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Class Chaebol Hunter RAW novel - Chapter 304
SSS급 재벌 헌터 304화
암흑물질은 검은색으로 대변된다. 우주 탄생과 동시에 사방으로 뻗어 나가며 여러 개의 에너지로 분화되었을 것이다.
카이너스는 창조의 신비를 알아낸 이후에 광증에 빠졌다. 그것은 분명히 암흑물질과 상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 그렇다면.”
이것으로 되었다.
이곳에서 템플러들의 연구 자료를 얻어 지구의 과학과 접목시킨다면 창조 원리를 파악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하하하!”
웃음이 튀어나왔다.
드디어 신의 경지에 들어서는 걸까.
나는 별안간 웃음을 멈추었다.
“아직은 아니다.”
나는 고개를 흔들었다.
섣불리 뭔가를 속단할 수는 없어 보인다.
속단이라는 것은 내가 신의 경지에 오르기 전까지는 보류를 해야 한다.
주둔지에 도착하였다.
도착을 했을 때는 이미 해가 저편으로 넘어간 뒤였다.
“전하!”
멀리서 카이젠이 달려왔다.
이곳에는 막사가 꾸려져 있었으며 병사들은 식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나 역시 몹시 시장했다.
이곳으로 오는 길에 빵 하나를 먹기는 했지만, 그것만으로는 허기가 가시지 않았다. 그건 나를 쫓아왔던 기사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카이젠 단장! 무슨 일인가?”
“제국 정보부에서 소식이 하나 도착했습니다.”
“어떤 소식?”
“제국 북부의 카이런 백작이 유던 왕국과 결탁을 했다고 합니다!”
“카이런 백작이라고? 그는 중립귀족이 아닌가?”
“그러니까요.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요?”
“허어. 말도 안 된다. 뭔가 흑막이 있다.”
“폐하께서 처리하실 문제입니다.”
눈살이 절로 찌푸려진다.
나는 2황자와 3황자 중 하나가 원흉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것도 아니라면 둘 다일 것이다.
그런데 이게 대체 어찌 된 일이란 말인가.
그리고 황궁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
황제의 궁에서는 지독한 살기가 감돌고 있었다.
제국의 황제 칼론은 얼마 전 카이런 백작이 유던 왕국과 결탁하였다는 믿기 힘든 정보를 접했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많은 귀족들은 물론이고 황제와 정보부조차 이번 일에 2황자나 3황자가 끼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드러난 진실은 충격적이었다.
바로 오늘, 제도로 카이런 백작이 압송되고 있었다.
“폐하! 지금 카이런 백작이 황궁으로 들어오고 있다고 합니다!”
“바로 데려와라!”
“명을 받들겠나이다.”
칼론이 내뿜고 있는 살기로 인하여 모든 귀족들은 숨을 죽이고 있었다.
‘내가 잘못 판단한 건가? 아니다. 배후에는 그놈들이 있다.’
도저히 매국노에게 황위를 물려줄 수는 없었기에 이번 기회에 본보기를 보일 겸 즉결처형을 하려 했다.
그런데 이게 어찌 된 일이란 말인가.
얼마 지나지 않아 카이런 백작이 도착했다.
끼이이익!
“죄인 대령하였습니다!”
“끌고 와라!”
봉두난발을 한 카이런 백작이 질질 끌려왔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시민들이 돌을 던졌기에 그의 몰골은 말이 아니었다. 여기저기 터지고 다쳐서 형체조차 알아볼 수 없었다.
쿵!
그는 무릎을 꿇었다.
“어째서 유던 왕국과 협력한 것이냐!?”
“폐하! 북부에 대한 지원은 열악합니다. 도저히 황실의 지원만으로는 국경을 지킬 수 없었나이다.”
“그래서 결탁을 했다?”
“죄인이 무슨 할 말이 있겠습니까? 죽여 주십시오!”
“허어!”
황제는 탄식했다.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된 일인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원래 중앙정계의 암투는 치열하다. 특히나 후계자를 결정할 때가 되면 더욱 치열해진다.
그 역시도 그런 암투를 겪었다.
문득 선황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정치에 넌덜머리가 난다. 아무리 밟고 밟아도 자라나는 독버섯처럼 여기저기에 권력을 원하는 승냥이들이 널려 있다. 짐은 지금까지 인생을 허비하였다. 헛된 권력을 쫒기 위해 말이다. 너는 그런 황제가 되지 말았으면 한다.’
그때는 이해하지 못했다.
아직 왕국이었던 시절, 그 당시에도 선황제는 정치에 넌덜머리를 냈다.
