를 선두로 하여 3만의 무리가 빠른 속도로 마을로 진격했다.
메탄 숲 중간 지점.
이곳에 매복하고 있던 구 유던 왕국의 크라운 백작은 긴장이 가득한 눈으로 전방을 주시하고 있었다.
그의 곁을 보좌하는 자는 크라운 백작가의 충신이었던 아로나 남작이다.
“각하, 적들이 매복에 걸릴까요?”
“틀림없이 걸릴 것이다.”
“하오나…….”
“이곳은 제국 한복판이다. 틀림없이 적들을 저지할 수 있다.”
크라운 백작은 토벌군의 진격을 늦추는 것이 목적이었다.
지금 유던에서는 반제국에 대한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었다. 그런 여세를 몰아서 반란군이 조직되고 있었기에 시간을 벌 필요가 있었다.
그 때문에 제국 내부와 손을 잡았다.
사실, 제국 내에 조력자가 없었다면 그들이 여기까지 쳐들어오기는 매우 힘들었을 것이다.
두두두두두!
멀리서 기병이 달려오는 소리가 들렸다.
“옵니다!”
“숨을 죽여라. 그들이 사정권 안에 들어오면 공격한다.”
숲을 가로지르는 길에는 기름이 뿌려져 있었다.
적들이 사정권에 들어오는 즉시 불화살이 발사될 것이니 완전히 몰살을 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전략은 제국 깊숙이 들어왔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구 유던 왕국에서 상인으로 위장하여 여기까지 내려왔고, 실제로 화물을 운반하였다. 기상천외한 전략은 반드시 먹힐 것이라고 여겼다.
“워워!”
그런데 달려오던 기병들이 멈추었다.
“발각된 건가?”
꽈드득!
그는 검을 꽉 틀어쥐었다.
간신히 1만 명이나 되는 병력을 상인으로 위장시켜 온 참이었다. 이곳에서 전멸을 당한다면 꽤나 큰 타격이다.
“냄새를 맡은 것이 아닐까요?”
“그럴 리가 없다.”
그의 작전은 완벽하였다.
여기서 더 이상 어찌할 수 없을 만큼이나 완벽한 작전이었다.
그런데 발각이 된다니? 그건 있을 수가 없는 일이다.
사사사사!
퍽퍽퍽퍽!
“끄아아악!”
“아아아악!”
그때였다. 후미에서 비명 소리가 울려 퍼졌다.
“무슨 일이냐!”
“적들의 기습입니다!”
“뭐라고!?”
크라운 백작의 눈에 절망이 내려앉았다.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적들이 후방을 강타하였다. 매복을 하고 있는 후미를 역으로 기습하였던 것이다. 사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시작하였다.
그 시각.
기병을 이끌고 온 카이젠 단장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는 바닥을 짚어 보았다.
“기름이로군.”
“화공에 당할 뻔했습니다.”
“만약 이걸 간파하지 못하고 그대로 진격을 했더라면…….”
“5만의 병력 모두를 잃었을 겁니다.”
“허어.”
소름이 돋는 일이었다.
여긴 제국 깊숙한 곳이었다.
수도가 지척이었는데 여기까지 적들이 들어오려면 제국 내에 협조적인 세력이 없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이건 전부 계획된 일이었다.
신기한 것은 이런 말도 안 되는 계략을 황태자가 눈치를 채고 간파하였다는 것이다.
부관이 신기하다는 듯한 눈빛으로 말했다.
“전하께서는 도대체 어떻게 이런 사실을 미리 알고 계셨던 걸까요?”
“뭔가 석연치 않았던 게지.”
“그냥 석연치 않다는 이유만으로 의심을 한다는 말입니까?”
“천재 병법가라면 가능한 일이다.”
“천재 병법가라니…….”
부관 역시 황태자의 실력을 두 눈으로 보았다.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고 있었고 종국에는 카이젠 단장마저 눕혀 버렸다. 비록 실제 전장에서 싸운다면 카이젠에게 밀리겠지만, 마법과 검술을 동시에 사용하며 그 위용을 과시하였다.
무재에 치우쳐져 있는 사람이라면 자연스럽게 병법에 둔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는 천재적인 지략을 선보였다.
어쨌거나 그의 계책이 아니었다면 카이젠 역시 이곳에서 뼈를 묻었을 것이다.