이제 왕국은 제국이 되었다.
더 많은 귀족들이 있었고 독버섯은 도처에서 자라났다. 지금까지 솎아 낸다고 솎았지만, 아직 부족했던 것이 아닐까.
눈앞의 카이런 백작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항장이었다. 구 유탄 왕국을 병합하면서 그곳의 공작으로 있던 자였다. 무력을 인정받아 제국에 투신하였고 황제는 그런 카이런을 중용했다.
그런데 결과가 이것이다.
‘도대체 어째서?’
그는 그랜드 마스터였다.
온 세상의 권력이 그에게 집중되어 있었는데 어째서 이런 일을 벌였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배후가 누구냐?”
“이미 모든 것을 말씀드렸습니다.”
“그러니까 독단적으로 판단을 하고 결행한 일이다?”
“그렇사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네 가문이 몰살될 것을 모르느냐?”
“할 말이 없사옵니다.”
그는 가문이 몰살될 각오까지 했다.
어찌 이럴 수가 있는 것인지 아직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는 마지막 패를 던져 보기로 하였다.
“지금이라도 사실을 밝힌다면 살려 줄 수도 있다.”
“그럴 마음은 없사옵니다.”
“후우!”
그는 무겁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렇게도 죄를 깨끗하게 인정을 하니 처결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는 이대로 넘어갈 생각이 없었다.
“내일 정오에 처형한다.”
“망극하옵니다, 폐하!”
“허나 나는 배후가 있음을 확신한다.”
“…….”
누구도 입을 열지 않았다.
여기서 다른 말을 내뱉는다면 그 귀족은 물론이고 가문까지 씨몰살을 당할 것이 분명하였기 때문이다.
“끝까지 배후를 쫓을 것이다. 그리고 그 배후를 캐내어 죽지도, 살지도 못하는 끔찍한 고통을 줄 것을 약속한다. 끌고 가라!”
“예!”
카이런 백작은 그렇게 질질 끌려갔다.
황제의 궁에는 지독한 살기만이 감돌았다.
“오늘 회의를 파한다.”
어두운 밀실.
이곳에 2황자와 3황자가 모였다.
앞으로 그들이 모이는 경우는 극히 드물 것이다. 황제와 정보부의 눈을 피하여 따로 만난다는 것은 힘들었기 때문이다.
아드란이 말했다.
“형님, 이번이 마지막입니다.”
“알고 있다.”
“폐하의 선언을 어찌 생각하십니까?”
“걱정할 것 없다. 카이런 백작은 어떤 대답도 하지 못할 것이니까.”
“도대체 무슨 수를 쓴 것입니까?”
“그것까지 네가 알 필요는 없다.”
“저에게까지 이러실 겁니까?”
“네놈도 나와는 적이다. 언제 검을 들이대야 할지 모르는 관계지. 그러니 이번 일은 모르고 넘어가는 편이 낫다.”
“……그렇군요.”
아드란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들이 잠재적인 적이라는 사실은 아무도 부정할 수 없었다.
그건 황태자도 마찬가지였다.
황태자를 축출하기 위하여 일을 벌였지만 앞으로는 몸을 사려야 할 것 같다.
‘그나저나 형님은 무슨 수를 쓴 것이지?’
그건 아드란이 알 수 없는 미스터리였다.
황궁 지하 감옥.
원래 이곳은 대역죄인들을 수감하는 곳이다. 제도에서 일어나는 범죄들은 한두 건이 아니었기에 범죄자들을 모조리 황궁 지하에 수감시킨다면 곧 포화상태가 되어 수감할 곳을 찾지 못하게 될 것이다.
그 때문인지 비교적 깔끔한 시설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오래된 피들이 바닥에 눌어붙어 있어 피비린내가 심하게 풍겼다.
반역에 엮이면 3족이 멸해지고 가족들 모두가 고문을 받게 되어 있었다. 그렇기에 황궁 지하 감옥은 들어오면 나오지 못하는 곳으로도 유명했다.
끼이익!
이곳 지하 감옥으로 2황자 헥터가 모습을 드러냈다.
간수들이 경례를 붙였다.
“황자 전하를 뵙습니다.”
“죄인이 배후를 불었나?”
“정말 끈질긴 놈입니다. 놈은 그저 유던 왕국과 관련이 있다고만 말할 뿐입니다.”
“문을 열어라.”
“예, 전하.”
황자가 배후를 밝히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그 때문에 누구도 의심을 하지 않았다.
헥터는 간수들을 물렸다.
“물러가 있으라.”
“하오나.”
“죄인이 뭘 어찌하겠나? 저렇게 포박되어 있는 것을. 심문에는 채찍만이 능사가 아니다.”
“알겠습니다.”
헥터는 우유와 빵을 비롯하여 몇 가지 음식을 싸 왔다.
간수들은 자연스럽게 헥터가 당근을 제시하며 회유하려 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고문 기술자들은 고문만큼이나 당근을 주는 것도 큰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간수들이 물러나자 헥터는 혀를 찼다.
“쯧쯧. 사람을 반병신으로 만들어 놨군.”
“쿨럭!”
카이런 백작은 피를 토했다.
얼마나 고문을 심하게 당했는지 몸 곳곳에 성한 구석이 없었다.
헥터는 열쇠로 그의 쇠사슬을 풀어 주었다.
“먹어라.”
“가, 감사합니다.”
카이런 백작은 최후의 만찬을 시작했다.
내일이 되면 그는 처형될 것이다. 끝까지 자신이 이런 짓을 벌인 이유에 대해서는 함구할 것이 틀림없었다.
헥터는 물끄러미 그를 바라봤다.
“그토록 왕국이 복원되기를 바라는가?”
“그렇습니다.”
“자네의 조국은 이제 사라졌다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애국심 때문입니다.”
“애국심이라.”
유탄 왕국은 현재 제국의 북부에 해당하는 지역이다.
카이런 백작은 구 유탄 왕국의 고위 귀족이었고 언제나 그곳에 충성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카이런 백작의 야심을 눈치챈 사람이 바로 헥터였다.
그는 카이런 백작에게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하였다.
비록 유탄 왕국을 완전히 독립시킬 수는 없어도 공국으로 봉하고 왕국을 설치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내용이었다.
카이런 백작은 기꺼이 수락했다.
이것이 그가 유던 왕국의 앞잡이질을 하게 만든 배경이었다.
“약속은 지켜 주십시오.”
“당연하지. 내가 황제가 되면 작게나마 영토를 떼어 공국으로 삼을 것이다.”
“감사합니다. 그 정도면 되었습니다.”
“허나, 일이 실패하여 안타깝군.”
“동지들이 많이 있습니다. 왕국이 부활할 수만 있다면 무슨 짓이라도 할 사람들입니다.”
“동지들의 이름은?”
“그들은…….”
카이런 백작의 입에서 믿기 힘든 말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의 말에 따르면, 제국 북부 대부분 귀족들이 왕국의 부활을 바란다는 것이었다. 황제가 안다면 북부가 초토화되고도 남을 일이다.
헥터 역시 경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언젠가는 숙청해야 할 놈들이로군.’
물론 그는 약속을 지킬 생각이 없었다.
약속이란 깨라고 존재하는 것이니까.
“부디 왕국을 부활시켜 주십시오.”
“꼭 그리하겠네.”
“감사합니다. 이제는 아무런 미련이 없습니다.”
“잘 가게. 하늘에서 왕국의 부활을 지켜보도록 하게. 내가 황좌에 오른다면 말이지.”
“동지들이 도울 것입니다.”
그들 중에서는 중립파 귀족도 꽤 있었다.
그러니 카이런 백작은 그에게 큰 선물을 안겨 준 것이었다.
헥터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마지막으로 할 말은 없나?”
“있습니다.”
“해 보게. 유언이라면 들어주지.”
“제 딸을 이용하여 황태자를 암살해 주십시오.”
“뭐라고!?”
제172장 살수대첩
놀라운 일이었다.
설마 죽음을 앞두고 있는 카이런 백작의 입에서 그런 제안이 튀어나올 줄이야.
헥터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백작의 딸을 이용하라고?”
“제 친딸이 아닙니다.”
“허어.”
점입가경이다.
그러니까 백작은 여자아이를 입양하여 지금까지 암살자로 교육시키고 있던 셈이었다.
헥터는 혀를 내둘렀다.
“영애가 지금까지 훈련을 받았다고?”
“그렇습니다. 꽤 출중한 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외모도 반반하지요. 제 딸 역시 왕국에 대한 충성심이 강합니다. 그러니 황태자 암살을 도울 겁니다.”
“하하하하!”
헥터는 크게 웃어젖혔다.
그런 것이라면 당연히 이용을 해 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아도 황태자의 행보가 꽤나 눈에 거슬렸다. 얼마 전에는 제국에 잠입한 유던 왕국의 결사대를 격파해 버렸다.
그 때문에 카이런 백작이 이리된 것이다. 아마 카이런의 입장에서도 황태자는 죽일 놈일 것이다.