숲 양쪽에서 비명 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끄아아아악!”
“아아아악!”
“저곳은 지옥이겠군.”
“마을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그래. 적들의 배후를 쳤을 테니까.”
만약 황태자를 적으로 두었다면 어떤 일이 발생하였을까. 반드시 패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만인장 오렌이 보고를 했다.
“적들을 척살했습니다!”
“살아남은 자들은?”
“항복한 놈들을 생포하였습니다!”
“좋다! 이대로 마을까지 진격한다!”
“예!”
줄줄이 항복한 자들이 엮여 나왔다.
그들을 바라보며 기사들은 황태자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건 카이젠도 마찬가지였다.
지금까지는 황태자가 황제 자리에서 가장 멀게 느껴졌지만, 이제는 아니었다.
‘높은 확률로 전하께서 황제가 되실 수도 있음이다.’
그렇다면 목숨을 걸어 볼 만했다.
***
오로카 영지의 중형급 마을 리안.
이 시대의 영지는 하나의 본성과 몇 개의 분성, 그리고 여러 개의 마을로 구성되었다.
오로카 영지와 같은 경우에는 하나의 본성과 분성, 그리고 수십 개의 마을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제국 깊숙한 곳이라 치안이 상대적으로 취약하였다.
그 때문에 적들이 여기까지 쳐들어오면 빠르게 마을이 유린되고 마는 것이다. 물론 간이 배 밖으로 나오지 않는 이상은 결코 이런 짓을 저지를 수는 없었다.
“모두 죽여라!”
“와아아아!”
서걱서걱!
푸하하학!
피가 사방으로 뿌려졌다.
설마 배후에서 우리들이 공격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하였던 적들은 우왕좌왕하였다.
그야말로 엄청난 속도로 적들이 밀리고 있었다.
애초에 숫자에서부터 상대가 되지 않았다.
그들의 병력은 수천에 불과했으나 우리는 3만에 이르렀기에 마을을 깨끗하게 청소하고 있는 중이었다.
기사들이 보고를 했다.
“적들을 모두 제압했습니다!”
“사상자는?”
“부상 3명 이외에는 전무합니다.”
“알겠다.”
대승이었다.
전쟁이 시작되기도 전에 적의 기세를 꺾어 버린 것이다.
나는 그들이 유던 왕국의 반란세력이라는 사실을 직감했다.
“적장을 잡아와라!”
“예!”
얼마 지나지 않아 별동대장이 잡혀 왔다.
역시나 본대는 숲에 매복을 하고 있었다. 아마도 곧 있으면 항복한 자들이 대거 이곳으로 잡혀 올 것이다.
털썩!
별동대장은 내 앞에서 무릎이 꿇려졌다.
“어서 죽여라!”
“누가 도와주었나?”
“나는 할 말이 없다.”
“너희는 유던 왕국의 반란세력이다. 제국 내에서 누군가가 돕지 않았다면 여기까지 오는 것은 불가능했겠지.”
“흥! 상인으로 위장을 해서 왔다. 보면 모르겠느냐?”
별동대장은 코웃음을 쳤다.
하지만 나는 그 모습을 보고서 확신했다.
“2황자나 3황자인가?”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구나!”
쉽게 대답하지는 않을 것 같다. 하지만 과연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었다. 제도로 압송되어 고문을 당한다면 불지 않을까 싶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마을로 카이젠과 그가 이끄는 병력이 도착하였다.
“전하! 괜찮으십니까?”
“괜찮다.”
내 몸은 피투성이였다.
선두에서서 돌격을 하였기에 여기저기 살점이 덕지덕지 붙어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내 앞으로 한 남자가 끌려왔다. 한눈에 보아도 귀족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털썩!
“이자는?”
“정보부의 말에 의하면 크라운 백작이라고 합니다.”
“반란세력의 한 축이라는?”
“그렇습니다, 전하.”
“그렇다면 반드시 배후가 있을 것인데.”
“입을 열지 않고 있습니다.”
나는 크라운 백작을 내려다보았다.
“제국 내부와 결탁했을 것이다. 어차피 너에게는 제국에 의리를 지켜야 할 이유가 없지 않나? 대체 누구냐? 누구의 사주를 받은 것이냐?”
“나는 조국을 위하여 일할 뿐이다.”
“입을 열지 않겠다?”
“차라리 죽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